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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 기독교학교의 과제는 무엇인가? 본문

기독교 교육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 기독교학교의 과제는 무엇인가?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5. 17:09

강영택 교수, “영적ㆍ다문화ㆍ정의와 평화 감수성과 공동체역량 함양해야” / 2014년 12월 10일 기사

 

단순한 지식의 습득과 축적만을 교육의 목표로 삼으면 안돼
인식대상에 대한 책임과 헌신을 동반한 실천적 앎 추구해야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과 기독교학교의 과제 / 강영택 교수(우석대)

오늘날 기독교학교의 교육적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는데 있어 도움을 주는 것이 역량기반교육에 대한 논의다. 지식기반사회라는 현대사회의 특징을 감안해 지식 중심의 전통적 교육에 대한 반성으로 제기된 역량 중심의 교육은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필요한 능력을 구비시키는 것을 주요 교육목표로 삼는 역량기반교육은 기독교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교육이다. 다만 역량기반교육에서 말하는 역량이 일반적으로 지식의 활용능력으로 이해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독교학교가 목표로 하는 역량은 보다 가치 지향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생각할 수 있다.

역량기반교육이 기독교학교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역량의 개념이 기독교적 교육과정에 수용가능한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기독교교육학자들이 제시하는 기독교적 지식관의 중요한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지식은 인격적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사람이 대상에 대한 지식을 갖고자 할 때 대상을 알고자 하는 주체와 그 대상 사이에는 특수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본다.

인식하는 주체가 갖고 있는 개인적인 호기심, 열정, 동기, 성향, 신념 등의 인격적 요소가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식의 인격적 성격은 오늘날 대표적인 지식관인 객관주의적 지식관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지식의 공동체적, 참여적 성격을 갖게 한다. 지식의 참여적 성격은 인식주체로 하여금 대상에 대한 책임과 헌신이라는 참여를 요구하게 된다.

둘째, 성경은 지식의 실천적 경향성을 중시한다. 성경적 지식관에는 앎, 존재, 사랑, 행함 등이 모두 함께 묶여 있다. 그래서 호세아 선지자는 하나님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이기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독교교육은 지식의 인격적 성경과 실천적 경향성이라는 기독교적 지식관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기독교학교에서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과 축적만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서는 안된다. 대신 지식의 실천성, 달리 말하면 인식대상에 대한 책임과 헌신을 동반한 실천적 앎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기독교교육은 인간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체의 총합으로 보는 근대적 지식관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교육 혹은 교과교육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역량기반교육 역시 교과지식의 습득보다는 지식을 활용해 실제 상황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실천능력을 중요하게 본다는 면에서 오늘날의 지식교육과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이런 면에서 역량기반교육은 앞으로 기독교학교육을 설계하는데 참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역량기반교육이 현실사회 특히 산업체의 요구를 반영한 역량을 교육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기독교학교에서 목표로 하는 핵심역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기독교학교가 목표로 삼고, 교육해야 할 기독교적 핵심역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오늘날 기독교학교는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소망하는 미래사회를 열어갈 인재들을 양육하기 위해 영성교육, 공동체교육, 정의와 평화교육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오늘날 우리사회가 과도한 물질주의와 현세주의로 인해 인간소외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미래사회에는 인간 내면의 깊은 탐구를 추구하는 영성교육을 필요로 할 것이다. 영성교육에는 인간이 지정의로 구성된 인격체이며, 육체와 정신은 분리될 수 없는 총체적 존재이고, 인간은 타인과 우주와 나아가 하나님과 궁극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보는 통전성의 영성을 중시한다. 이러한 통전성의 영성을 토대로 인간 내면의 문제를 탐구하는 영성교육은 영적감수성이라는 역량이 미래사회에서는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둘째, 오늘날 사회가 개인주의와 경쟁 지상주의의 만연으로 공동체적 경험이 결핍되고, 인간적 관계가 피상화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미래사회에는 타인과의 상호의존적인 공동체성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공동체교육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체교육에는 타자에 대한 배려와 환대가 필수적이므로 다문화감수성이 중요한 역량이 되며, 참된 공동체에 대한 참여와 공헌을 중요하게 보는 공동체역량이 강조되어야 한다. 여기서 다문화감수성이란 사람들 사이에서 차이와 다양성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셋째, 오늘날 우리사회가 시장만능주의와 권력지상주의로 인해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과 아픔이 외면당하는 현실임을 감안하면 미래사회는 약자들의 권리가 존중받는 정의와 평화가 공존하는 샬롬을 이루기 위한 정의와 평화교육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될 것이다.

정의와 평화교육은 학생들에게 정의와 평화를 향유하게 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정의는 모든 사람들이 차별 없이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향유하는 것이며, 평화는 정의의 결과 사람들이 하나님, 이웃, 자연, 자신 등 타자와의 화목한 관계에서 누리는 기쁨의 상태다.

정의와 평화교육은 정의와 평화 감수성이 미래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량임을 알게 될 것이다. 정의감수성은 정의와 불의를 바르게 분별하고, 불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불의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에 대해 함께 아파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평화감수성은 타자와의 화목한 관계에서 오는 기쁨을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다문화감수성, 정의와 평화감수성, 공동체 역량은 시민의식 가운데 핵심적인 내용을 차지한다. 그리고 다문화감수성이나 공동체역량은 갈등관리 능력과 관련이 깊다. 그러므로 기독교학교에서 함양하고자 하는 핵심역량은 일반적인 역량인 자기관리능력, 문제해결력, 정보활용능력, 창의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과 기독교적 역량인 영적감수성, 다문화감수성, 공동체역량, 정의와 평화감수성을 합한 아홉 개의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기독교학교가 역량기반교육을 진행할 때,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학교의 설립정신을 토대로 기독교학교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역량이어야 하며, 미래사회가 기독교학교에 요구하는 기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역량에 담겨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사항들을 반영한 핵심역량을 정했다면 이를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토의를 통한 의식의 확산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기독교학교들이 좋은 교육목표를 갖고 있었으면서도 실제 교육활동에서는 이를 잘 반영하지 못했던 데는 교육목표에 대한 전 구성원들의 이해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가 추구하는 핵심역량을 정할 때부터 구성원들 사이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한 의식의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학교가 추구하고자 하는 핵심역량을 구성원들과 협의를 거쳐 정했다면 그 다음 단계는 핵심역량을 반영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방향은 단위학교가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성을 갖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이 비교적 자유로운 기독교대안학교의 경우는 필요에 따라 학교가 정한 핵심역량을 토대로 기존의 과지식의 내용과 구조를 큰 폭으로 재구조화 할 수도 있다. 반면, 교육과정의 편성에 제약이 많은 기독교사립학교의 경우는 교육과정의 대포적인 변화보다는 교수와 학습과정의 혁신을 통해 역량기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기독교학교가 핵심역량기반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못지 않게 적절한 교과외 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독서캠프, 토론대회, 동아리포토폴리오 경연대회 등을 통해 구성원의 팀웍과 공동체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또한 성경통독캠프, 기도회, 단기선교여행 등을 통해 영성함양을 도모하고, 지역공부방 봉사, 독거노인 봉사, 다문화가정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관계성을 키워줘야 한다.

역량기반교육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재구성과 함께 교수학습 과정과 평가방법의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수학습 활동과 평가에 역량기반 교육이 반영되지 않으면 문서상으로 존재하는 역량기반 교육과정은 실제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역량기반교육이 목표로 하는, 삶의 맥락에서 활용될 수 있는 능력을 형성하기 위해서 적절한 경험과 맥락을 부여하는 수업과 그에 부합하는 평가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기독교학교가 추구하는 역량인 다문화감수성, 평화감수성, 공동체역량 등은 각 분야에서 이미 개발된 평가 관련 지표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독교신앙의 관점에서 일부 수정해 사용하면 될 것이다. 구체적인 평가는 학교의 사정에 맞게 수행 평가, 서술형 평가, 성장참조형과정 평가, 자기 평가, 동료 평가, 반성일지 등의 방법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독교학교에서 역량기반교육을 다른 학교들에 앞서 선도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이 필요하다. 개별 학교차원에서의 행정지원시스템과 기독교학교연합회 차원, 그리고 교계 차원에서의 지원시스템이 동시에 요구된다.

개별학교 차원에서는 무엇보다 역량기반교육의 실천을 주도해나갈 행정조직이 필요하다. 학교에 교육과정 연구팀을 만들어 그 팀으로 하여금 집중적으로 학교가 추구할 핵심역량을 연구하고, 그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하도록 학교가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기독교학교연합회 차원에서는 기독교학교에서 역량기반교육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교사들을 위한 전문성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기독교학교의 교육과정개발팀 소속 교사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해 역량기반교육에 대한 정확한 개념 이해와 역량기반교육과정 개발의 방안, 교수방법과 평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독교 교계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부분은 무엇보다 대학들, 특히 기독교대학들의 입시정책이 변화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기독교계가 운영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독교대학에서 학생들의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입시정책을 채용하면 기독교학교들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역량 중심의 교육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기독교계는 대학입시 뿐만 아니라 기업체나 언론사 등 다양한 기독교 기관들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기존의 학력이나 외적 조건을 보는 대신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고려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기독교학교의 교육정상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학교는 역량기반교육이 성공적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학교다. 기독교학교가 실시하고자 하는 기독교교육이 본질상 지식의 실천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래전 사회의 시대적 과업을 충실하게 수행한 실천적 인재들을 양성했던 전통을 기독교학교는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심하게 계획된 기독교적 역량중심교육을 통해 기독교학교가 우리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한편, 위의 내용은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지난 11월 29일(2014년)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기독교학교의 미래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제9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강영택 교수의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과 기독교학교의 과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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