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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탈교회 현상(중) 소통없는 '채플', 위선적인 '채플강사' 아웃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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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연구(41) * 


 

 

교단에서 탈퇴하고 독립 교회로 사역하는 목사, 기성 교회에서 나와 자유롭게 신앙생활하는 성도 등 '탈교회 현상'이 한국 교회 목회현장에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실천신학회(황병준 박사, 호서대)가 지난 5월 22일 호서대 대학교회에서 '탈교회 시대의 실천신학적 대응'이란 주제로 제80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본지는 해당 학회에서 발표된 신학자들의 연구논문의 주된 내용을 <탈교회 현상>이라는 제목으로 일부 정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채플'이 위험하다

 

'탈교회 시대 기독교사학채플의 미래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장혁재 박사(호서대). 그는 기독교사학은 기독정신으로 설립된 이념을 구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사명을 고취시키기 위해 운영되는 '채플'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장 박사는 "지금의 기독교사학 채플은 자정능력이 상실돼 학원선교 사역자들의 선교 동력이 꺼져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다.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유념하며 심오하게 말씀을 선포하는 이들의 고충이 날로 심화되어 가는 상황이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채플을 공격하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의도치 않은 장벽'을 만나게 된 캠퍼스 사역자들은 '채플' 운영의 창조적인 재편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장 박사는 "다수의 학생이 운집할 수밖에 없는 채플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수업이 되었다"며 "불가피하게 시작된 비대면 온라인 채플은 미디어 콘텐츠 사용의 자연스러운 시작점이 되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을 확보하며 이를 구현해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변화의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왜, 대학생이 교회를 떠날까?

 

'탈교회화'의 중심에는 청년(대학생)이 있다. 그들이 지금 교회를 떠나고 있다. 한국 교회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장 박사는 사라 레이몬드(Sarah Raymond)의 말을 인용해 “신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교회에 대한 환멸 또는 의심”이라며 "사랑을 강조하는 교회에 다툼과 분열이 항존했고, 법과 질서에 미달된 기독교인들의 그릇된 행실이 여과 없이 세상에 공개됐다. 리더십인 목회자의 성 윤리, 돈, 세습 문제가 교회에 대한 여론 형성에 관여하는 등 한국 교회 위기는 자초한 결과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기독교사학의 채플은 학생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진은 한국침례신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영성수련회' 모습(사진출처: 한국침례신학대학교 홈페이지)

 

"채플, 수업시간 밖으로 밀려나"

 

그 결과, 대학생과 같은 청년층이 교회를 떠나게 됐다는 것. 가장 큰 문제는 채플 시간이 학과 수업에 방해되지 않는 평일 저녁이나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시간으로 배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독교사학은 기독교적 사상이나 교리를 강조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장 박사는 채플은 비기독교인에서 반기독교인의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관심했던' 종교에서 '맞서 싸우는' 대상의 종교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채플 여론의 화두는 무용론을 근거로 한 폐지론이다. 이를 거세게 주장했던 그룹은 바로 기독사학의 비기독교인 교수그룹이다. 이들 주장의 정당성은 학생들의 불평에서 기인한다"며 "기독교 사립대학은 기독교 정체성을 고수해야 하는 학원이므로 채플의 시행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독교사학은 학교 교단과 학내 기독교 구성원의 반대 입장에 한발 물러섰다는 것이 장 박사의 주장이다. 그리고, 협상안에 따라 채플시간 배정을 학과 수업에 방해되지 않게 수업이 편성되지 않는 저녁시간이나 학생들이 기피하는 월요일 오전, 금요일 오후에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박사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학교들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채플을 평일 저녁이나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시간으로 채플 시간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 방안은 비기독교인 학생들에게나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에게 희소식이 되었다"며 "현재 학생들은 절대적으로 대면보다 비대면 채플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 이후의 채플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플이 살아남으려면"

 

그렇다고 기독교사학은 비기독교인 대학생, 반기독교인 대학생들을 이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다. 청년층의 '탈교회' 현상은 신세대로 볼 수 있는 그들의 자발적인 선택이기도 하지만 기독교사학과 한국교회의 병폐가 만들어낸 실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기독교사학은 채플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교목실에 권위를 부여하라"

 

 

이와 관련 장 박사는 "채플현장에서 학생들과 밀접한 접촉을 담당하는 핵심 구성원은 교목교수와 교목이다. 영적성장을 갈망하는 현장에서 이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영성과 전문성을 담보한 학원선교를 위해서는 이들에게 상당 부분의 실권을 일임함이 채플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즉, 채플은 누구나 간단히 업무를 파악하고 투입되어 실행할 수 있는 행정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 채플은 선교를 위한 복음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한 신앙, 청중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능력, 인성교육과 교양교육이 가능한 검증된 도덕성, 인문학과 시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 예술과 대중문화의 소양이 총망라된 복합적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전문영역이라는 것.

 

장 박사는 "교목교수나 교목은 무엇보다 채플의 대상인 학생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기독교사학은 이들이 중장기적인 플랜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기독교사학은 교목실에 충분한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교목실이 위험하다"

 

물론 교목실의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최근 대두된 채플의 위기 중 하나가 '학내의 재정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 박사는 "입학생 감소, 교수인력의 불가피한 증원, 장학금 정책, 교직원의 꾸준한 임금 인상 등 여러 요인이 학원의 경영 위축으로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독교대학의 경우, 재정 감축의 첫 실행지로 교목실을 지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교목실 재정 지원의 감축은 소극적인 기독교 활동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기독 동아리의 위축으로 연결된다. 기독동아리의 리더십인 신학부 학생들의 선교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기독대학교의 정체성까지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장 박사는 "또 다른 재정 감축의 한 축은 강사료다. 매주 채플 강사들의 강사비는 아무리 예산을 적게 책정을 한다 해도 고정적인 지출임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각 학교는 매학기 전문 강사에게 강사비 삭감을 요청하고 코로나 시기에는 재정지출이 필요 없는 학교 교원을 투입하거나 학교에 기부금을 낼 수 있는 외부강사로 채플설교를 일임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통중심의 채플강사 필요"

 

그렇다면 채플을 살리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장 박사는 채플을 위한 인재양성과 시대에 맞는 콘텐츠 창작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 사역자를 양육하는 ‘트레이닝 시스템’과 사역자들이 현장에서 비기독교인들에게 사용할 전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학원선교 연구소'의 출범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소통 중심의 커뮤니케이터(채플강사)가 절실하다. 디지털 기계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쇼셜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디지털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플 강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 박사는 "기독교사학은 디지털네이티브에게 맞는 성서적 비전을 함께 제시함으로 인간소외 현상에 대응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디지털의 확장으로 인간소외 현상이 심화되어가는 신세대들에게 관계성 구축은 선교전략 차원의 첫 단추인 ‘소통’에 있다"고 피력했다.

 

"채플린: 멘토가 돼라"

 

'멘토링'도 중요한 선교전략 중 하나다. 캠퍼스 내의 멘토링은 멘티에게 자존감 향상, 대인 관계 능력 증진, 진로 계획, 대학생활에 흥미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학교 안에서 멘토링 형성에 가장 적합한 교과목은 역시 '채플'이다.

 

장 박사는 "채플은 학과수업과는 다르게 인간적인 친밀한 관계형성이 가능하며 공교육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며 "채플의 성공과 실패는 채플린인 커뮤니케이터의 노력과 역량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채플 강사>
"실력없음은 용서하지만
위선은 결코 용서없다"

 

 

채플의 성공을 위해 채플강사는 많은 욕심을 낸다. 학생들의 관심을 최대한 끌 수 있고, 그들이 적극적인 신앙적 도전과 궁극적인 영혼구령에 다다르는 과정을 담은 메시지를 준비한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장 박사는 "채플 커뮤니케이터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거짓이나 과장이 없어야 한다. 현실의 대학생들은 ‘실력 없음에는 용서가 돼도 위선은 결코 용서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주어진 은총, 바로 비기독교인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자칫, 거짓과 위선으로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플 이후, 후속 조치도 중요하다. 그는 "채플이 마치게 되면 학생들은 채플에 대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반응을 보인다. 강사는 반응을 보인 학생들을 반드시 기억하고 개별적인 만남으로 진행해야 한다. 강사는 채플에 반응을 보인 학생들의 피드백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부담스럽지 않게 응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커뮤니케이터는 절대 채플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학생에게 불쾌감을 드러내거나 대립관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도리어 학생의 의견을 신속히 수렴하여 다음 채플에 성의껏 반영한다면 학생의 안티성향을 친기독교 성향으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다. 학생들과의 친밀감이 쌓이면 강사는 비로소 멘토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멘토로서의 커뮤니케이터는 겸손한 자세로 멘티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본인이 설교했던 내용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 장 박사는 "극도의 물질만능과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진실성과 진정성, 이 두 가지는 교회의 강력한 무기이자 또한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며 "150년이 넘는 채플의 역사 속에서 기독교사학과 한국교회는 선교대상들에게 어떤 자세와 마음으로 다가갔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백척간두에 놓인 한국교회 회복과 부흥의 초석에 채플을 통한 선교방안이 폭넓게 응용되기를 소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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