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회가 지난 11월 4일(토) 장신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제52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대전환 시대, 신학교육의 변화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서구 신학교육의 변화를 비롯해 인문학 및 타 학문과의 융합적 모색을 통해 미래 신학교육의 새로운 변화의 틀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동 학회 25대 학회장인 임성빈 박사(장신대 교수)는 "현재 한국 교회와 사회는 대전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기독교신학은 이 시대에 책임적 응답을 모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신학대학교의 신학교육의 대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본지는 한국 신학교육의 미래를 전망하며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주제강연을 비롯해 2편의 학술 프로젝트, 14편의 주제 연구논문의 주요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일부 정리한다. <편집자 주>
"학부와 신학대학원의 교육과정은 분명한 차별점을 두어야 한다. 학부는 기초학문 학습에 중점을 두고, 신학대학원은 융합적이고 실무적인 신학을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
개인화와 비대면 시대를 위한 신학교육
학술프로젝트 첫 번째로 선정된 연구는 영남신대 김양일 박사가 책임자인 제1연구팀(박종환 박사, 실천신대/윤이상 박사, 영남신대/이신형 박사, 루터대)이 맡았다. 제1연구팀은 <개인화와 비대면 시대를 위한 신학교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제1연구팀은 다양한 현장 목회자들의 경험과 그들의 고충, 어려움을 심층 면접을 통해 전해 듣고, 동시에 현재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이야기도 경청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의 방향과 전개를 모색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신학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 단순히 교육의 공급자인 신학 교수들의 입장보다는 수요자인 현장의 목회자, 신학교육 과정에 재학 중인 재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제안함이 바람직하다는 연구 초기의 연구자들의 가치에 따라 서면조사와 대면조사를 통해 최대한 많은 현장 목회자와 신학대학 재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시도를 통해 연구를 실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오늘날 신학교는 학제의 변화를 통해 목회 현장의 요구를 담아내려는 노력과 함께 비대면 상황을 전제한 학제 간 수업의 계발, 그리고 동시에 질적 수준 또한 담보할 수 있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라며 학부와 대학원의 학제 개편 및 최종적 학제 개편까지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과도기적 신학 교육 과정을 제안했다.
학부와 신학대학원 과정 학제 개편
연구팀은 학부와 신학대학원의 교육에 있어 분명한 차별점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는 기초학문 학습에 중점을 두고, 신학대학원은 융합적이고 실무적인 신학을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1학년 과정에서는 신학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의 기초과목들을 수강할 수 있도록 과목을 편성해야 한다"라며 "이 기초과목에서는 신학과 연결시킬 수 있는 문학, 사학, 철학, 심리학, 사회학, 경영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들을 학습할 수 있는 과목들을 운영하여 신학 학부 전공자들에게도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과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한 2~3학년 과정에서는 신학의 세부 전공의 개론 과목들을 충분히 학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되, 3학년에는 소규모 신학대학교 안에 운영하고 있는 신학 외의 학과들(사회복지학, 상담심리학 등)이 있다면, 그들과의 연계전공의 기초과목들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여 자연스러운 복수전공을 유도하는 형태로의 학사 운영을 제시했다.
4학년 과정은 신학지속과정과 사회진출과정으로 이원화하여 신학지속과정의 경우 신학대학원 진학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학제 간 융합 형태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과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사회진출과정의 학생들의 경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2가지 정도의 실제화된 방안도 제시했다.
즉, 학부 4학년의 사회진출 과정에 있어서 첫 번째 방안은 국가직무능력표준(이하 NCS)의 일학습병행제에 따라 실무교육과 자격취득을 병행할 수 있는 교육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사회진출과정에 필요한 실무적 자격취득을 할 수 있는 위탁교육의 학기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 방안은 소규모 신학대학 간에 신학과 이외의 학과들의 수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강할 수 있는 학점교류를 활성화하여 복수전공 형태의 연계전공을 운영하는 방안이다.
특히 연구팀은 학부의 4년 과정 후 신학대학원에 진행할 때에는 학부를 거치지 않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과의 차별점을 현실적으로 반영하여 신학대학원의 전 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대학원 2학년 과정부터 합류하여 2년간 신학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는 4+2의 학제를 제안했다.
또한 "M.A. 과정은 신대원 2학년 때 자신의 전문분야를 선택하여 신대원 2, 3학년 과정과 추가 1년의 과정을 통해 전문자격을 취득한다(3+1). 이 과정을 통해 M.Div.와 함께 M.A.를 단기간에 취득하여 전문사역자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전문적인 학위과정을 원하는 학생들은 기존의 Th.M. 과정을 통해 학자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3+2)"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연구팀은 학부 과정 신학 미전공자의 경우, 기존 신학대학원이 운영하는 계절학기의 탄력적 운영을 통해 신학 기초에 해당하는 수업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다면서 방학에 개설되는 계절학기의 경우 방학 이후 시작되는 본 학기에 개설되는 융합과목에 배경이 되는 과목들을 전략적으로 개설하여 학부 신학 미전공 자들의 본 학기에 앞서 배경 내용으로 신학 과목들을 이수할 수 있도록 제시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학제개편을 위한 과도기적 제안
목회자 계속교육 과정
연구팀은 "목회자 계속교육 과정은 학제 개편안이 실행되기까지의 과도기적 형태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이다"라며 "5년 차 목회자부터 목회자 계속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5년 차 목회자의 경우, 신학교육과정 재학 시 충분히 공부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영역의 전공과목을 선택하여 수업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하되, 온라인 중심의 교육에서 교육자료 및 관련 서적들을 충분히 제공하여 자신이 수행하는 목회 현장에서 고민하고 적용해 볼 수 있는 지원을 해주는 형태의 목회자 계속교육이 이 시기의 목회자들에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7년 차 목회자의 경우, 5년 차에 제공받았던 계속교육의 내용들을 실제 목회 현장에서 적용해 본 내용에 대해 신학 교수들과 실시간 온라인 공간에서 충분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교육이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학습한 내용들이 자신의 목회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거나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신학자들과의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연간 3~4일 정도 개별 신학대학교에 출석하여 현장에서 2과목 정도를 학제 간 융합심화과목으로 이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목회자들은 자신이 학습한 신학을 창의적으로 적용하여 목회 현장에서 신학(이론)과 목회(현장)가 가시적인 상황에서 연계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신학교, 목회자의 영적·지적 창고 돼야
이밖에 신학 융합과목 개발의 필요성도 제시한 연구팀은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교단 차원의 정책 입안을 통해서 신학교육을 상설화하고 다가오는 도전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목회자 재교육 과정의 상설화를 모색해야 한다"라며 "신학교와 목회자의 대화와 소통을 더욱 강화할 뿐만 아니라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신학교가 목회자들이 당당하게 어려움을 대처해 나가는 영적, 지적 창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시금 모든 것을 제고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신학교육의 재구성과 재구조화
학술프로젝트 두 번째로 선정된 연구는 세종대 양승준 박사가 책임자인 제2연구팀(이은철 박사, 백석대/정대인 박사, 협성대/권용섭 목사, 복지원교회)이 맡았다. 제2연구팀은 <대전환 시대의 적응적 인재 양성을 위한 신학교육영역과 교육체제 재구성 및 신학교육과정 재구조화 연구: 현장 사역자 직무 분석을 통한 핵심역량 구성 및 신학교육과정 구성 모형 개발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주된 내용을 일부 정리했다.
제2연구팀은 문헌분석, 설문조사, 면담조사, 전문가 협의회의 연구방법 등을 사용해 주요 신학대학들의 교육과정 운영 현황을 분석하고, 현장의 목회자, 전문가, 재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하고, 신학교육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개선된 신학교육 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신학교육 과정의 개발은 첫째, 대전환시대의 대응을 통한 교회의 성장을 위해, 둘째, 기독교에 의한 사회적 영향력 및 신학교육 입학 자원 증가를 위해, 셋째, 신학교육의 발전과 신학교육기관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며 신학교육과정의 개선은 신학교육기관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학교 교육과정의 개선 방향
연구팀은 감리교신학대학교, 고신대학교, 백석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성결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신대학교, 한국성서대학교, 한국침례신학대학교, 한세대학교 등의 주요 교육과정을 설명하면서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첫째, 신학교육을 통해 양성할 인재들의 사역의 방향을 결정하고, 사역 방향에 따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구성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신학교육을 통해 양성될 사역자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핵심역량을 규정하고, 핵심역량에 따른 기본적인 영역의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평가된다. 셋째, 사역의 영역과 교육 수준에 따른 체계적인 신학교육 체제가 구성되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목회자와 재학생 설문조사 결과
연구팀은 "설문조사 결과 재학생들과 현장의 목회자들은 현재의 신학교육과정에 대해 만족을 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미래 사회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에는 현재의 신학교육과정이 부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현재의 신학교육과정은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고 있고,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재학생들과 현장 목회자들의 요구를 고려할 때, 다가오는 사회의 변화와 목회현장의 요구를 고려하여 새로운 신학교육체제과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다중 트랙의 신학교육 체제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다중 트랙의 구조를 가진 신학교육 체제를 제안했다.
먼저 학부는 성경적 세계관 영역과 현장전문성 영역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성경적 세계관 영역은 기초적인 교리와 기초 신학 교육과 성경 교육을 통한 성경적 세계관 확립하고, 현장 전문성 영역은 각 신학대학의 특성에 맞추어서 보건, 의료, 사회복지, 심리, 교육, 음악 등을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학대학원의 경우는 목회 기본 영역과 목회 심화 영역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목회 기본 영역은 목회 직무 모형 중 기본 모형인 예배와 목양과 관련된 직무에 대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심화 영역은 심화 직무 영역 중 전도/선교, 교육, 봉사, 친교, 찬양, 상담 등을 강화한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것.
특히 신학 석・박사 교육은 신학 석사 및 박사 학위의 전문성 획득을 위해 신학의 학문적 영역은 기존의 교육과정을 수용하되, 신학 석사 및 박사의 전문성을 다양한 현장에 적용 및 활용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학문의 실천적 역량을 길러 줄 수 있는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학부 538점, 신대원 150학점, 신학 석・박사 과정 588학점의 교육과정을 개발해서 각 과정의 교과목들의 운영을 위한 교과목 해설과 교육목표를 제시하면서 신학교육 과정 재구조화 절치 및 방법을 아래처럼 제시했다.
연구팀은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이번 연구에서 재학생과 현장 목회자의 의견을 전반적으로 수렴하여 개선된 신학교육의 체제와 수정된 교육과정을 제안하고, 각 신학대학의 상황을 고려해서 교육과정을 재구조화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을 제시했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결과들은 의미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신학교육체제와 과정에 대한 다양한 현장 연구들도 계속 추진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2023.11.07 -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 [특집-내일의 신학교육] (상)언약적 상상력을 발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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