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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으로 교회는 사유화될 수 없어

데오스앤로고스 2015.12.10 21:09

한국 교회와 목회 세습 / 강영안 교수(서강대, 철학과)

 

“목회 세습은 세습반대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12년 전보다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강영안 교수는 “역사가 오래된 교회에서는 세습이 일어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 왜냐하면 이런 교회일수록 연세 많은 장로들의 목소리가 높고 담임목사가 전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세습이 발생하는 교회는 대부분 197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개발과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한국 개신교가 팽창할 시기, 젊은 목회자의 몸으로 거의 혈혈단신 개척을 했던 교회들이다”라고 진단했다.

 

# 발제내용 중에서

1. 대부분의 중대형 교회들의 경우 담임목사 개인의 기량에 따라 교회가 자랐고, 교회가 자란 만큼 담임목사의 발언권이나 결정권은 비례해서 커졌다. 당회와 재직회가 있지만 중요 결정은 사실상 담임목사의 의중에 달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 목회세습은 담임목사, 교회 장로들, 교인들, 세습을 받는 당사자(아들이나 사위 또는 친인척) 등의 협력이 없이 가능하지 않다. 한국 교회 현재 문화, 현재 정서는 이 네 당사자가 손잡아 세습을 성사시키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냈다.

3. 오늘날 한국 교회는 ‘예배중심’이고, ‘목사중심’이고, 신앙생활 또한 ‘교회중심’이다. 신앙생활을 잘하는 교인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다. 진부할 정도로 많이 지적되지만 교회와 세상, 신앙과 세속생활이 이분화되어 신앙이 좋으면 좋을수록 세상생활보다는 성경 읽고, 기도하고 예배 참석하는 것으로 이루어진 신앙생활에 전념하게 된다.

4. 이런 상황에서 목회가 무엇이며, 교회가 무엇이며, 목회자 승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목회는 양떼들을 돌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요, 교회 일은 하나님의 일이고, 교회 재산을 하나님의 재산이지만 어느 새 교회는 목사와 사모의 교회가 되고, 교회 일은 목사가 사모가 함께 주축이 된 가업이 되어 간다. 교회 재정이나 인사에 담임목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재량권이 많이 주어질수록 교회가 사유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5. 목회자 승계와 관련해 이런 상황에서는 물러날 시점이 가까이 다가오면 그렇게 애써 일군 교회를 남에게 넘겨주기보다는 아들이나 사위가 신학을 하거나 이미 목사가 되었을 경우에는 아들이나 사위에게 넘겨주고 싶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6. 하지만 한 걸음 물어나야 한다. 신학적으로 교회는 하나님 백성들의 모임이고, 그리스도의 몸이고, 성령의 전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사유화될 수 없다.

7.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예컨대 에베소서 4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려보지만 현실은 교회도 한국사회를 가동시키는 동일한 방식에 따라 운영되고 유지되고 확산되는 것이 아닌가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목회자를 청빙하는 과정이나 목회자상에 대한 이해나 의사 결정하는 방식이나 과정 등이 우리가 몸담은 한국사회에서 이미 익숙한 것들을 따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세상은 스스로 변혁하고 수정하고 개선해 나가지만 교회는 더욱 그 이전의 세상 방식을 따르고 있지 않은지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보고 점검해야 한다.

 

* 위 내용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지난 2013년 1월8일 오후 7시 청어람 소강당에서 ‘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대중좌담회 발제문을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강영안, “한국 교회와 목회세습(기조강연)”,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대중좌담회(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 2013년 1월 8일, 서울:청어람 소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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