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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미래는 ‘비움ㆍ바름ㆍ나눔의 영성 회복에 달렸다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0. 21:13

표류하는 한국 교회, 그리고 목회자의 멍에 / 이원규 교수(감신대, 종교사회학)

 

“한국교회는 한때 뜨겁고 열정적이고 부흥하고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존경과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는 열정이 식었고 부흥도 안 되며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공신력을 잃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원규 교수는 “한국교회의 이러한 영욕(榮辱)의 중심에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있다. 모든 조직에 있어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의 지도력에 따라 그 조직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이것은 특히 종교조직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며 “왜냐하면 종교조직은 종교지도자가 거의 독점적으로 종교적 가치와 규범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가르치고 그들을 이끌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교회에 자랑스러운 면이 있다면 그 공은 주로 교회 지도자로서의 목회자에게 돌려질 수 있지만, 반대로 한국교회에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은 누구보다 목회자에게 있다고 하겠다”고 밝혔다.

 

# 발표내용 중에서
1. 한국교회가 사회적 존경과 신뢰를 잃게 된 것은 무엇보다 교회가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성장의 부작용’일 수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분명히 경이적인 성장을 이루어냈고, 여기서 목회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편 한국교회는, 그리고 목회자들은 양적인 성장에 너무 자신했고, 너무 과신했다. 자신의 능력과 업적에 대해 자화자찬했다. 이에 대하여 외국 학자인 존스톤(Johnstone)과 맨드릭(Mandryk)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교회의 영적 자만심에 대하여 비판했다. 한국교회는 성공과 번영이 하나님의 축복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드러난 성장, 인상적인 조직과 건물에 대한 자만심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이 십자가를 지기보다는 성공, 부, 학위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교회는 성공 신화에 빠져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교세가 기우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2.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이 위기의 중심에 목회자들이 있다. 교회의 지도자로서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지만, 또한 그 역할 때문에 실추된 교회의 위상에 대한 책임도 피할 수 없다.

 

3. 우리나라에서는 교회가, 교인이, 그리고 성직자도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돈과 권력과 명예를 탐하고 있다. 많을수록, 클수록 좋다는,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천민적 자본주의, 상업주의에 물들어 있다. 종교의 본질,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렸다. 이것을 가장 정확하게 보고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세상이었다. 그래서 교회를 떠나가는 사람은 늘지만, 교회로 들어오는 사람은 줄고 있다. 결국 영적인 쇠퇴가 양적인 쇠퇴를 초래한 것이다.

4. 이제 한국교회는 변해야 한다.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하는 절대적 과제는 세속화(secularization)를 극복하는 일이다. 세속주의 혹은 세속화는 신적인, 거룩한, 영적인, 저세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인간적인, 속된, 물질적인, 이세상적 가치가 사회, 그리고 사람들을 지배하는 현상을 말한다. 문제는 한국사회와 마찬가지로 한국교회 역시 세속주의에 물들어 세속화되었다는점이다. 세속화는 ‘영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교회 문제의 핵심
은 영성의 상실이라는 것이다.

5. 세속화의 전형적인 양상은 맘모니즘이다. 맘모니즘(mammonism)이란 부, 돈, 재산, 소유, 재물, 물질을 절대시하거나 그것에 최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태도나 행위를 의미한다. 맘모니즘은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 물량주의, 물신숭배 풍조를 나타내는 용어이기도 하다.

6. 세속화는 교회를 상업주의에 물들게 한다. 대형교회가 많은 개척교회를 같은 이름으로 세우고 중앙 통제를 하며 체인화 하는 것도 상업주의적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부흥회 때 부흥사가 헌금액수를 불러가면서 ‘외상헌금’을 작정하라고 강요하며 손을 들게 하는 것은 경매장의 풍경과 비슷하다. 상회(上會)에 대한 부담금을 적게 내기 위해 혹은 다른 목적으로 교회 수입에 대한 이중장부를 만드는 일도 대형교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반 기업체의 편법적인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교회의 평신도들은 기업체의 주주가 된 것처럼 기업 경영자를 평가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예를 들면 기업 실적이 부실할 때 그 책임을 물어 기업 대표를 주주총회에서 갈아치우는 것) 교회의 목회자를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에 부응하여 목회자는 교회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킬” 목적으로 목회지침을 세우고 전략을 꾸미는데, 이것은 흡사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비슷한 것이다.

7. 한국교회 세속화의 극치는 무엇보다 성직매매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개신교의 각 교단장 선거와 교파 연합 조직의 대표 선거는 온통 돈 잔치로 물들어 있다. 관권과 금권 등 이른 바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압승을 거두는 일반 사회 정치판의 선거 양상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이 대부분의 교단선거다. 사회적으로는 엄격한 법에 의해 돈으로 매표를 하는 행위가 줄어들고 있으나, 교회에는 이러한 구태가 여전하다. 교회를 사고파는 행위도 일종의 성직매매다.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면서 프리미엄을 후임자에게 받기도 하고, 교회가 후임자를 구할 때 교회 빚을 갚아 줄 수 있는 목사를 조건으로 내걸기도 한다. 전문적으로 교회를 개척하여 신도수와 재산에 따라 권리금을 얹어 매매하는 일도 허다하다.

8. 어떻게 한국교회는 세속화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길은 단 하나다. ‘영성’(spirituality)을 회복하는 일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에서는 ‘영성’이라는 용어가 너무 흔히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시금 ‘영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는 세속화되어 영성을 상실했고, 이것이 한국교회 위기의 근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성은 신앙의 본질이며, 교회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영성은 신적인 가치, 영적인 가치, 성스러운 가치, 초월적인 가치, 신앙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이러한 영성을 회복하는 일이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감당해야 할 절대적인 명령이라 할 수 있다.

9. 이제 한국교회는 변해야 한다. 교회의 본질,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달라져야 한다. 이것은 나아가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 변화의 핵심은 영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낮아지고 겸손해지고 마음을 비우는 ‘비움의 영성’이 필요하다. 바르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바름의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섬기고 돌보는 ‘나눔의 영성’을 더욱 키워야 한다. 한국교회의 미래적 비전은 단 하나 뿐이다. 참된 영성을 되찾는 것이다. 이 역할 수행과 책임의 중심에 목회자가 있다. 이것이 오늘날 표류하는 한국교회 상황에서 한국 목회자들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요 멍에인 것이다.

 

* 위 내용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지난 2013년 6월 17일부터 18일까지 안성수양관에서 ‘한국 교회 목회자, 현재와 미래를 말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제15회 전국수련회에서 발제자들의 내용 중에서 일부 발췌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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