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단! 한국교회

“교회 신앙언어, 공공성과 공적신앙의 장애물 되지 말아야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5.
728x90
반응형

 

왜 개신교 신앙언어는 공공성과 충돌하는가?

 

김동춘 교수 / 2014년 7월 29일 기사

 

“한국개신교의 신앙언어는 공공의 장, 특히 공론장에서 격렬한 충돌을 야기해왔다. 이제 한국개신교는 자신의 확고한 신앙의 신념과 언어표현이 사회 일반에서 적합성과 타당성을 지니는지, 그리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1. 현재의 한국개신교 위기는 공공성의 위기다. 그 가운데 심각한 것은 기독교신앙의 공공성, 즉, ‘공적신앙’의 부재와 결핍이 가져온 위기라고 진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개신교가 직면한 위기의 두 축은 도덕성의 상실과 공공성의 문제다.
 
2. 오늘은 한국개신교가 사회 속에서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신앙행태(땅 밟기, 저주기도, 무례한 전도방식 등), 신앙적 사고들, 그리고 신앙적 어법(신앙언어:<예> “세월호 사건은 하나님의 뜻이다”)이 인간사회의 공동선과 일치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보편성과 타당성을 지니는가에 생각해야 한다. 사실 문창극 사태는 한국개신교의 공공성의 결핍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 사건이다. 문창극의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 역사관이 격렬한 반응을 일으킨 것은 개신교 신앙언오가 공공성과 충돌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우리는 신앙언어에 주목해야 한다. 교회적 신앙언어라 할지라도, 순전히 사적인 신앙적 신념과 확신에 근거한 발언이라 할지라도 비기독교인들과 기독교 밖의 세계, 즉 교회 밖에 사람들에게 손쉽게 유포돼 공론화가 일어난다. 더 중요한 것은 종교화된 세속사회에서 특정한 신앙언어는 그 자체가 복음선포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신앙언어는 개신교의 상징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으며, 복음전도와 교회에 대한 신뢰도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4. (한국개신교가 공공성과 충돌하는 이유-1). 사적인 신앙언어를 신앙의 특수성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어 버리고, 사적인 신앙고백적 언어가 공론장에서 공적담론으로 연결된다는 성격을 파악하지 못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사적 신앙고백(신앙언어)과 공공의 영역이라는 두 영역에 실존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개신교의 위기는 신앙의 특수성을 고집하면서 기독교신앙의 공공성으로 이해되지 않을 때 초래하는 위기다.
 
5. 문창극의 발언은 사적 신앙언어라는 이름으로 던져진 공적언어다. 그의 발언은 단지 사사로운 신앙간증이 아니었다. 결코 개인적인 신앙경험으로 간주될 수 없다. 그의 강연은 도리어 그가 평소에 지니고 있던 일제 식민역사를 찬양하면서 결국은 반공주의 기독교로 연결지을 수 있는 이념적인 편향성을 공교회라는 공간에서 신앙언어로 표출한 것이었다.
 
6. 교회의 사적 신앙언어가 공론장에서 증폭될 경우 교회는 자신들의 공적담론을 사적 신앙의 자유권 보호라는 위장막 안으로 신속히 도피한다. 하지만 문창극의 발언은 사사로운 신앙고백의 차원으로 축소할 수 없다. 그것은 사유화된 신앙언어의 형식을 빌린 것일 뿐 사실 그 역사관 자체는 공적 차원으로 확산시킬 의도와 목적을 갖고 발언된 것이다.
 
7. 우리는 공공성 논의에 있어서 기독교신앙의 개인적인 차원과 사사로운 것의 차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신앙은 하나님 앞에서 자아의 실존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이지만 신앙이 사적 종교의 도피처이거나 사사로운 욕망의 투영물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적인 것은 아니다.

 


8. (한국개신교가 공공성과 충돌하는 이유-2) 개신교신앙이 우리 사회에서 ‘불편한 종교’ 혹은 ‘무례한 종교’로 비춰진 것은 기독교신앙 본래의 순수성, 본질적 가치,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개신교신앙이 교회 밖의 사람과 너무 동떨어진 언어구조, 사유체계, 가치지향점을 너무 자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9. 개신교인들의 신앙적 사고나 언어논법은 대부분 일반적 통념과는 거리가 먼 사고의 틀을 보여주면서 그것들은 단지 우스꽝스럽고, 넌센스하며, 이성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약간 ‘이상한’ 사고를 지닌 정도를 넘어서서 대단히 무례한 자들의 언어요, 폭력적인 언어가 되어버렸다.
 
10. 지극히 교회 내부자 논리에 근거한 신앙언어는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상당히 넌센스한 것이어서 개신교 집단이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복리와 평균가치, 그리고 사회를 선도하려는 공동의 책임의식을 전혀 갖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들의 종교집단의 권익보호에 급급한 사익집단으로 비춰지게 됐다.
 
11. 교회의 신앙언어들이 공공성과 보편타당성으로부터 고립돼 동시대의 사고방식과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적인 것과 비기독교적인 것,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교회와 사회 사이의 공동의 기반들, 즉, 공유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12. 이제 개신교 신앙언어는 공공성의 맥락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 교회 안과 교회 밖, 종교적 언어와 세속적 언어 사이의 공동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13. 일반은총에 근거한 공공성: 일반은총은 본래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공통적인’ 은총이다.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신자와 불신자, 교회와 세상이 공유하는 은총이며, 두 영역에서 발견되는 은총이다.
 
14. 성육신의 신비: 신적 현실과 인간적 현실이 분리됨이나 혼합됨이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한 인격 안에 결합한다는 성육신의 신비는 ‘공공성의 성육신적 기반’을 제공한다.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신적 신비만이 아니라 인간의 현실 안에서 만나게 된다. 인간적 현실 없이 그리스도적인 것은 만날 수 없다.
15.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제자직의 삶을 살 뿐 아니라 세상 안에서 시민직으로 살아간다. 신앙과 이성, 그리스도적인 영역과 세속적 영역에 근거한 두 왕국의 원리는 제자직의 비범성과 시민직의 일반성을 양립적으로 살아간다.
 
16. (한국개신교가 공공성과 충돌하는 이유-3) 한국개신교의 공공성과의 충돌은 한국 교회에게 요청되는 종교의 합리성과 타당성 결여에 기인한다. 사회의 변동기에 직면한 개신교가 주술신앙적 형태로부터 합리적인 설득에 기초한 신앙으로 전환되지 않을 때 충돌이 일어난다. ‘하나님의 뜻’ 발언이 격론이 벌어진 것은 발생된 사건에 대한 인과론적 해석이 아닌 극단적인 섭리론적 해석에 기인한다.

 

 

17. 그동안 한국 교회는 주술종교적 기능을 발휘함으로써 근대화로 이동하는 사회적 변동기에 불안정한 삶에 안정과 내면적 질서를 부여하는 삶의 원리와 정신적 의지처가 됐다. 그러나 일정한 경제성장을 달성한 한국 백성들에게는 더 이상 주술신앙적 기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18. 이제 주술신앙의 효능은 끝났으며, 이성신앙과 도덕신앙이 요청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몽적 신앙과 초월적 신앙은 양자택일의 성격은 아니다.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면서도 기독교신앙의 초월성을 붙들 수 있으며, 반이성적이지는 않으면서도 이성적 합리를 존중하고, 이성 너머의 신앙의 영역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복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19. 한국개신교는 점차 의례적 예배, 주술적, 무당행위로서의 비합리적 축복종교의 기능은 희박해지면서 사회의 공동선과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종교로 자리매김하지 않으면 안된다. 개신교의 믿음의 체계와 논리는 그 자신의 본래적 자기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속에 소통하는 신앙 메시지를 제시하면서 기독교 교회와 발전에 부응해야 한다.

/ 왜 개신교 신앙언어는 공공성과 충돌하는가?-윤리적 진단 / 김동춘 교수

 

* 위의 내용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지난 25일 오후 7시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로 비추어 본 한국 교회와 신학’(부제:고통의 역사에 대한 기억과 우정의 신학)을 주제로 진행된 긴급포럼에서 발표된 것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