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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역사와 신학

목회자의 권위는 법과 제도로 '주장하는 것' 아닌 인정과 사랑으로 '주어지는 것'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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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신학연구소(소장: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1월 8일 오후 1시 '교회 공동체와 목회자의 권위'라는 주제로 두 번째 가을 세미나를 진행했다.

 

지난 10월 세미나에서는 김주한 박사(한신대 교수, 교회사학)의 '루터의 보편적 사제직과 목회자의 권위'(기사보기)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으며, 이번 11월에는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교수/교회사학)가 발표자로 참여했다.

 

박명수 박사는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권위 문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박명수 박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혜암신학연구소 홈페이지)

 

 

 

목회자의 권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박 박사는 "목회자의 권위는 시대마다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원래 구약성경에 보면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아브라함은 족장이자 제사장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었다. 정치세력이 약했던 사사시대에는 제사장의 권한은 분명히 강했다. 그러나 왕정시대가 강화되면서 제사장은 결국 왕의 종교담당 관리와 같은 위치로 돌아가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구약 시대와 로마시대를 거치면서도 목회자의 권위는 상황에 따라 달라져 왔다. 오늘의 한국사회는 민주적인 사회이다. 따라서 오늘의 한국교회 목사의 권위는 여기에 합당해야 할 것이다"라며 "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정작 한국교회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원하는 교회의 민주적인 리더십과 권위를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근대사 속에서의
목사의 권위와 역할

 

한국 근대사회의 발전 속에서의 목사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설명한 박 박사는 "한국 기독교는 선교사들로부터 복음과 더불어서 민주주의 제도를 배웠다"라며 "교회는 목사, 장로, 집사, 그리고 평신도로 구성되며, 그 운영은 여기에 합당한 각종 회의를 통해서 운영되는 것이다. 목사는 선교사들로부터 이런 민주적인 리더십을 배웠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방되었을 때 한국 기독교는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유일한 종교단체였다. 이 당시 목사의 리더십은 유교와는 다른 민주적인 리더십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교회 목사들은 서구 기독교를 받아들여 한국에 새로운 시민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라며 "한국 개신교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입각하여 교회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면서 그러나 신자 개개인의 정치활동에 교회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목사의 임무는 주로 영적인 것으로 제한해야 하며, 신자 개개인의 정치적인 자유에 대해서 교회는 간섭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해방 이후,
목사의 권위와 역할

 

해방 이후 한국교회 목사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한 박 박사는 "한국교회는 월남 기독교인들에 의해서 재구성되면서 이들에 세운 교회는 단지 교회가 아니라 삶 전체의 중심이었다"라며 "그들에게 교회는 단지 영적인 공동체일 뿐만이 아니라 교육, 의료,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센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목사는 보다 절대적인 권한을 갖게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60년대와 70년대를 지나가면서 대도시에 대형교회가 등장하면서 더욱 강화되었다"라며 "시골 공동체처럼 기존의 권위가 부재한 산업도시에서 신자들에게 교회는 다른 어떤 공동체보다 더 강력한 공동체였고, 이런 상황에서 목사들은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게 되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60년대 이후 한국교회가 새로 설립된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권위주의적인 목사들이 출현했지만 동시에 이 시기에는 평신도들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한국교회의 또 다른 측면인 권위주의적인 장로 제도를 낳았다"라며 "교회를 움직이는 당회의 권한은 막강해지고 권위주의적인 목사대신 전권을 가진 당회가 등장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목자상' 필요한가?

 

박 박사는 "현재 한국사회는 권위주의적인 각종제도를 거부하고 있다. 교회 구성원들은 교역자 청빙과정, 제정 운용, 각종 회의록의 공개 등은 더 이상 과거 권위주의적인 목사제도를 수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런 제도들은 목사에게 운신의 폭을 제한하여 목사들을 단지 교회에 의한 고용인으로 전락하도록 하는 위험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박 박사는 '목사의 권위는 성령론적인 기초(성령의 은사)를 가질 것', '목회 현장에서 성도들을 순종의 대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인식할 것', '민주사회의 리더십을 교회에 적용시킬 것', '성도들의 지나친 횡포로부터 목사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 것', '목사의 성도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 등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목자상을 제시했다.

 

박 박사는 "교회는 종교(신앙) 공동체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뜻과 그의 역사가 이곳을 통해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라며 "제도나 학벌로 권위를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신자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목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목회자 권위는 '영성'의 문제

 

한편, 박명수 박사의 발표에 논찬한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는 "목사의 권위는 신도공동체 구성원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음으로 발생하는 것이지 교회법이나 치리권이나 신학적 지식 우월성에서 오지 않는다"라며 "목사의 권위는 그가 얼마나 많이 목회자로서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있는가'에 정비례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와 같은 목사의 권위에 대해 '목회적 영성'이라고 정의하면서 "목회자의 영성이 갖추어야 할 4대 특징으로서 은혜와 진리 충만의 말씀의 영성(요 1:14), 자기 비움과 섬김의 영성(눅 20:27-28), 탐욕과 돈 유혹에서 자유로운 청빈 영성(마 6:24), 복음과 함께 고난도 받는 正道牧會(정도목회) 영성(딤후 1:8)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회자의 모든 권위는 귄위 부리는 자가 권리로서 주장하여 가능한 것이 아니고, 공동체 구성원들에 의하여 인정, 존경, 사랑받는데서 부터 오는 ‘주어지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일웅 박사(총신대 전 총장)와 강석찬 목사(초동교회 은퇴목사)도 논찬을 통해 목사의 권위는 법이나 직제, 제도가 아닌 복음을 드러내고, 주님의 교회를 세우는 언행일치의 삶으로 자연스럽게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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