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대한 두려움은 신에 대한 공경과 완전한 신뢰를 나타내며,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 그래서 신의 요구에 대한 완전한 수용의 표현으로도 확대된다. 뿐만 아니라, 신에 대한 경외와 사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며, 나아가 세계를 향한 자신의 목표를 나타낸 것이다."
한동구 박사(평택대 명예교수)의 주장이다.
한동구 박사는 한국구약학회가 지난 9월 22일(금) 오후 1시 호서대 아산캠퍼스에서 <제2성전기의 종교와 문화>라는 주제로 개최한 '제123차 추계학술대회'에서 일반논문 <신에 대한 두려움(잠 1:7)의 신학적 의미>라는 제목으로 일반논문을 발표했다.
한 박사는 "야훼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다"라는 잠언 1장 7절의 말씀에서 잠언 편집자가 '경외'(하나님에 대한 두려움)라는 단어를 통해 무엇을 주장하고자 했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야훼 경외사상
잠언 1장을 주해한 한 박사는 "야훼 경외사상은 이스라엘의 전 역사에서 다양한 의미로 항상 통용된 가치였다. 따라서 책으로써의 잠언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고 있다"라며 "고대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신앙에 따르면 야훼 하나님은 그의 백성의 역사를 직접 주관하신다. 야훼의 통치는 인간의 모든 (지적) 능력을 능가한다고 말한다. 야훼를 경외하는 자는 이러한 야훼의 역사 결정력에 순종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잠언에서 언급한 야훼 경외는 인간으로 하여금 올바른 삶으로 인도하는 중요한 가치로 추구되었다"라며 "잠언 14장 2절, 잠언 10장 6절 등에서 야훼를 경외하는 자는 정직을 더 귀중히 여기고, 인애와 진리의 가치는 야훼 경외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죄악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주장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잠언 편집자는 전통적인 종교사상을 통하여 새로운 지혜 사상을 강화시키고 있다"라며 "잠언은 '생명의 길'(잠 14:26~27; 잠언 10:27; 13:14; 19:23 등), '족하게 지내는 것'(19:23), '존귀'(15:33), '재물과 영광'(22:4) 등 야훼를 경외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을 다양하게 언급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에 대한 두려움의 의미
그렇다면 잠언 편집자는 '야훼 경외', 즉 신에 대한 두려움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까?
한 박사는 "헬레니즘의 압박에 이스라엘의 지혜 학자들은 '신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전통적 사상 그러면서도 새롭게 해석된 사상으로 외래 사상에 맞서고자 했다"라고 주장했다.
한 박사는 신에 대한 두려움의 신학적 의미를 4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신의 계시를 수용하는 지혜다.
한 박사는 "신에 대한 두려움은 신의 계시를 수용하게 만든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지혜가 종교적 경건과 연결되어 있다. 특별히 헬레니즘 시대에 형성된 잠언에서는 신에 대한 두려움울 통해 얻어지는 지혜는 (예언자적인) 계시의 차원으로 연결되어 있다"라며 "따라서 야훼의 경외를 통해 얻어지는 지혜는 영원한 것으로 통용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얻어지는 지혜는 인간의 세계를 넘어, 신의 세계와 관통할 수 있기에 영원한 것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당연히 신의 계시와 연결된 지혜는 모든 통치자의 통치 규범으로도 작용한다"라고 덧붙였다.
둘째, 세계의 위대한 중심 국가의 비전이다.
한 박사는 "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얻어지는 지혜는 잠언 1장 1절에서 암시하는 바, 다윗-솔로몬 제국에 대한 희망과 연결되어 있다"라며 "지혜학자들은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경외)을 통해 창세기 12장 2절(~큰 민족을 이루고)에 대한 약속이 성취되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여기서 큰 국가는 군사적 및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종교적 가치를 통해 실현되는 위대성으로써 하나님 말씀에 의한 세계의 중심이 되는 비전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셋째, 세상의 지혜와 구별된 지혜다.
한 박사는 "잠언의 신학자(최종 편집자)는 분명히 하나의 세계를 지향하는 헬레니즘의 세계관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의 종교적 세계관이 헬레니즘의 세계관에 흡수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라며 "그는 이스라엘의 전통적 가치인 야훼 경외 사상을 통하여, 인간의 이성을 통해 도달될 수 있는 철학적 가치를 능가하는 가치를 주장하며, 또한 하나님의 계시적 말씀 아래에서 펼쳐지는 인간 존엄의 가치는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보여준 인간 존엄의 가치를 능가함을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피력했다.
또한 "페르시아 시대에 예언자들이 페르시아의 가치를 능가하는 가치를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헬레니즘 시대에 지혜학자들은 헬레니즘의 가치를 능가하는 가치의 주장을 통해, 이스라엘이 다시금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했을 것이다"라며 "이스라엘의 지혜학자들은 야훼 경외는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을 능가함을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전통적 가치로 외세의 압도적인 인문학적 문화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스라엘 공동체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한다. 따라서 민족의 연대를 넘어, 세계의 연대에로 나아갈 수 있다. 이는 동시에 식민지 국가에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계급적 사회의 가치를 거부한다"라며 "하나의 중심 국가를 위해 다수의 주변국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헬레니즘이 추구하는 세계화를 거부한다. 이스라엘 공동체가 추구하는 세계화는 이스라엘이 세계를 위해 섬기는 세계화이며, 세계를 융성하게 함으로 진정으로 하나 되는 세계화이다"라고 덧붙였다.
넷째, 세계를 선도하는 능력으로써의 지혜
한 박사는 "신에 대한 두려움에서 얻은 지혜는 세계를 선도하는 능력이 있다. 이스라엘의 지혜 사상은 인간의 사유와 성찰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그리스의 철학 및 사상과 유사하다. 또한 이스라엘의 지혜 전통은 인간을 하나님으로부터 존귀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의 민주주의 문화와 상응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잠 1장 7절에서 "신에 대한 두려움이 모든 지적활동의 으뜸이다"라는 주장 속에는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 및 인문학적 문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도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라며 "잠언의 신학자는 인간학적인 문화와 종교적 가치가 융합된 헬레니즘의 문화를 수용하면서, 이를 선도적으로 능가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지혜문학의 가치는 세계의 주도적인 가치로, 세계의 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지혜 사상은 인간의 사유와 성찰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그리스의 철학 및 사상과 유사하다. 또한 이스라엘의 지혜 전통은 인간을 하나님으로부터 존귀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의 민주주의 문화와 상응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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