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총회(총회장:오정호 목사)가 최근 목회하는 남성에게는 '목사'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목회하는 여성에게는 '동역사'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방안을 내놓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교회개혁실천연대를 비롯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등 복음주의 22개 단체가 뜻을 모아 지난 3월 22일(금) 예장 합동총회의 '동역사' 명칭 부여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예장 합동총회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TF팀(여사위TF팀·류명렬 위원장)은 지난 2월 27일 제4차 전체 회의를 통해 ‘동역사’ 명칭 부여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복음주의 단체(이하 동 단체)는 성명서 발표를 통해 "예장합동 총회가 지난해 108회 총회 당시, 스스로 제안한 강도권 부여를 회의 원칙까지 어기면서 이틀 만에 철회하며 생긴 모순을 무마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라며 "상식과 절차에도 없는 모순된 미봉책을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깊이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동 단체는 "마치 ‘아버지를 아버지라, 아들을 아들이라’ 할 수 없었던 홍길동의 비극처럼 ‘목사’를 ‘목사’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왜인가.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목회를 위한 수련 과정과 절차를 밟고 동일한 역할을 수행해도 ‘목사’라고는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안되는가? 여성 사역자들의 피눈물 나는 호소가 들리지 않는가? 이런 모습이 한국 사회가 더욱 한국교회를 외면하게 만드는 일인 줄 모르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남녀가 동일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는 인간 창조의 대원칙(창 1:27, 고전 11:11~12, 갈 3:28)은 여성 안수가 성경 말씀을 거스르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어 대다수 기독교 교단들이 여성 안수를 시행하고 있다"라며 "예장합동 총회는 인간 창조의 대원칙의 성경적 원점에서 여성 안수 제도를 연구하고, 더 이상 고육책이 아니라 정면돌파하면서 논의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래는 성명서 전문.
[예장 합동 총회의 ‘동역사’ 명칭 부여를 규탄하는 성명서]
목회하는 남성은 목사! 목회하는 여성은 동역사?
예장합동은 고육책을 멈추고 여성 안수 정면 돌파하라!
지난 2월 2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오정호 총회장) 총회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TF팀(여사위TF팀·류명렬 위원장)은 제4차 전체 회의를 통해 ‘동역사’ 명칭 부여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해당 총회가 작년 108회 총회 당시, 스스로 제안한 강도권 부여를 회의 원칙까지 어기면서 이틀 만에 철회하며 생긴 모순을 무마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우리는 예장 합동 총회가 어떻게든 이 난제를 풀어보려고 과거보다는 더 고민하려는 것을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시대적 과제에 정면 돌파하지 않고 누구나 알고 있는 근본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자꾸 시간을 끌고, 상식과 절차에도 없는 모순된 미봉책을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깊이 우려하는 바이다.
총회 헌법과 남성만의 총회 분위기로 인해 당장 여성 목사를 허용할 수는 없으나 이를 반대하는 논리적 근거도 부족하고, 현실적 요청도 외면할 수만은 없어 목사는 아니지만 목사 비슷한 권한을 만들려다 보니 ‘강도사도 아닌 강도권’이나 ‘동역사’ 같은 이상한 말을 만드는 일들이 계속 시도되고 있다.
마치 ‘아버지를 아버지라, 아들을 아들이라’ 할 수 없었던 홍길동의 비극처럼 ‘목사’를 ‘목사’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왜인가.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목회를 위한 수련 과정과 절차를 밟고 동일한 역할을 수행해도 ‘목사’라고는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안되는가? 여성 사역자들의 피눈물 나는 호소가 들리지 않는가?
이런 모습이 한국 사회가 더욱 한국교회를 외면하게 만드는 일인 줄 모르는가! 물론 예장 합동만 아니라 예장 고신과 예장 합신 역시 ‘여자는 남자를 가르칠 수 없다’(딤전 2:11~12)는 성경의 근거를 내세우며 ‘성경대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바울이 목회 신학적 차원에서 제시한 그 구절은, 남녀가 동일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는 인간 창조의 대원칙(창 1:27, 고전 11:11~12, 갈 3:28)보다 앞세우면 안 되기에 여성 안수가 성경 말씀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대다수 기독교 교단들이 여성 안수를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당 교단의 역사는 존중할지라도, 이제라도 무엇이 하나님의 말씀과 뜻에 합당한 것인지 원점에서 마음 열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초대교회 예루살렘 총회의 정신이기도 하다(행 15:1~29). 여성 목사 안수는 여성들의 요구가 거세니, 조금씩 뭔가를 던져주는 수혜나 배려가 아니다. 더구나 여성 목사 안수는 단지 여성 사역자 지위 문제만도 아니다. 교회 내 심각한 성폭력 문제나 교회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성도의 목회적 요구를 받아들여 교회를 건강하고 풍성하게 세워가는 데 필수적인 일임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예장 합동 총회에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과 같은 형상을 지닌 여성들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요구한다.
하나, 예장 합동 총회는 지난 가을 정기총회에서 회기 중 결의한 ‘여성 강도권’ 허용을 이틀 만에 뒤집어 회의 절차에 어긋난 파행을 보였는데, 이제라도 합당한 설명을 하고 이에 분노하고 상처받은 여성 사역자들에게 사과하라!
둘, 예장 합동 총회 여사위TF팀은 최근 동역사 제도를 제시하면서 당사자인 여성 사역자 및 여성 신학생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일방적인 결정을 하여 교계 내 혼란을 준 것을 사과하고, 추후 관련 논의 시 당사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으라!
셋, 예장 합동 총회는 이제라도 남녀가 동일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인간 창조의 대원칙의 성경적 원점에서 여성 안수 제도를 연구하고, 더 이상 고육책이 아니라 정면돌파하여 논의하라!
2024년 3월 22일
*함께하는 22개 단체(가나다순)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법률가회,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예수사회운동,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여성학우동아리 ‘레아’,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신학연구과정 학우회, 기후위기기독인연대, 사랑누리교회, 생명평화정의전북기독행동, 성서대전, 성서한국, 신비와저항, 십자가로교회, 신비와저항, 온교회, 인권실천시민행동, 전주열린문교회, 청년개혁연대, 평신도신앙실천운동, 평화아카데미, 한국그리스도교일치포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희년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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