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챗 GPT의 등장 등 첨단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기술적 진보와 관련해 가져야 할 신학적 입장과 윤리적 태도 등이 있다면 무엇일까?
최근 출판된 「기술신학」은 기술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철학적 성찰을 시도한다.
무엇보다 기술적 발전을 단지 목회를 위한 도구로만 활용하려는 현재의 교회적-목회적 풍토에 대해서도 진단과 함께 바람직한 방향 제시를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신학」 / 김은혜 외 8인 저 /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HTSN) 엮 / 동연 / 372쪽 / 22,000원
기술이 인간을 새롭게 한다?
「기술신학」은 기술은 인간의 일부가 아니라 인간과 더불어 삶을 만들어 나가는 동반자가 됐다면서 기술은 곧 인간을 보조하거나 도구로 활용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 자체를 새롭게 하는 '다는 존재 들과 더불어 삶을 만들며 창발하는 현상'이 됐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술을 인간됨의 핵심으로 보고, 이 새로운 인간론의 관점에서 기술(technology)을 신학화한다.
책의 대표 저자인 김은혜 박사(장신대 교수,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 대표)는 "기술과 더불어 발전한 인간의 문명은 지구 온난화와 생태 재난들을 야기했으며, 핵 에너지를 군사적으로 사용하면서 파국적 종말을 문명 위에 드리우기도 하는 등 기술의 힘이 없었으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비극들이 생겨났다"라고 진단한다.
김 박사는 "이와 같은 점에서 기술을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무엇보다 오늘날 기술은 과학에 부차적인 분야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과 과학의 본성을 급진적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는 어떤 것이 되고 있다"라며 "인공지능 및 디지털 네트워크와 더불어 함께 공생을 조망해야 하는 시대에 기술에 대한 신학적 성찰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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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의 신학자가 말하는 것
그래서 8인의 신학자들이 「기술신학」에서 만나 첨단 기술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와 그리스도인에게 기술적 진보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또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에 대한 대답을 한다.
김은혜 박사(장신대 교수), 박일준 박사(원광대 HK연구교수), 황은영 박사(성결대 교수), 이은경 박사(감리교생태목회연구소 책임연구원), 정대경 박사(숭실대 교수), 손화철 박사(한동대 교수), 김승환 박사(도시공동체연구소 연구원), 송영섭 박사(영남신대 교수) 등이 책의 저자로 참여했다.
저자들은 기술적 진보에 대해 무조건적 비판을 지양하면서 기술적 발전 이면에 숨은 폭력성과 한계성을 직시하고, 올바른 신학적 방향성과 건강한 윤리적 태도 및 평가를 시도한다.
특히 기술의 미래와 인간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진단하면서, 공생과 환대, 배려에 대한 인간 고유의 정신을 다시 묻는다. 무엇보다 기후 및 생태계의 위기와 관련해서 '생태적 정의'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다.
책의 목차
1부_ 기술신학 개론
김은혜 / 첨단기술 시대, 신학의 과제와 전망: 인간과 기술의 공진화(co-evolution)에 대한 신학적 상상력과 기술신학 정립의 필요성
박일준 / 기술에 대한 철학적 비판: 포스트휴먼 시대의 기술
황은영 / 4차 산업혁명과 기술의 민주화 그리고 신학-윤리적 개념들의 계보학적 탐사
2부_ 기술과 신학의 만남과 접점
이성호 / 기후 위기 시대의 생태신학: 탈식민적 생태비평과 초객체 이론의 도전
이은경 / 기술시대 포스트휴먼화가 종교와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기독교 교육에의 시사점
박일준 / 인간의 연장능력으로서 기술- 손화철의 ‘목적이 이끄는 기술’에 대한 비판적 성찰
정대경 / 신학과 과학과 기술 사이 협업을 위한 방법론- 로버트 J. 러셀의 CMI 방법론을 중심으로
3부_ 디지털 기술과 한국교회
손화철 / 첨단기술과 한국교회 -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김승환 / 디지털 종교와 온라인 교회에 관한 연구
송용섭 / 정든 인공지능과 정 많은 인공지능: 인간과의 공생을 위한 인공지능 개발과 지역 가치로서 ‘정(情)’
책의 일부 내용
구약시대 광야에서 성막에 대한 하나님의 세세한 명령은 인간의 발명적 특성을 통하여 기술적이고 미학적이며 종교적 응답으로 표현된다. 성막은 인간 공동체와 기술 개체들의 결합체로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게 하고 소통하게 하는 거룩한 공적인 장소로 거듭난다 ... 그리스도인들은 기술과 인간, 세계와 하나님의 창조신학적 관계를 파악하고 그것을 판단하는 윤리적 책임과 가치들을 바르게 설정해나가야 한다.
「1부 김은혜 _ 첨단기술 시대, 신학의 과제와 전망」 중에서
기술은 도구적 존재로서 인간이 지닌 위대함의 한 측면이다. 즉 "인간의 위대함은 사물의 외적 구조에서 직접 주어진 것이 아닌 자신의 목적과 표준을 창조하는 능력"에 있으며 이는 자신의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본성을 실현"해 나가는 인간의 고유한 역량에 속한다 ... 기술의 연장능력이 불합리하게 혹은 불공정하게 사용되어 오늘의 부정의한 현실을 증폭했다면 우리는 그 기술에 대해 '인간다움'을 입혀 증폭해나갈 수 있을까? 바로 거기에 포스트휴먼의 매라가 달려 있을 것이다.
「1부 박일준 _ 기술에 대한 철학적 비판」 중에서
생명세계의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시기에 전 지구적 협력을 위해서라도 생태신학은 예수 그리스도가 성취하고 기독교 본연의 임무라 할 수 있는 화해와 용서 사역을 생태적으로 재해석하고 그에 참여해야 한다 ... 기후 위기 시대에 각 정부는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과 개인에게 법적, 제도적 책임을 묻고 기후 난민, 멸종 위기 동식물 등의 지구 온난화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 ... 생태신학은 새로운 생태 사유들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교회의 모습에 기여할 수 있다.
「2부 이성호 _ 기후 위기 시대의 생태신학」 중에서
종교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기기의 활용에만 머물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은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킨다. 디지털 미디어로 연결된 온라인의 성스러운 가상공간은 하나의 성소이다. 디지털 종교화로 인해 온라인 교회와 사원의 등장으로 다양한 종교 행위가 가상의 공간에서 실천되고 수많은 종교 관련 정보가 공유된다 ... 온라인 예배와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신앙생활을 지속할 경우, 새로운 유형의 그리스도인이 전망된다. 바로 온라인 성도이다.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온라인 성도들은 교제 방식과 종교적 권위의 수용 형태가 기존과 다르게 형성된다. 이들이 지니는 신앙은 크게 세 가지의 특징이 있다. '연결성'과 '익명성', '유연성'이다.
「3부 김승환 _ 디지털 종교와 온라인 교회 연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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