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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건전한 공적신학, 일반은총에 근거한다"

by 데오스앤로고스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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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공적신학은 항상 일반은총에 근거한 작업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 자체는 특별은총에 근거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특별은총이 있어야 공적신학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적 입장을 세상의 언어로 이 세상에 대해서 말하여 세상에 영향을 미치려는 공적신학은 일반은총에 근거한 것이다."

 

 

이승구 박사(합신대 교수)의 주장이다. 이 박사는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박태수 박사/한국성서대 교수)가 지난 5월 13일(토) 오전 10시 한국성서대학교에서 <공공신학>을 주제로 개최한 제44차 정기논문발표회에 기조강연자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승구 박사(합신대 교수)는 <건전한 공적신학의 토대로써의 일반은총>이란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건전한 공적신학은 일반은총에 근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발표를 통해서 건전하지 않은 공적신학들과 건전한 공적신학들을 구별해서 제시하고, 공적신학과 일반은총의 관계를 규정하면서 바른 신학이 없이는 공적신학이 있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

 

 

건전하지 않은 공적신학

이승구 박사는 "공적신학들을 다 같은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며 "건전하지 않은 공적신학은 신학의 본래 성격을 상실한 것으로로 마치 세속신학이 제대로 된 신학이 아닌 것처럼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당부했다.

 

이 박사는 먼저 건전하지 않은 공적신학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기독교적 진리가 포기되는 형태의 공적신학은 건전하지 않은 것이다. 이 박사는 "기독교적 진리가 양보되고 절충되는 결과를 내는 것도 건전한 공적신학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둘째, 보편구원론적 함의를 지니는 것도 바른 공적신학의 길이 아니다. 이 박사는 "보편구원론적 주장은 결국 기독교적 증언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셋째, 만유재신론적 방향으로 나가는 것도 바른 공적신학의 방향이 아니다. 이 박사는 "이 세상의 과정에 의해서 하나님이 영향을 받아 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시사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작업으로 하나님을 희생시키는 것이 될 뿐이다. 더구나 이 세상 과정이 없으면 하나님도 없다는 식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기독교를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넷째, 그저 상징과 개념, 은유만으로 하나님을 말하는 것은 하나님을 증발시켜 버리는 것이다.

 

다섯째, 이 세상의 문제를 인간의 힘으로 다 해결할 수 있을 것과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건전한 공적신학이 아니다. 이 박사는 "우리로서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하지만 우리들이 다 같이 노력해도 안 된다는 것은 제대로 인정하는 진정한 겸손과 진정한 절망에 근거한 논의가 건전한 신학적 작업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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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공적신학의 길, 
"이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는
성경에 기초해야 한다"

이 박사는 "이런 문제에 빠지지 않으면서 이 세상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논의하고 활동하여 간접적으로 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려 하는 것이 건전한 공적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말하기 전에 성경에 근거해서 우리들이 말하려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진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후에 그 성경적 메시지를 이 세상의 여러 학문을 동원해서 이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번역의 과정에서 우리의 메시지가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록 다른 학문의 언어를 동원하고 이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하더라도 이것이 기독교의 증언이 되어야 한다"라며 공적신학이 있을 수 있는 일반은총에 대해 설명했다.

 

 

일반은총의 기능

일반은총에 대해 설명한 이 박사는 일반은총의 기능을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죄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는 마치 율법의 정치적 용도가 사람들의 마구 죄를 범하려는 욕구를 억제하는 것과 같다.

 

둘째, 죄를 억제하므로 이 세상이 곧바로 망하지 않고 그래도 유지(preservation)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은총의 큰 기능이다. 하나님께서는 선인과 악인에게 모두 햇빛과 비를 주셔서 이 세상에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살아 나가면 사회가 유지되도록 하신다. 따라서 일반은총이 없었으면 이 세상은 유지되지 않고 망하게 된다.

 

셋째, 이 세상에 학문과 문화가 진전될 수 있는 것도 일반은총 때문이다.


넷째, 타락한 인간들이 시민적인 선(civil good, or civic good)을 행할 수 있는 것도 일반은총 때문이다.

 

공적신학과 일반은총의 관계

다양한 공적신학에 대해 시대적으로 고찰한 이 박사는 "오늘날 공적신학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시도되는 이 작업은 전통적 신학을 토대로 하여 기독교의 과거, 현재의 모든 자산으로부터 이끌어 내어 이 세상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세속화된 이 세상이 잘 이해하여 변화되도록 하기 위해 세상의 모든 학문 분과의 작업들을 다 사용해서 세속적 용어도 설득하여 나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공적신학의 표면적 목표는 공공선(common good)을 증진시키고 바람직한 시민사회를 육성하기 위해 여러 학문의 기여를 시용해서 가독교적 자원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라며 "이때 공공선의 기준이나 여기서 말하는 시민사회가 과연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규정해야 우리의 공적신학이 잘못된 것인지, 참으로 기독교적인 것인지가 잘 드러난다"라고 설명했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이 박사는 "타락한 이 세상을 최소한으로라도 변화시키려는 우리의 신학적 작업인 공적신학은 타락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여전히 작용해서 이 세상 멸망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이 세상을 유지해 가고 세상에서 그런대로 의미 있는 발전도 있게 하고, 문화도 진전해 가게 하는 일반은총에 의존하는 길 밖에는 없다"라며 "이것이 공적신학이 빠질 수 있는 여러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공적신학은 역시 개혁파적인 공적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간의 전적 타락에도 불국하고 이 세상이 제한적이지만 변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찾는 것은 역시 일반은총에 의존하는 공적신학일 수밖에 없다"라며 "일반은총에 근거해서 믿는 사람들과 안 믿는 사람들이 같이 사는 시회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적신학에서 이야기하는 공공선(common good)는 그저 상대적 의미의 공공선이지 궁극적 의미의 공공선은 아니다. 우리는 이 궁극 이전의 세상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것이 무엇이지를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공적신학, 어떤 논의가 필요한가?

이승구 박사는 "공적신학은 전통적 신학에 근거하는 신학으로써 공적신학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공적신학은 스스로 설 수 없다. 공적신학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전통적 신학이 아주 분명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라며 "전통적 신학이 바른 신학으로 서 있을 때 공적신학은 세상을 위해 기독교의 메시지를 이 세상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번역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근에 시도되는 바르지 못한 여러 공적신학들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세상 안에서의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서 신학이 본래 해야 할 일들을 저버리거나 보류하는 것은 우리의 이 세상에서의 활동도 결국은 약화시키는 것이 된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공적신학은 세속적 사회 속에서 작동하기를 바라는 신학적 작업임과 동시에 일반은총에 근거해서 하는 신학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박사는 공적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적신학은 특별은총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것을 토대로 하면서 아직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의 사회과 세상이, 그 안에 (특별은총을 받은) 믿는 사람들도 참여하는 이 세상이 어떻게 스스로 온전한 멸망에 이르지 않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타락한 세상도 일반은총에 덜 저항하게 하려는 지난한 노력을 하는 신학이며, 또한 이를 위해 (특별은총을 받은) 믿는 사람들이 믿지 않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는 세속적인 이 세상에서 어떻게 믿지 않는 이웃을 설득하여 상대적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할 것인지를 탐구하고 같이 노력해 가는 시도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승구 박사는 "특별은총이 없이는 일반은총이 있을 수 없다. 즉, 바른 신학이 없이는 공적신학이 있을 수 없다"라며 "아직도 믿지 않는 세상에 복음의 간접적 영향력을 드러내는 작업이 공적신학의 작업이다. 그러므로 건전한 공적신학은 항상 일반은총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인식 자체는 특별은총에 근거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특별은총이 있어야 공적신학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적 입장을 세상의 언어로 이 세상에 대해서 말하여 세상에 영향을 미치려는 공적신학은 일반은총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는 성서대학교회(담임:최정권 목사)의 후원으로 이번 제44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승구 박사의 기조강연에 이어 발표된 연구논문은 모두 5편이다.

 

1. 공적으로 신학하기(doing theology publicly): 헤르만 바빙크를 중심으로 / 김은득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2. 개혁주의생명신학의 하나님나라 운동과 신학의 공공성 / 박찬호 박사(백석대 교수)

 

3. 데이비드 반드루넨의 공공신학에 대한 개혁신학적 평가 / 황경철 박사(한국대학생선교회 CCC)

 

4. 헤르만 바빙크의 신학에서 보편성에 대한 고찰: 신학 서론을 중심으로 / 정진경 목사(함안제일교회)

 

5. 타자를 위한 교회, 타자를 위한 사중복음: 디트리히 본회퍼의 교회이해를 통한 사중복음의 기독교윤리학적 담론들 / 김성호 박사(서울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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