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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사회•환경과 신학

‘철옹성’ 같은 자본주의,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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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2015년 8월 10일 기사

 

“그리스도인이라면 자본주의 사회를 뛰어넘는 실천에 헌신해야 한다. 철옹성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 균열이 일어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틈새를 만드는 것은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박득훈 목사(새맘교회)는 더불어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면 자본주의 사회, 개인화된 사회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자 알아서 살 길을 찾는 사회, 경쟁사회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사회로부터 벗어나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박 목사의 주장. 그는 “소위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사회를 뜯어고치려면 기존 질서에 저항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회적 지위와 위신을 상실하는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고, 결국 순응하는 길을 택하게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사회변혁, 왜 그리스도인은 외면할까

따라서 박 목사는 이러한 과업을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사회변혁을 위해 기꺼히 자신의 삶을 던져야 한다는 것.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이와 같은 주장을 낯설어하며 의혹을 보낸다. 왜 그럴까?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전도이지, 사회 변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변혁보다는 전도에 매진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사회변혁은 전도가 제대로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변혁의 사명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면 전도를 아무리해도 세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를 예로 들자면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개인적으로 혹은 교회적으로 위로하고, 경제적으로 돌보는 것까지는 좋은 일이라고 여기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운동을 하면 정치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다며 교회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그냥 사회봉사 차원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박 목사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마 22:21)라는 원칙과 ‘위에 있는 구너세들에게 복종하라’(롬 13:1~7)는 원칙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원칙은 성경 전체의 가르침과 해당 본문의 맥락에서 보더라도 매우 왜곡된 해석과 적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 목사는 성경적 근거를 제시하며 교회가 사회적 변혁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은 온 세상 만물을 다 창조하시고, 그것이 ‘선하다’고 평가하시면서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에게 사랑의 공동체를 형성해 자연을 잘 가꾸고 돌보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명령하셨다(창 1:2장). 따라서 정치와 경제, 문화 영역은 본질적으로 하나님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는 삶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타락은 소명 자체가 무효화된 것이 아니라 왜곡되고 부패했을 뿐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서도 타락한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 온 세상 만민을 축복하기 원하셨다(창 18:18~19).

예수님의 인격과 삶, 십자가의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한 구원사역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인들을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가 자신들만의 게토를 만들어 살게 하다가 내세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인들을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 교회를 세우게 하시고, 세상 한 가운데로 보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다가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도래와 함께 마침내 부활해 온전히 변화된 세상에서 주님과 함께 영원히 살게 하시는 것이다(요 18:14~19, 마 5:13~16, 고전 15장, 계 21~22장).

이사야 58장 6~7절에서도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은 자신이 기뻐하시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풀어주고 멍에의 줄을 끌러주고, 압제받는 사람을 놓아주고, 모든 멍에를 꺾어버리는” ‘사회 변혁적 실천’과 “굶주린 사람에게 자신의 먹거리를 나누어주며,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며,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입혀주며, 자신의 골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사회봉사’를 동시에 감당하는 것이라 말씀하셨다.

 


# 새 하늘과 새 땅을 꿈꿔라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과연 어떤 세상을 꿈꿔야 하는 것인가? ‘냉혹하게 개인화된 사회’에서 ‘서로를 돌아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사회’로 변혁시키는 것이다.

이사야는 정의의 열매는 바로 평화, 즉 억압과 착취로 말미암은 모든 적대관계가 종식되어 건강하고 온전해진 상태라고 말한다(사 32:17). 이것이 바로 ‘새 하늘과 새 땅’이다(사 65:17~25).

박 목사는 ‘새 하늘과 새 땅’의 특징을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억압과 착취로 말미암은 온갖 슬픔과 고통이 사라지고 기쁨이 가득한 곳이다. 유아 사망이 사라지고 건강한 장수가 보편화되는 것이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자기 노동의 열매, 즉 주택과 먹거리를 권력에 빼앗기지 않고 스스로 누리는 것이다. 주님과 친밀한 관계를 누리는 것이다. 자연에 존재하던 냉혹한 먹이사실 관계가 사라지고 모든 동물이 온순해져서 자연계에도 놀라운 평화가 임하는 것이다.

그는 “예수님이 다시 오시면, 이사야를 통해 예언됐고,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기 시작한 새 하늘과 새 땅이 완성될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통해 이렇게 완성될 세상을 미리 보여 주시는 것은 자기 백성들이 어두운 현실과 맞서 치열하게 싸우는 삶을 응원하시기 위함이다. 따라서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을 품고 살아가는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한국사회의 변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사회변혁,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박 목사는 사회변혁을 위해 한국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을 회복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꿈에 근접해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려면 우리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

박 목사는 “사회는 가치, 이념, 체제라는 세 가지 층위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인간 집단”이라며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가치는 돈이고, 이념은 자본주의를 정당화하는 정치경제철학과 정치경제학이다. 체제는 자본주의 정치경제 체제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맘몬숭배와 자본주의 경제체제 및 정치체제의 문제점을 진단한 박 목사는 “그리스도인은 당연히 경쟁만능주의와 사회적 양극화에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며 자본주의 사회를 뛰어넘는 실천에 헌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첫 번째는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북한과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남한의 분단과 전쟁이라는 비극적 역사가 남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를 넘어가려는 것을 곧 하나님을 부인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증오와 불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예수 그리스스도의 십자가에서 우러나오는 화해와 용서의 영성이 절실히 요청된다.

두 번째는 돈의 가치를 숭배하는 맘몬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인간의 의지와 결단으로는 맘몬숭배를 이길 수 없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늘 영생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세 번째는 우리 안에 깊숙이 박힌 소비주의를 도려내는 것이다. 모든 경제적 위기와 공황은 본질적으로 과잉생산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하라는 광고가 폭포처럼 쏟아진다. 내 안에 박힌 소비주의를 이겨내지 못하면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박 목사는 “소비주의를 이겨내게 만드는 궁극적인 힘은 내가 주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서 최고의 행복과 건강한 자존감을 맛볼 줄 아는데서 온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는 자본주의 질서에 이미 순응하도록 내재된 내 안의 정신적 구조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싸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 정신적 구조의 밑바닥에는 절망과 체념이 놓여 있다. ‘내가 아무리 애쓴들 세상이 변하겠냐? 그냥 나에게 주어진 사회적 조건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나를 발전시켜나가는 데서 행복을 찾자’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 목사는 “이러한 절망과 체념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 역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믿는데서 우러나온다”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는 공동체 영성을 지닌 교회를 찾든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회가 공동체 영성을 회복하도록 최선을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그리스도인이라도 홀로 자본주의와 맞설 용기를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서로 위로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 내지 퇴출당했을 때,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여섯 번째는 자본주의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만들어가면서 서로 선위의 경쟁을 하고 연대해야 한다.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경제, 경제민주화와 보편 복지를 강조하는 사회민주주의, 생산 수단의 사회적 소유 철폐를 전제로 한 민주적 참여 계획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박 목사는 “자신의 판단과 신념, 그리고 역량과 스타일에 따라 선호하는 노선이 다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를 어떤 모양으로든지 뛰어넘어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삼아 서로 적대시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서로 치열하게 경쟁함으로써 서로 배우고 자신을 강화시켜나가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동 전선을 형성해 굳게 연대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럴 때 철옹성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 균열이 일어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틈새가 열릴 것”이라며 “우리는 그 틈새를 통해 더불어 유쾌하게 살아가는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800여 명의 기독청년들이 참석한 ‘2015 성서한국 전국대회’가 지난 8월 5일부터 8일까지 건양대 캠퍼스에서 개최됐다. 성서한국은 ‘사회적 제자도’를 강조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속에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이한 이번 전국대회는 ‘더불어 한 몸, 유쾌한 세상살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성서한국 이사장 김형원 목사(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원장)는 “하나님은 인간을 공동체적 존재로 만드셨고, 인간 사회가 서로 돌보고 책임지는 곳이 되기를 원하신다”며 “개인주의 세상 속에서 하나님나라의 본질적인 가치, 그리고 우리 교회와 사회에서 반드시 회복되어야 할 가치인 ‘공동체’를 화두로 내걸었다”며 이번 전국대회의 취지를 밝혔다. 주집회 강사들의 메시지와 함께 성경이 말하는 공동체, 그리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살아내야 할 ‘공동체적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 강사들의 일부 강연 내용을 정리하며, ‘2015 성서한국 전국대회’가 오늘의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외치는 소리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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