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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특집-내일의 신학교육] (상)언약적 상상력을 발휘하라

by 데오스앤로고스 202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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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학회가 지난 11월 4일(토) 장신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제52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대전환 시대, 신학교육의 변화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서구 신학교육의 변화를 비롯해 인문학 및 타 학문과의 융합적 모색을 통해 미래 신학교육의 새로운 변화의 틀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동 학회 25대 학회장인 임성빈 박사(장신대 교수)는 "현재 한국 교회와 사회는 대전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기독교신학은 이 시대에 책임적 응답을 모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신학대학교의 신학교육의 대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본지는 한국 신학교육의 미래를 전망하며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주제강연을 비롯해 2편의 학술 프로젝트, 14편의 주제 연구논문의 주요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일부 정리한다.  <편집자 주>

 

 

"새로운 교회의 탄생은 신자유주의라는 공룡새에 도전하는 새로운 신학적 상상력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결국 신학교육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신학의 새로운 상상력과 신학생들의 시대적 사명과 변화력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약적 상상력에 근거한 대안 공동체로서의 신학교육은 역사적으로는 예수와 12제자의 관계, 사도 바울, 중세시대의 수도원, 본회퍼의 지하신학교 등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언약적 상상력을 바탕한 신학교육은 신자 유주의의 추동하에 있는 대전환 시대 자체를 영적-도덕적으로 전환하는데 초석을 놓을 것입니다."

 

 

 

<대전환 시대의 영적-도덕적인 전환을 위한 신학교육:그 새로운 상상력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한 이학준 박사(풀러신학교)의 주장이다.

 

 

공룡새의 도전
대전환 시대가 찾아왔다
신자유주의 권세, 어떻게 할 것인가?

이학준 박사는 지금의 시대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디지털,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전대미문의 도전과 위기, 곧 4개의 구조적 세력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교회와 신학교 역시 이와 같은 세력들이 불러일으키는 엄청난 속도와 크기의 도전과 위기 앞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박사는 "세계화, 디지털화, 포스트모더니즘, 이 세 가지의 구조적-이데올로기적 세력 활동 중심에는 신자유주의라는 권세(hegemon)가 자리잡고 있다"라며 "신자유주의는 마치 공룡새와 같다. 이 공룡새의 오른쪽 날개는 디지털화이고, 왼쪽날개는 세계화다.  그리고 그것의 발톱이 포스트모더니즘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수십 년간 이 공룡새의 지배하에서 우리는 사회적으로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라며 "전쟁, 정치 쿠데타, 제국의 성쇠, 산업혁명과 같이, 정치, 군사, 경제, 또는 사회 한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공동체, 개인주체, 민주주의/정의, 그리고 국가통치에 이르는 사회의 전 차원에서 일어나는 변화다"라고 피력했다.

 

첫째, 공동체의 위기

이 박사에 따르면 공룡새의 압력 하에서 오늘의 인간관계는 자기중심적 계약 관계가 되고 도덕적인 가치들은 상대화되며, 공동체를 위한 헌신과 희생은 손해로 여겨지는 문화가 형성된다. 이런 배경 속에서 1차 집단들은 그 존재 이유를 잃어버리고 액체화 되어가고 있다. 급속해지는 인구 감소, 결혼 및 출산 거부로 인한 가정의 해체와 비혼자 및 1인 가족의 급격한 증가가 가장 단적인 예라는 것.

 

둘째, 개인주체의 위기

이 박사에 따르면 개인주의 성향이 신자유주의의 성과와 경쟁의 압력과 맞물려, 인간관계에서 신뢰와 사랑, 돌봄의 공동체보다는 불안정과 파편화, 단절(uprootedness)을 느끼고 있다. 자유는 있으나, 안정은 없고, 만남은 있으나 우정은 없다. 선택은 있으나, 이 선택의 결과는 오롯이 개인의 책임과 부담으로 돌아온다. 숨 막히는 미래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모든 실패는 개인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각자도생의 신자유주의의 냉혹한 룰 속에서 불안과 압박을 느끼고 있다. 결국 연합과 협력은 사치가 되어버렸다는 것.

 

특히 이 박사는 "흉포한 경쟁이 공동체를 급속하게 몰락시키고 있다. 그 결과로 나타난 자살, 묻지마 살인, 우울, 중독, 외로움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 질병이 되었다"라며 "1인 가족의 증가, 인구감소, 고독사, 이혼 증가 등은 공동체의 해체를 의미한다면, 묻지마 살인, 우울증, 자해, 자살 등이 개인주체의 위기를 말해 준다"라고 피력했다.

 

 

셋째, 민주주의/정의의 위기

이 박사에 따르면 불안정성과 공동체의 붕괴, 전통 종교의 변두리화 또는 상대화에 대한 반발은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의 근본주의화, 정치화, 극우화를 가져왔다. 종교의 이러한 변화는 미국과 한국은 물론 남미와 아프리카 각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통치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내는 자동화, 인공지능, 로보트화는 일자리 상실과 빈부의 격차를 가져왔고, 이는 민주주의의 기반인 중산층을 파괴하고 있다. 특히 가난이 대물림 되고 아무리 일해도 경제적 상층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좌절 속에서, 사회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대기업은 성장하지만, 중소기업은 위기로 내몰립니다. 일부 엘리트들을 위한 일자리 말고는, 좋은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다. 반면 일용직과 비정규직은 이제 일상화가 되었다. 반대로 대학 진학률은 2022년 기준 73%로, 젊은이들의 상대적 빈곤감과 좌절감은 더 커져간다.

 

특히 이 박사는 "공동체 및 개인주체의 파편화와 더불어 가짜뉴스의 양산은 공동체의 근간이 되는 사회적 신뢰수준을 떨어뜨리며, 시민사회를 약화시키고 있다"라며 "가짜 뉴스는 극우화 맞물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적 권위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민주주의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서구사회에서도 비민주주의, 포퓰리즘(populism), 권위주의 정권이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이 것이 트럼피즘(Trumpism)으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넷째, 국가 통치의 위기

이 박사에 따르면 공동체, 개인주체, 민주주의/정의의 위기는 국가의 기본적인 통치와 사회 통합을 위협하고 있다. 공동체의 파괴, 극대화되는 개인주의, 그리고 가짜뉴스의 양산은 민주주의 사회의 합리적인 대중 여론 형성을 어렵게 한다. 게다가 대기업과 타협하고 당파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이 난무하고, 경제적인 기본권과 일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점차 정치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동시에, 정치인들에 대해 정당한 분노를 느끼게 한다.

 

이 박사는 "결국  지금의 위기는 모두 안토니 기든스(Anthony Giddens)의 말처럼, 인간이 만들어 낸 가공 의 위기들이다"라며 "즉 인간이 자초했지만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위기이며,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소수의 수퍼리치들만이 살아남는, 말 그대로 적자생존 현실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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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교회와 신학교육의 생태계
미국 교회와 신학교육의 최근 동향

이 박사는 "결국 4가지의 구조적 변화는 신학교의 생태계인 교회에 직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종교와 영성의 선택은 다양해지고, 다원적 디지털화로 물리적 나눔의 공간이 사라지고, 신자유주의의 물질주의/쾌락주의의 영향에서 사람들은 영원한 가치보다는 당장의 쾌락을 찾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무종교인의 비율 30% 이상, 한국 교회 가나안 성도의 비율 30% 육박 등 사람들은 조직적 종교보다 개인 영성을, 도덕적 권위보다 개인의 감성만족을 찾고 있다"라며 "교회는 이런 변화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1년에 약 6000개의 교회가 사라지고 있으며, 약 3500개의 교회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신학교육 역시 교회 생태계가 흔들리면서 같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미국 신학교들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과 대면수업을 겸하여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저녁시간과 주말 수업을 개설하는 등, 학생들의 편의에 최대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동시에 학생들의 학비 및 수업일수와 이수학점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졸업생들에게 졸업 후에도 일부 과목을 무료로 청강할 기회를 주는 평생 교육으로서의 신학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들도 늘고 있으며 ,평신도를 위한 비학위(Certificate)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확충되고 있다"라며 "미국 대학내에 자리잡은 신학전문대학(Divinity School)의 경우는 그 장점을 살려 신학석사와 경영학, 신학과 법학, 신학과 사회 복지 등의 이중학위 프로그램(Dual-Degree Programs)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식이 커져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머징 처치, 구도자 예배
새로운 교회론 탐색

또한 "영성형성, 사회정의, 환경, 대중문화, 공공신학, 선교적 교회와 다문화와 같이 지역 현장을 중요시하는 교육을 실시할 뿐만 아니라 신학과 과학, 무신론적 상황에 대한 비판과 기독교적 변증에 관심도 높아졌다"라며 "학생들의 심리 상담, 신학생들의 영성형성, 디지털 제자도, 학교 내에서는 공동체 형성, 영성형성, 지식제공과 더불어 사제 간, 급우 간 친밀한 관계형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체적 관점에서는 예배갱신, 교회갱신, 상황신학 등이 꾸준하게 관심받고 있고, 구도자 예배, 이머징 처치, 선교적 교회, 셀 처치, 마이크로 처지 등과 같은 새로운 교회론이 꾸준히 탐색되고 있다. 교회를 떠나가는 젊은이들을 위해 세대간 격차를 좁히는 사역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정의/민주주의의 영역에서는 흑인신학, 여성신학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해방신학과 공공신학이 여전히 관심을 끌고 있으며 환경신학, 사회정의 및 실천을 주제로 독자적인 2년 과정 석사학위 프로그램을 신설한 학교들도 있고,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는 여러 비영리종교단체 설립과 운영과 관련된 과목과 훈련들을 제공하는 학교들도 여럿 있다"라고 피력했다.

 

이 박사는 "통치와 관련해서는 공공선, 평화와 갈등해결(Peace study/conflict resolution), 민주주의, 정치 양극화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보이며, 세계화 문제에 대해서는 종교 간의 대화, 에큐메니컬 운동, 세계윤리(global ethic)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

이 박사는 "대전환의 시대 속에서 신학교육은 제도와 조직의 생존이라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서, 오늘날과 미래의 시대가 요청하는 생태적(ecological), 인류애적(humanitarian), 공동체적(communal) 전환을 위한 보다 큰 차원과 그림을 바탕으로 변화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이 박사는 "신자유주의 아래서 성 취욕과 생존 경쟁에 내몰려, 자연의 파괴와 사회의 파편화에 좌절하는 현대인들은 종교, 특히 기독교를 향해 개인 삶의 의미와 방향 제시를 넘어, 새로운 문명과 공동체에 대한 비전 등을 가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것이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이며 신학교육도 자연스레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전환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 신학교육은 제도적 교회를 위한 목회자 양성이라는 전통적인 틀을 넘어서, 새로운 상상력과 새로운 공동체 실험을 동반하는 유기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또한 신학자는 전통적인 지식인이 아닌 유기적 지식인으로 새로운 상상력을 학생들과 함께 신학교라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실천해 나가야 한다. 이 새로운 상상력과 새로운 공동체 실험은 자연스레 새로운 교회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이제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해체성과 변화,
생태계와 인간 위기의 시대에
‘기독교는 무엇
인가?’, 
‘교회는 무엇인가?’, 
‘신학교와 신학교육이
왜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말 교회와 신학교육이 필요하다면
어떤 교회와 신학교육이
필요한지 물어야 합니다.
이것이

신학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언약적 상상력을 발휘하라

이 박사는 신학교육의 새로운 상상력은 '언약적 상상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약적 상상력이라는 말은 우리 고유의 말로 '상생'이다. 성서의 언약은 관계적 메타포로 하나님-인간, 인간-인간, 인간-자연 (땅)을 의와 사랑의 관계로 엮어 주는 말이다. 성서의 언약은 신본만도 인본만도 아닌, 신-인간-땅이 함께하는 공동체의 상상력이다 무엇보다도 언약은 개인주체와 공동체, 민주주의와 통치를 통합해 주는 사회적 상상력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백성은 언약 백성이다. 성서의 가장 큰 두 사건, 즉 구약의 출애굽 사건과 예수의 십자가-부활의 사건 이후에 등장한 공동체가 언약 공동체다. 성경에서 언약은 편중된 권력과 부의 지배구조 대한 대안이다. 애굽의 바로 시스템에 대한 대안이 시온산의 언약과 언약/안식일의 경제였다. 또한 예수님과 초대교회의 새 언약의 나눔과 공유, 돌봄의 경제가 로마 시저의 착취 시스템에 대한 대안이었다. 종교개혁, 특히 개혁 전통의 경우 구약의 언약을 재발견함으로써,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틀을 구축했다"라고 덧붙였다.

 

엑소더스를 기대하는 신학교육

이 박사는  "언약은 성경에서 상생적, 생태적 사랑과 의의 공동체를 나타내는 것으로써, 애굽의 바로(Pharaoh) 시스템이나 로마의 시저(Caesar) 시스템과 같은 집중된 권력과 부의 지배구조와 착취 대한 대안으로 제공된다"라며 "오늘 시대의 새로운 상상력으로서의 신학교육을 언약적 신학교육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언약적 신학교육은 크게는 인류와 자연의 새로운 엑소더스(exodus)를 기대하고 준비하는 신학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신자유주의의 착취와 유혹에서 인류와 지구가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다움’의 자유와 상생을 누리는 공동체를 함께 꿈꾸는 교육이며 동시에 좁게는 학교 안에서 이 꿈을 공유하는 교수와 학생들이 자유로운 관계 가운데 상호 맺는 약속 관계를 바탕으로 정체성과 확신, 섬김의 리더십을 키워가는 교육이라는 것.

 

 

대안의 공동체로서의 신학교육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히 이 박사는 언약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대안의 공동체로서의 신학교육의 예를 네 가지로 들어 설명했다.

 

첫째, 예수님과 12제자의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박사는 "예수님의 신학교육은 가르침과 복음선포, (치유)사역을 하나로 통합한 교육이었다. 종말론적인 하나님나라 비전을 전통적인 유대인 삶에 대한 새로운 신학적 대안으로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로마의 제국주의 (시저이즘)에 대한 역사적-문명적 대안으로 제시했다"라며 "예수님은 평등하고, 상생적이고, 상호 돌봄의 공동체를 통해 상상력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육화되는가를 몸소 제자들에게 보여주었다"라고 강조했다.

 

둘째, 사도 바울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박사는 "사도 바울은 디모데, 디도, 누가, 브리스길라, 아굴라 등과의 관계를 통해, 삶을 나누는 교육, 삶 속에 나타나는 제자도와 신학적 사고, 그리고 삶의 전부를 신학적 성찰로 해석해 내는 훈련을 보여 주었다. 그의 편지 곳곳에서 우리는 그가 어떻게 이들과 신앙 및 삶을 나누며 사역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라며 "사도 바울은 자신을 본받으라는 말을 반복해서 한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신학적 확신을 삶으로 살아내는 모습의 신학교육이다"라고 피력했다.

 

셋째, 본회퍼의 지하신학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박사는 "본회퍼의 지하신학교도 나치 제국의 그늘 하에서, 종전 이후 새로운 유럽을 꿈꾸는 대안적 언약공동체였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고백교회가 보낸 학생들과 함께 먹고, 자고, 공부하고, 명상하고, 토론하였으며, 음악과 운동을 즐겼다. 깊은 신학적 탐구와 삶의 나눔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배움의 공동체들은 한결같이 상호존중과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친밀과 신뢰의 공동체요, 깊은 정체성(또는 정체성 심화)에 바탕 둔 진리 추구의 공동체였다"라며 "크지는 않았지만,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삶을 공유하는 공동체였다. 즉 성서적 언어로 말하지만 언약적 관계의 배움과 선교적 공동체였다"라고 피력했다.

 

 

한국 신학교육의 미래
작은 언약공동체 추구하라

이 박사는 "예수, 바울, 본회퍼 등은 깊은 신학과 더불어 삶으로 신앙을 살아낸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언약의 드라마 안에서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 개인과 공동체, 지역과 세계를 유기적으로 연대하는 신학교육을 나름의 방식으로 실천한 사람들이었다"라며 "우리는 한국 사회 곳곳에 이런 지하신학교들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신학교 안에서도 이런 비공식 공동체, 즉 공식 시간 밖에서 이루어지는 언약적 신학교육이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하신학교들은 작지만, 단단한 언약 공동체들로 새로운 상상력을 심화하고 실천하는 배움과 선교의 공동체다. 만약 한 교수가 10명의 학생들을 3년 동안 이런 과정으로 지도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그리고 상호 그물망처럼 이런 연대를 조직화하고 상호교류한다면 어떤 영향력을 가져올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박사는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신학교들은 불가피하게 그 규모가 작아질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작은 언약 공동체 실험은 신학교의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새로운 교회의 탄생은 신자유주의라는 공룡새에 도전하는 새로운 신학적 상상력, 곧 언약적 상상력에 의해 탄생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 그 새로운 교회들을 통해, 삶 전체를 사역에 바치겠다고 결단하는 새로운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새로운 교회는 새로운 시대적 상상력을 먹고 자란, 잘 훈련되고 진정한 영성을 가진 젊은이들을 통해 서서히 태어날 것이다"라며 "상상력이 현실화하고, 시대정신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새로운 상상력과 대안적 공동체를 축으로 하는 신학교육을 통해 새로 열릴 문명을 준비하며, 뜻있는 젊은이들을 모집하고 키울 책임이 지금의 신학교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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