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의 역사는 목사들만 아니라 매우 비천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교회의 지체들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부흥은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으며, 그 어떤 규칙도 정할 수 없다."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인 '성령세례'는 정통 개혁주의 신학에서 벗어났지만 비난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경고표지판으로 삼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만일 우리가 세속적 야망에 사로잡혀 있거나 영적침체를 겪는다면 이것은 성령세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성령충만을 받으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태현 박사(총신대 교수)는 20세기 위대한 강해설교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부흥설교 시리즈를 분석하면서 그의 부흥신학의 강점과 약점을 개혁주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특히 마틴 로이드 존스의 부흥에 대한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에 필요한 부흥의 교훈들을 제시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을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박태현 박사의 <마틴 로이드 존스(D. Martyn Lloyd-Jones)의 부흥신학연구: 개혁주의 관점에서>,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복음과 실천신학', 제62권(2022년).
부흥은 무엇인가?
"성령의 부어주심"
박태현 박사는 우선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가 말하는 부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채플의 목사였던 로이드 존스는 1859년 웨일즈 부흥100주년을 맞아 24편의 부흥설교를 했는데 마틴 로이드 존스는 부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부흥의 핵심은 성령께서 함께 모인 많은사람들 위에, 한 교회 전체 위에, 많은 교회들 위에, 어느 지역들 위에, 또는 한 나라 전체 위에 임하신다는것입니다 ... 부흥이란 성령의 임하심, 또는 흔히 사용되는 다른 용어는 성령의 부어주심입니다 ... 부흥은 세례로써 하나님의 성령께서 한 사람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능력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 부흥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방문하신 것이요, 하늘의 날들이 땅에 임한 것이며, 교회 안에 역사하시는 성령의 주재이며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한량없이 주어진 풍성한 생명입니다."
박 박사는 "로이드 존스가 부흥에 관심을 갖고 강조한 이유는 당대의 교회와 세상의 매우 암울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람의 노력이나 수고가 아닌 하나님의 성령의 부어주심으로서의 부흥이 참된 해결책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로이드 존스 목사는 개별 그리스도인들의 영적각성과 부흥을 통해 교회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문제까지도 해결하기를 기대했다. 따라서 그는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서 교회 지도자들의 활동을 앞세우기보다 개별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각성을 촉구한다. 왜냐하면 부흥의 역사는 목사들만 아니라 매우 비천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교회의 지체들을 통해서도 일하시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의 능력을 사모하라
하나님의 능력을 확신하라
박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마틴 로이드 존스는 당대 교회가 직면한 영국 사회의 영적 상태를 우려했다. 따라서 '섬뜩할 만한' 부흥의 필요를 절감한다. 영국 사회의 절망적 상황에서 인간의 노력으로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박사는 "로이드 존스는 문제 해결의 궁극적 요인은 사람의 힘에서 나오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 있으며, 그 능력을 확신하는 것임을 강조했다"라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을 확신할 때 성도들은 비로소 그 능력을 달라고 간청하고 탄원하며 기도하기 시작할 수 있다. 부흥, 곧 성령의 강권적 부어주심이 아니고는 20세기 중엽의 상황을 대처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로이드 존스는 부흥을 통해 영적인 것들을 뚜렷하게 의식하게 된다며 부흥의 보편적 특징들을 설명한다.
즉,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을 의식하며, 자신이 죄인이라는 무서운 죄책감도 느끼게 되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분명한 관점과 주 예수 그리스도, 특히 십자가에 죽으심에 대한 분명한 관점을 얻게 되며, 죄를 깨닫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통해 경험적 지식과 더불어 자기 자신의 구원에 적용하게 된다. 그리고 믿지 않는 가족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기도하기 시작한다는 것.
부흥, 하나님께 찾아라
박 박사는 "로이드 존스는 부흥의 특징과 성격을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에서 찾는다"라며 "부흥은 하나님의 직접적이고 주권적이고 즉각적이고 초자연적인 행동으로서 설명될 수 없는 기적이다. 따라서 부흥에는 그 부흥을 이루는 방식들이라는 것이 전혀 없다"라며 "로이드 존스는 하나님께서 부흥을 위해 사용하신 사람들, 장소들이 제한이 없는 까닭은 부흥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강조한다.
부흥은 결국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으며, 그 어떤 규칙도 정할 수 없다는 것.
부흥의 목적은 무엇인가?
로이드 존스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부흥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갖는다.
박 박사는 "첫째, 부흥은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부흥을 일으키시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능력, 하나님의 이름과 영예를 드러내기 위함이다"라며 "둘째, 부흥은 세상을 위해서 할 뿐만 아니라 교회를 위해서도 큰 가치를 지닌다. 즉, 부흥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바라보게, 계속 바라보게 하며 의뢰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한다.
로이드 존스가 말하는 부흥의 단계들
박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로이드 존스는 교회에 부흥이 찾아올 때,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는 과정과 경로를 말한다. 두 개의 예비단계와 두 개의 중간단계, 최종적 단계가 있다는 것.
부흥의 예비단계 첫 번째는 자신의 처지, 자신의 궁핍을 인식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들이 지은 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하나님의 계명을 행하려는 열망을 갖게 된다.
부훙의 중간단계 첫 번째는 개인 혹은 한 집단이 마음의 부담감을 갖고 기도의 처소를 마련하게 된다. 두 번째는 성령의 비상한 부어주심을 바라며 기도한다. 자신과 교회, 공동체를 위해 중보기도하게 된다는 것.
부흥의 최종적 단계는 하나님께서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서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과 권세를 나타내신다. 교회는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을 의식하게 되고, 진리에 대한 큰 확신을 갖게 되며, 큰 기쁨와 찬양의 느낌으로 가득 차게 된다. 또한 진리를 선포하고 전도하는데 담대함과 능력이 주어진다. 계시, 축복, 보호 등이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임하는 것이다.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 강점과 약점
박 박사는 개혁주의 관점에서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의 강점과 약점을 설명한다.
먼저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의 강점은 네 가지다.
첫째, 부흥은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이라는 것. 둘째, 자신의 처지와 형편을 인식하고, 회개하며 기도하게 되는 등의 부흥의 단계를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과 사람의 의무와 노력과 수고를 조화롭게 설명하는 것. 셋째, 기도의 궁극적 동기와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에 있다는 것. 넷째, 믿음 안에서 부흥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이 갖는 약점도 설명한다.
박 박사는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의 핵심인 '성령의 부어주심' 혹은 '성령세례'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벗어난다"라며 "로이드 존스의 '성령세례' 견해가 갖는 심각한 문제는 세부적으로 그가 '성령세례'를 회심 혹은 중생과는 다른 회심 이후의 별개의 경험으로 주장하는 오순절주의 핵심 교리와 연계시키는데 있다"라고 주장한다.
즉, 성령세례를 중생 후에 받는 체험적 능력의 세례라는 것으로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혁주의 진영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박 박사는 "로이드 존스에 대해 호의적인 이안 머레이(Iain H. Murray)조차 로이드 존스가 주장하는 두 번째 단계의 '성령세례'를 세 가지로 비평한다"라며 머레이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첫째, 신약성경은 그 어디에서도 성도의 두 단계 체험에 대한 교리를 말하고 있지 않다. 둘째,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기록된 성령으로 세례를 '받다'라는 동사를 '성령세례'(baptism with the Spirit)라는 명사로 바꾸게 되면 '성령세례'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기준이 될 뿐 아니라 단 한 번의 결정적 사건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잘못을 초래한다. 셋째, 두번째 단계를 경험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들은 성경에 명백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왜 성령세례를 강조했을까?
박 박사는 "로이드 존스가 유독 부흥을 위한 성령세례를 강조한 이유는 당시 성령론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이다"라며 "또한 청교도들과 18-19세기 설교자들의 체험과 증언 속에 나타난 '두 단계 유형'이라고 일컬어지는 회심 이후의 성령세례를 확신하고 발전시켰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임재와 사랑에 대한 자신의 체험을 통해 성령세례를 확신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로이드 존스는 성령께서 능력과 권위로 교회에 임하시는 부흥없이는 당대의 쇠퇴하는 교회와 지옥에 떨어질 세상의 상황이 결코 해소될 수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라며 "그의 부흥에 대한 열망이 독특한 '성령세례' 교리로 나타났다 비록 부흥으로서의 '성령세례' 교리가 왜곡되었을지라도 당대 영국교회의 쇠퇴와 무기력, 그리고 도덕부재의 사회에 대한 최선의 처방이자 해결책이었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우리는 정통 개혁주의에서 빗나간 로이드 존스의 '성령세례'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경고표지판으로 삼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라며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이 제공하는 부흥의 교훈들은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한국교회, 어떤 부흥이 필요한가?
박 박사는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에서 한국교회의 부흥의 교훈들을 제시한다.
첫째,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와 침체는 절망적인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한국교회는 부흥, 즉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인 성령의 부어주심을 믿음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기대해야 한다는 것.
박 박사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의 낙관주의는 결코 빈 손으로 돌아오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한국교회는 하나님께서 그 기쁘신 뜻대로 한국교회에 부흥을 주시도록 믿음으로 간구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둘째,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제일주의'라는 자본주의 철학을 내버리고 우리의 인간적 수단들을 겸손히 내려놓고 회개해야 한다는 것.
박 박사는 "하나님의 영광보다 사람의 이름을 앞세우는 교회성장주의, 메가처치 현상은 현대교회의 우상이다"라며 "한국교회는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교회에 주어진 일상적이며 기본적인 사명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여기지 말고 오히려 더욱 신실하게 기본적인 사명에 충성해야 한다는 것.
박 박사는 "하나님은 부흥의 시기만 아니라 평범한 시기, 고난과 역경의 시기, 침체의 시기에도 교회와 함께 하신다"라며 "교회의 기본적 사명을 소홀히 하면서 예외적인 성령의 부으심만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자세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만일 우리가 세속적 야망에 사로잡혀 있거나 영적침체를 겪는다면 이것은 성령세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성령충만을 받으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는 주님께서 교회에 주신 기본적인 사명, 곧 복음 전도와 기도, 예배 등을 수행하기 위해 계속 성령의 능력을 의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넷째, 한국교회는 교회의 기본적 사명을 수행하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경적 부흥교리의 정통성을 고수하는 동시에 하나님을 깊이 체험하는 자리에 나아가도록 성령의 역사하심에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
박 박사는 "주님께서 성령으로 우리의 삶을 통치하시도록 전적으로 주님께 복종하고, 신뢰하고 따르며, 주님의 음성에 민감한 영성을 유지할 때, 한국교회는 침체를 벗어나 다시 한번 수적 성장과 더불어 하나님의 부흥을 경험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연구논문 목차]
I. 들어가는 글
II. 펴는 글
1. 로이드 존스와 부흥
1) 부흥의 정의
2) 부흥의 긴박한 필요
3) 부흥의 역사
4) 진리의 재발견
5) 죽은 정통의 표징들
6) 부흥의 보편적 특징들과 다양성
7) 부흥의 참된 성격
8) 부흥의 목적
9) 부흥의 단계들
2.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 평가
1)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의 강점
2) 로이드 존스의 부흥신학의 약점
III. 나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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