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학회, 제154차 정기학술대회
'시리아 동방교회와 기독교 영성을 찾아서' 주제로
한국교회사학회(회장:박형신 박사/남서울대 교수)가 지난 12월 10일(토) 성락성결교회(담임:지형은 목사)에서 제154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시리아 동방교회와 기독교 영성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서원모 박사(장신대 교수)가 '사역자의 경건-시리아 교부 에프렘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진행했다.
사역자의 경건이란?
서현모 박사는 "사역자의 경건은 세상과 교회와의 분리 속에서 수도자가 추구하는 경건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세상 안에서 하나님의 소명에 따라 일하는 사역자의 삶의 자리에 필요한 영성과 경건이 바로 사역자의 경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개신교 사역자는 대부분 가족이 있고,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야 하며, 세계 안에서 주어진 사역(직무)을 수행해야 한다"라며 "사역자의 경건은 이러한 사역자의 삶의 자리에서 사역자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사역을 효과적이고 지혜롭게 수행하는 내적인 원천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역자는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공통된 경건(일반적인 경건)뿐만 아니라 말씀과 성례의 직무 혹은 혹은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경건을 갖추어야 한다"라며 "일반적인 경건에서는 삼위 하나님과의 교제, 종말론적 오늘, 코람 데오, 예수 따름과 하나님 나라, 성령 안의 삶 등의 개념을 강조할 수 있고, 사역자의 경건에서는 섬김과 소명, 소통과 공감과 조직, 연대 등을 포함할 수 있다"라고 피력했다.
에프렘의 유산과 한국 교회
서 박사는 시리아 교회의 특징과 더불어 사역자의 경건의 대표적 인물로 에프렘의 유산을 설명하면서 "시리아 교부 에프렘도 아우구스티누스나 아타나시오스와 카파도키아 교부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룰 만큼 고대 교회의 신학과 전통을 수립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 교회에게도 신선한 영감을 주는 교부이다"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아시아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아람/시리아 그리스도교로부터 시작했고, 에프렘은 최초의 대표적인 아시아 신학자라고 생각한다"라며 "아시아 신학의 역사는 에프렘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으며, 에프렘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오늘날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을 줄 수 있는 신학자다"라고 평가하면서 에프렘이 한국 교회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첫째, 에프렘은 교회를 위해 시와 찬양을 소통의 수단으로 삼았다.
서 박사는 "찬양의 호소력과 힘을 잘 알고 있었던 에프렘은 찬양시를 신학적 차원까지 승화시키고 시가를 매개로 고도의 신학을 전개했다"라며 "한국교회에서는 찬양과 신학의 간극이 크다고 여겨진다. 에프렘에서 나타나듯 신학자가 시인이 되고 작곡자가 되며, 음악가가 신학자가 될 때, 신학이 시가라는 소통 방식을 발견할 때, 한국의 신학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둘째, 에프렘은 자연과 성경과 성례를 하나로 엮는 상징신학을 전개했다.
서 박사는 "오늘의 시대에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무미건조하게 사상을 전달하기보다는 유형과 상징, 역설과 대비 등 다채로운 수사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마치 마음속에 그림을 그려주듯 진리를 소통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에프렘처럼 자연과 성경과 성례, 구속사 전체를 통합적으로 제시할 때 더욱더 풍성하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셋째, 에프렘은 세례 신앙과 예식을 가르치고 성례의 의미를 해설하는 신비 전수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했다.
서 박사는 "에프렘은 교회의 신앙을 성경적으로, 예식적으로, 영적으로 형성하도록 도왔다"라며 "한국 교회는 성례전이 약화되어 있고, 신앙의 초점이 불분명하다고 느껴진다. 따라서 세례의 의미와 세례 언약의 갱신이 예배에서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성례에 대한 관심은 물질세계와 일상을 종말론적 실재와 연결하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넷째, 에프렘은 날카로운 역사인식을 지니고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려고 했다.
서 박사는 "에프렘은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예언자적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 돌아가도록 회개를 촉구했다"라며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또 예언자와 같은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다섯째, 에프렘은 수많은 이단에 둘러싸이고 정통파가 다수를 점하지 못하고 소수파인 상황에서 사역했다.
서 박사는 "현재 신천지와 같은 이단이 적극적으로 선전 공세를 하고 신학 논쟁을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신학자들도 한국 교회 이단 문제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교회를 이단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단에 빼앗긴 교인들을 다시 찾아오도록 힘써야 한다"라며 "에프렘의 신학과 사역이 오늘날 한국 교회의 목회와 선교를 새롭게 하고 사역자의 신학, 사역자의 경건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제강연 이후에는 최형근 박사(장신대 교수)의 사회로 벤 토레이(Reuben G. Torrey) 신부(예수원)와 '동방교회(Church of the East)의 현재와 과거'라는 특별대담을 진행했으며, 분과별 논문발표에서는 양정호 박사(장신대)가 '노르위치 줄리안의 영성신학:<사랑의 계시>에 나타난 이성과 감성의 상관관계로 본 감성의 신학'이라는 연구논문을, 박정근 박사(계명대)가 '독일 경건주의와 신학교육의 변화:슈페너의 「경건의 소망」(1675) 그리고 「신학연구의 방해요소에 관하여」(1690)를 중심으로'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슈페너의 신학연구에 대해 설명한 박정근 박사는 "종교개혁가 루터와 경건주의의 교회개혁의 기원 슈페너가 교회개혁의 과제로 신학교육의 변화를 강조하듯, 한국 교회 갱신의 과제에는 목회자 양성을 위한 장기적인 신학교육이 요청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회자 후보생의 영성, 인성, 지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현 한국 신학교육의 현실 속에서 경건 훈련(영성 훈련), 신학 연구(이론 신학과 실천 신학), 교회를 위한 목양적 실천(목회 실습)이라는 경건주의 신학교육을 통해 도출해낼 수 있는 삼중의 「신학교육의 구조」는 전인적이고 통전적이며 장기적인 한국 신학교육의 구상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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