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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한 권의 신학

[책] 교회사의 숲: 온전한 교회, 교회 역사 속에서 찾는다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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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의 숲:주제로 본 교회사 이야기 / 배덕만 / 대장간 / 14,000원

 

“이 책을 읽으면, 하루 정도는 온전히 교회를 생각하고, 온전한 교회를 고민하며, 완전한 교회를 소망하는 기도를 하게 된다.”

 

최근 출판된 ‘교회사의 숲:주제로 본 교회사 이야기’(배덕만 저, 대장간)가 강조하는 말이다. 이 책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네 번째로 내놓은 ‘기독교 입문 시리즈’다.

 

 

신학에 입문하는 일반 성도들이 더욱 쉽고 재미있게 교회사에 접근하도록 만든 책으로서 분량도 300페이지 정도로 적당하다. 무엇보다 세계교회사와 한국교회사의 전반적인 역사를 어렵지 않게 구성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책의 저자인 건신대학원대 배덕만 교수(주사랑교회 담임)는 “복잡한 교리논쟁이나 지나치게 세부적인 내용, 최근의 학문적 쟁점 등을 다룬 전문역사가나 교회사 전공생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라며 “교회사를 읽고 싶었지만 기존의 책들이 부담스러웠던 일반 성도들, 교회에서 성도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해야 하는 목회자들에게 완벽하진 않지만 유용한 참고서가 되길 바라며 썼다”고 고백하고 있다.

'교회사의 숲’은 기존의 교회사 책들과는 중요한 차별성을 갖는다.

첫째는 주제별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기존의 교회사 책들은 대체적으로 ‘연대기적’ 서술방식으로 교회의 탄생으로부터 고대와 중세를 거쳐 현대까지, 주된 사건과 인물, 논쟁과 운동을 역사적 순서에 따라 만들어졌다.

하지만 ‘교회사의 숲’은 교회사의 모든 역사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문화, 제도, 사회 등 특별히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는 여러 주제들을 중심으로 한 교회사를 말하고 있다.

제1부 교회와 역사(교회, 성경, 선교, 주일, 성령, 박해), 제2부 교회와 문화(성례전, 설교, 기도, 음악, 절기, 교육), 제3부 교회와 제도(수도원, 교황, 종교회의, 종교개혁, 종말), 제4부 교회와 사회(전쟁, 평화, 노예, 구제, 노동) 등 책의 목차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역사적 순서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주제들을 연대기적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특정한 주제가 교회사에서 어떻게 변화, 발전해 오늘에 이르렀는지 간략히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쟁, 평화, 노예, 구제, 노동 등 보통의 교회사에서 다루지 않은 정통과 이단의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도외시됐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진 희생을 받았던 약자들의 이야기도 과감하게 실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 책은 “사회와 교회는 대체로 노동자들의 고통에 무관심하거나 묵인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담당했던 소수의 사람들이 교회 안에 존재했다”며 “그들은 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불의, 노동자들의 부당한 고통에 대해 성경을 토대로 비판하며 용감히 저항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둘째는 교회사의 전체를 다루면서 한국 교회의 상황도 언급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교회사는 세계교회사와 한국교회사를 철저히 분리한 반면, 이 책에서는 일반 대중들이 특정한 주제에 대한 교회사 전체의 이야기와 한국의 경우를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사의 숲’은 객관성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기존의 교회사 책과는 다르게 저자의 관점이 분명하게 반영돼 있다. 22개의 주제로 구성된 각 장의 끝 부분의 ‘에필로그’에서 교회사에 대한 저자의 분명한 입장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역사학에서 객관적 역사서술은 불가능한 신화일 뿐이다. 같은 사실에 대해, 같은 자료를 갖고, 같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역사를 서술해도 역사에 따라 해석과 판단은 천차만별”이라며 “이 책에서 사실을 정확하게 서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면서, 동시에 각 주제에 대한 개인적 해석과 판단도 감추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저자는 주제로 보는 교회사 이야기인 ‘교회사의 숲’을 지필한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교회마다 성도들에게 성경과 교리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은 많은 반면, 교회사를 가르치는 교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학교도 마찬가지다. 성서신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의 수에 비해 교회사를 공부하려는 학생의 수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지경이다.

저자 배덕만 교수는 “교회와 신학교에서 교회사가 충분히, 제대로 교육되지 않는 폐해는 가히 치명적”이라며 “대표적인 예가 이단의 창궐이다. 이단들의 발흥은 근본적으로 ‘교회사의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고 강조한다.

즉, 이단들의 경우 정통 교회 성도들보다 성경을 더 많이 읽고, 더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집요하고 논리적인 주장 앞에서 정통 교회 성도들은 거의 무방비상태가 된다.

 

배 교수는 “이와 같은 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방향’이다. 성경에 대한 열정과 수고가 정당한 열매를 맺으려면, 해석의 방향과 범주를 정확히 설정하고, 성경을 공부해야 한다”며 “이 맥락에서 교회사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교회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무조건 성경을 독창적으로 읽는 것은 이단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당부한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 교회가 역사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처한 또 하나의 치명적 위기는 교회가 특정 계급 및 이념과 배타적으로 동일시되고, 시대의 특정한 조류와 유행으로 환원된 것이라고 말한다.

즉, 반공주의와 신자유주의, 근본주의와 번영신학, 무속신앙과 성령운동의 기이한 조합이 한국 교회의 신학과 실천, 삶과 영성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한국 교회를 기형적 종교집단으로 변모시키면서 목회자들의 타락, 가나안 성도들의 급증, 마이너스 성장 등 오늘날 교회 안팎으로부터 지탄받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이런 실패와 위기는 역사에 대한 무지와 상관이 있다”며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교회가 교회의 유일한 모습이라고 착각한 것, 수많은 실패와 난관 속에서 위기를 극복했던 과거의 경험에 무지한 것, 역사에 대한 두려움과 책임감 없이, 눈 앞의 작은 이익에 본질을 놓치는 것, 이 모든 것이 역사의 무지와 관계가 깊다.”

배 교수는 “물론 역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역사를 무시한 교회가 정상일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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