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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물질적 부와 기독교 영성, "기독교는 소유 아닌 '탐욕'을 죄로 여긴다"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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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는 시장경제의 '천민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청교도적 금욕주의 윤리를 불어넣어야 한다. 예수님이 가르친 팔복사상과 이웃사랑의 윤리가 시장 경제에 올바른 정신을 제시할 수 있다."

 

"한국 기독교는 물질과 자연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물이며 동반자의 모습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소유물의 사고에서 벗어나 삶의 동반자(존재)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소유지향적 태도가 아닌 존재지향적 삶의 방식을 가르쳐야 한다." (김영한 박사)

 

혜암신학연구소(소장:이장식 박사)는 지난 4월 12일 오후 1시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와 기독교 영성'을 주제로 2021년 1차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글은 당시 '물질적 부와 기독교 영성'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의 발표 내용을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일부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물질적 부, 
"기독교 영성으로 규제해야"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는 "물질적 부란 오늘날 과학기술이 이룩한 인류의 업적이긴 하나 아직도 빈부의 격차와 이데올로기로서의 물질주의에 의하여 인간의 영성이 와해될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물질적 부는 기독교 영성에 의하여 규제될 때 인류사회의 구성원은 공존 공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기독교 세계관:유신론적 이원론
"물질과 정신 모두 중요시"

 

김 박사는 "기독교 세계관은 헤겔의 관념론(정신 일원론)이거나 마르크스의 유물론(물질 일원론)도 아니고 플라톤의 이원론(정신과 물질이 해소될 수 없는 두 가지 영원한 실체)도 아니고 유신론적 이원론이다"라며 "물질과 영혼(정신)은 하나님의 창조물이며, 영원에서 영원으로 자존하여 계시는 창조자 하나님(인격적인 영원 자존자)에 의하여 존재하는 우주의 두 가지 근본 요소로 보고, 유몰론이나 관념론 어느 일방적인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기독교는
'소유'는 부정하지 않는다
오직 '탐욕'을 죄로 여긴다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히 13:5 상)

 

김 박사는 "돈 그 자체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중립적이다. 하지만 돈을 사랑하는 것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며 죄다. 돈을 사랑하여 소명보다 소유에 집착하는 순간 탐욕에 사로잡히게 된다. 탐욕을 버리는 길은 자신의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특히 "탐욕은 분수를 넘어 과욕을 품는 모든 것들에 관한 것이다"라며 "인간은 최선을 다한 자신의 현재의 모습에 불만을 갖게 된다면 탐욕적이 된다. 사도 바울은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 3:5)라고 말했다. 탐심은 무제한의 소유욕을 가리킨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선을 다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며 감사하는 것이다. 현재의 환경과 처지가 하나님이 섭리 가운데 주신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구약의 믿음의 조상들, 
"무소유 아닌 풍성한 삶 누렸다"

 

 

김 박사는 "구약의 축복에는 물질적 번영이 따랐다. 구약의 축복에는 지상에서의 번영과 창성(昌盛)이 포함되어 있다"라며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가난한 자들이 아니라 족장이었고, 이들은 하나님으로부터 토지 소산이 풍요한 가나안 복지를 저들의 후손들이 살게 될 약속의 땅으로 부여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욥 또한 동방의 의인이었고, 부자였다(욥 1:1-3), 솔로몬은 세상의 부귀를 누렸다(전 2:4-9). 하지만 솔로몬은 부귀가 덧이 없음을 노래했다(전 2:10-11).

 

예수님이 제시한 '마음의 가난함'
이웃을 향한 '사랑의 윤리'

 

하지만 김 박사는 "예수님의 산상설교 팔복론의 첫 번째 복(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_(마 5:3)은 '마음의 가난함'이었다"라며 "예수님은 이 말씀 이후에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 것(마 6:19-21)과 이웃을 대접하라는 황금률(마 7:12)을 가르치셨다. 이는 소유보다 나눔(이웃사랑)이 우선되어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박사는 성 프란시스의 '청빈의 영성'과 기독교의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막스 웨버의 '윤리론', 칼빈의 '금욕 윤리' 등을 설명하면서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사회적 헌신 없는 자본주의는 속물주의와 천민자본주의로 변질되었다"라며 " 자본주의가 이기적 탐심을 부수고 이타적 공공적 헌신을 발휘하기 위해 다시 이웃 사랑과 사회적 봉사라는 개신교 윤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따뜻한 자본주의? 
'사회적 책임'의 자본주의 5.0

 

 

김 박사는 자본주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 고전적 자본주의(자본주의 1.0, 자유방임 자본주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운영된다.

 

2. 수정 자본주의(자본주의 2.0): 1920년대 말 대공황 이후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 경제를 책임진다.

 

3. 자유 자본주의(자본주의 3.0): 1960~1970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치열한 체제경쟁을 했고, 자본주의는 기업의 이윤추구 등 시장의 자율성을 극대화했다(1970년대 이후, 자유시장 자본주의 = 신자유주의, 기업 이익 중심)

 

4. 따뜻한 자본주의(자본주의 4.0, 사회적 책임을 강조): 1990년대 체제경쟁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후, 소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자본주의로 진화했다.

 

김 박사는 "이제 정부와 기업 간 역할의 경계가 모호한 '자본주의 4.0'에서 시장의 공익적 기능을 더욱 강조하는 '자본주의 5.0'(기업 가치와 사회 가치를 동시에 구현하는 공유 가치 창출)시대로 진화해야 대한민국의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지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현재 우리 사회는 기득권층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막강한 부를 이용하는 '부(富) 주도경제'에 머무르고 있다"라며 "부 주도경제는 스마트 시대의 도래에 따라 형성된 생태계 간 경쟁 상황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따라서 기득권층이 기득권에 안주하는 경직된 보수에서 벗어나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변화와 개혁을 통해 사회공동체를 유지하고 남을 배려하는 데 앞장서는 '쿨(cool) 보수'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 5.0 시대를 주도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물질주의와 결합한 기독교
"청빈사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 박사는 "오늘의 기독교는 물질에 매이지 않고, 일용할 양식으로 만족하는 삶(마 6:31-32)을 추구해야 한다.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눅 12:13~21)를 통해 소유가 아니라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유지향적 사고방식은 근세에 천박한 유대인의 천민자본주의로 나타났고, 오늘날은 경쟁력만을 절대가치로 보는 신자유주의의 한 전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소유의 넉넉한데서는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사고에 대해 성경은 어리석다고 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부에 대한 기독교영성
'청교도적 금욕주의'

 

김영한 박사(T&L DB)

김 박사는 "물질이 목적이 될 때 물질이 인간과 사회를 지배하는 물신숭배(feticism)에 빠지게 된다"라며 "한국 기독교는 시장경제에 천민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청교도적 금욕주의 윤리를 불어넣어야 한다. 예수님이 가르친 팔복사상과 이웃사랑의 윤리가 시장 경제에 올바른 정신을 제시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독교는 물질과 자연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물이며 동반자의 모습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소유물의 사고에서 벗어나 삶의 동반자(존재)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소유지향적 태도가 아닌 존재지향적 삶의 방식을 가르쳐야 한다. 존재 지향적 삶의 방식이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추구하는 삶을 가리킨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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