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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역사와 신학

도르트 회의, 알미니우스주의와의 논쟁 해결의 장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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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로교신학회, ‘도르트 회의와 한국교회’ 주제로 학술발표회 개최

그동안 한국 교회 내에서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된 적 없었던 네덜란드의 ‘도르트 회의’와 ‘도르트 신조’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진행됐다.

한국장로교신학회는 지난 29일 오후 2시 온누리교회 양재동 성전(화평홀)에서 ‘도르트 회의와 한국 교회’를 주제로 ‘제23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발표회는 △도르트 회의의 역사적 배경(김요섭 교수, 총신대) △예정인가 후정인가-항론파 제1항에 대한 도르트 회의 총대들의 논의와 결정(이남규 교수, 성경신대원) △도르트 신조의 속죄론 이해(김은수 교수, 평택대) △도르트 신경이 고백하는 성도의 견인 교리(김병훈 교수, 합신대) △도르트 신조의 유기론(한병수 교수, 합신대) 등의 다양한 주제발표로 이어졌다.

 

 

 

* 발제자들의 발표내용을 기사화하기 전 사전에 ‘도르트 회의’와 ‘도르트 신조’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설명한다.

1. 도르트 회의는 네덜란드 정부가 소집한 네덜란드 교회의 중요한 회의였다. 지난 1618년 11월 13일부터 1619년 5월 9일까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이 회의에는 네덜란드 교회 신학자를 비롯해 다른 개혁파 교회의 신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네덜란드 국내 교회의 신학과 법규에 관해서 중요한 방향을 부여하는 결의를 했다.

2. 사실 칼빈주의 정통신앙을 자랑스럽게 지켜오던 네덜란드 정부와 교회는 하나님의 주권을 무시하고, 인간의 공로를 내세우는 알미니우스와 그를 따르는 항론파의 5가지 주장을 좌시할 수 없어서 세계적인 종교회의를 도르트에서 개최한 것이다.

3. 17세기 초 네덜란드 개혁교회에서는 알미니우스주의자(대표 주자는 당시 레디언 대학교의 신학교수였던 야코뷔스 알미니우스였다)와의 논쟁이 불거졌다. 비록 알미니우스는 1609년 죽었지만 그의 추종자들은 알미니우스의 견해에 근거한 5개 조항을 작성해 네덜란드 정부에 항의서 또는 진정서 형식으로 제출했다.

4.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은 ①하나님께서는 믿을지, 믿지 않을지 미리 아시고 이를 근거로 선택하거나 유기하신다 ②믿는 자들만 구원받을지라도 그리스도는 모든 인류를 위해 죽으셨다 ③인간은 너무 부패해 믿음이나 선행에는 신적인 은혜가 필요하다 ④신적 은혜는 저항할 수 있다 ⑤회심한 사람들이 모두 믿음 안에서 인내할지의 여부는 더 연구해야 한다 등의 5개 조항을 주장했으며, 후에 성도의 견인은 없으며, 참된 신자라도 여전히 멸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정했다.

5. 이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는 종교회의를 소집했으며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은 위의 5가지 조항을 중심으로 벨직 신앙고백서와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을 자신들의 관점에 맞춰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8년 간의 긴 논쟁은 네덜란드 교회와 정부를 분열시켰으며, 거의 시민전쟁으로 이어지게 됐다.

6. 결국 1618년 11월 13일 총회가 도르트에서 소집됐는데, 이것이 바로 ‘도르트 회의’다. 당시 이 회의에는 네덜란드 지도자들을 비롯해 스위스, 영국, 신성로마제국, 독일 등 각지에서 온 27명의 사절단과 84명의 교회 지도자, 18명의 정부 고위층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총 7개 월 간에 걸쳐 총 154회기를 거듭한 도르트 회의에서는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인간의 구속 △인간의 타락 △하나님께로의 회심, 그리고 회심 후의 태도 △성도의 견인 등과 관련해 알미니우스주의를 따르는 항론파들의 주장을 신학적으로 평가하고, 정통 개혁교회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7. 이 과정에서 알니우스주의의 5대 항론에 대치되는 내용을 채택해 발표했는데 그것이 바로 칼빈주의 5대 강령의 모판이 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벨직 신앙고백서와 더불어 세계 3대 신조인 ‘도르트 신조’다(1619년 4월 23일에 완성). 신조는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의 5대 조항을 비성경적인 것으로 선언했고, 사실상 5개 조항을 거부했다.

8. 도르트 회의는 알미니우스주의자의 가르침 중 무엇이 잘못됐는지 적극적으로 그들의 교리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공표했다. 그것이 바로 ‘칼빈주의 5대 교리’로 알려진 진리 체계다. 이 ‘5대 교리’는 △Total Depravity(전적인 타락) △Unconditional Election(무조건적인 선택) △Limited Atonement(제한 속죄) △Irresistible Grace(불가항력적 은혜) △Perseverance of the Saints(성도의 견인)로써 각 교리의 첫 글자를 뜻하는 ‘튤립’(TULIP)이라는 용어로 설명되고 있다.

 

 

# 국가의 독립을 위해 소집된 ‘도르트 회의’

‘공동의 신앙고백 위에서의 교회의 일치’를 주제로 도르트 회의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발표한 김요섭 교수는 “도르트 회의는 17세기 초 독립전쟁 중에 있었던 네덜란드의 독특한 정치적, 종교적 상황에서 소집돼 그 당시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네덜란드의 특별한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배경을 설명한 김 교수는 “네덜란드의 칼빈주의 신앙은 독립의 과정에서 정치적 필요를 따라 새로운 국가의 교회를 위한 신앙으로 채택됐다”며 “개혁 교회 안에서의 논쟁이 단순한 신학적 의견 차이를 넘어서서 국가 전체의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 것은 이 논쟁이 온건파와 강경파의 독립에 대한 강경파와 온건파 두 진영의 대결과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정치적 분열 속에서 개혁주의 신학에 대한 반발로 알미니우스 논쟁이 불거진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16세기 말의 비정통 개혁파 목회자들은 국가의 최종적인 권위를 갖고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교회의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정통 개혁파 목회자들은 16세기 말부터 국가에 의한 교회의 통제 시도에 맞서 교회의 독립적인 치리를 강조해왔다.

김 교수는 “이처럼 16세기 말 나타난 정통 칼빈주의 신학과 교회 이해에 대한 비정통 개혁파 목회자들의 반대는 17세기 첨예화된 네덜란드 개혁 교회 안에 분열과 논쟁을 예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수년 간 양 측의 논쟁은 새로운 국가 교회의 신학적 기초에 대한 의견 차이에 의해 지속됐고, 국가 교회 성격과 교회의 일치를 위한 방법론을 둘러싼 논쟁은 신앙고백의 권위, 칼빈주의 예정론, 국가에 대한 교회의 독립성 등의 이해 차이와 신학적 대립이 핵심이었다. 따라서 도르트 회의는 국가의 독립을 위한 교회의 일치를 위해 네덜란드 정부에 의해 소집된 것이다.

이와 같이 전반적으로 도르트 회의의 진행 배경과 특징에 대해 설명한 김 교수는 “신앙고백서들의 권위에 대한 논의, 칼빈주의 예정론과 관련한 알미니우스주의의 이견에 대한 검토, 교회와 국가의 관계 설정 등의 문제는 모두 새로 독립한 네덜란드 연합 공화국이 국가 교회로서 개혁주의 교회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했던 중요한 종교적 문제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도르트 회의의 신조가 갖고 있는 보편적 가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려 했던 개혁주의의 신학적 기준과 이 기준 위에 세워진 바른 신앙고백을 확립하고, 공유함으로써 일치를 지키려 했던 교회의 이해”라고 피력했다.

또한 “그리스도의 주권을 구현하기 위해 국가를 비롯한 사회 구조 속에서 그의 몸인 교회를 구별된 신앙고백 공동체로서 세우려 했던 실천적 노력 등이었다”며 “이와 같은 보편적 가치들은 양적 성장이나 세속적 영향력 확대에 도움이 되는 세속적 효율성이 교회의 가르침과 정책의 실질적인 기준처럼 여겨지는 오늘날 한국 장로교회의 상황에서 더 크게 주목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성경이 ‘예정’이란 단어를 사용한 이유

‘예정인가 후정인가’를 주제로 도르트 회의 총대들의 논의와 결정이 담긴 도르트 회의 평가문의 주요 내용을 살핀 이남규 교수는 “회의 총대들은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의 예정론 등에 대항해 바른 교리를 세우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총대들의 논의들은 실천적인 방식으로 담겼다”며 “총대들의 다양한 신학적 접근과 화법은 성경의 교리를 보호하고, 교회를 세우려는 목적 하에 도르트 신조라는 하나된 증언으로 모아졌다”고 강조했다.

항론파는 구원에 이르는 선택의 확신을 부정했다. 구원에 이르는 선택이 하나가 아니어서 어떤 것은 정해지지 않았고, 어떤 것은 정해져 있다. 정해진 선택은 다시 완결되지 않았고, 되돌릴 수 있으며 변할 수 있는 선택이 있고, 완결됐고 되돌릴 수 없고, 변할 수 없는 선택이 있다는 관점을 갖고 있었다. 한마디로 항론파는 ‘다중선택’을 주장했다. 이와 같은 주장은 하나님의 영광, 신자의 위로, 언약의 통일성을 상처내는 견해였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정통개혁파 총대들은 구원에 이르는 선택은 오직 하나이기 때문에 동일한 구원이 모든 선택받은 자들에게 의도되었고, 동일한 구원의 수단들이 미리 정해졌고 준비됐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총대들은 예정교리가 사변적이지 않고, 성경에 근거한 교리일 뿐 아니라 교회를 세우며 신자들에게 유익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성경이 예정이란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우리의 모든 행위를 실제적으로 앞서 궁극적 원인이 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정을 고백하는 자는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도르트 회의에 참여한 총대들은 항론파의 예정론을 받을 수 없었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항론파가 비록 예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 예정(Praedestinatio)이란 실제적인 의미에서 인간의 행동 뒤에 오는 후정(Postdestinatio)일 뿐이다. 도르트 총대들에게 선행하는 실제적인 예정을 보호하는 것이 성경을 지키는 것이고, 모든 복을 하나님께 돌리고 무릎 꿇는 경건이었다”고 덧붙였다.

# 정통개혁파의 형벌대속적 제한속죄론

‘도르트 신조의 속죄론 이해’를 주제로 도르트 회의 당시 논쟁의 초점이 된 속죄의 범위에 대해 발표한 김은수 교수는 “성경의 전체적인 가르침과 정통개혁파 신앙고백 및 개혁파 신학은 속죄의 성격에 대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형벌대속론’을 고백한다”고 설명했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죄를 지시고 우리가 당할 형벌을 대해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당하심으로써 하나님의 공의를 보상하셨고, 우리를 위해 의가 되셨다는 것이다. 또한 속죄의 계획과 범위와 관련된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한속죄론’을 고백한다.

당시 도르트 회의에서 개혁파와 항론파 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왜, 무엇 때문에 십자가에서 고난과 죽음을 죽으셨는가 하는 문제(속죄의 성격과 의미)와 과연 누구를 위하여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시고 죽으셨는가 하는 문제(속죄의 의도와 범위)를 중심으로 심각한 신학적 투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김 교수는 “하나님의 선택과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은 서로 분리할 수 없도록 연결돼 있다”며 “만일 하나님의 예정이 절대적이고 주권적이라면 이에 따른 선택은 확실한 것이며, 그 때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는 이 선택받은 자들을 위한 것이며, 실제적인 것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을 조건적인 것으로 본다면 그 때 그리스도의 속죄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이며 잠정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선택과 믿음에 의해 좌우되는 조건적인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미랄디안주의자들처럼 ‘속죄의 보편적인 제공과 유효한 적용’으로 구분하면 이것은 하나님의 완전한 본성과 능력에 대해 부인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김 교수는 “결국 이 논의의 결과는 어느 견해가 더 성경적이며, 또한 교리적/논리적 정합성을 담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에 따르면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그러한 미래적 사건에 근거한 하나님의 예지 예정은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하나님의 절대적인 작정 및 주권적인 선택의 확실성과 그에 따른 그리스도의 속죄의 실제성과 완전성을 말하는 정통개혁파의 이해가 보다 성경적이며 또한 교리적/논리적으로 더욱 적합성이 있는 견해라고 볼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 외에도 속죄의 성격과 범위에 대한 여러 견해들에 대해 설명한 김 교수는 “도르트 신조는 성경의 가르침에 기초한 정통개혁파 신학의 속죄론인 ‘형벌대속적 제한속죄론’을 정확하게 요약하고 고백하며 선언하고 있다. 이후 ‘스위스 일치신조(1675)’에서 보다 정확하고 명확한 행태로 고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르트 신조가 알미니우스주의에 기초한 항론파들의 ‘조건적 보편속죄론’의 도전에 대답이었다면 스위스 일치신조는 이후 알미니우스주의와 칼빈주의 정통개혁파 속죄론을 절충하고자 시도한 아미랄디안주의자들의 ‘가설적 보편속죄론’의 도전에 대한 정통개혁신학의 공식적인 신앙고백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성경이 뒷받침하는 ‘성도의 견인’

‘도르트 신경이 고백하는 성도의 견인 교리’를 주제로 발표한 김병훈 교수는 “성도의 견인 교리는 결코 성도를 무분별한 방종으로 이끌지 않는다”며 “단순히 복음에 관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 어찌됐든 구원을 받는다는 값싼 복음을 뒷받침하는 교리가 아니라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의 종교개혁신학의 완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항론파와 같이 개혁파의 성도의 견인 교리를 비판하는 이들은 성도의 견인 교리는 성경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칼빈주의 교리에 따라 철학적인 배경에서 논리적으로 연약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개혁파는 항론파를 향해, 항론파는 개혁파를 향해 서로 성경의 근거가 부족하고 신학의 체계를 논리적 연역 위에 각기 주장을 세운 것이라는 비판을 해왔다.

하지만 김 교수는 “성경에 계시된 성도의 보존의 말씀은 물론 성도를 향한 경계의 말씀도 또한 성도의 견인 교리를 뒷받침 한다”며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는 사람의 책임을 무시하거나 제거하지 않는다. 도리어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경건의 책임을 통해 은혜를 실현해 가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알미니우스주의를 지지했던 항론파는 하나님의 중생의 은혜로 인해 죄인이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을 비로소 할 수 있으며, 그럴 때 중생한 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감사와 기쁨으로 순종하는 자발적 자유의지의 활동이 나타난다는 인간론의 이해가 결핍돼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항론파는 결국 중생한 자에게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구원에서 이탈하는 일이 없다는 개혁파의 주장을 동의하지 못하며, 믿음의 확신과 보존하는 은혜 안에서 구원에 이르는 성도의 견인 교리를 받지 못한 것”이라며 “도르트 신조는 교회를 이와 같은 오류에서 보호하고, 성경의 교훈에 일치하는 은혜의 위로를 전해주는 가장 완결한 신조”라고 역설했다.

 

 

# 예정과 유기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역

‘도르트 신조의 유기론’을 주제로 도르트 회의에서 혐오감과 거부감을 촉발시킨 유기론 논쟁과 총대들로 활약했던 인물들의 입장을 정리한 한병수 교수는 “항론파의 입장을 반박하는 도르트 총회에 참석한 총대들의 다양한 견해들이 도르트 신조의 유기론에 녹아들어 있다”며 “도르트 신조의 두드러진 특징은 논지의 전개가 시공간에 펼쳐진 작정의 집행에서 영원 전에 이루어진 하나님의 작정으로 소급하는 상향식의 귀납적인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유기론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성경도 유기론에 교훈의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하지만 성경이 분명히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침묵할 수 없는 교리”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유기론은 잘못 취급하면 대단히 위험한 교리가 된다. 따라서 도르트 회의에서 총대들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면서 성경이 언급하고 있는 계시의 경계선을 함부로 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도르트 신조는 하나님의 유기에 거북함과 혐오감을 느끼는 자들에게 바울이 “하나님께 불의가 있느냐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며, 나아가 “사람아 네가 누구길래 감히 하나님께 반문을 하느냐”며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지식에 기초한 판단을 촉구했던 것처럼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인정하는 경외의 우선성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유기론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편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거북하게 만드는 진리였기 때문에 항론파는 바울이 경계한 힐문의 방식을 피하고 도리어 하나님을 보호하는 속성 보호자의 해법을 채택했다”며 “하나님은 무고한 사람을 죄와 파멸에 빠뜨리실 분이 아니라는 인간적인 도덕성에 기초한 잣대로 하나님의 속성을 규정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적인 유기의 근원을 우리의 머리로 확인할 수 있는 어떤 근거에 두고자 하는 항론파의 시도는 급기야 신적으로 예지된 인간 스스로의 ‘불신앙’과 ‘불신앙 안에 일생동안 머무는 것’을 유기의 원인으로 규정했다. 또한 항론파는 하나님을 죄의 저자라는 오명에서 자유롭게 만들고자 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하나님은 스스로 계시는 분으로서 인간이 하나님의 속성에 보탬이 되거나 하나님의 보호자가 된다는 발상은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하는 불경”이라며 “사람의 눈에는 아무리 무지비해 보이고,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유기의 원인은 하나님의 전적으로 자유롭고 자비롭고 공의로운 뜻 이외에 다른 어떤 것에서도 발견하지 못하도록 우리에게 ‘판단중지’ 반응을 요구한다”고 피력했다.

하나님은 하시고자 하는 자들을 긍휼이 여기시고, 하시고자 하는 자들을 강퍅케도 하신다. 여기에는 외부에서 비롯된 다른 어떤 원인의 개입도 없다. 선택과 유기로 구성된 영원하고 불변적인 예정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자유이며, 어떤 피조물도 간섭할 수 없는 절대적인 주권의 표명인 것이다.

한 교수는 “원인이 사람에게 맡겨지지 않고, 오로지 하나님의 뜻에만 있도록 해 하나님의 자비와 공의의 영광만이 빛나도록 행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내적인 사역이 바로 영원한 예정이고 유기”라며 “이러한 성경의 가르침을 역사 속에서 교회의 공적인 고백으로 정착시킨 주역이 바로 도르트 회의라고 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한국장로교신학회는 발제 이후에 총회를 열고, 새로운 임원들을 선정했다. 회장에는 이상규 교수(고신대), 부회장에는 신반포중앙교회 담임 김성봉 교수(대신 총회신학원), 이승구 교수(합신대), 박용규 교수(총신대), 최윤배 교수(장신대), 총무에는 안명준 교수(평택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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