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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마 12:28), 어떻게 해석할까?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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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나라연구(04) * 


 

 

하나님 나라가 지닌 현재성과 미래성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미'와 '아직'의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고자 하는 신학자들의 논의 또한 활발하다.

 

이와 관련 '하나님 나라'에 대한 한 편의 연구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권연경 박사(숭실대 교수)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마태복음 12:28(누가복음 11:20) 새로 읽기'라는 연구논문에서 "마태복음 12장 28절은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에 대한 가장 확실한 진술로 간주되고 있지만 해당 본문은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구현에 관한 진술이 아니라 바리새인들의 비난에 반박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천명하는 기독론적 선언으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주장한다.

 

*이 글은 한국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가치 있는 연구 결과물을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권연경 박사의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마태복음 12:28(누가복음 11:20) 새로 읽기>, 한국신약학회, '신약논단', 제29권 3호(2022년).

 

 

 

'이미'와 '아직'의 하나님 나라

권 박사는 "현재 하나님 나라와 관련하여 사실상의 의견 일치가 이루어진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예수의 선포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 나라는 이미 도래한 것이면서 동시에 아직 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라며 "하나님 나라는 그 도래를 기다리며 이를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미 도래하여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한다.

 

반면, "복음서의 기록 및 예수의 가르침에서 하나님 나라는 많은 경우 장차 '올' 나라로, 그래서 앞으로 '들어가야' 할 곳으로 묘사되는 만큼 미래에 와야 할 하나님 나라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마태복음 12장 28절(눅 12:20)처럼 하나님 나라를 이미 도래한 것으로 제시하는 본문들도 있어서 하나님 나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할 때 논란이 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마태복음 12:28 하나님 나라,
과연 '이미'를 말할까?

권 박사는 "해당 구절은 하나님 나라의 현존에 대한 마태복음의 가장 강력한 진술이자 실현된 종말론을 가장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구절로 여겨지고 있다"라며 "예수의 귀신 축출은 예수 안에서 그리고 예수를 통해서 하나님의 종말론적 통치가 사람들 중에 현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권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해당 본문을 하나님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하나로 아우르려는 시도로 접근할 경우에는 논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다.

 

 '이미'와 '아직', 학자의 글에만 있다

권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의 하나님 나라와 '아직'의 하나님 나라에 대해 복음서는 침묵한다. 

 

권 박사는 "복음서 어디에도 하나님 나라의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것으로 제시되거나 공존의 구체적 양상이 묘사되는 사례는 없다. 복음서 자체는 하나님 나라의 시간적 공존이나 혹은 현재와 미래 사이의 점진성과 같은 양상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만약 사실이라면 예수의 선포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놀라운 주제이지만, 정작 우리가 그 나라의 시간적 이중성을 배우는 것은 학자들의 정교한 글에서뿐이다"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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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2장 28절, 무엇을 말하나?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마태복음 12:28)

 

권 박사는 "해당 본문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매우 선명한 기독론적 초점이다. 바알세불 논쟁은 예수의 정체성을 둘러싼 기독론적 갈등이다"라며 "예수는 바리새인들의 의도를 간파하고 논증을 통해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다. 핵심은 귀신 축출자 예수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바알세불과 성령 혹은 사탄과 하나님 사이의 대조다. 사탄의 나라가 주요 주제가 아닌 것처
럼, 여기서는 하나님 나라 역시 독자적 주제로 소개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즉, 해당 본문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바리새인들의 공격에 대해 예수는 시종일관 자신의 정당성에 대한 해명과 선언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28절만 따로 읽으면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날카로운 논쟁의 결론으로써 이 진술은 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주제에 관한 선언이 아니다. 예수의 정체성과 입지를 해명하기 위해 하나님 나라가 언급된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29절부터 이어지는 긴 말씀은 새로 등장한 하나님 나라에 관한 후속적 해명이 아니라 25절 이후부터 줄곧 다루어진 사안, 곧 예수 자신의 정당성에 관한 논쟁적 주장과 그의 반대자들에 대한 신랄한 비난과 저주다"라고 덧붙힌다.

 

 

 

하나님 나라 현존을 말하지 않는다

바리새인의 귀신 축출과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연결시키는 것과 28절을 문맥으로부터 분리해서 해석하는 것 등 해당 본문에 대한 여러 해석과 주장들을 설명하는 권 박사는 "해당 본문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귀신 축출 행위가 바알세불/사탄 아닌 하나님의 영(혹은 손가락)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할 뿐, 하나님의 영에 의한 자신의 활동이 '하나님 나라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도발적 주장을 개진하려는 것이 아니다. 본문은 귀신 축출 활동을 둘러싼 예수 자신의 정당성에 관한 것이지, '예수의 귀신 축출 활동과 하나님 나라의 시작 사이의 관계'에 관한 설명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예수는 하나님 나라에 전혀 합당하지 않은 바리새인들을 향해 '하나님 나라가 여러분에게 왔습니다' 하고 선언한다. 만약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도래에 관한 일반적, 종말론적 진술이라면, 이런 중대한 사건이 왜 하필 지옥의 판결을 피할 수 없는 바리새인들에게 주어졌는지 해명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예수님의 이 선언을 어떻게 이해하든, 선별된 이들만이 들어갈 하나님 나라가 '바리새인들 위에' 이미 왔다는 말이 사실일 수는 없다. 28절은 바리새인들의 모욕적 비난을 반박하는 자기 선언이지, 하나님 나라 자체에 관한 일반적, 종말론적 진술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한다.

 

또한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 전체에 걸쳐, 더러운 영을 축출하는 이야기는 빈번하게 나오지만, 이 현상이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연결되는 경우는 달리 없다"라며 "귀신 축출이 정말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도래를 의미한다면, 이 종말론적 메시지가 선명하게 선포되었을 법한 상황이 적지 않다. 그러나 두 복음서 어디에서도 그런 사례는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권 박사는 "마태복음 12:28(누가복음 11:20)이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에 관한 가장 중요한 증거의 하나라는 점에서, 우리의 물음은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이라는 발상 자체에 관한 물음으로 확장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이 역시 하나님 나라에 관한 방대한 가르침 전체를 다루어야 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라면서 연구논문을 마무리한다.


[연구논문 목차]

들어가는 말
I. 상식적 물음
  1. 도식의 비논리성
  2. 샌더스의 질문
II. 귀신 축출을 둘러싼 기독론적 논쟁의 맥락
  1. 기독론적 논쟁
  2. 예수의 반박 – 두 개의 귀류법적 논증
  3. 예수의 자기 선언
III. 바리새인의 귀신 축출과 하나님 나라의 도래?
  1. 본문의 논리
  2. 필연적 결론 피하기 – 문맥 분리
  3. 예수의 귀신 축출은 남다른가?
IV. 바리새인과 예수, 사탄과 하나님
V. 사탄의 패배와 하나님 나라
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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