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욥기, 혼돈과 악이 존재하는 세상, 하나님은 ‘인과율’로 다스리지 않아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5.
728x90
반응형

 

강철구 박사, 복음주의구약신학회 논문발표회서 욥기에 나타난 세계상 발표

 

2014년 12월 3일 기사

 

“세상의 혼돈과 악에 대항하는 싸움 지속하는 것도 하나님의 주권”

“인간의 관점에서 혼돈으로 관찰되고, 적대적으로 묘사되는 부분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들도 확고하게 하나님의 주권에 놓여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이 땅에 혼돈의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즉, 고정되고 변하지 않는 세계질서를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 혼돈과 악에 대항하는 싸움은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회장:김지찬 교수, 총신대)가 지난달 11월 29일 백석대 신학대학원(서울)에서 개최한 ‘제25차 논문발표회’에 참석한 강철구 박사(독일 튀빙엔대)가 이같이 강조했다.

 

 

‘욥기에 나타난 세계상-욥의 질문과 하나님의 답변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한 강철구 박사는 “하나님의 말씀에 등장하는 우주론은 생명을 촉진시키고, 동시에 생명을 적대시하는 요소들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다. 그것은 자연세계 뿐만 아니라 인간세계도 하나님에 의해서 운영되고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철구 박사의 주요 주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구약성경의 세계상에 대해서는 자연의 생활세계와 종교의 상징체계 사이에 밀접한 연관관계가 존재한다. 하나님의 말씀과 욥의 발언 속에 나타나는 세계상은 고대근동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욥의 말과 하나님의 말씀에 묘사된 기본적인 세계상은 동일하지만 그러한 세계에 대한 이해에는 차이가 있다.

2. 욥은 고난을 통해서 세상에 대한 그의 상의 변화를 경험했다. 욥에게 있어서 창조세계는 인과율의 관계가 지배하는 세계였으며 그것으로 세계는 욥에게 안정적인 장소였다. 욥은 이러한 윤리의 근본원리인 인과율의 관계를 통해서 세계는 논리정연한 내적인 상호연관 관계와 보편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는 통찰을 얻었다.

3. 하지만 욥은 그의 고난을 통해 예전에 갖고 있던 세계상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세계상의 상실로 욥은 친구들과 하나님과 논쟁하게 된다. 인과율의 관계의 존재와 실효성에 대해 의심한다. 인과율의 관계의 불일치에 대해 욥은 친구들과의 논쟁 속에서 하나님을 탄원하고 고소한다. 동시에 욥은 하나님께서 의로우셔야 함을 주장함으로 이러한 질서에 맞게 행동하실 것을 요구한다.

4.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은 먼저 창조세계를 묘사한다. 그것은 창조주에 의해서 세워진 땅에 대한 것이다. 욥의 탄원은 땅이 혼돈 속으로 떨어졌다는 것(욥 3장)과 땅이 악인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것(욥 9장)과 연관돼 있다.

5. 욥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하나님이 창세기 1장에서 만드셨던 것과 같은 좋은 세계가 아니었다. 고난 가운데서 욥은 세상에 질서가 사라졌음을 탄식한다. 그리고 인간의 윤리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윤리까지 논의한다. 세상에서 인과율의 관계는 작동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더 이상 세상의 질서를 감시하지 않고, 악인들에게는 악으로 선한 이들에게는 선으로 갚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세상은 존재 의미를 잃게 되고 결국 붕괴된다. 욥은 이처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세상은 안정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창조주에 대해 고소를 한다.

 


6. 욥에 의해서 제기된 탄원과 고발에 대해 하나님은 답변하신다. 세상은 제멋대로이며 혼돈상태다. 세상의 창조에 대한 질문은 세상의 태초에 대한 질문과 이러한 태초의 지속적인 효력에 대한 질문을 포함한다. 동시에 이것은 하나님의 공간과 시간에 관한 것이다. 땅의 크기, 바다의 깊이와 하늘의 높이, 빛과 어둠의 법 그리고 별들의 움직임 등 하나님의 공간과 시간은 인간의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다.

7. 하나님은 인과율의 관계로 세상을 다스리시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계획과 법으로 이끌고 가신다. 욥의 생각과는 달리 땅(세상)은 혼돈으로 떨어지지 않았고, 악인의 손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하나님의 연설에 따르면 세상은 하나님의 창조물로서 안정적이고 견고하다. 그리고 하나님에 의해서 이끌려지고 필요한 것들이 공급되어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창조 세상에는 여전히 양면성이 존재한다.

8. 욥의 탄원과 달리 세상은 하나님에 의해서 이성과 지혜로 창조됐다. 완전한 형태의 땅에 대한 묘사는 하나님의 합리적인 계획(히브리어 ‘에차’)에 상응한다. 두 번째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에 공의(히브리어, ‘미쉬파트’)가 등장한다. 에차는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세계에도 적용되는데 반해서 미쉬파트는 무엇보다도 인간세계와 관계한다. 하나님은 이러한 질서들을 갖고 땅이 몰락하지 않도록 전체 세상을 이끌어 가신다.

9. 욥은 하나님이 인과율의 관계를 유지해야 함을 주장하면서 이러한 규칙을 보장해야 하는 하나님에 대해 회의적이다. 세상은 욥에게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에 욥은 자기 자신의 삶의 실체와 고난의 실체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롭고 더 적합한 법칙을 요구했다.

10. 하나님은 욥에게 어떤 보이지도 않고, 모순된 불이해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질서의 세계를 보여주셨다. 그것이 바로 모든 존재와 전체 역사를 하나의 계획 속에서 함께 묶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논리로서의 ‘에차’(계획)다.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된 세상은 어떤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의미 있는 다양한 질서들 속에서 인식되어진다. 이러한 질서들을 통해서 삶의 공간으로서의 ‘세상’은 존재되고, 세상에서의 온전한 삶이 가능하게 된다.

 

 

11. 따라서 하나님은 욥에게 그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 하나님의 창조세계로 눈을 돌릴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에 의해서 제정되고 다스려지는 창조질서는 각각의 개별적인 인간의 운명보다 더 많은 것을 포함한다. 개인의 운명의 차원을 기반으로 이러한 하나님의 선한 창조질서의 명확한 보편성이 세워질 수 없다.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세계에선 세계질서가 하나님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상의 질서를 통제하시고 다스린다.

12. 두 번째로 하나님은 인간의 세계와 관련해서 그의 미쉬파트(공의)를 관철시킬 수 있는 그의 전능함에 대해서 강조한다. 세상은 자동적으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하나님은 그의 전능함 속에서 인간에게 익숙한 세상의 질서, 그리고 행함과 결과의 인과론의 틀로는 더 이상 분류할 수 없는 것들을 행하실 수 있다. 하나님의 보살핌과 지켜주심을 통해서만이 세상은 혼돈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13. 하나님은 땅을 견고하게 하셨고, 삶의 세계와 혼돈의 세계 사이에 경계를 설정하셨다. 그것으로 땅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다. 욥기 38장 19~38절은 세상의 운행에 대한 것이다. 하나님은 하늘의 날씨현상을 조종하신다. 이것으로 하나님은 땅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신다.

14.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돌보심을 통해서 생명이 번창해 나갈 수 있다. 하나님은 동물들의 보호자이자 공급자이시다(욥 38:39~39:30). 동물 모두는 개별화되거나 대상화되거나 중립적으로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존재로 묘사된다. 창조주의 다스림과 보살핌을 통해서 땅과 땅의 거주자들은 보존되어 간다.

15. 하나님의 보살핌을 통해서 문명세계는 다시 사막이 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날씨현상의 주권자로서 계속해서 땅과 땅의 거주자들을 인도하시고 보존하신다. 이것으로 하나님은 전체 세계와 세상의 거주자들에 대한 처분권과 통치권을 가진다.

16. 이러한 것들은 자연 세계뿐만 아니라 인간 세계에도 적용된다(욥 40:6~41:34). 여기서는 베헤못(하마)와 리워야단(악어)에 대해 다룬다. 이들은 악인들과 같고, 하나님의 적대자들, 즉, 인간세계에서 혼돈의 세력들을 대표한다.

17. 욥의 주장과는 반대로 하나님은 두 동물을 통해 세상은 혼돈의 상태로 떨어지지 않았음을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이 두 혼돈의 괴물을 직접 창조하셨고, 사냥할 수 있다는 말씀을 통해서 온 세상이 자신의 권능 아래 있음을 확증한다. 하나님만이 혼돈의 세력들과 같은 악인들을 통제할 수 있다. 이러므로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들은 땅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된다.

18. 땅은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됐고, 그에 의해서 안정되어진다. 그러나 혼돈의 세력들은 계속해서 땅을 위협한다. 하나님은 땅이 혼돈의 세력에 귀속되지 않도록 돌보신다. 하나님은 말씀은 이 땅에 악인이 존재한다는 욥의 주장을 전제한다. 혼돈의 세력들은 창조주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 계속 남아 있다. 그러기에 이런 하나님의 대적들이 동시에 하나님의 창조에 속한다면 창조세계는 조화로운 우주로서가 아니라 이해충돌의 세계로 여겨진다.

 

 

19. 창조세계 자체는 ‘회복된 세상’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세상의 창조주이자 보존자로서 세계가 혼돈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주신다. 비록 세상에서 이러한 혼돈세력들의 존재가 부인되지 않거나 가볍게 여겨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에차)과 공의(미쉬파트)에 종속된다.

20. 하나님의 말씀에 따르면 혼돈에 대한 어떤 최종적인 승리는 가능하지 않고, 오히려 파괴를 야기시키고, 소외된 세력들에게 하나의 특별한 생존공간이 남아있게 된다. 이럼으로써 세계의 양면성은 하나님의 선한 창조의 한 부분으로 인식된다.

21. 하나님은 욥에게 새로운 세계-상을 제시하려고 했다. 하나님은 그의 작품으로서의 세계를 원칙에 의해 형성하셨다. 욥의 비난에 대항해 하나님은 세상은 안정되어 있고, 창조질서는 잘 작동하고 있음을 그려내고 있다.

22. 그 외에도 욥은 세상이 악인의 수중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과 세상이 혼돈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배워야 했다. 실제로 인간의 관점에서 혼돈으로 관찰되고, 적대적으로 묘사되는 부분이 세상에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들도 확고하게 하나님의 주권에 놓여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23.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이 땅에 혼돈의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즉, 고정되고 변하지 않는 세계질서를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 혼돈과 악에 대항하는 싸움은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등장하는 우주론은 생명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생명을 적대시하는 요소들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계속해서 존속할 것이다. 그것은 자연세계 뿐만 안라 인간세계도 하나님의 의해서 운영되고 유지되기 때문이다.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