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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 ‘유희’만 있을 뿐 교회와 사회에 길 제시 못해

데오스앤로고스 2016.01.05 16:17

현장 목회자들, 한국신학계 향해 쓴소리 내뱉어 / 2014년 10월 18일 기사

 

 
▲ 한국조직신학회가 지난 17일 나다공동체 오픈스페이스에서 '신학의 경청'을 주제로 창립50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조직신학회는 이날 현장 목회자들을 초청해 '교회에게 듣는다'라는 대담시간을 가졌다.

“한국신학은 교회 성장의 도구가 되거나 서구신학의 틀에 매여 유희를 즐기고 있으나, 신음하는 인간의 삶과 현 우리 사회의 부패와 갈등에 길을 제시하는 노력에는 미미하다. 교회와 사회가 맘몬의 지배에 굴복하고 있을 때, 신학은 부패하고 신음하는 교회와 사회에 길을 제시하지 못하고 밀실에 갇혀 교권에 무릎을 꿇고 있다.”

한국조직신학회(회장:배경식 교수, 한일장신대)가 지난 17일 오전 10시 나다공동체 오픈스페이스에서 ‘신학의 경청’을 주제로 개최한 창립50주년 기념포럼에 참여했던 목회자들의 입에서 터져 나온 쓰디쓴 말이다.

한국조직신학회는 포럼 주제에 걸맞게 ‘교회에게 듣는다’는 대담시간을 마련했다.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로부터 신학을 향한 교회의 이야기, 신학자들을 향한 목회자들의 지적과 비판의 말들을 줄곧 경청했다.

# 한국신학, 밀실에 갇혀 교권에 무릎 꿇었다

방인성 목사는 한국신학은 교회성장의 도구가 되거나 서구신학의 틀에 매여 유희는 즐기고 있지만 맘몬의 지배가 깊숙이 들어와 성장과 물량주의에 빠진 교회와 사회의 부패와 갈등에 길을 제시하는 노력은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방 목사는 “최근 세월호 사건도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는 부패한 기업과 국가 권력이 결탁한 결과로 파생된 문제다. 하지만 세월호 가족들의 고통에 대해 개신교계는 침묵했다. 신학적으로도 이런 참담한 절규 속에 ‘과연 신은 있는가? 있다면 어디에 계신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아픔을 토로했다.

이어 “본 회퍼가 조국의 현실을 보면서 ‘하나님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당신은 누구이십니까? 그리고 나는 누구입니까? 당신의 선하심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했던 절규가 한국의 신학자와 목회자에게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방 목사는 “교회공동체가 낮은 자리와 작아짐의 모습으로 엮어지면 지역과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듯이 신학도 고통받고 신음하는 현장으로 내려가 그들과 소통하며 치유하는 대안의 논리가 봇물처럼 나와야 한다”며 “하지만 한국신학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신학에 많이 의존해왔고, 결국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교회가 사회가 맘몬의 지배에 굴복하고 말았다. 더 나아가 신학은 부패하고 신음하는 교회와 사회에 길을 제시하지 못하고 밀실에 갇혀 교권에 무릎을 꿇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하지만 방 목사는 신학을 향한 기대도 내비쳤다. 한반도 땅과 사람의 신음에 새기를 불어넣는 생명신학, 한반도의 정치와 경제에 대안으로서의 평화신학,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와 소통하는 새로운 교회론을 제시해 주기를 소원했다.

방 목사는 “아직 우리는 일제의 잔재도 청산하지 못했고, 독재시절의 잔재도 청산하지 못했다. 이것들이 현재 한국사회를 갉아먹고 있는데, 더 큰 위협은 맘몬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주님이 하셨던 순교신앙으로 맘몬의 힘을 끓어내고, 한반도 땅과 민족에 걸맞는 교회론과 생명과 평화가 충만한 대안경제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열매가 한국조직신학회에 맺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신학의 길은 ‘교회의 개혁’

지형은 목사는 신학의 길은 교회를 개혁하는 것, 미래의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개혁은 우선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처절한 연구와 묵상, 결단과 실행에 있는데, 신학이 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 목사는 “늘 변하는 각 시대에 복음을 전하라면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중심과제다. 시대가 빠르고 심하게 변할 때, 그리고 신앙공동체의 타락과 변질이 심할 때 더욱 그렇다”며 “오늘날의 한국사회와 동아시아, 세계에서 기독교가 도대체 무엇인지 신학은 지독하게 물어야 한다. 반기독교적인 가치관이 교회의 중심부까지 차지함 마당에서 기독교 정체성의 시원(始原)인 성서를 안고 몸부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오늘날의 세계에 대한 편견 없는 통찰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서에 근거해 오늘날의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놓고 깊은 연구와 통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신학의 재건’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지 목사는 “신학은 신학교육 기관에 연관된 제도적인 기능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현재 한국 교계의 신학이 본질적인 의미의 신학적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학은 무엇이며, 신학하는 삶은 무엇인가’를 묻고 연구하는 신학의 본래 기능을 재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일도 목사는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미자립교회)의 불균형, 중소형 교회의 패배의식, 수평이동을 추구하는 개교회주의, 교단주의 등의 병폐 등은 ‘영성과 예배’, 즉 하나님과의 관계의 실패에서 온다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의 이상과 의의에 비추어 한국 교회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나님 말씀 중심으로의 전환이 곧 개혁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는 부단히 자기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 하지만 개혁이 사제(목회자)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제2의 종교개혁은 평신도와 함께 더불어 해나가야 한다. 신학이 바로 이와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목사는 “현재 기독교 안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사실상 삶의 의미를 묻는 것과 씨름하기를 포기하고 삶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무수한 물음표들을 던져버린 채, 종교를 자본주의적 욕구를 총족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는 신학적인 퇴보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신학은 교회의 개혁, 성도의 개혁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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