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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위기의 신학 교육,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by 데오스앤로고스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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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목회자들을 양성하는 신학대학교가 지원자 감소 등의 이유로 갈수록 침체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두 명의 신학교 총장이 위기에 처한 신학교육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임석순 목사, 이하 한복협)가 지난 2월 10일 신촌성결교회(담임:박노훈 목사)에서 <신학교육의 현형과 한국 교회의 미래>라는 주제로 월례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총장 김운용 박사와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총장 이후정 박사가 발제자로 나섰다.

 

 

다중적 위기에 처한 신학교육
지금은 '아포리아' 시대

장신대 총장 김운용 박사는 "현재 신학교육 현장의 위기는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신학대학원이 미달 사태가 속출하였고, 이런 결과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더 가증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런 형태의 신학교육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미래가 불투명하다. 현재 한국의 신학교육은 '다중적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진단했다.

 

즉, 인구의 감소, 탈종교화 등의 세속화, 한국 교회 사회적 신뢰도 추락 등으로 한국의 신학교육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와 같은 한국 신학교의 현실을 '아포리아'(ἀπορία)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아포리아'는 그리스어의 부정 접두사 ‘아’(α)와 ‘길’을 뜻하는 ‘포로스’(ποροσ)가 합쳐져 ‘길이 없는 막다른 골목,’ 또는 ‘증거와 반증이 동시에 존재하여 진실을 규명하기 어려운 난제’를 뜻하는 용어이다. 

 

한국의 신학교육은 ‘빠져나갈 길이 없음, 막다른 골목, 미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등 아포리아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그리스인들은 그 어려움의 시간에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답을 인문학에서 찾았다"라며 "현재 우리가 직면하는 새로운 시대는 신학공부와 목회자 양성에 대한 총체적인 방향 전환과 그 개념에 대한 재정의를 필요로 한다"라고 주장했다.

 

 

고립되면 경직되고,
경직되면 죽는다

이와 관련 김 박사는 신학교육의 네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첫째, 신학교육의 목적과 비전을 다시 새롭게 해야 한다. 김 박사는 "신학교는 교육과정을 통해 교단이 추구하는 목회자상을 구현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 선발, 교육을 통해 신학교는 교단의 목회자 후보생을 양육하여 교단의 구성원으로 파송하는 것이며, 교단의 일체감과 통합(intergration)을 이루며, 교단을 새롭게 세워갈 뿐만 아니라 개혁해 가야 하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의적 관점에서는 교단 신학과 목회자 양성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하나님 나라의 일꾼을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라며 "고립되면 경직되고, 경직되면 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둘째, 분리 현상을 넘어 통전성을 지향해야 한다. 김 박사는 "신학교육과 목회 현장 간의 심각한 분리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라며 "교육목적과 교육과정의 분리, 신학 학문 내의 분리, 이론과 실천의 분리, 학문과 상황과의 분리,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분리, 교수와 학생 간의 세대 분리, 교회와 세상과의 분리 현상 등을 극복해야 한다"라며 신학의 통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회는 '현장'이다

셋째, 현장 역량 강화 및 실천지향적 신학교육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김 박사는 "신학교는 기술을 가르치는 전문학교는 아니지만 현장과 유리된 학문 유희에 빠져서도 안되며, 지나친 이론 중심의 교육으로도 안 된다"라며 "신학은 교회를 위한 학문이어야 하고, 신학교육이 실천지향적 목회자 양성과정이 되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지적 호기심 만족이나 단순한 학술 탐구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목회자 양성과 목회역량 함양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이는 목회기술이나 노하우를 가르치는 실용적 직업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신학은 목회 지향적, 실천 지향적인 현장성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넷째, 신학교육은 하나님 알기, 성 삼위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와 교제라는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한다. 김 박사는 "종교개혁자들은 학문과 영성, 이론과 실천,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분리하지 않았다. 신학은 단지 하나님에 대한 말과 논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요, 실천과 영성이 함께 관련된 것이요, 살아가는 삶 자체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신학교육은 하나님 배우기, 하나님 알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며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주입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결국 신학교육은 영성과 인성을 함양하는 교육이어야 하고, 교회를 세우는 실천지향성을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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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육, "지성을 너무 강조한다"

 감신대 총장 이후정 박사는 미래 목회자상을 목표로 현재 신학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정 박사는 영성의 형성, 인격의 형성, 전문성이 형성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종교개혁자들은 원천인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개혁의 원리를 통해 학문적, 이론적인 측면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믿음과 영적, 실천적인 훈련에 더 목회자 교육을 돌이키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즉, 종교개혁자들은 신학이 지나치게 이성 중심의 패러다임에 치우치자 설교와 말씀의 묵상과 영성(경건)에 중점을 두도록 바른 교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하지만 근대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신학교육은 다시 학문성이라는 명목으로 지성주의와 합리주의에 경도되었다"라며 지적하고, "복음주의의 관점에서 신학교육의 개혁이라는 과제를 심각하게 숙고하면서 선한 목자, 참된 성직자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영성을 형성하라

이를 위해 이 박사는 먼저 영성의 형성을 강조했다.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다. 따라서 영적인 권위를 갖추지 못한 목자는 교회를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현재 신학 자체의 정의조차도 단순히 이론과 개념에 치우친 사변적인 학문이 되어서는 안 되며, 실천 및 영성과 조화 내지는 통합을 이루는 연결의 패러다임이 과거의 단절 내지는 대립의 형태를 대신해야 한다는 요청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 영성훈련의 체계를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다듬어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톨릭처럼 전문적인 영성지도가 이뤄지려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개신교 나름대로의 말씀 중심의 묵상훈련과 수준 높은 기도생활의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훌륭한 목회자들과의 바람직한 협력 방식을 주의 깊게 검토해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인격을 형성하라

또한 이 박사는 "카리스마와 행정력, 설교를 포함한 목회의 여러 가지 품격들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도덕적인 면에서 성숙하지 못할 경우 교회는 목회자를 신뢰하거나 존경할 수 없게 된다"라며 인격과 성품의 형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격은 강조와 권면을 통해 형성되진 않는다. 그만큼 인내와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초대 교회 이후로 교회는 금욕주의를 비롯해 덕을 세우기 위한 윤리적인 성숙을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인간의 욕망(정욕)을 다스리고 제어하는 훈련을 수도원적인 세팅에서 발전시켜 왔다. 특히 단순히 열심히 기도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면의 성찰과 검토, 인격적인 성품의 도야와 수덕(修德)은 중요한 성직자 됨의 요건이었다"라며 "사도 바울의 말씀처럼 참 인간이며 새로운 인간성의 푯대인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도달하는 성화의 훈련을 통해 온전하고 성숙한 인간성을 목표로 하는 것은 구원의 완성과도 깊이 연관되는 차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갈 5:22)는 육체를 따라 죄악된 정욕의 지배를 받는 옛사람의 성품과 삶을 벗어버리고 그리스도의 새 인간성을 충만히 옷 입음으로써만 가능하다"라며 "자기부인(부정)의 훈련을 십자가의 도로 온전히 통과할 때에야 목회자는 성화된 도덕적 인격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신학교육은 십자가의 훈련을 모색하여 윤리적인 성숙을 갖춘 인격적인 지도자들을 양육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전문성을 형성하라

이 박사는 목회자다운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설교와 예배, 행정과 규율(법규), 목회상담과 영적 지도(멘토링), 전도(선교)와 교육 등의 총체적인 목회자적 자질에 더 많은 시간과 힘을 기울이며 미래의 목회자를 양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신학교육의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성서, 조직, 역사 신학의 경우에도 교회의 목회 현장과 지속적인 대화와 연관 지음을 추구해야 한다"라며 "신학교육은 미래 목회자들이 자신의 소명에 따라 실천적인 준비와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교회와 사회와의 관계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사회적 섬김과 윤리적인 책임성에 대한 훈련도 중요한 차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학교 시절에 실습과정을 통해 고통받는 자들, 가난하고 억압 받는 사람들, 병들고 버림 받은 사람들에 대한 돌봄과 치유의 사역을 배우게 될 때, 목회 현장에 나가서 자비와 베풂, 환대의 역할을 하나님 나라의 종으로서 충실하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이 박사는 "목회 사역은 내적으로는 교회의 영적, 공동체적 하나님 나라의 구현의 차원과 외적으로는 세상의 빛이 되어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 정의와 하나님의 통치를 체현하는 차원의 성육신적인 통합과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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