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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사회•환경과 신학

지역공동체운동, 교회의 사회적 책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것’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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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연구(4) * 


 

 

교회가 참여하는 지역 공동체 세우기 전략 /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지역 공동체 세우기는 교회가 아니라 주민이 주체가 되고, 주민이 주도를 해야 한다. 지역 주민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관공서와도 연계를 시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재영 교수는 “지역공동체 운동은 주민과 행정기구, 지역 단체가 함께 하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지역 교회는 지역 단체의 하나로써 교회가 가진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지역공동체 운동을 견인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먼저 교회 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회의 역량을 점검하고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 교회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역공동체 운동에 동참한다면 교회가 지역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되고, 피폐해진 한국사회에서 한 알의 밀알이 돼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발표내용 중에서

1. 지역 공동체는 과거에 자연발생으로 형성된 촌락공동체와 같은 자연적 공동체가 아니라 새로운 맥락에서 공동의 목적과 이념,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도적 공동체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 공동체는 일정한 지리적 영역 안에 거주하는 지역의 구성원들이 목적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그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을 구축해 나가는 일련의 조직화된 활동을 전제로 한다.

2. 사회학의 관점으로 볼 때, 교회 역사 교회가 터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기업, 주민 등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주요한 구성원이다. 따라서 교회는 그 지역사회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교회 실존의 근거가 바로 지역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3. 이런 점에서 우리는 최근 시민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에 주목한다. 개인주의 사회가 경쟁을 앞세운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원리가 지배한다면, 공동체 운동은 배려와 관심으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추구한다. ‘마을 만들기’는 바로 이런 취지에서 지역사회를 재구조화하기 위한 시도라 볼 수 있다.

4. 마을 만들기 운동은 일종의 주민자치운동으로 여기서 ‘마을’은 시민 전체가 공유하는 것임을 자각할 수 있고, 공동으로 이용하며 활용할 수 있는 장을 총칭한다. 그리고 ‘마을 만들기’란 그 공동의 장을 시민이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마을 만들기는 사람 만들기를 포함하는데, 곧 시민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사람이 되도록 의식을 개혁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을 만들기 운동에 교회가 참여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시민의식은 기독교 정신과도 통하는 것이며,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의식을 형성하는데 기독교의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지역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생활공동체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타결하는 참여민주주의 훈련과 주민자치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들을 배양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지역 실정에 맞는 적절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발굴하고,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동 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 바로 신뢰와 협동, 자치와 참여라는 사회 자본이다. 여기서 교회는 하나의 사회 자본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6.지역공동체 운동은 주민, 행정기구, 지역 단체가 함께 하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지역 단체에는 지역 교회가 포함된다. 지역 교회 역시 지역 단체의 하나로서 교회가 가진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지역공동체 운동을 견인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7.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교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지역사회 활동을 복음전도의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또한 도덕적 우월감에서 시혜를 베푸는 식으로 이뤄져서도 안된다. 그동안 교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사역을 실천해왔지만 복음전도의 수단으로 활용해왔고,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기보다는 시혜자와 수혜자라는 비대칭적 관계에서 수혜자를 대상화해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8. 그러나 공동체라는 관점에서는 특정인이 우월한 위치를 점하지 않고, 주종의 관계를 이루지 않는다.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교회 역시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다른 구성원들을 존중하며,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론적 입장에서만이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복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9. 이를 위해 교회 내 역량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 첫째, 교회 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지역 공동체 세우기의 필요성에 대한 설교나 강의를 통해 교인들에게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지역 운동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지역공동체 운동에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도 점검해야 한다. 교회가 지역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이며, 지역 사회에 대해 무슨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기여할 것인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10. 둘째, 인적 자원도 동원해야 한다. 교회 구성원들의 지역 사회 활동에 대한 인식과 참여의향을 조사해 지역사회 활동을 전담할 수 있는 소모임을 구성해 이 소그룹 TF팀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조사하고, 직접 실천 주제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전략기획은 지역 문제의 효율적인 예방 및 문제해결을 위한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다. 팀원은 일대일 접촉을 통해 참여의사를 확인해 구성하고, 목회자, 실무자, 주민대표, 시설 및 단체 대표 등을 포함해 가능한 다채롭게 구성하는 것이 운동의 전개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11. 셋째, 물적 자원도 동원해야 한다. 교회 재정의 일정 부분(대력 10%)을 지역사회 활동비로 정하고, 소모임을 지원대상자와 연결시켜, 이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책임봉사제를 실시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이 될 것이다. 또한 교회 공간을 지역공동체 운동을 위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교회 공간을 예배나 교회 집회 뿐 아니라 지역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활동을 교회 공간에서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것이 주민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 넷째, 교회 역량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과거 교회는 지역사회에 대해 기여한 경험이 있는지, 목회자는 지역공동체 운동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운동을 수행할 수 있는 전담부서가 있는지, 실무전문가가 있는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인들이 있는지, 재정을 조닳살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13. 지역공동체 운동을 하려면 이 운동의 내용을 설정해야 한다. 자연생태 운동, 마을 축제, 농촌체험, 녹색도시 운동, 녹색가게/생협 운동, 공동자산 트러스트 운동, 문화재 유적지 정비사업 등 다양하다. 이러한 내용 중 지역의 필요와 실제 접근 가능하지 따져서 운동의 내용을 설정해야 한다.

 

 

14. 만약 교회가 직접 이 운동에 참여하기 어렵다면 기존의 지역 활동에 참여해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마다 구성돼 있는 주민자치센터 EH는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에 목회자와 교인이 참여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지역에 따라서 지역 교회들이 협력해 지역 활동을 하는 교동협의회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이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15. 지역공동체 세우기는 교회가 아니라 주민이 주체가 되고, 주민이 주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주민과의 연계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실제로 시간을 내서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주민들을 접촉해야 한다. 주민 대표를 구성해 이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교육과 훈련도 실시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주민주체 역량을 증대시키고, 리더십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행정기관의 역할은 공동체 역량구축을 위한 조력자이자 지원자로서의 역할이다. 행정기관은 지역 내 공동체의 실체와 그 역할을 파악하고, 지역의 각 공동체 역량을 상호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연결자’다. 따라서 관공서 연계는 필수다.

16. (지역공동체 운동의 실천) 지역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나 지역 욕구 조사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이슈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지역을 조사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기본 특성, 지역 주민들의 생활수준이나 계층적 특성, 생활양식이나 문화적 특성, 태도나 규범 및 가치관의 특성, 공통의 관심사나 지역의 현안, 주민들이 운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교회에 대한 인식, 기대, 바람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해야 한다.

17. 또한 자연환경 조사, 인구ㆍ거주지ㆍ사회구조 조사, 향토 문화와 전통에 대한 조사, 산업과 경제생활 조사, 주민들의 생활 및 의식 조사, 사회단체 및 공공시설, 행정기구 조사도 필요하다.

 

 

18. 조사 단계는 △현실적으로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지역사회 범주 정하기 △지역사회의 구조와 역학관계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지역사회 지도 그리기, 지역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 인구 분포의 특성, 전통 문화와 역사 유적지 등의 지역사회 특성 파악하기 △지역사회 주민 이해하기 △지역 주민의 문화활동, 사회 활동, 여가활동, 주민들의 소속감 및 애향심 등의 삶을 경험을 파악하기 위한 표면 밑으로 들어가기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19. 지역공동체 운동, 곧 마을 만들기를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사람과의 관계다. 따라서 사람 세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주민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 모두 주인 의식을 갖도록 동기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구성원의 합의와 관심의 최대 공약수로서 공통의 의제와 일감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20. ‘관계 만들기’는 이웃 사이의 관계, 구성원 간의 관계를 만드는 것으로 공동체 회복을 강하게 지향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통적인 공동체로 단순하게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민주적인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함께 꿈을 나누며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도록 인격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에서 바자회 같은 활동을 할 경우에도 교인들끼리 하기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주민들을 단순히 손님으로 부르기보다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는 등 활동의 공동참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공동체를 지향하는 바른 태도다.

21. ‘더불어 나누기’는 마을 만들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중요한 요소다. 공동체 운동의 성과가 가시적이든, 비가시적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참여자들 사이에 공평한 나눔이 이루어져야 한고, 필요한 재정 역시 투명하게 운용되어야 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이슈 해결을 위한 지역 활동을 다채롭게 실시하되,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과정을 중시해 공동체성 발현을 도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위의 내용은 목회사회학연구소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공동으로 지난 2011년 5월 13일 오전 10시 명동청어람에서 ‘교회와 함께하는 지역공동체 세우기’를 주제로 개최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운동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에서 발췌 및 일부 요약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이 필요한 경우 해당 단체에 문의하면 된다.

정재영, “교회가 참여하는 지역공동체 세우기 전략” 목회사회학연구소ㆍ기독교윤리실천운동, 2011년 5월 13일, 서울:명동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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