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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은 비성경적ㆍ비역사적ㆍ비윤리적ㆍ비사회적 행동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0. 21:11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교회세습, 신학으로 조명하다’ 학술 심포지엄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대중좌담회에 참석한 발제자들의 주장을 정리했다.

 

# 교회세습에 대한 구약학적 고찰(전성민 교수, 웨신대)
1.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구약, 특히 역사서는 혈연에 의한 세습을 토대로 하는 왕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라 하더라도 그들의 권력은 이어받은 자녀들은 정반대의 악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바람직한 지도력 이양으로 보이는 예들은 모두 혈연에 기초하지 않았다.

2. 세습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나님의 백성에게 요구되는 삶의 수준은 법을 지키는 수준이 아니다. 법 자체가 권력의 이해 때문에 왜곡될 수 있으며, 법의 실행 또한 얼마든지 겉으로는 그 절차를 적법하게 보이게 하면서도 본질적으로 악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부모의 담임목사직을 자녀가 이어받는 것이 어떤 상황, 어떤 시대, 어떤 맥락이든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범죄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습은 소극적으로는 구약성경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적극적으로 구약성경이 반대하는 것이다. 교회 세습은 목회자가 왕의 자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것은 하나님의 왕 되심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교회세습에 대한 신약학적 고찰(김판임 교수, 세종대)
1. 신약성서는 어느 한 구절도 교회세습을 정당해주지 않는다. 교회는 혈육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예수의 말대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2. 바울의 표현대로 한다면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안에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며 모든 믿는 자들을 형제자매로 부르는 성가족 공동체다.

3. 한국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를 예루살렘 성전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목회자를 성전을 섬기는 구약의 제사장과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예수를 믿고 따르는 기독교 공동체로서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목사 자신이 사재를 털어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되도록 금지해야 한다. 교회 원로/은퇴 목사는 후임자가 될 목사들을 모두 ‘주 안에서 얻은 아들’로 인정해야 한다. 보다 민주적인 운영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재정운용을 투명화해야 한다.

 

# 교회세습에 대한 역사신학적 고찰(배덕만 교수, 복음신대)
1. 한국 교회 세습은 1973년부터 공식기록이 나타나지만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고, 2001년에 광림교회가 세습에 성공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이것은 IMF로 한국사회 전반에 위기의식이 고조된 것, 교회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안정적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 것, 1970년대 목회를 시작했던 대형 교회 목사들의 은퇴시기가 집중된 것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돼 12997년 이후로 세습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2. 목회자적 측면에서 세습을 시도, 완료한 교회들은 은퇴하는 목사들이 개척했거나 20년 이상 목회하면서 교세를 크게 성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대형 교회 담임목사뿐 아니라 교단의 총회장이나 감독을 지냈다. 결국 자기 교회 내에서 절대적인 권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교단 차원에서도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런 권세와 지위가 교회세습을 가능하게 만든 현실적 동력이었다.

3. 신학적으로 교회 세습에 대한 학계의 반응이 대단히 미온적이었다. 몇 차례의 교회 세습관련 세미나와 포럼이 개최돼 몇몇 학자들이 논문을 발표했고, 학술지와 잡지에 세습에 대한 비판적 글들이 수록되기도 했지만 340년의 교회 세습역사에 비해 그 양과 질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아직까지 교회 세습에 대한 제대로 된 학위논문이나 단행본이 출판되지 않았으며, 수많은 기독교 관련 학회들에서 이 문제를 공식 주제로 삼은 적도 거의 없다. 학자들의 관심과 연구가 절실히 요청된다.

 

# 교회 세습에 대한 조직신학적 고찰(현요한 교수, 장신대)
1. 교회론, 특히 교회의 주권의 관점에서 세습은 교회의 주님의 주되심을 부정하거나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 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주되심이 목회자와 교인들의 겸손한 나눔과 섬김의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세습이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교회들에서 목회자는 자신들의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에게 주어지는 신자들의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거의 군주에 가까운 권력을 행사한다.

2. 교회의 표징들의 관점에서 세습은 하나님이 교회에 부여하신 특징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세습은 교회의 일치성을 훼손한다. 교회의 일치성은 여러 다른 인종, 성별, 신분, 언어,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이루는 일치성이다. 그것은 위계질서적이고 수직적으로 강요된 일치성이 아니다. 교회의 하나됨은 성령 안에서 성부와 성자가 이루는 공동체의 일치를 반영한다. 그런데 교회 세습은 사회가 무어라 하든, 다른 교회야 어찌 되든 자신들의 교회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개교회주의적 발상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교회의 거룩성과 보편성을 포함하는 교회 전체의 일치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3. 교회의 사사화의 모습은 교회를 공적인 영역의 일이 아니라 사적인 영역의 일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의 공공성 혹은 공교회성을 훼손한다.

4. 교회는 사도적이다. 교회의 사도적 계승은 사도들이 전해 준 복음과의 내용적 연속성, 초기 사도적 교회와의 내적 사귐과의 연속성과 통일성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세습은 이러한 사도성을 훼손한다. 담임목사직을 세습하는 것은 마치 어느 특정 목회자의 가문만이 그 교회에서 복음을 설교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처럼 만든다. 교회를 사도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특정 가문의 단체로 변질시킨다.

5. 그리스도론적 관점에서 담임목사직을 세습하는 대형 교회들은 섬김의 모습을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정의와 평화와 사랑의 나라다. 담임목사직의 세습은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반영하지 못하고, 사람들 위헤 군림하는 모습으로 하나님 나라와 그 왕의 모습을 왜곡하는 것이다.

 

# 교회 세습에 대한 윤리학적 고찰(유경동 교수, 감신대)
1. 교회행정은 목회자의 권력이 아니라 영적인 권위로 수행하는 것이다. 권위는 상향적이지만 권력은 하향적이다. 권위는 공동체의 자발적인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만 권력은 명령과 절대 복종을 필요로 한다. 세습에 있어서 당사자들은 세습의 근거로 성서(신적 권위)와 목사직(소명), 그리고 성도의 순종(종교적 합리성)에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세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본래적인 이와 같은 가치들은 곧 퇴색하고 만다.

2. 교회의 권위는 목회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 세습이 전적으로 권력적 모습으로 비치는 이유는 바로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 권위에 대한 공동체적 사건과 제자도의 삶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권위란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경험한 공동체의 생생한 체험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3. 세습의 경우 사회적 지탄이 되는 이유는 ‘도덕적 정당성’과 사회통합과 보전이라는 ‘규범적 요청’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즉, 세습의 절차적 합리성을 강조하는 과정에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하나님의 구원사건은 목회자의 정치 정략적인 권력화로 축소된다는 인상을 주고 마는 것이다.

4. 세습은 아버지 목회자의 정신적 영역이 아니라 교회의 건물을 통해 소유의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더 정당성이 없다. 세습이 주로 교단의 지도자들이 담임하는 대형 교회에서 이루어진다는 측면에서 순수한 목회의 계승으로 비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를 세습함으로써 목회자 간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며, 목회자 간 경제적 차별이 지속되는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5. 이 땅의 대가로 보상받으려는 인간적인 생각, 교회의 장래에 대한 연민, 자신을 이어 교회에서 봉사하기를 바라는 자녀들에 대한 배려, 그리고 세습,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유혹이다.

 

# 교회 세습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박영신 명예교수, 연세대)
1. 교회 세습은 넓은 정당성의 근거를 획득하기에는 너무도 불공평하고 부당하다. 교회 세습의 밑동은 (유사)가족주의 의식이다. 재벌가의 세습과 권력가의 세습 행태, 아니 우리 모두가 저지르고 있는 각각의 세습 행태 그 밑뿌리는 모두 같다. 이 모든 것은 사사로운 집단의 이기주의 의식에 뿌리내려 있다. 여기에 오늘날의 경제주의 지향성이 들어붙어 특혜는 경제/물질/재산의 혜택으로 나타난다. 교회 세습은 이러한 의식의 세계에 터하고 있다.

2. 교회 세습의 문제는 그저 교회 세습의 문제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교회 세습 문제이만 파묻혀 똑같이 불공평하고 부당한 의식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리는 모순과 위선의 늪으로 떨어져서는 안된다. 교회 세습에 대한 비판은 그것이 맞닿아 있는 밑뿌리에서 나온 다른 항목에 대해서도 함께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 위 내용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지난 2013년 2월19일 오전 10시 명동 청어람에서 ‘교회세습, 신학으로 조명하다’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 심포지엄 발제문을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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