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개혁도 그리스도인의 책무”
웨협, 종교개혁 506주년 제3차 웨슬리언 학술제 개최
한국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양기성 박사, 이하 웨협)가 지난 10월 22일(일) 오후 4시 동탄순복음교회(담임:손문수 목사)에서 제3차 웨슬리언 학술제를 개최했다.
오는 10월 31일 종교개혁 506주년을 기념해 <개신교의 3대 스승 루터 칼빈 웨슬리의 정치사상 이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학술제에서는 마틴 루터, 존 칼빈, 존 웨슬리의 종교개혁은 성경적인 정치사상에 기반해 윤리와 문화, 정치 등 사회 변혁까지 주도하는 등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개혁운동이기도 했다고 평가됐다.
학술제 전 진행된 예배에서 개회사를 전한 웨협 대표회장 양기성 박사는 "마틴 루터는 두 왕국설 곧 세속 정치와 하나님의 통치를 통해 개인의 직무와 세속의 직무를 공공화하는데 공헌했으며, 존 칼빈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웃과 사회 국가에까지 확장돼 초월적인 나라 건설을 추구하는 민주국가 건설을 꿈꾸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 박사는 "존 웨슬리는 개인의 영적 구원과 사회적 선교운동을 전개하면서 무너져가는 유럽의 교회와 사회를 변혁시키는 등 복음적인 정치신학으로 사회개혁에 크게 공헌했다"라며 "이번 학술제에서 성자신학의 마틴 루터, 성부신학의 존 칼빈, 성령신학의 존 웨슬리 등 개신교의 3대 스승인 이들에게서 나타난 정치사상이 사회와 국가의 개혁과 변화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살펴보면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개신교의 위상을 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학술제에서는 김주한 교수(한신대), 정인찬 박사(웨신대 총장), 김진두 박사(감신대 석좌교수)가 루터와 칼빈, 웨슬리의 정치사상에 대해 발표했으며, 김선영 교수(실천신대), 박응규 교수(아신대), 한영태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가 각각 논찬했다.
종교개혁, 근대 문명의 매개체이며 촉진제로서 역할
<마틴 루터의 정치사상 이해:위기와 변혁의 한국 개신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주한 교수는 루터의 정치신학 담론을 분석하고, 그의 정치이론이 함축하고 있는 신학적인 의미를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의 책임과 과제가 무엇인지 성찰했다.
김 교수는 "루터의 정치사상은 두 왕국론 신학으로 집약되는데, 핵심 요점은 저항과 복종, 개인 경건과 공공성의 구조로 요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루터의 정치신학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맥락이 반영된 시대적 산물이다"라고 평가하면서 "루터의 정치신학은 종교개혁 운동의 전개 과정에서 당대 상황적 조건에 따라 전략적인 측면을 고려했으며, 종교개혁 이후 서구의 근대적 기획의 여러 사회제도 설계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루터의 종교개혁은 교리와 교회의 영역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교육, 가정과 결혼, 경제 분야 등 공적 영역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등 사회개혁 운동과 맞물려 있었다"라며 "루터의 정치신학 핵심은 개인과 공인으로서의 윤리를 결코 분리시키지 않고, 개인적 차원의 이웃 사랑과 공익적 차원의 공익 실현이 상호 연관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루터의 정치신학은 전략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의 종교개혁 전개 과정에서 역사적 맥락과 정치적 상황이 반영됐다"라며 "그의 종교개혁 운동은 필연적으로 사회변혁 운동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등 분명한 사회적 결과들을 낳았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근대 문명의 매개체이며 촉진제로서 역할을 했다"라고 피력했다.
이날 김 박사는 루터의 정치신학 의미를 세 가지로 분석하면서 현 한국사회 안에서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역할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박사는 "첫째, 루터의 정치신학은 세속정치 질서를 하나님의 통치영역 안에 두면서 영적 질서와 세속 질서, 성과 속, 영적 직임과 세속 직임, 교회와 세상을 구분해 교권의 우월성을 강조했던 신학윤리를 철폐하고, 세상의 모든 질서와 직무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했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둘째, 루터의 정치신학은 개인과 세속 직무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개인적이고 민간 차원에서 진행돼 왔던 구제활동이나 자선행위 등을 사회적이고 공적인 차원으로 확대해 제도화시키려고 노력했다"라며 "셋째, 루터의 정치신학은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사회적 감시와 관리 직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교회와 사회적 책임과 소명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과제임을 강조했다"라고 정리했다.
김 박사는 "오늘날 한국사회는 민주주의 위협, 인간 존엄성과 가치관 붕괴, 탄소 재앙과 지구온난화,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감소,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본격화 등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며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성이 훼손되고 창조 세계의 지속가능성이 침식되는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사회와 환경과 생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의 사회선교와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해 가며 그 과정에서 돌출될 사회문제까지 들여다보는 등 '새 역사' 쓰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으로 통치되는 국가
<칼빈의 정치사상 이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정인찬 박사는 칼빈의 정치사상은 △주권신학과 성경 △구속사적 세계관 △튤립교리 △의의 실현 △하나님 나라 도래 등 그의 핵심적인 신학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칼빈의 정치신학은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말씀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라며 "칼빈은 이 세상과 국가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의해 다스려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의와 성화로 인간의 공로를 드러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이상적인 국가를 건설하고자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박사는 "오늘날 나라, 정치, 지도자 할 것 없이 많이 부패하고 타락하고 변질됐다"라며 "인간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법을 만들고 이용하는 나라와 정치가 아니라 하나님과 성경말씀, 곧 신본주의 주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를 꿈꾸고 지향해야 하는데, 이런 차원에서 칼빈의 정치사상은 민주주의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오늘날 한국 교회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칼빈이 강조했던 의와 성화, 영화라는 3대 정치 원리를 재조명하면서 사회정의와 사회적 책임을 추구해야 한다"라며 "우리 사회가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신본주의적 세계관과 의에 의해 다스려지는 하나님의 절대 권위인 성경중심의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새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레슨이다"라고 덧붙였다.
웨슬리, 정치신학 없지만 사회변혁 이뤄내
<웨슬리의 복음적 정치사상>에 대해 발표한 김진두 박사 “웨슬리는 철저히 보수적인 경건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열정적인 복음전도자였다”라며 "웨슬리는 칼빈처럼 '신정정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등의 정치신학이 없었다. 그는 철저하게 영혼구원을 위해 전 생애를 바친 복음전도자로서 살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하지만 정치신학의 목적이 인간사회의 개혁과 변화라고 한다면 웨슬리의 부흥운동에서 일어난 복음전도와 성화운동, 자선사업은 당시 영국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 등 웨슬리에게 특별한 정치신학은 없었지만 그는 사회도덕과 문화, 경제와 정치 전 분야에 걸쳐 선하고 거룩한 변화를 생산한 실천적 기독교를 추구했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결국 웨슬리에게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정치신학은 없지만 성직자이며 경건주의자, 전도자이며 박애주의 운동가였던 그에게 복음적이고 실천적인 정치신학은 분명히 있다고 할 수 있다”라며 “고아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각종 구제 사업, 의료 활동, 노예 해방운동 등을 전개했던 웨슬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그리고 평등과 자유를 강조하는 등 복음적이고 실천적인 정치사상은 분명히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박사는 "제닝스(T. Jennings)가 웨슬리의 설교 '돈의 사용'에서 가르친 돈 사용의 3대 원칙을 '복음적인 경제학'이라고 칭한 것에 맞춰 웨슬리의 사회변혁적 가르침과 실천을 '복음적 정치신학'이라고 칭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고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라며 "웨슬리는 마르크스보다 더 많은 개혁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인류역사에 가장 좋은 개혁을 가장 많이 이룬 영원한 개혁자라고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웨슬리의 복음적 정치신학이 18세기 영국과 미국사회를 비롯해 현재 한국과 전 세계 인류사회에 진정한 자유와 평화와 행복을 주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통로이며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은총의 방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학술제 전 열린 개회예배는 양기성 대표회장의 사회로 심평종 목사(미주한인장로교 전 총회장)의 기도, 문병구 목사(전 서울신대 교수)의 성경봉독, 동탄순복음교회 찬양단의 특별찬양에 이어 웨협 상임회장 손문수 목사의 ‘웨슬리의 성령신학과 목회사례’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 김준철 박사(구세군대 전 총장)가 격려사를 전하고, 이후정 총장(감신대) 정홍열 총장(아신대)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김철한 감독(오목천교회 원로)의 축사, 행정총무 허성영 목사의 광고, 전 대표회장 주남석 목사(기성 전 총회장)의 축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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