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연구(107) *
코로나19 이후 교회에서 청소년들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한국 교회 미래에 대한 우려 속에서 막상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시대 청소년의 신앙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김현숙 박사, 연세대 교수)가 지난 11월 25일(토) 오전 10시 장신대 소양관에서 <공적 기독교교육, 희망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 자리에서다.
신앙 본질 일깨우는 맞춤형 사역
이날 교회교육 분과에서<코로나시대 청소년의 신앙생활 및 지원방안에 대한 통합방법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한 이현철 박사(고신대)는 신앙의 본질을 강조하는 맞춤형 사역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박사는 학생신앙운동(SFC)이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고 있는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중·고등학생) 1,753명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코로나 19와 관련된 개인생활, 학교생활, 신앙생활 등 삶의 전반을 분석한 「코로나 19에 따른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방안 기초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지금의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특히 파악된 결과를 기초로 총 20명(청소년 영역 10명, 목회자·교사·전문가·학부모 영역 1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지원과 사역방안에 대한 심층면담을 진행하면서 사역적 역량을 집중시키는 다음세대 사역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기도와 성경읽기가 필요해요"
이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도활동, 성경읽기, 기도하기, 기독서적 읽기 등과 같은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과 관련된 질문을 한 결과, 신앙생활 상하 집단 간의 차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라며 "신앙생활에 있어 청소년들은 성경읽기와 기도하기와 같은 신앙의 본질적인 요소를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고 있었다"라고 분석하면서 이에 대한 우선순위를 세워 지원 방안과 전략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본질에 집중하라
'하향평준화' 사역 더 이상 안돼
이 박사는 심층면접 결과와 관련해서 "기독청소년들은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하여 진지한 생각을 표현해주었으며, 교회의 본질적인 활동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서도 거침없이 들려주었다"라며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경우 교회와 다음세대 사역이 단순한 프로그램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박사는 "응답자들이 가장 시급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이 ‘성경 읽기와 성경공부 참여하기’로 나타나고 있었지만 교회는 코로나시기를 거치면서 다음세대를 향한 '하향평준화' 사역 전략을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즉, 코로나19로 인한 대면과 비대면 정책으로 인해 교회의 출석과 신앙교육 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 속에서 교회와 사역자들은 청소년들의 교회 및 기관 출석 자체에만 급급했으며. 그 결과 내실 있는 신앙양육 활동을 수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
이 박사는 "이와 같은 기간을 2~3년을 보내면서 기독청소년들의 경우 신앙의 본질적인 질문과 그것에 대한 회복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러한 측면은 코로나 이후 청소년 사역의 방향성을 신앙의 본질에 맞추어 좀 더 공격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와 관련된 집중적인 노력과 전략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라고 피력했다.
공동체성 형성에 집중하는 사역
이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청소년들 역시 교회 공동체성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적 활동의 한계와 공동체적인 대면활동이 주는 소속감과 안정감, 그리고 신앙생활의 재미를 누리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 이러한 맥락에서 청소년들의 관계성에 기초한 공동체적인 사역 지원과 모임 회복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시대 청소년 사역에 있어 반드시 수행되어야 할 과업으로 판단된다"라고 피력했다.
동역하는 사역플렛폼 계발해야
또한 이 박사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한국 교회 내 개척 교회를 포함한 중·소형 규모의 교회 사역이 입은 피해는 막대하다"라며 "코로나를 겪으면서 청소년 및 다음세대에 대한 사역에 집중하기보다 교회의 생존과 기본 활동의 유지 자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것은 자연스럽게 장년 중심의 사역 유지에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라고 진단했다.
이 박사는 "코로나로 인해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넘어 교회의 다음세대 사역을 추구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해당 교회의 생존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적 차원의 핵심 과업이 될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는 개체 교회의 제한된 재정과 인력으로는 감당해 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단회성으로 감당한다 할지라도 장기적인 맥락 안에서 안정감 있게 추구해 나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와 관련 "이런 상황 속에서 청소년 전문기관 혹은 청소년 선교단체들과 같은 다양한 사역 플랫폼과의 연계는 개체 교회가 지니고 있는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라며 "청소년 사역 플랫폼들은 사역의 주 대상인 청소년들과 만날 수 있는 장을 확보할 수 있으며, 개체 교회는 교회 소속 다음세대에 대한 사역 인프라를 안정감있게 공급받을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즉, 다음세대와 관련된 다수의 사역 기관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 기관들은 정련된 수준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에 이와 같은 기관들과 사역을 공유하는 동역적 활동을 전개하라는 것.
교회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보
사회적 문화 및 풍토 확립 전략 모색
이밖에 이 박사는 교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보하기 위한 사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박사는 "교계의 여러 통계 자료 결과들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떨어진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다음세대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실제 학교와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전달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라며 "따라서 교회의 무너진 사회적 신뢰도 향상 및 개선을 위한 범교단 차원의 자국책과 다양한 정책들이 필요하며, 특별히 다음세대들의 건강한 신앙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 및 풍토 확립을 위한 전략들이 요청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박사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마을 교육공동체로서 교회 사역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는 지역 내 기독교 문화 형성과 인식 전환의 구조적인 틀도 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선교적 사명과 역할도 감당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에니어그램과 기독교 자기정체감 교육(김동석 박사/연세대), △기의 세대, 청년을 위한 관계적 기독교교육의 전망-로더의 변형이론과 에니어그램을 중심으로(이향순 박사/장신대), 여성의 지혜를 통한 정의로운 상호문화적 기독교교육의 가능성 연구(최희진 박사/장신대), 공공신학자로서의 청소년, 공적 청소년 목회(김에셀 박사/토론토대 낙스칼리지), 리터러시 재개념화와 기독교교육(김인혜 박사 수료/장신대), 노년기 신앙교육을 위한 자서전 글쓰기(박향숙 박사/서울신대), 뉴노멀 시대의 공적 신앙 회복을 위한 교육설교: 존 웨슬리의 표준설교를 중심으로(최은택 박사/연세대), ‘대안학교 등록제 도입’에 따른 기독교 대안학교의 변화와 나아갈 방향(이종철 박사/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신학대학원 교육과정 개선에 대한 현장 목회자들의 요구 분석(권용섭, 이은철 박사/백석대), 이상동 장로가 유교와 초기 개신교 만남으로 보여준 삶의 양식(안광덕 박사/용계교회, 연세대), 회심 및 성화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영성에 미치는 영향: A캠프를 중심으로(김민호, 이은철 박사/백석대) 등의 연구논문도 발표됐다.
또한 Mai-Anh Le Tran 박사(Garrett Evangelical Theological Seminary)가 <Christian Religious Education’s Enchanting Duty: A Curriculum of Hope from the Underside of Civic Polarization, Moral Disimagination, and Learned Helplessness>라는 제목으로,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가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변화 전망과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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