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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인공지능의 도래, 신학적 인간을 먼저 숙고해야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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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구약학회(회장:김회권 박사, 숭실대 교수)가 지난 9월 16일(금) 오후 1시 30분 목원대 신학대학에서 '제120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인공지능과 신학적 인간학>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창주 박사(한신대 교수)와 소형근 박사(서울신대 교수)가 주제발제자로 참여해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인공지능, 신학에 위협과 도전을 줄까?

 

'인공지능과 구약성서:무슨 상관이 있는가?(욥 21:21)'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창주 박사는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지동설(1613년), 찰스 다윈의 진화설(1859년) 이후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은 전통 기독교와 신학에 가장 큰 위협과 도전이다. 더구나 인공지능은 머지않아 사람을 대체하거나 능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이전보다 훨씬 압도적이다"라며 "많은 신학자들은 인공 지능의 자율성을 언젠가는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지만 '제2의 바벨탑'이 될 수 있다는 염려도 함께 제기된다"라고 주장했다.

 

먼저 김 박사는 "구약성서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몇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라며 "삶, 죽음, 인생의 가치라는 점에서 사람과 인공지능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가? 인공지능의 경계는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삶을 영위하기 위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등은 기독교 신학이 응답해야 할 주제이고, 인공지능을 지식과 정보의 공유라는 기능적 측면에서 본다면 구약성서의 활용과 기여도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공지능의 인간 정신과 마음의 작용을 풀어내고, 말씀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차원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다"라며 "구약의 계시와 신비를 인공지능이 입력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으되 말씀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삶의 의지를 세우며 생명을 선택하게 할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하기 어렵"라고 피력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창세기 신학

 

김 박사는 "성서가 과학기술의 도전을 뿌리칠 때 가장 강력하고 최후 수단으로 여기는 성구가 있다"라며 "곧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되었다는 창세기 1장 26절의 말씀이다"라며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보다는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생령이 됐다는 창세기 2장 7절의 말씀이 인공지능에 대한 구약 인간론의 신학적 쟁점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즉, 땅의 흙이라고 불리는 물질과 살아있는 호흡이라는 비물질이 융합돼 생명력을 갖게 된 인간에 대해 말하는 창세기 신학은 인과율로 대표되는 선형적 논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인공지능에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과 본질, 그리고 고유한 영적인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과 알고리듬

 

김 박사는 '알고리듬'과 '살아 있는 인간문서'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 박사는 알고리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알고리듬(algorithm)은 중세 아랍 수학자 이븐 알콰리즈미 이름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특정 작업을 수행하거나 문제를 풀기 위한 일련의 절차적 단계 또는 지침을 가리킨다. 특히 컴퓨터 과학에서 알고리듬은 한층 더 복잡한 계산 과정과 엄청난 데이터를 처리하는 논리적인 순서를 포함한다. 한편 인공지능에서 알고리듬은 반복되는 문제나 유사한 주제들을 분류하고 점진적으로 오류를 좁혀가면서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는 방법이나 절차들의 집합을 지칭하는 전문용어로 쓰인다. 여기에는 명확성, 효율성, 입력, 출력 , 종결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동시에 활용 가능성과 정확도는 필수적이다."

 

김 박사는 "현대인의 일상은 알고리듬과 알고리듬적 사유에서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다. 특히 인공지능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에서 알고리듬은 컴퓨터 과학에서는 물론이려니와 그에 못지않게 인문학과 신학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개념이며 도구가 된다. 이 대목에서 알고리듬이 인간에게 제기하는 질문에 귀 기울여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알고리듬이 파악한 사람은 성서가 말한 인간의 물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주요한 단서가 되고, 사람의 선형적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며 물리적, 기능적, 수행적 측면에서 인공지능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라며 "알고리듬이 제시한 '검색기록'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하고, 성서가 말하고 있는 '땅의 흙'에서 비롯한 사람의 물적 특성을 보여주긴 하지만 성서가 사람을 또한 비물리적, 비선형적 존재라고 증언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생명체는 아니다

 

즉, 창세기는 사람을 선형적 논리, 곧 알고리듬으로 가둘 수 없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고 증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람은 살아있는 호흡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박사는 목회상담의 안톤 보이슨(Anton T. Boisen)이 사람을 '살아있는 인간문서' 라고 정의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보이슨에게 '살아있는 인간문서'란 알고리듬으로 풀 수 없는 비선형적 논리 체계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존재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 박사는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추론하며 추상적 작업을 수행한다고 해서 살아있는 호흡으로 창조된 생명체로 간주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살아있는 인간문서’로 표상되는 전인적인 특성을 모두 담은 인격체라고 간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사람에게는 각각 고유한 삶의 자리, 순간순간 차이가 있는 정서, 그리고 갈구하는 영적 지향을 가진 통합체이자 역동적인 생명체이기 때문이라는 것. 김 박사는 "따라서 인공지능이 살아있는 인간문서를 기능적으로 대체할 수 없으며 설령 시도한다고 해도 부분적, 일시적으로 수행할 따름이며, 정형화된 성격심리처럼, 기계적인 분석과 그에 준하는 역할만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임무만 실행한다

 

김 박사는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

 

그는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사람의 일을 효과적이며 정확하고 신속하게 수행한다는 점에서 삶의 ‘방법’(know-how)에 해당되지만 인간의 본질, 곧 ‘사람이 누구인지 ’에 대하여 묻지 않는다"라며 "인공지능이 주어진 임무나 과제를 푸는 방법과 수행 능력은 뛰어나지만 ‘목표’(know-what)에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묻지 않는다는 사실에 신학의 역할이 주어지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기독교의 십계명은 자세히 보면 모두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에 집중한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이 수월하게 사는 방법, 일의 능률을 높이는 방법, 수술하는 방법에 목표를 둔다면 기독교의 십계명과 맥락을 같이 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자칫 방법에 집중하다 보면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믿음의 대상인 하나님을 소홀히 여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방법론에 몰두하면서 놓친 사람이 누구인지, 기술의 목표가 무엇인지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김 박사는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요 15:11)" 말씀을 인용하면서 "구약의 사람은 원인과 결과의 선형적 논리에 매이지 않고 기하급수적인 결과로 상징되는 비선형의 블록 논리를 믿고 따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각기 고유한 인간문서로서 개인에게 요청되는 것은 기계에 양도할 수 없고, 기술에 묻히지 않는 새로운 인간 문해력이다. 인공지능이 위협하는 로봇과 첨단과학의 현실에서 나는 누구이며 과학기술의 목표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욥은 소발의 두 번째 추궁에 '그의 달 수가 다하면 자기 집에 대하여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욥 21:21)라고 논박한다"라며 "나와 상관없다며 빌라도처럼 손을 씻지 말고 냉철하게 사유하고 인공지능과 구약성서의 연관성을 진지하게 찾을 때다. 아포칼립스 AI가 인류의 미래를 이끌려고 하지만 구약신학이 광야의 성막처럼 앞서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강한 인공지능 기술이 찾아온다

 

'포스트휴머니즘 시대에 인간과 인공지능 이해하기: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소형근 박사는 오늘날 실현된 강한 인공지능 기술의 현주소와 문제점들을 진단하면서 성서적 관점에서 인간창조 목적을 설명한다.

 

소 박사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책은 인류 역사를 분석하고 인류가 나아갈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라며 "그의 주장대로 인간복제를 가능하게 만드는 나노 기술이나 합성 생물학과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인간이 영원불멸한 초인적 존재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 박사는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직 강한 인공지능의 부정적 파급력이 우리 피부에 와닿지도 않았고, 아직 현실화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강한 인공지능이 우리 인간을 압도하지 않은 상태다"라며 "하지만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와 같은 디지털 시대의 현자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류의 파국을 우려하고 있고, 생명 기술과 나노 기술을 통해 인간이 영생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조차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미래 사회를 낙관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한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들

 

소 박사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류가 어떻게 응전해야 하는지 몇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 시대가 과연 도래할 것인가? 인간의 상상력을 닮아 철학적 사유와 토론이 가능하며,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공유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과연 탄생할 것인가? 

 

소 박사는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강한 인공지능의 출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둘째, 뇌 과학의 발달로 인간 뇌의 구조와 기능이 컴퓨터와 상호 교환이 가능할 것인가? 인간의 뇌에 있는 모든 기억과 정보 가 컴퓨터 하드에 넘겨져 ‘또 다른 나’(another me), 즉 복제인간이 가능한가? 만약 이런 인공지능이 제작된다면, 이 인공지능에게도 ‘인권’을 부여할 수 있는가?

 

소 박사는 "1996년 7월 복제양 돌리 탄생에 세계는 환호와 동시에 우려를 표했던 바가 있다. 돌리가 생명체로 태어날 때까지 276번에 이르는 실패를 경험했고, 복제양 돌리는 빠른 노화로 6년 7개월 만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죽었다"라며 "만약 인간복제를 시도한다면 인간을 실험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생명윤리의 장벽에 부딪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뇌 과학의 수준에서는 컴퓨터에 인간 뇌의 모든 정보를 입력한들 인간의 ‘자의식’을 이식할만한 기술이 없어서 컴퓨터를 통한 인간복제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셋째, 인공지능 발달의 시대에 인류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옳은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산업로봇의 활약상을 마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만 하는가? 

 

소 박사는 "기술의 안전성과 설명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통해 인간은 기계를 더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인간과 강한 인공지능의 공존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넷째, 인공지능이 잘못된 판단을 한다거나, 특정 세력, 특정 인종, 특정 그룹에 혐오한다면, 그리고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여 오판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소 박사는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과 관련해 일론 머스크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법적인 규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2017년 1월 12일 유럽연합(EU) 의회에서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전자 인간'(Electronic Person)으로 규정하면서 인공지능 로봇의 일탈에 대비해 시스템 작동을 강제 종료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를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고 결의했는데, 인공지능 로봇의 지위와 인공지능 로봇 개발 및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인간 창조의 목적과 강한 인공지능의 목적

 

소 박사는 "‘인간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성서적 인간이 어떤 목적으로 이 세상에 창조되었는지를 묻는다면, 오늘날 인공지능 개발의 의의와 인공지능의 역할을 규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창세기 1장 28절의 '다스리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다>는 창조주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인간 창조의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창세기 1장의 창조신학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잘 유지하고, 보존해야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 박사는  "인간은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시 8:5) 노동하는 존재(창 2:15)로 창조됐고, 창조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사 43:7),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사 43:21) 지어졌다"라며 "그렇다면 강한 인공지능의 존재 이유도 분명해진다. 인류에게 긍정적이고 유익한 효과를 가져다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개발을 늦추거나 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해가 되지 않고 인류를 위해 존재하도록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의 인성과 영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세계 기구의 법적 규제, 국가 간, 사회적인 합의 등 강한 인공지능에 대한 관리 감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특히 "지금 인류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공동체성'이 중대한 화두다. 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 전염병 확산위기, 저출산 고령화 위기 외에도,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고 때론 위협하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대한 공동대처가 우리 인류에게 시급한 이슈가 되어야 한다. 인류는 이 위기들에 대한 응전으로 공동의 목표를 삼고 강한 인공지능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한국구약학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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