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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한 권의 신학

[책] 돈에서 해방된 교회: ‘돈맛’에 빠진 한국교회, 교묘한 맘몬숭배에서 벗어나라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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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연구(12)

 

 

돈에서 해방된 교회 / 박득훈 / 포이에마 / 16,000원

 

한국 교회는 돈을 사랑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금송아지로 대체했듯이 한국 교회는 하나님 대신 맘몬을 숭배하고 있다. 너무 지나친 주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국 교회 목회자든, 성도든 이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돈을 사랑하고, 맘몬을 숭배하는 한국 교회의 현재 모습에 대해 ‘치유 불능’의 직전에 와 있다고 분석하는 신학자와 목회자가 많다. 그렇다면 왜 한국 교회는 돈, 곧 맘몬을 숭배하게 됐을까.

한국 교회 개혁운동을 이끌어 온 박득훈 목사(새맘교회)는 ‘자본주의’가 한국 교회 안에 교묘하게 들어오면서부터 교회가 맘몬숭배에 빠지게 됐다고 진단한다.

 

 

 

박득훈 목사는 최근 출판한 ‘돈에서 해방된 교회:교묘한 맘몬 숭배에서 벗어나는 길’(포이에마)이라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가 한국 교회의 신앙을 어떻게 왜곡하고, 부패시켰는지에 대해 들여다본다. 그리고 교회에 파고들어 신앙이란 이름으로 교묘하게 숨어 있는 맘몬의 정체를 폭로한다. 나아가 맘몬이라는 신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 길도 함께 제시한다.

저자 박득훈 목사는 “치명적인 암세포 같은 맘몬이 자본주의의 등 뒤에 숨어 교회 안으로 잠입해 들어와 여기저기 전이되고 있다”며 “마약 중독 현상과 같이 맘몬 중독에 빠져 있는 한국 교회의 갱신과 치유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지난 14일 저녁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와 평화누리, 포이에마가 주최한 ‘돈에서 해방된 교회’의 출간기념 ‘북콘서트’에 참가해 책을 지필한 동기와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했다. ‘Q&A’의 통해 돈을 사랑하고, 맘몬을 숭배하고 있는 한국 교회를 향해 던지는 저자의 예언자적 호소를 들어보자.

 

 

[Q] 자본주의 정신은 무엇인가?

[A]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를 자본주의답게 만드는 정신에 대해 “인간은 돈을 벌고 취득하는 일에 지배당한다. 이는 그의 삶이 궁극적 목적이다. 경제적 취득은 더 이상 인간의 물질적 필요를 만족시키는 수단으로 인간에게 종속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본주의 정신이 주도하기 전에 사람들은 경제적 취득 자체를 삶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지 않았다. 삶의 궁극적 목적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추구하는 ‘공동선’이었다. 경제적 취득 활동은 그 공동선을 실현해나가는 삶을 살아가고자 할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물질적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됐다. 그래서 돈과 부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런데 자본주의 정신은 수단을 목적으로 뒤집었다. 즉, 돈을 버는 경제적 활동 자체가 이제는 더 이상 수단이 아니라 삶의 궁극적 목적으로 격상된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부를 축적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을 삶의 궁극적 목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만드는 덕목으로 간주하게 됐다.

 

[Q] 맘몬숭배의 필연적 열매는?

[A]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처럼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돈과 부의 신인 ‘맘몬’이다. 돈만 있으면 인간의 궁극적 성취와 충족이 간편하게 이루어진다고 믿고 사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맘몬 숭배의 기초 위에 세워진 자본주의 사회는 필연적으로 경쟁절대주의와 사회적 양극화라는 두 가지 심각한 병폐를 낳는다.

먼저 ‘경쟁절대주의’와 관련 사람들이 돈을 고루고루 갖고 있으면 돈에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 돈은 집중되어야 비로소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이걸 잘 아는 존재가 맘몬이다. 그래서 맘몬은 경쟁을 절대화한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승자에게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게 만든다. 그래야 사람들은 돈을 더 많이 가지려고 총력을 기울이게 되고, 그러는 한 맘몬은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맘몬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결국 경쟁절대주의는 관계적 존재, 공동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성이라는 인간 본성의 다른 측면을 파괴한다.

 

 

다음으로 각자가 자기 부의 축적을 최대화하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어 필사적으로 경쟁하면 필연적으로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다. 사회적 양극화는 사회의 공동체성을 심각하게 파괴한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이들은 소위 ‘낙수이론’을 내세워 그러한 비판을 피해가려고 한다. 이미 경제적으로 풍요한 부유층이 부를 쉽게 축적하도록 도와주면 결국 부가 흘러넘쳐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낙수효과라는 가설은 사실로 확인된 적이 없으며, 경제적 지배권력의 선의와 지배적인 경제체제의 신성화 작업에 대해 막연하고 순진한 신뢰를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Q] 자본주의가 교회에 어떻게 잠입했는가?

[A] 4년 전의 이야기지만 서울 강남의 모 교회가 2,100억 원을 들여 새 예배당을 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체적으로 한국 대형 교회에 우호적인 보수언론의 논설위원조차 초대형 교회건축 이면에 교회의 세속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경제적 약자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을 상실하고 다른 개인과 기업처럼 자기 자유의 극대화, 즉 ‘대형, 부자’됨을 추구하는 한 교회의 모습을 본 것이다. 이는 교회가 자본주의 사회의 큰 흐름에 확실하게 편승한 결과이다.

사실 한국 교회 안으로 자본주의가 깊숙이 들어오게 된 역사적 맥락은 세 가지다. 첫째, 일제의 억압, 그리고 분단시대에 확산되어온 냉전적 사고다. 한국전쟁 발발 이후 남한 개신교회의 반공주의, 친미주의, 그리고 친자본주의적 태도는 결정적으로 공고화되기에 이른다. 박정희로부터 시작된 군부 독재정권은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세계적인 냉전체제를 적극 활용해 반공정신을 일상화했다. 한국 개신교회의 주류는 이에 적극 가담했다.

 

둘째, 기독교인의 중산층화와 교회의 사회적 신분상승이다. 군부개발독재 시절 가난과 안보 불안에 시달리던 이들은 위로와 소망을 찾기 위해 교회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교회는 이들의 정신적, 물질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설교와 가르침으로 부응했다. 그런가하면 세상에서의 경제적 성공과 번영을 약속하는 기복신앙으로 희망을 심어줬다. 자연스럽게 교회 안에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이들은 대부분 반공, 친미, 친자본으로 규정될 수 있는 기존 체제의 혜택을 입은 세력으로 교회 안에서도 실질적 주도권을 행사하는 주류가 됐다.

셋째,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와 신자유주의의 잠정적 승리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에 현실사회주의 국가였던 동유럽과 구소련이 몰락한 이후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신자유주의는 마치 역사적 진화의 최종단계인 것처럼 간주되고 찬양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자본주의 정치, 경제구조 안에서 내가 혹은 내 가족이 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가에 몰두하게 됐다. 자연히 기존의 자본주의적 정치, 경제구조와 제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그야말로 소수의 관심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Q] 자본주의와 그 배후세력인 맘몬이 교회에 미친 영향은?

[A] 성경해석을 뒤틀어버렸다. 최고의 계명인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나님을 이용해서 자신의 탐욕을 추구하다보면 하나님을 전폭적으로 순수하게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값싼 은혜와 죽은 믿음에 매료되면 진실한 이웃사랑의 실천을 등한시하게 된다. 뒤틀린 신앙이 교회 안에 뿌리내린 것이다. 맘몬이 이를 보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맘몬이 왜곡된 성경해석을 통해 부추긴 신앙이 바로 기복신앙이다. 기복신앙과 맘몬숭배는 둘 다 물질적 풍요에 실질적으로 최고의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서로 친화적인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기복신앙이 교회 안에 일단 자리 잡으면 맘몬은 신앙의 이름으로 교회를 장악할 수 있다.

물론 하나님은 기꺼이 우리의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켜주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기복신앙은 하나님께서 모든 신앙인에게 경제적 ‘필요’를 넘어 경제적 ‘풍요’를 반드시 제공하신다고 가르친다. 인간의 본능적 탐욕을 자극함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해 맘몬을 섬기도록 만들기에 ‘탐욕의 복음’이다.

이런 신앙을 가진 사람은 하나님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도리어 돈을 위해 하나님을 예배한다. ‘축복의 복음’, ‘야베스의 기도’, ‘깨끗한 부자론’ 등은 성경 왜곡에서 비롯됐다. 자본주의 배후세력인 맘몬이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기 위해 성경해석을 교묘하게 뒤틀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두 기둥을 무너뜨린 것이다. 다양한 버전의 기복신앙을 심어주고, 값싼 은혜와 죽은 믿음을 대중화시킨 것이다.

 

 

[Q] 뒤틀린 신앙이 한국 교회를 어떻게 부패시켰나?

[A] 뒤틀린 신앙으로 한국 교회가 부패했고, 다양한 부패상의 특징들이 나타났다. 첫째, 개교회성장주의다. 교회가 기복신앙에 매료돼 있고, 값싼 은혜와 즉은 믿음에 안주하게 되면 결국 엄청난 자원과 열정을 개교회의 물량적 성장에 쏟아붓게 된다.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모델로 삼기보다는 자본주의식 사고와 가치에 따라 스스로를 운영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려면 경제의 규모를 갖춰야 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서슴치 않아야 한다. 그러한 자본주의적 생존 및 성장 전략이 한국 교회 안으로 깊이 침투해 들어왔다. 그것이 바로 개교회성장주의이고, 그에 따른 공격적인 전도와 선교다.

물론 개교회가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매우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개교회를 소중이 여기는 단계에서 개교회주의로 넘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수평이동을 통한 교인 쟁탈전, 문어발 경영을 꼭 닮은 지교회 설립, 담임목사직 세습, 초대형 건축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 및 차입 경영, 교회의 계층화에 따른 교회 간 빈부격차, 목회자의 황제경영 등이 개교회성장주의의 폐해다.

둘째, 교회가 강도의 소굴로 전락했다. 사람들이 온갖 죄를 범하고도 회개하지 않은 채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찬양하면서 자신들의 신앙적 안전과 정당성을 확보하려 할 때 그것을 용인하면 교회는 강도의 소굴이 된다.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해 갖은 방법을 다해 부를 축적하고 정작 잃어버린 사람들을 외면하는 이들을 용인하거나 부추김으로써 함께 이익을 보고자 할 때, 교회는 강도의 소굴로 전락한다.

 


교회가 대형화되려면 교인들의 필요를 일일이 잘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각 분야에서 성공한 전문가들과 풍부한 경제적 지원이 요청된다. 결국 세상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이 교회에서도 리더가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출세하고 성공하려면 특별한 기적이 아니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손에 때를 많이 묻힐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거기까진 그래도 현실이니까 이해하고 용인해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사람들이 진실한 회개 없이 교회에서 리더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셋째, 빗나간 정치 참여다. 교회가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정치적 이슈에 정의와 평화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 보수 교회는 불행하게도 민주화를 전후로 해서 표현 방식만 전혀 달랐을 뿐 일관성 있게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정치에 참여해왔다.

[Q] 교회는 돈을 우상으로 만들어가는 맘몬의 굴레에서 어떻게 해방될 수 있는가?

[A] 교회가 자본주의의 틀에서 벗어나려면 그 강력한 배후세력인 맘몬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맘몬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그와 싸우려는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 사실 인간은 맘몬에게 적수가 안된다. 맘몬의 유혹과 위협을 이겨낼 만큼 강하지 못하다. 맘몬은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우리가 그 안에 거할 때 비로소 물리칠 수 있는 존재다.

맘몬이 내미는 당근을 거부하려면 맘몬이 약속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그 무엇인가를 발견해야 한다. 진실한 회개와 믿음을 통해 얻게 되는 구원의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세속적인 인간으로 남아 있거나 적당히 종교적인 존재가 되어서는 맘몬을 이길 재간이 없다. 구원 없이 맘몬을 이길 수 없다. 삭개오는 구원을 받아 맘몬을 이겼다. 맘몬을 이기려면 예수님을 만나 구원의 기쁨을 발견해야 한다. 느헤미야가 확신 있게 선언한 것처럼 주님으로 기뻐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큰 힘임을 알아야 한다.

 

 

[Q] 구원만 받으면 맘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A] 구원만으로 맘몬과의 싸움이 깔끔하게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제 문제를 믿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맘몬은 끊임없이 공격한다. 따라서 맘몬의 세력을 방어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나가야 한다.

경제문제를 개인윤리의 차원뿐 아니라 사회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정교분리의 원칙은 교회가 예언자적 정치참여를 금하지 않는다. 통합적 세계관을 갖고, 하나님 나라의 총체적 복음을 제시하며 경제 문제를 믿음의 문제로 보고 사회의 잘못된 구조와 제도들을 개선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Q] 그리스도인들이 경제 영역에서 수행할 수 있는 정의로운 경제적 실천이 있다면?

[A] 성경은 자본주의 사회를 염두에 두고 쓰인 책이 아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상세한 실천지침을 구체적으로 찾으려는 것은 헛된 일일뿐 아니라 옳은 일도 아니다. 성경에서 가장 확실하게 발견할 수 있는 큰 틀에서의 핵심적 가치는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암 5:24)는 말씀이다.

‘공의’(미쉬파트)는 인종이나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사람들을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다. ‘정의’(체다카)는 바른 관계의 삶을 가리킨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정의와 공의는 한 쌍으로 등장한다.

 

그리스도인은 삶 속에서 갖게 되는 모든 사회적 관계를 공평, 너그러움, 형평에 따라 맺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은 사회적 강자와 약자 사이의 불평등을 해소해 양자 간의 평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따라서 어떤 사람도 인종, 빈부나 사회적 지위를 기준으로 차별대우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은 청지기라는 정체성으로 살아가야 한다. 진정한 청지기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웃과 공동체를 섬기는 삶을 살아간다.

청지기로서 정체성을 잘 유지하려면 경제활동의 목적을 바로잡아야 한다. 첫째, 자아성취를 위해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둘째, 이웃을 섬기는 마음으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셋째,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충성스럽게 경제활동을 하다보면 소득이 생긴다. 정의로운 경제실천의 두 번째 단계가 바로 이 소득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다. 청지기가 기억해야 할 것은 사유재산의 신성함이 아니라 자신과 하나님의 관계, 그리고 자신과 이웃의 관계의 신성함이다.

나눔의 삶을 살아가는데 친밀한 신앙공동체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경대로 살아가려면 외계인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신앙공동체는 그렇게 용감하게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쉼터이며, 안식처, 때로는 생활토전이 되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나눔 정신을 반영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어가기 원한다면 교회가 먼저 모델을 만들어 보여주어야 하는데, 친밀한 신앙공동체가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나눔의 삶이 사회봉사라면 보다 정의로운 대안경제체제를 추구하는 일은 사회운동이다. 사회제도와 구조의 변화를 도모하는 정치적인 운동이다.

착한 소비자 운동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다양한 사회적 기업 혹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 협동조합형 기업들을 활성화하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금융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외부 금융충격을 완화할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정책운동을 펼쳐야 한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생존기반 확보를 가능케 하는 정책이 도입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용을 통한 구매력 창출과 내수 진작이 이루어지도록 다양한 운동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사회복지의 확충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 돈에서 해방된 교회 목차

프롤로그
1부 교회를 뒤틀어온 자본주의

1장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한국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다 | 자본주의 이해의 걸림돌 | 자본을 보는 두 가지 시각 | 자본주의를 보는 두 가지 시각 | 맘몬 숭배, 자본주의의 정신

2장 자본주의, 교회에 잠입하다
고흐의 아픈 경험 | 역사적 맥락

 

3장 뒤틀린 신앙
성경을 뒤트는 해석 | 기복신앙에 빠진 한국 교회 | 축복의 복음 | 야베스의 기도 | 깨끗한 부자론 | 긍정의 힘 | 반쪽 진실의 위험 | 값싼 은혜 | 죽은 믿음

4장 교회의 부패
개교회성장주의 | 강도의 소굴 | 빗나간 정치참여

2부 맘몬에서 해방되는 길

5장 구원 없이 맘몬을 이길 수 없다
돈의 본질과 정체 | 돈은 언제 우상이 되는가 | 구원의 길

6장 경제문제는 믿음문제다
경제문제의 구조적 성격 | 정교분리 원칙이란 무엇인가 | 통합적 세계관 | 총체적 복음

7장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핵심가치 | 청지기 | 나눔 | 정의로운 제도 만들기

에필로그 /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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