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 속에 담겨 있듯이 통일을 원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하지만 분단 이후 현재까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래도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다.
교회의 소망은 더욱 간절하다. 북한 땅에 교회를 세우고,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는 소명을 가지고 '북한교회 세우기'를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북한에 어떤 교회가
세워져야 하는가?"
이런 상황 속에서 기독교통일학회(회장:안인섭 박사, 총신대)가 지난 5월 22일 오전 10시 강일교회(담임:정규재 목사)에서 '북한에 어떤 교회가 세워져야 하는가?'를 주제로 제28차 정기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통일소망선교회와 공동으로 주관, '북한교회 개척학교 1차 포럼'으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특히 북녘교회연구원,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 아시아연합신학대학원북한연구원,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총신대 평화통일개발대학원, 통일선교아카데미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등 '북한선교'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북한교회 세우기와 관련해서 7편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교회론의 역사를 통해서 바라보는 북한교회(심창섭 총장, 국제개발대학원) ▲북한교회 재건운동의 역사:세 사례를 중심으로(유관지 박사, 북녘교회연구원) ▲중국교회 사례 연구를 통한 북한교회 재건(장동민 박사, 백석대) ▲현실사회주의 체제전환 이후의 교회 회복: 독일(동독) 사례의 한반도에 대한 함의(이규영 박사, 서강대) ▲팀 켈러의 센터처치와 북한교회(박현신 박사, 총신대)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는 북한교회 세우기에 대한 패러다임 연구(이수봉 박사, 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 ▲북한 핵개발과 남한의 대응: 안보 딜레마 이론 검토를 중심으로(임상순 박사, 평택대) 등이다.
아래에서 북한교회 세우기 방향성을 제시한 발제자들의 주된 논점을 정리해봤다.
"김일성 정부의 기독교 박해"
심창섭 박사는 북한교회의 역사, 특히 해방 이후 북한 정부가 기독교를 박해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교회는 김일성 정부와의 갈등과 박해로 많은 핍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박사는 북한 정부의 박해에 대한 역사와 기록, 기독교사회민주당의 역사와 행적, 조만식의 조선민주당, 기독교연맹, 친 김일성파 반 김일성파의 양분 등 북한교회의 갈등과 박해의 주요 역사를 설명했다.
이어 "북한 정부는 막스와 레닌의 영향을 받아 종교를 인민의 아편으로 여기고, 종교는 지배계급의 도구이자 노동자들을 노예화하는 수단, 더 나아가 종교는 환상적인 행복을 제공할 뿐 인간의 현실의 삶과 사회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반기독교적으로 북한교회를 핍박했다"고 강조했다.
"북한교회 박해: 2가지 해석"
특히 심 박사는 김일성 정부의 기독교 박해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북한교회의 박해는 전적으로 김일성 정부가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런 주장은 주로 남한의 보수주의 신앙과 복음주의 계열의 입장이다.
두번째는 북한공산정권의 박해는 북한 기독교가 북한 정권과의 공존을 위한 노력보다는 기독교적 정당을 만들어 북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심 박사는 "만약 북한교회가 북한기독교를 핍박하고 회유하는 등 북한정부의 양면성을 확인하고, 김일성의 조선민주주의 수립 당시 일방적인 반대보다 북한정부와 공존하는 시도를 보였다면 북한교회의 현실은 현재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결보다 공존을 시도했다면?"
심 박사는 이같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복음으로 팍스로마나(pax romana)를 팍스 크리스티아나(pax christiana)로 전환시켰던 초대교회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초대교회는 로마 황제에 대항해 투쟁하기 보다는 황제와 국가를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초대교회는 ‘주택교회’(Domus Ecclesiae)라는 형태와 시블링 메타포(sibling metaphor)에 근거한 나눔과 섬김의 에큐메니즘적 신앙으로 말미암아 300년간의 박해를 견디고 승리할 수 있었다'며 "정의와 진리의 잣대로 무조건적이고 무모한 저항이나 투쟁을 하기보다는 그리스도의 자비와 사랑을 이웃에게 베푸는 오이코스(οικος)적 교회론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남한교회 체제,
"그대로 이식하면 안된다"
심 박사는 북한선교를 위해 두 가지 미래지향적인 교회론적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북한의 특수상황을 고려해 남한의 기존교회의 체제를 이식시키려는 발상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심 박사는 "남한의 조직된 교회 형태는 북한에서 가능하지 않다. 그것은 북한체제가 지속되는 한 현재도 그렇고 미래도 마찬가지다. 북한체제에서는 민주주의 이념적 성향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이념 중심의 조직된 교회개념보다는 북한 실정에 적응할 수 있는 헌신과 봉사 중심의 복음적인 활동이 바람직하다. 로마제국의 핍박 속에 뿌리내린 주택교회의 사례를 활용할 가능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개방시 블루오션,
하지만 무분별한 선교는 자제"
둘째, 만약 북한체제가 변화되고 개방된다면 북한이 복음전파를 위한 블루오션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엄청난 위험성도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남한의 교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 박사는 "앞으로 북한체제가 변화되고 개방된다면 남한교회는 북한지역에 자신들의 교파교회를 세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뛰어들 것"이라며 "남한의 200 여개의 교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북한 땅에 각자의 교회를 세운다면 북한 땅은 영적으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단들도 가세하여 북한지역은 교파와 이단들의 복음전파 전쟁터를 방불하게 만들 것이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종교적으로 청정지역이다. 남한 교회들은 복음적인 블루오션인 북한 땅에 오이코스 정신으로 함께 교회를 세우는 일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 일을 위해서 남북이 통일되기 전에 남한교회가 북한 복음전파를 위한 통일사목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역사적인 기적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교회 재건운동의 역사
"북한교회 재건 3원칙"
유관지 박사는 기독교대한감리교회 서부연회의 북한교회 재건운동,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의 북한교회 재건운동,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북한교회 재건위원회 활동 등 북한교회 재건운동의 역사를 세 가지 사례로 설명했다.
유 박사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북한교회 재건운동들이 멈추어지지 않고 각 교단 안에서 작금의 현실에 맞게 구체적으로 진행되어지고 있다"며 "북한교회 재건운동의 핵심이었던 북한교회재건 3원칙인 ‘연합의 원칙’, ‘단일의 원칙’, ‘자립의 원칙’을 기초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리교 서부연회는 북한교회 재건 방향을 보면 '북한교회를 세울 때 자생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고 함으로써 ‘자립의 원칙’을 담고 있으며,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한다는 것은 ‘단일의 원칙’을 담고 있고, 다양성과 통일성 사이의 조화는 ‘연합의 원칙’을 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한기총 북한교회재건위원회도 "북한에 전도하고 교회를 세우는 일에 있어서 창구를 단일화 한다"(연합의 원칙), "북한에는 단일기독교단을 세운다(단일의 원칙)", "북한교회는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교회로 세운다"(자립의 원칙) 등의 북한교회 재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북한에 교회를 세우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지상과제이다. 그래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분단 이후 계속해서 북한교회 재건을 위하여 기도해왔다. 그리고 고향 교회를 재건하기 위해 기금을 조성한 분들도 많이 있다"며 "그러나 실질적인 준비는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행사가 북한교회를 세우는 실질적인 준비의 큰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교회 역사가 말해주는
"북한교회 세 가지 미래 전망"
중국교회의 역사를 통해 북한교회 미래를 전망한 장동민 박사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북한교회 개척과 재건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북한교회는 자립을 지향하면서도 국가주의에 빠지지 않을 것,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생존해 온 방식들을 인정하고 넓은 시각으로 포용할 것, 북한교회를 이끌고 갈 신학은 북한 상황에 적합한 단순한 복음주의가 되도록 할 것 등이다.
"자립 지향, 국가주의 탈피"
장 박사는 "중국에 복음이 전파된 시기가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침략의 시기와 일치하며 이때 중국인들의 국가주의의 태동이 반기독교 정신과 기독교에 대한 감정이 부정적이었고 심지어 반기독교 운동으로 나타났다"며 "당시 네비우스를 통해 삼자 원칙이 제시되었으며 중국교회가 삼자원칙을 수용하고 1920년대에 자립교회운동과 본색화운동이 전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립교회운동'이 교회의 경제와 행정 방면에서 외국 선교회로부터 독립성이 강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 ‘본색화운동’은 삼자의 원칙 위에서 중국화(中國化)된 교회를 건립할 것에 강조점을 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장 박사는 "북한교회도 중국교회와 마찬가지로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는 이미지를 벗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며 "이를 위해 앞서 간 중국교회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다. 한 마디로 자치, 자양, 자전이라는 삼자원칙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박사에 따르면 삼자운동은 19세기 토착기독교론이라는 선교신학의 실천 방식이다. 기독교와 더불어 발달된 서구 문명을 함께 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만을 전하면 복음으로 거듭난 성도들이 자신들의 삶과 문화를 바꿀 것이라는 신념이다.
장 박사는 "북한 선교에 열정이 있어서 복음 전하는 자로 파송 받기 원하는 사람은 허드슨 테일러의 길을 가야 한다. 북한 인민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 선교 자금에 의존하지 않는 사람,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복음 전할 사람, 복음만을 전한 후 북한인을 지도자로 세우고 곧바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생존해 온 방식 인정해야
또한 장 박사는 북한교회가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생존해온 방식들을 인정하고 넓은 시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교회는 오랜 기간 공산 정권의 박해 속에서도 생존해왔다. 특히 '삼자애국운동’은 교회가 정부의 지도하에 반제국주의 운동을 추진하는 등 신중국 건설에 앞장서고자 하는 교회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은 삼자애국운동이었지만, 그 활동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삼자회와 신앙의 노선을 달리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단순한 복음신앙을 가진 자립교회 지도자들로서 자신들과 정치에 대한 신념을 달리하는 삼자회에 절대로 가입할 수 없음을 명백히 했다"며 "자립교회들은 삼자회에게는 매우 불편한 존재가 됐다. 결국 서로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지속적으로 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후 문화대혁명 시기에 기독교에 대한 중국정부의 핍박과 개혁개방시기에도 공인교회인 삼자교회와 비공인교회인 가정교회의 분열과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장 박사는 "삼자교회와 가정교회는 오늘날 비록 분기의 상황에 놓여 있지만, 두 교회는 본래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했다. 그들은 공통의 역사의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공산주의 저항한 교회와
수용한 교회 대화 필요"
특히 장 박사는 1980년대 이후 북한이 다소 간 종교의 자유를 허용한 이후, 북한에 공식, 비공식 기독교 활동이 재개되었으며 수백에 달하는 가정교회가 활동을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속한 교회와 지하교회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장 박사는 "향후 북한에 일정 부분 종교의 자유가 주어지고 교회가 재건될 때 공산주의에 순응한 교회와 저항한 교회 사이에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박해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반드시 따라오는 또 하나의 어려움이 있는데, 바로 교회의 분열"이라며 외부의 성도와 선교단체들이 조그련에 속한 성도들의 신앙을 판단하지 말고 포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상황에 적합한
"단순한 복음주의"
그는 북한교회를 전망하려면 반드시 신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어떤 신학이 북한의 교회를 이끌고 가야 할까? 단순한 복음 신앙을 유지하되 이를 정당화할 전통적 신학, 그리고 북한 체제 하에서 생존하고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학이 발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단순한 복음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장 박사는 중국교회 신학의 변천사 속에서 전통적 기독교의 신관과 구원관을 가지고 가정교회를 이끈 왕밍따오의 신학사상과 중국기독교의 사회적 책임과 중국적 특징을 추구한 우야오종과 땅광신의 신학을 소개하면서 중국교회는 성경을 있는 그대로 믿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신앙하는 전통적 복음신앙이었고, 이와 같은 단순한 신앙이 박해시대를 견디게 했고, 개혁개방 시기에 교회의 급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단순한 복음신앙을 순수하게 유지하기 위해 단순한 복음주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 박사는 "중국교회의 예에서 살펴보았듯이 신학교육이 부재하면 각종 이단과 신령파가 난무하기 마련이다. 또한 현대인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이성주의에 맞설 수 있는 변증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잡하고 정교하다 못해 번쇄적인 신학을 발전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각 교파의 신학적 전통, 복음주의와 현대주의의 긴 논쟁 끝에 나온 신학, 성경 해석학 발달의 열매들, 이런 신학들을 종합하여, 북한 교회의 요구와 영적 지도자의 지적 수준에 맞는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서구 세계든 남한이든 외부의 신학을 강제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북한 사회에 필요한 신학을 지도자들 스스로 만들도록 격려해야 한다. 서구의 현대 신학을 섭렵하였으나 결국 중국 공산주의 체제를 공고하게 하는 데에 이를 사용한 삼자애국운동의 예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 후 독일교회 현상,
"종교무관심과 무신앙"
이규영 박사는 1989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에 걸쳐 중유럽과 동유럽 및 구소련을 지배하던 현실사회주의 체제가 갑작스럽게 붕괴됐다며, 체제 전환 과정에서 종교 및 교회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통일을 이룬 독일과 독일교회의 실상을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과 교회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특히 이 박사는 통일 이후 독일 교회의 특징을 '종교무관심'과 '무신앙'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회에 나오면서도 전혀 교회 일에 관계를 갖지 않는 방관자적 태도를 보였고, 등록교인이긴 하나 교회 공식예배 내지 프로그램에는 거의 참여를 하지 않았다"며 "결국 종교세를 내지만, 교회와 전혀 관계를 갖지 않는 종교무관심의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종교와 신앙에 관심이 없는 불신 상태가 지속됐다. 교인은 교인대로, 비교인은 비교인대로 교회와 상관없는 생활을 하는 상태였다. 이와 같은 모습은 구서독보다 구동독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 현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통일 이후에는
"타자를 위한 존재로서의 교회로"
하지만 독일교회는 통일 이후 교회갱신과 더불어 민족교회 회개와 부흥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이 박사는 "남북한 통일 이후 국가가 개입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도와 교회건물 건립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기보다는 '우리가 교회다', '아래로부터의 교회', '타자를 위한 존재로서의 교회'와 같이 정치적 기능이 아닌 사회, 문화적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회의 통일시각에 대한 전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주로 서독의 입장에서 통일을 해석해왔다. 하지만 동독의 시각에서 보면 통일 이후 구동독 사람들에게 확산된 무신론, 종교무관심 등 고려할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통일 이후에도 기독교 없는 삶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상황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즉, 북한 주민의 전체주의체제로부터 고착화된 인식의 지평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북한 주민의 무신론적 세계관이 가져올 심각한 충돌 현상을 예상하고, 무종교, 종교무관심으로부터 유신론적 인식으로 전환을 위한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구동독 주민의 일차적 관심사는 종교성 또는 기독교에 대한 관심보다 통일 과정과 이후에 ‘실업’으로 인한 끊임없는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며 "이는 동독에서 서독으로 대량 이주의 원인이며 동독 내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교회의 부흥에 결코 유리한 현상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구동독 주민의 경우처럼 ‘실업’이라는 현실적 난제 해결과 ‘선교’라는 양 날개를 동시에 작동하기 위한 독일 사례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는 것.
이 박사는 휴전선 붕괴 이후 최단기간 내 북한으로부터 남한으로 약 100만여 명이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동독과 같은 북한 지역의 공동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연대와 정의 등 향후 공동선교를 위한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팀 켈러와 센터처치,
"통일한국과 북한교회 개척 모델"
박현신 박사는 팀 켈러와 센터처치를 통일한국과 북한교회 개척을 위한 모델로 제시했다.
박 박사에 따르면 팀 켈러는 1989년에 15명 정도의 사람들과 미국 뉴욕의 리디머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를 개척, 담임목회를 시작했고, 2006년이 되었을 때 리디머장로교회는 뉴욕 한복판에서 6천 명 정도가 모이는 복음 중심의 교회로 성장했다.
켈러의 ‘센터처치’는 교회 성장 프로그램이나 사역 매뉴얼 차원이 아닌 그의 신학적 비전이다. 켈러의 센터처치로서 리디머교회의 비전은 “리디머 교회들과 사역들은 개인적 회심(Personal conversion), 공동체 형성(Community formation),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 문화적 갱신(Cultural renewal)을 뉴욕 시티와 세계 가운데 가져오는 복음 운동(movement of the gospel)을 통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위대한 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로 요약된다.
"복음, 도시, 운동"
박 박사는 "캘러가 추구하는 ‘센터 처치’의 신학적인 비전과 핵심 가치의 중심에는 복음이 정초해 있으며, 그 중심은 복음 중심적인 균형의 자리이며, 도시와 문화를 복음으로 변혁시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며 "따라서 캘러의 균형 잡힌 교회의 세 가지 중심축은 ‘복음’(율법주의와 상대주의 사이의 균형), ‘도시’(비상황화와 지나친 상황화 사이의 균형), ‘운동’(구조화된 조직과 유동적인 유기체 사이의 균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캘러는 그리스도를 초점으로 한 센터처치와 세 가지 지평(복음, 도시, 운동)이 균형을 잡고 있는 복음 중심적 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성장과 포스트모던 청중과 포스트에브리팅 세대의 세계관과 문화를 변혁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복음 생태계 복원 사역"
이와 같은 캘러의 신학과 센터처치의 사역의 특징과 분석을 통해 북한교회 개척과 재건의 방향을 제시한 박 박사는 "통일시대 북한교회 개척과 재건을 위해서는 켈러의 센터처치 모델이 보여준 하나님 나라 복음에 기초한 선교적 교회의 사명을 회복하고, 조직적 유기체로서의 교회의 총체적 복음 사역과 성도들의 선교적 삶을 통한 지역 사회 변혁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목적으로 교회 개척사역(시티투시티)과 복음 생태계 복원 사역을 황폐해진 북한 전역에 역동적으로 펼쳐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교회 재건, 본질이 우선"
또한 "켈러의 리디머교회 혹은 센터처치 모델을 북한교회 개척과 통일한국 교회 개척 모델로 적용하는 접근이 아닌, 센터처치 안에 있는 본질적 요소, 복음-도시-운동의 성경적 DNA를 심는 개척을 추구해야 한다"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 삶을 변혁시키고 도시들에 복음적 영향을 주는 복음의 역동적인 무브먼트를 보기 위한 교회 개척과 재건 운동을 추구할 때 50 여개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개척되어 자라고 있는 센터처치들처럼 개척된 북한교회들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북민교회,
"센터처치 모델로"
북한교회 개척과 재건을 위해 센터처치의 타문화권 모델들을 연구하고 북한교회 개척과 재건을 위한 실제적인 분석과 적용이 필요하다고 피력한 박 박사는 "한국 내 탈북민 교회, 남북 연합 교회들 가운데 센터처치 모델을 적용하면서 관련 통일 단체들과 교회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팀을 만들어 북한교회 개척과 재건에 실제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협력, 그리고 네트워크"
이어 "센터처치 네트워크와 글로벌 CTC 사역과 여러 북한과 통일관련 단체들의 협력구축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티투시티가 중국에 수백 개의 교회를 개척하여 돕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시티투시티가 북한교회 개척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이 구체화되는 것도 유익한 방향이 될 수 있다. 나아가 현재 켈러의 시티투시티 사역 전문가들과 유럽, 남미, 아프리카, 호주,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개척되고 있는 센터처치 지도자들, 한국과 북한의 전문 사역자들이 함께 북한교회 개척과 재건을 위한 협력과 네트워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와 북한교회 세우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의 대응에 대한 분석과 반성을 중심으로 북한교회 세우기 방향성을 제시한 이수봉 박사는 "코로나19에 대한 한국교회 대응은 성숙하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공감을 이루지 못하고, 이기적 집단 이미지와 감염확산의 원인제공자 이미지가 형성되었다"며 "교계의 입장에서는 사실이 왜곡되었다고 항변할 수는 있으나 부정적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반성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외형적 교회 중심에서 탈피"
이 박사는 "코로나19는 한국교회의 교회론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교회가 받은 가장 큰 충격은 교회 건물이 텅텅 비었다는 것이다. 좋은 건축 자제를 사용하여 웅장하게 지어진 건물에 성도들이 없었다. 이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한국교회가 경험한 온라인 언택트 예배는 보이는 성전이 없이 드려진 예배 모습이다. 이 예배를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온전한 예배인가? 임시방편인가? 혹시 보이는 성전에서 드린 예배는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였나? 이런 질문에 대해 답을 찾다보면 보이는 예배보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하나님과 소통하는 예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며 "코로나19로 교회 건물에서 모임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을 경험한 한국교회는 이제 건물이 아닌 성도들로서의 교회공동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요구 앞에 서 있다"고 피력했다.
북한교회 재건과 개척,
"남한보다 북한교회 중심으로"
코로나19 상황은 교회론에 대해 원리적으로 재검토하며 교회는 교회이면서 동시에 세상의 빛이라는 평범한 성경의 교훈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 이 박사는 "북한교회 세우기는 결코 외형적 건물을 세우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교회는 북한중심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북한지역에 세우고, 그 교회에 출석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는 북한 성도들이다. 하지만 현재 북한교회 세우기는 남한교회가 중심이 되고 있다"며 "물론 말로는 북한교회가 중심이고, 남한교회는 돕는 것이라고 하지만 내용을 보면 남한교회가 원하는 북한교회 세우기다. 지역도, 비용도, 세우는 사람도, 사역자도 남한 사람이고, 심지어 속도까지 남한교회가 정하면 이것은 남한교회 중이다"라고 지적했다.
교회와 사회가 함께하는
"북한교회 세우기"
이어 "현재 교회별, 교단별 북한교회세우기를 막자는 논의를 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없고, 이단 혹은 타종교와의 경쟁에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한 그는 통일과 북한교회 세우기는 연관성이 깊음에도 불구하고 그 연관성이 약하다. 북한교회 세우기는 남북한 교회와 사회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자매결연 정책을 북한교회 세우기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자매결연 정책은 남북의 주민들과 지자체들이 함께 통일의 과제들을 풀어가자는 정책이 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간 포괄적 관계 발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획일성 내지 전체성 대신에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다양한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남북의 각 지역들이 주체적으로 자매지역간 관계 개선을 넘어서 한반도 전체의 통일기반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며 동서독 통일에서 그 선례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독일이 보여준
"도시 간 자매결연"
이 박사에 따르면 독일에서 내독 도시 간 자매결연에 대한 필요성은 분단 직후부터 동서독 양쪽에서 제기되었다. 그리고 1986년 이후부터 자매결연 정책이 시행됐다. 내독 도시 간 교류협력 사업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①지자체의 정책문제에 대한 전문가 교류 ② 주민들 간의 체육, 문화, 신문교류 ③청소년 교류 ④동독 측의 요구에 의한 평화회의 등이다.
그는 "자매결연 정책은 서독의 대다수의 도시와 동독의 대다수의 도시를 결연하였기 때문에 동독에서 소외되는 지역을 줄이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서독지역의 지방 도시들도 통일을 위해 일익을 담당하는 기회가 되었다. 중앙정부 주도적 통일과정에서 지방도시의 몫이 정해진다는 점에서 전 국민이 참여하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북한선교,자매결연으로"
이 박사는 "결연과 관련하여 교회와 지방도시가 함께 협력해서 북한의 도시와 결연하는 사업도 가능하다. 남한의 도시와 북한의 도시를 결연하고, 남한의 도시에 위치하는 교회들이 지방자치 단체와 함께 결연한 북한의 도시와 교류 협력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종교와 사회가 협력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종교와도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기독교적 색체를 강하게 주장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타종교들도 이단들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단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유익도 있다. 도시 간의 결연 사업은 남북한의 모든 도시들이 통일에 힘을 합치게 하는 사업으로서 한국교회가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북한교회 세우기에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매결연 정책과 연계하는 북한교회 세우기를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을 채택하고, 국회가 입법을 해야 하는 선결과제가 남아 있다. 그 다음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교회협의회 등 민간단체들의 연합도 필요하다.
이 박사는 "그러나 자매결연 정책과 연계하는 북한교회 세우기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북한 사회에 빛을 비추는 사역이 될 것"이라며 남한 사회에 건강한 통일운동을 구축하는 사역이 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화통일,
'비핵화 실현'부터 시작된다
한편, 북한의 핵 개발과 남한의 대응을 '안보 딜레마 이론'으로 설명하며 미래적 과제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남북관계의 향후 전망을 제시한 임상순 박사는 교회적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평화통일 노력방안을 제시했다.
임 박사는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 조성의 기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시기에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이 중에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핵 관련 사항에 합의했다"며 "남북정상은 판문점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공동의 목표로 설정하였고, 평양회담에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과정에 대하여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남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핵을 가진 북한을 상대하기 위해서 미국과의 동맹이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한미 동맹은 비대칭동맹이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미국으로부터 ‘방기’될 위험과 미국의 안보문제에 끌려들어갈 ‘연루’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역대 정부들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여 북한의 핵 공격을 억제하는 한편,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하여 자체적인 대응 군사력을 향상시키고, 남북대화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에 대응하여 비핵국가인 남한 정부는 2021년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것과 같이 ‘방기’와 ‘연루’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대응 군사력을 확충하고, 멈춰있는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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