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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AI의 등장, 챗GPT 시대에 기술신학 필요하다

by 데오스앤로고스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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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임석순 목사, 이하 한복협)가 지난 11월 10일(금) 오전 7시 서울영동교회(담임:정현구 목사)에서 11월 월례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는 <AI와 기독교윤리>라는 주제로 진행된 가운데, 경기대 초빙교수인 곽혜원 박사와 한동대 교수 김기석 박사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이 불러온 변화

곽혜원 박사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이 합세한 위험 시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4차 산업혁명과 COVID-19 팬데믹의 합작으로 21세기는 문명의 대전환 시대에 진입해 기술혁명의 도구와 함께 우리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라며 "21세기 기독교는 이 시대가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위험 시대에 치밀하게 대비해야 할 시대적 과제를 부여받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곽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의 급진전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가운데 AI가 급속히 확산함으로써 사람들이 AI를 통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탐색하게 되었다는 것.

 

곽 박사는 "이미 지난 2016년부터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을 41패로 이긴 세기적 바둑 대결을 필두로  AI 의사, AI 법조인, AI 경영인, AI 예술가가 등장했다"라며 "이제 AI의 대표주자 챗GPT(ChatGPT)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지식의 생성 능력'까지 얻으면서 노동시장, 특히 인간의 지식 노동을 뒤흔드는 가공할만한 잠재력을 갖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탈 인간화 시대의 등장
노동의 종말 잉여인간의 급증

이와 관련해 곽 박사는 "현재 GPT를 바라보는 경탄과 불안의 양가적 감정 속에서 AI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나날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며 "대부분의 일자리를 AI나 로봇이 대체되면서 탈인간화가 앞당겨지고 있는데, 이와 같은 기술혁명은 조만간 수십억 명의 인간을 고용시장에서 몰아내고, 결국 엄청난 수효의 잉여 인간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디지털 초연결 사회 속에서 타인과 공감하는 사회적 능력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휴면 커넥션은 빈곤해지게 될 것이다"라며 "사회부적응자, 낙오자, 사회불만자, 정신질환자들이 급증하는 한편, 가상현실에서 세상을 도피하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아지는 등 사회적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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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기술 신학이 구축돼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기독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곽 박사는  △기술 발전의 양면성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신학적, 윤리적 토대 구축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전면적인 교육개혁의 불가피 △상생과 연대로 생명 공동체의 회복을 촉구하며 급진적으로 다가온 AI시대를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곽 박사는 "기술이 획기적으로 진보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에 상응하는 이른바 기술 신학이 구축되어야 한다"라며 "기술 발전의 양면성을 통찰하는 신학이 뒷받침되어야 기술에 휘둘리지 않고 이를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 발전을 뒷받침할만한 기술 신학의 구축과 이에 대한 도덕적 윤리와 인문학적 성찰 또한 요청된다"라고 피력했다.

 

특히 " GPT는 유려한 답변을 재빠르게 제공하지만, ‘환각 현상’(GPT환각이란 오류가 있는 데이터를 학습해 잘못된 답변을 정답처럼 제시하는 현상)을 대표적 문제점으로 들 수 있다. 이로 인한 정보의 부정확성, 잘못된 편견의 확대재생산, 출처 불분명한 자료의 짜깁기식 표절 등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곽 박사는 챗GPT는 정보 추출 편향성과 함께 인지빈곤의 문제도 야기한다면서 "우리는 자유 의지가 있음에도 알고리즘에 의해 편향된 선택을 함으로써, 부지불식간에 알고리즘의 늪에 빠져 공정한 관점을 잃을 수도 있다. 이에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능력을 함양하지 않으면, 편견을 더욱 증폭시키고 AI에 끌려다닐 수도 있다"라고 경고하면서 비판적 사고와 검증 능력이 챗GPT 이용할 때 핵심역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 GPT처럼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갖춘 AI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환경에서 사람들이 AI의 속성과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각종 사기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  AI에 대한 비판적 사고능력을 가르치는 'AI 리터러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기술 발전에서 얻을 수 있는 수혜와 혜택은 누리는 한편, 위험과 부작용은 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피력했다.

 

또한 곽 박사는 "한국 교회 목회자와 기독교 교육 사역자들은 AI기술에 익숙해져 있는 다음세대의 신앙교육을 위해 보다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라며 "GPT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잘못된 내용(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이단 사설)이 뒤섞인 답변을 내놓는 점이나 교사들이 말씀 연구와 교육을 위해 챗GPT에 무분별하게 의존하는 점 등은 상당히 경각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그러므로 챗GPT에 대해 신학적으로 깊이 숙고하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주도면밀하게 성찰함으로써, 교회와 성도가 챗GPT 열풍에 휩쓸리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곽 박사는 "기독교는 기술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내선 안 된다"라며 "기술과의 대립 대신에 기술과 공존하는 사회를 구상해야 하는데, 지금보다 더 인간에 친화적이고, 가치 중심적으로 방식으로 발전되도록, 인류 공통의 가치와 목표인 공동선과 인간 존엄성을 수호할 수 있도록 기술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높이고, 양면성을 내포한 기술의 가치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신학적, 윤리적 성찰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곽 박사는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여파로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막대한 규모로 인간 존엄성이 훼손당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21세기 기독교가 위기에 잘 대처하려면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인간 존엄성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하나님의 모양을 체화하고 영혼을 지닌 존재이며 미래적 잠재성을 지니고 다른 유기체와는 구별된 특별한 존재로서 문화 위임을 수행할 책임적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간성을 보호하고 지켜나가야 한다"라고 재차 당부했다.

 

 

로봇은 반도체 회로와 코딩이다

김기석 박사<인공지능 로봇의 본질과 인식의 갭(Gap)에 대한 이해의 단서 『여김』에 대하여:기독교 윤리의 기준 설정하기>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 박사는 지난 2021년 10월 28일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일산 킨텍스 로봇월드 현장을 방문해 "밀어도 안 넘어진다"라는 현장 관계자의 말을 듣고 네 발로 걷는 로봇개를 두 손으로 세게 밀어 넘어뜨린 후 "원래 일어나야 하는데!"라고 말하면서 현장 관계자들을 당황시키고 '로봇학대' 등의 여론화된 사건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기독교 윤리의 기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 박사는 "로봇에 대한 기독교 윤리의 첫 출발은 '로봇의 정체는 반도체 회로와 코딩일 뿐이라는 사실'에 두어야 한다"라며 "철저히 로봇은 인간을 해쳐서도 안되고, 스스로의 결정으로 인간을 죽이는 무기는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지나치게 인간의 감정과 연대될 수 있는 상황으로 가능하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기독교 교회와 신앙공동체 안에는 신앙을 고백하는 로봇을 들여서는 안 되며, 특히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한 로봇을 가능한 한 가까이 있게 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즉, 로봇의 정체는 반도체 회로와 코딩일 뿐이지만 로봇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길 수' 있는 수준을 가능한 한 낮게 만드는 것이 기독교 윤리의 첫 번째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

 

이어 김 박사는 "제사음식과 관련된 사도 바울의 메시지처럼 기독교 윤리의 또 한 가지 기준은 로봇을 인간답게 여기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비록 로봇이 단지 반도체 회로이며 코딩일 뿐이지만 인공지능 로봇을 마치 생명체처럼 또는 같은 인간처럼 그리고 더 나아가서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이것이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를 논할 때 또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애완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듯이 로봇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며 "로봇에 대한 마음과 형성된 정서적 연대를 무시하지 않는 것도 인공지능 시대에 생각할 수 있는 기독교 윤리의 한 측면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박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로봇을 만든다면 반드시 잘못 형성될 인간의 '여김'의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 가능하다면 사람 모양을 한 로봇을 만들지 않아야 하며, 많은 서비스 끝에는 항상 단지 인공지능 로봇임을 스스로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수준 이상으로 정서적 연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 선을 넘어서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또 주변에 경고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사람을 신체적으로 해할 가능성은 철저해 배재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것이 또 하나의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적 기준이 되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 전 진행된 조찬기도회에서 <다시 근원으로>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한복협 명예회장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원로)는 "4차 산업혁명과 AI의 등장 등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기독교는 본질을 지켜야 한다"라며 "14-16세기 르네상스 때 '아드 폰데스'(ad fontes)라는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독교가 변질되어 타락한 것은 본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면서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던 종교개혁자들의 목소리를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목사는 "기독교는 과녁을 빗나간 화살의 시위를 바로잡아 과녁에 맞추어 가는 것을 회개로 이해했다"라며 "교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판을 치고 있는 비본질적인 것에서 본질로 돌아가는 운동이 다시 일으켜야 한다. 세상은 변할지라도 영원하시고 변함없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교회와 사회의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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