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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 교회의 과제는 “기억하며 저항하는 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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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 교회의 과제는 “기억하며 저항하는 것”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7. 14:27

 

교회협 세월호 참사 대책위, ‘세월호 참사 1주기 신학토론회’ 개최 / 2015년 3월 25일 기사

 

 
 
2014년 4월 16일. 솔직히 생각만 해도 아픔과 분노의 감정이 동시에 복받쳐 오른다.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기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학생과 교사, 일반인 등 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대형 참사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제 곧 1주기다. 하지만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못한다. 그리고 여전히 세월호 참사로 인해 겪는 유가족들과 친구, 이웃, 우리의 처절한 아픔과 분노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위원장:이승열 목사)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지난 24일 오후 7시 기독교회관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한국 교회의 응답’을 주제로 신학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김은혜 교수(장신대, 기독교와 문화)와 박창현 교수(감신대, 선교신학)가 ‘기독교 생명가치와 기억의 윤리’와 ‘맹골수도에 죽은 예수의 부활을 준비하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 ‘위험한 기억’은 급진적인 저항

‘기독교 생명 가치와 기억의 윤리’에 대해 발표한 김은혜 교수는 “우리는 세월호 참상을 기억해야만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동일한 고통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변화를 이끌어내고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세월호가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한다”며 “우리는 국가가 은폐하려는 ‘위험한 기억’을 되살리고 잊지 않으려고 이곳에 모였다. 바른 역사를 만들어 나아가기 위해서는 잊지 않아야하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기억은 그 자체가 저항이다. 너무 깊은 슬픔과 너무 처절한 고통을 당한 자들과의 공감보다 남겨진 자들의 기억이 더 중요한 저항이 될 수 있다. ‘위험한 기억’일수록 더욱 급진적 저항”이라고 말했다.

카타콤의 암울함과 짙은 암흑에서 그리스도의 살아계심을 기억하는 일, 물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생명되신 주님을 기억하는 일, 로마제국의 시퍼런 칼날 앞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고백하는 일은 때론 죽임과 바꾸어야 하는 기억이라는 것.

정치신학자 메츠(J.B. Metz)의 말을 빌어 ‘위험한 기억’의 중요성을 언급한 김 교수는 “교회야말로 이 ‘위험한 기억’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기억의 공동체이고, 이러한 공동체는 ‘위험한 기억’의 이야기에 담긴 억울한 죽음의 희생자들과의 연대 속에서 잘못된 국가와 불의한 정치 구조에 저항하고 비판하는 정치적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십자가를 기억하며 고통당하는 자들과 희생자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들이 다시 살아 돌아오는 부활의 소망을 갖는 것은 분명히 ‘위험한 기억’의 성례전이다. 세월호의 억울한 죽음과 그 죽음에 수반되는 고난과 고통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동참하는 기억이 된다. 이러한 기억의 윤리는 기억을 망각하게 하고 은폐하려는 자들을 향한 구체적 항거이고 실천”이라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기억해야 할 역사가 축소되고 은폐되고 때로는 과거 속에 묻혀 있는 그 역사를 다시 복원함 없이 국민 대통합의 논리로 망각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국가와 권세자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억을 삭제하거나 조작해 만들어낸 편의적 역사 속에 고통의 기억을 거부하거나 밀어내고 망각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 그리고 이러한 망각 속에 보장된 안전은 이제 더 이상 생명의 길이 아님을 세월호 이후 지속되는 참사들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즉, 우리의 망각을 깨뜨리며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은 그 희생을 덮으려거나 조작하려는 자들에 대한 저항이라는 것. 그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다시 우리의 기억 속에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이고, 생명문화를 만들어가는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한국사회는 도덕적 공백상태를 넘어 인간의 영혼과 가치까지도 돈으로 환원되는 극도로 인간존엄성이 상실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세월호 사건은 이와 같은 ‘죽임의 사회’가 어떤 구조와 층위, 또 어떤 관례와 거래 속에서 유지돼 왔는지 자세히 폭로해줬다. 따라서 죽임의 문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한국 교회는 생명의 길과 생명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세월호 참사를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고, 다양한 논리로 비껴가고, 또는 외면했다”며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의 상실과 생명경외의 결핍과 타자에 대한 인식의 부재 때문이다. 죽음의 세력 앞에 침묵하는 것은 생명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포기한 것이고, 교회의 존재 의미도 부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세월호 이후의 신학하기

김 교수는 “이제 한국 교회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새로운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며 “그동안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던 그리스도인들은 최소한의 양심과 애통하는 마음으로 하늘의 위로를 신원하고, 세월호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억을 공유하는 공동체로 연대하고 지속적으로 죽음의 이유를 물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 교회는 기억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월호 이후의 신학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기억 공동체의 정체성을 충분히 구성할 수 있도록 통찰을 주어야 한다. 또한 그것은 반드시 고통당하고 탄식하는 생명과 연대하는 하나님 나라의 미래와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김 교수는 “세월호 이후 신학함은 불의하게 고통당하는 타자들과 역사의 희생자와 패자들을 위한 구원과 치유의 외침이어야 한다”며 “기독교의 권위는 고통당하는 자의 권위 이외에 그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스도론의 지평에서 말하자면 ‘뒤 따름’의 메시아적 실천은 타자와 연대하는 자비다. 따라서 기독교의 신앙은 단순히 믿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비의 믿음의 힘에 의해서 행하는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는 한국 역사의 가장 아픈 고통의 이름인 동시에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전환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한국 교회는 세월호의 고통과 상처에 대한 예언자적 능력을 회복하고, 그 기억공동체로서의 연대에 기초해 기독교 생명 공동체의 윤리를 향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감으로써 한국사회가 근본적인 자기성찰을 통해 진리를 밝히고 정의를 회복하고,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소망하며, 이 세상에서는 불가능한 듯 보이는 초월적 가치를 신뢰하지 않고서는 현실에서 가능한 것조차 이룩할 수 없다”며 “단 숨에 온 세상을 바꾸려는 태도는 오만이며 오산이다. 희생 없이, 헌신 없이 이 세상의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스도인들은 한국사회가 양산하는 고통과 갈등의 현장에서 매일매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생명의 가치와 동시에 그러한 고통과 갈등을 만들어내는 구조와 체제, 그리고 왜곡된 가치들을 변화시키는 일에 희생과 헌신을 각오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철저히 공동체적이다. 우리가 주기도문으로 날마다 기도하듯, 함께 꿈꾸고 함께 일할 때 ‘그 나라’가 이 땅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교회는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했는가?

‘맹골수도에 죽은 예수의 부활을 준비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박창현 교수 또한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 교회와 신학자들은 진지한 반성과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맞이한 한국 교회는 그간 자기의 몸집 부풀리기와 자기 살아가는데 급급해 교회의 존재 이유인 교회 밖의 사람들과 교회를 품고 있는 사회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을 해오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즉, 세월호와 같은 안전불감증에 기인한 사고(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분당 테크노벨리 환풍구 붕괴사고 등)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징조를 깨닫는 예언자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학은 사람과 생명을 경시하고 잘 사는 것에만 목표를 두고, 돈과 물질, 과학과 기술의 발달을 최고의 가치로 숭상하는 사회에 대해 분명한 경고를 하거나 회개를 선포한 징후가 없었고, 오히려 이러한 조류에 편승해 어떻게 해서든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경쟁을 부추겨 왔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이런 이유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며 행복한 나라를 이 땅에 만들겠노라고 개신교 선교 130년을 헌신적으로 일해 왔다’고 주장하는 개신교 신학에 근거한 한국 교회는 절대로 이러한 불행한 참사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 교회의 신학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것에 대한 신학적인 대안을 갖고 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세월호 이후에 대부분의 교회가 보여준 행동은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이 일에 고통을 당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이 나라가 불행을 극복하고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의 모델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는 세월호 참사로 죽은 이들과 유족들과 함께 울기는 했지만 그들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해 사회를 바꾸고 변혁해 우리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 이 일을 감당하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에는 실패했다”며 “세월호 참사로 우는 자들과 함께 웃는 날도 소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의 슬픔과 눈물은 신앙적이었다기보다는 인간이 갖는 기본적인 감정의 발로였을 뿐이고, 다만 우리가 일 년에 한 번씩 습관적으로 해오던 준비된 고난주간의 슬픔에 가중된 표현이었을 뿐”이라며 “교회는 고난주간 중에 당한 세월호의 참사에 함께 눈물을 흘렸지만 그들의 슬픔과는 상관없이 교회의 연례행사에 맞추어 부활의 축제를 선포했다. 교회는 세월호와 함께 고통당하는 유족들의 슬퍼하는 일상에 분명 함께 했지만 그것은 잠시였고, 그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예수 부활하셨다”는 촌극은 중단되어야

박 교수는 “한국 교회는 이제 살점이 뚝뚝 떨어져가는 채찍을 맞고 십자가에 못 박혀 뙤약볕에 몇 시간씩 놓였다가 창으로 허리까지 찔려 죽은 예수를 연상하는 영화를 보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다 3일 후에 ‘예수 부활하셨다’며 춤을 추는 촌극을 중단하고, 예수처럼 그렇게 처참하게 죽어간 세월호의 영혼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한 처참한 죽음을 지켜보며 감성에 젖은 눈물만을 흘릴 것이 아니라 예수의 부활이 없이는 그의 죽음이 의미가 없듯, 부활의 의미를 올바로 깨달아 억울하게 죽은 자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함께 위로 받을 수 있는 부활을 기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상의 슬픔은 누가 같이 울어주면 감해질 수 있지만 죽은 자에 대한 슬픔은 부활이 없이는 절대로 위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는 맹골수도의 죽음의 바다에서 부활을 경험해야 한다”며 “우리와 함께 슬퍼한 세월호의 피해자와 유족들과의 동행이 진실이었음을 드러내려면 바다의 심연에 죽은 이들과 함께 죽음의 깊은 늪에 빠진 예수를 부활시켜야 한다. 그래서 예수의 부활이 그들에게 소망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부활 없는 예수의 죽음은 제자들에게 위로가 될 수 없고, 종교로서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제자들이 부활한 예수님을 만나고 위로를 받고, 증인으로 살아갔듯이 한국 교회는 세상에 세월호의 죽음의 늪에 빠진 예수를 부활시키는 기적을 불러와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예수는 그들과 함께 죽었기에 그들과 함께 죽은 예수가 그들과 함께 부활해야 그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며 “이 부활이 모든 참사를 지켜본 모든 이들에게 분명한 증거가 될 때만이 기독교는 이 사회에 소망을 주는 종교로 미래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어떻게 부활을 준비해야 할까?

박 교수는 “부활의 기적은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에게서 준비된다”며 “팽목항으로, 안산으로, 광화문으로, 청운동으로 달려갈 때,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불의에 맞선 청원을 할 때, 기독교인들이 그들과 함께 할 때 부활의 기적이 나타난다. 세월호에 갇혀서 죽어간 억울한 영혼들을 지켜보며 그들을 위해 대신 호소하는 교회와 신학의 변화 없이는 한국 교회는 부활의 기쁨을 선포할 수 있는 예수의 제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예수 부활의 기적은 모든 사람을 위해 준비된 것이다. 맹골수도에서 죽은 예수의 부활을 준비하는 한국 교회는 이 부활 사건을 통해 전 국민이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하나가 되는 기적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겸손한 섬김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을 나누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가지려는 시도들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는 “예수의 부활이 로마 제국주의 불의에 대한 하나님 나라의 심판이었듯이 세월호의 부활은 잘못된 이정표를 향해 가고 있는 물질과 가진 자 중심의 자본주의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함께 물질축복과 번영신학을 하나님의 복음으로 바꾸어버린 우리 신학에 대한 반성이어야 한다”며 “다시는 이 사회에 세월호와 같은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통한 죽은 자들과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보상해야 하는 부활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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