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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이중직이 ‘불법’이라고? … 생계부터 책임지고 말해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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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이중직이 ‘불법’이라고? … 생계부터 책임지고 말해야

데오스앤로고스 2016.01.05 16:19

목회사회학연구소, ‘목회자의 이중직, 불법에서 활성화까지’ 세미나 / 2014년 10월 20일 기사

 

 
▲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지난 17일 '목회자의 이중직, 불법에서 활성화까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현실적 문제를 진단하고, 이중직의 가능성을 지역사회에서 찾는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교단들이 목회자들의 최저생계비 보장하고, ‘겸직 금지’ 풀어줘야

한국 교회 목회자로 산다는 것. 그것은 힘겨운 ‘싸움터’에 서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 싸움이 영적 싸움이 됐든, 육체적 싸움이 됐든, 정신적 싸움이 됐든지 말이다. 그만큼 힘들다.

실제적으로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삶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영적 싸움보다는 경제적 싸움터에 서 있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중대형 교회 목회자는 아니다. 80% 이상의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삶을 말하는 것이다.

작은 교회 목회자 대부분 직접적인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월간 ‘목회와 신학’과 목회사회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해서 발표한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 교회 목회자의 66.7%는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4인 가족 월 최저생계비인 163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목회자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 성도들의 피와 땀, 고통의 눈물이 담겨 있는 헌금 중에서 일부를 사례비로 받고 있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신과 가족들이 안정된 삶을 만드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목회자로 배출시킨 교단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목회자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것도 아니다.

이럴 경우 목회자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단 한 가지. 목회 외의 ‘새로운 일’을 찾는 것이다. 이른바 투잡이다. 교회 사례비만으로는 가정에 닥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목회자들의 이중직(겸직).

한국 교회 현실은 냉혹하다. 조사결과 목회자의 73.9%는 생계유지를 위해 이중직을 찬성한다. 하지만 한국 교회에서 목회자들의 이중직은 대부분 불법이다. 왜냐하면 많은 교단들이 목회자의 이중직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불법이지만 교단은 알게 모르게 묵인하고 있다. 그 속내는 무엇일까?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조성돈 교수, 실천신대)가 지난 17일 오후 1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목회자의 이중직, 불법에서 활성화까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목회자 이중직의 현실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불법으로서가 아닌 효율적인 목회를 위해 이중직의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 목회자 이중직, 언제까지 불법이라고 막을 것인가?

   
▲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이날 조성돈 교수는 지난 4월에 발표된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목회자의 겸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조 교수는 우선 목회자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교단의 상황을 비판했다.

조 교수는 “대부분의 교단들이 목회자의 생계를 책임져 주지도 않으면서 이중직 금지조항만 만들어놓고 있다”며 “각 교단은 66.7%의 목회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70%가 넘는 목회자들이 이중직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겸직 조항을 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목회자를 범법자로 몰아가지 말고 떳떳하게 일을 하면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라는 것이다. 교단이 겸직(이중직)을 금지하고 있으니 생계를 위해 목회자들이 선택하는 직장은 교단의 눈, 성도들의 눈, 다른 목회자의 눈,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야간과 새벽에 일을 하는 것 뿐이다.

물론 조사 결과 겸직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 중 23.1%는 기관사역, 즉 선교단체나 신학교 등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역과 무관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도 36.9%나 됐다. 목회자들이 이중직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부분 목회자 대신 사모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목회자들이 교단과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일하는 경우에는 주로 아르바이트가 많았다. 택배, 퀵서비스, 대리운전, 녹즙 및 우유배달, 편의점 파트타임, 택배물류 센터 하역 작업, 일용직 노동도 포함돼 있었다.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그런데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새벽이나 밤 시간에 일을 하고, 낮 시간에는 목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단이 겸직은 불법이라고 하고 있으니 몰래 일을 할 수밖에 없고, 목회도 해야 하니 정규직종의 일자리를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모들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전문직 분야에서 일을 할 경우에는 성도들에게 떳떳하게 밝힐 수 있지만 청소요원, 식당 종업원, 가정부나 파출부 등의 일을 할 경우에는 성도들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일할 수밖에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것은 목회에 방해가 되니 기관이나 큰 교회로부터 후원을 받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울까? 조성돈 교수는 “사실 자립이 안되는 교회 목회자가 생존하기 위해서 큰 교회 찾아다니며 후원요청을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목회자가 겸직하는 일과 비교해 볼 때,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중직 설문조사에 응했던 한 목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보면 생계, 아이들 교육비가 교회에서 충당이 안되면 목회자가 일일이 다른 큰 교회에 가서 손을 벌려야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고, 손을 벌린다고 해서 후원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목회자 스스로 알아서 해야 된다면 이중직이 어느 정도는 허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적으로 이중직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목회자의 말을 들어볼까. “일하니까 성도들의 아픔을 알겠더라고요. 내가 직접 일하고 뛰어보니까 성도들이 그 일 속에서 얼마나 힘들게 직장생활하고 있는지를요.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헌금에서 사례비를 받지만 성도들은 갖은 수모와 상사로부터 모욕도 당하면서 번 월급으로 헌금을 냅니다. 더 치열한 영적인 전투는 성도들이 하는 거지, 목회자는 그런 것 같지 않더라고요.”

결국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이중직은 현실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는 교단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교단들이 목회자들의 최저생계비를 반드시 지원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라도 목회자들의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한다”며 “교단이나 지방 노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교육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을 해야 한다. 목회가 큰 부담이 없는 일들을 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단들이 목회자들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교단의 교세를 늘리기 위해 목회자들을 배출하기보다는 현재 목회자들의 생계를 책임져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 조사를 하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가정을 가진 가장으로서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가정이 무너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목회자의 정체성을 물어야 할 때다. 소명가운데 제사장으로 하나님의 공급만으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가운데 경제적인 면에서 목사는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다. 오늘날 경제적 겸직이 오히려 목회를 유지하는 길이 되고 있는 현실 앞에서 한국 교회는 진지하게 목회자의 겸직에 대해 전향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선교형 겸직’으로서의 지역공동체 운동 참여 필요

   
▲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목회자 이중직의 가능성을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공동체 운동이다. 정 교수는 목회자들의 목회 겸직은 생계형, 자비량형, 선교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계형 겸직’은 오로지 생계 수단으로 겸직을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자비량형 겸직’은 목회하는데 사례비를 교회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직업활동을 통해 사례비를 충당하는 경우다. ‘선교형 겸직’은 자비량 목회와 일정 부분 중첩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겸직 자체를 선교 활동으로 이해하고, 직업 활동을 통해 선교를 이루어가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선교형 겸직의 하나로 ‘지역공동체 운동의 참여’로서의 목회자 겸직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역 공동체 운동을 교회와 관련해 의미를 갖는 이유는 교회 역시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기업, 주민 등과 더불어 지역 사회의 주요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자유주의로 인한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인 경제활동으로 공정 무역, 사회적 기업, 윤리적 소비와 같은 ‘공동체적인 자본주의’ 활동과 관련된 논의들이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 교수는 이러한 공동체 자본주의는 청교도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바로 여기에 공동체 자본주의 운동의 선교적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교회들이 교회가 터한 지역사회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을 중시하면서 공동체 자본주의 운동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목회자들이 겸직을 통해 할 수 있는 공동체 자본주의 운동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협동조합을 제안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마을 만들기의 일종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건강하게 만드는 주민 주체의 지역사업이다. 우리나라에도 희망제작소와 같은 시민단체들을 통해 소개가 돼 ‘마을 기업’이나 ‘마을 회사’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커뮤니티 비즈니스란 지역사회에서 사회공헌을 위해 지역사회에 뿌리를 둔 사업성, 수익성이 있는 활동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도시재생을 위한 강력한 수단임과 동시에 공동체 회복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고용역량을 강화하고,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킨다. 농촌 지역에서도 농촌체험관광, 친환경 농산물 생산 등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활동은 지역 교회 목회자들이 목회를 하면서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겸직이 될 수 있다. 협동조합도 마찬가지다.

정 교수에 따르면 현재 이와 같은 공동체 자본주의 운동에 참여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있다. 디딤돌교회 윤선주 목사는 ‘커피밀’이라는 카페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서로사랑교회 최재선 목사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협동조합식의 사회적 기업인 ‘아하체험마을’을 만들었다. 전남 광주의 숨-쉼교회 안석 목사는 교회건축을 할 때, 예배당을 짓지 않고 공정무역 커피를 취급하는 북카페로 만들어 지역주민들의 모임을 유치하고 있다.

경남 합천의 초계중앙교회 이진용 목사는 카페와 초콜릿 공방을 운영한다. 카페는 공부방과 도서관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커피 판매수익금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행사도 진행한다.

전북 완주에 있는 석천교회 안재학 목사는 무농약 콩농사를 짓는 작목반을 통해 콩 수매를 하고 있다. 또한 메주를 만들어 팔고, 고추장과 된장을 만들어 직거래로 도시의 소비자들과 만남을 갖는다. 강화도 일벗교회 서정훈 목사는 일벗생산공동체를 결성해 두부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전남 해남에 있는 새롬교회 이호군 목사는 아름다운 나눔장터인 ㈜콩세알의 초록가게를 열었다. 중고 가전제품과 헌책은 물론 가구와 신발, 다양한 옷, 그리고 스카프까지 아울렛 매장과 비슷하다.

정 교수는 “교회는 언제나 사회의 영향을 주고 받는다”며 “교회는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고 시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목회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신학적인 고찰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목회자 상에 대해서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나 사업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는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보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 따라서 이런 일에 목회자와 교회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대안 경제 운동을 통해 현재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함으로써 공동체화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현대 사회에서 목회의 지평도 더욱 의미 있게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목회자 이중직의 실태와 실제적 고찰-목회자 이중직 그 이후?’를 주제로 발표한 장진원 목사(좋은이웃교회)는 “어느 순간 목회가 하고 싶은 일, 성공하는 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 영혼에 대한 눈물의 기도가 건물을 유지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사업으로 변하고 있다”며 “목회자의 이중직을 논하기에 앞서 한국 교회와 목회자 스스로가 부르심에 대한 전적인 소명과 헌신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그 소명과 헌신이 목회자 이중직을 바라보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목사는 “목회자 이중직은 단순히 불가론이나 가능론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개인적인 신념이나 상황을 우선해 판단해서도 안될 것”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와 현실 상황에 대한 공동체의 이해와 열려진 태도를 가져야 한다. 교단적인 차원에서도 목회자의 현실을 바로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목회자에 대한 실제적인 수급조절과 미자립교회 지원 등의 체계적인 접근, 다양한 목회사역의 개발을 통한 연계된 이중직을 개발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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