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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코로나19 이후 시대, 어떤 신학이 필요한가?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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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직신학회(회장:정홍열 박사/아신대)가 지난 9월 11일 오전 9시 30분 온라인(ZOOM)으로 '제16회 한국조직신학자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신학과 교회'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전국대회에서는 4개의 주제발표 외에 5개 분과에서 10여 개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이날 2개의 주제발표 일부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신학과 교회'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16회 조직신학자 전국대회에서 4명의 발제자가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ZOOM ,.갈무리

 

1.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

 

코로나와 함께, '뉴노멀 시대'

 

정홍열 박사(아신대 교수)는 "우리가 현재 비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형식들이 어느덧 당연시되는 사회적 인식이 정착되어가고 있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이런 현상을 뉴노멀이라고 부르고 있다. 뉴노멀시대의 특징은 분명 ‘코로나와 함께(with corona)’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을 고려한 명명이라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교회의 변화에 따른
신학적 성찰의 필요성

 

정 박사는 "뉴노멀 시대에 교회가 당면한 위기와 관련, 우선 복음을 소통하는 기관으로서의 교회가 맞이하게 된 소통의 환경의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황 속에서 비대면 집회와 온라인을 통해 구성된 공동체는 전통적인 교회의 활동에서는 낯선 모습이 됐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는 대안적 프로그램에서 대세로 자리매김되는 추세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지역적 공간적 출석이 제약받고 온리안 상의 가상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진정성의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신학적 성찰이 더 많이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예배하는 자를 찾으신다"
장소보다 때가 중요하다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 지니라”(요 4:21-24).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의 대화를 언급한 정 박사는 "예수님의 답변은 예배의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때가 중요하며 그때에 진정성 있게 예배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라며 "하나님께서 예배자를 찾으시는 때에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면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의 장소 곧 복음이 소통되는 교회라고 말씀하신다고 해석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결속방식 아닌 결속력 중요하다

 

정 박사는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때에 영과 진리로 응답하는 사람이 진정한 예배자이고 그곳이 교회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라며 "참 교회와 진정한 예배의 문제는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또 관계의 결속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결속력이 문제인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시간과 자세의 문제가 확보되면 그 예배는 참 예배가 되고 그곳은 참 교회가 된다. 복음을 순수하게 지키고 간직하는 공동체라면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지 복음을 긴밀하게 소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 코로나 이후 시대의 신학적 전망:종교철학적 접근

 

 

유신론적 자연주의

 

장왕식 박사(감신대 교수/종교철학)는 "코로나 팬데믹의 문제는 탈근대주의적 관점의 또 다른 특징과 연계되어야 보다"라며 "탈자본주의의 시각으로 접근해서 분석할 수 있다. 자연주의와 탈자본주의로 대표되는 탈근대주의 운동의 특징들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기독교 신학의 진로에도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장 박사는 "하나의 바람직한 기독교 조직신학은 탈근대주의의 장점들을 기꺼이 수용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과감히 제시해야만 한다"라며 "이미 제시된 '유신론적 자연주의'는 기독교 미래에 하나의 이상적인 조직신학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왜, 자연주의인가?

 

장 박사는 "코로나 19 이후 시대의 기독교 신학을 전망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론은 모든 문제를 탈근대주의의 핵심 개념 중의 하나인 '자연주의' 및 '글로벌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분석해 보는 것이다"라며 "인간과 자연의 연속성에 대한 진지한 깨달음이 뒤따르지 않으면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재앙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과 자연의 연속성에 대한 진지한 깨달음이 뒤따르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재앙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라며 "그저 '자연 없이 인간 없다'라는 모토를 따라 인간-자연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종(人間種)이 단지 자연 생태계의 수많은 종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자연을 자연 자체로서 인정해야만 한다"라고 역설했다.

 

 

왜, 글로벌 자본주의인가?

 

특히 "코로나 사태 확산의 주범 중의 하나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발전한 근본 배경에는 자본주의의 글로벌화, 혹은 전 지구촌의 자본주의화가 있다는 것이 상식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적 연결망이 코로나 팬데믹의 확산에 주범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탈근대주의의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면서 단지 자연-인간의 네트워크로서의 자연주의적 연속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지구촌 자본주의의 네트워킹 문제를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 인류세의 문제는 ‘자본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생태 기독교의 응답

 

장 박사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물음은 생태적 기독교의 답변을 요구한다"라며 "바이러스 자체는 자연의 산물이지만 그것이 인간의 공동체 안에서 확산되면서 일으키는 모든 문제는 인간 사회와 연관된 문제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의 문제는 자연의 문제이자 동시에 인간 사회의 문제이다. 이는 생태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전제하고 있는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직면하는 문제는 많은 경우 생태학적 문제인데, 먼저 이는 자연 생태계의 문제의 일부이며, 그것은 동시에 인간과 사회, 그리고 우주 생태계의 이슈를 다루는 문제이기도 하다"라며 "생태 기독교와 관련된 토론에는 반드시 자연과 인간 이외에 신(God)의 관점이 추가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즉, 자연과 인간 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주라는 집의 또 다른 주요 구성원인 신의 협조가 동반되어야 온전하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탈근대화와 기독교신학의 충돌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종교적 문제(합리주의적 이성과 과학의 힘 증가, 공동체의 위기, 상대주의와 다원주의의 부흥)와 개인의 자유 문제를 언급한 장 박사는 "인간의 모든 자유가 다원주의 및 상대주의의 빛에서 이해되면서 자유로운 선택의 자유(실용주의)를 최우선적 가치로 놓고 있는 탈근대주의 시대에, 기독교 신학은 이런 가치관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장 박사는 "신 없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입장은 오늘날 자연주의에 의해 대변되는데, 자연주의에 따르면 오로지 존재하는 것은 자연뿐이며, 따라서 모든 설명 역시 자연과학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경향은 최근의 대부분의 탈근대주의적 사조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탈근대주의가 철저히 세속적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다. 신의 존재에 의해서 성립되던 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합리성이 자연과학의 합리성에 의해서 대체된 것이 탈근대주의의 특징이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탈근대화주의, '해결책' 아니다

 

하지만 장 박사는 "현대인이 실용적 탈근대주의만으로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장 박사는 "탈근대주의적 가치로서의 해체주의, 상대주의, 그리고 다원주의의 문제는 장점과 더불어 적지 않은 한계점도 보인다"라며 "특히 탈근대주의의 대표적 가치인 실용적 자기 우선주의는 소수자를 대우하는 공동체와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 여전한 난점을 지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상대주의와 다원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개체 중심적인 자유의 개념을 보완할 공동체 중심의 사유를 추구하는 데 있어 보다 적합한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독교신학의 과제는 무엇인가?

 

장 박사는 "팬데믹 이후 시대에 기독교는 대안이 되어야 한다"라며 "기독교는 스스로를 새롭게 이해하고 혁신해 나가기 위해 무엇보다도 예속 주체화에서 벗어날 동력을 얻는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라며 "나아가 탈근대주의가 보인 문제점에 대해 보완할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 곁들여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본주의의 전횡과 관련해 현재의 권력 장치들이 저지르는 잘못들을 겹겹이 가리는 장치가 없는지 종교인의 이름으로 파헤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잠정적 대안으로써 '자연주의 유신론'을 제시했다.

 

 

유신론적 자연주의

 

장 박사는 "코로나 이후 시대에 모든 유신론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탈근대주의가 바람직한 시대정신으로 내세우는 여러 조건들을 감안해 볼 때, 전통적인 형태의 유신론은 미래의 대안을 제공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의 이상적 유신론은 우선 탈근대주의자들이 말하는 조건들, 특히 그들의 자연주의와 부드럽게 조화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범재신론이 말하는 자연주의적 유신론은 내재적 자연과 초월적 신이 어떻게 상호작용해 문명을 창조해가며, 그 과정에서 인간이 자연과 공생하면서 스스로의 주체적 역할을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을지를 잘 분석해 낸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자연주의적 유신론은 생태기독교가 지닌 장점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기에 더욱 추천될 만하다"라며 "자연주의적 유신론은 자기 발생적인 자연을 강조하는 일종의 내재적 자연주의를 택하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변혁의 힘과 더불어 그런 변혁적 동기를 유인하는 목적의 제공자로서 신을 말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형태의 자연-인간-신의 조화를 주장하는 생태기독교 신학을 말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자연주의적 유신론,
"관계의 문제도 해결"

 

장 박사는 "자연주의적 유신론은 탈근대주의의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된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 위주의 삶이 만나면서 상호 빚어내는 갈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의 답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즉, 비록 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공공의 선 중에서 최고의 것을 알고 있지만, 그는 언제나 신 자신의 것이 인간 스스로가 지향하는 사적 목적과 비교되도록 열어 놓는다는 것.

 

장 박사는 "만일 인간이 신이 제시하는 최고선으로서의 목적에 대해 온전하게 파악하기를 원하고, 그로 인해 이웃과 더불어 소통하며 합의를 도출해 간다면, 이때 인류가 추구하는 공동체의 선은 더욱 이상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공동체의 목적을 부드럽게 조화시킬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의 인문학은 오늘의 신학도에게 철저한 자기변혁을 주문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상대주의나 다원주의, 그리고 무신론을 마주하면서 요구받았던 변혁과는 전적으로 다른 강도의 것이 되어야 함이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기독교 신학이 미래에도 인류에게 매력을 끌 수 있는 하나의 이상적 담론으로 남기 원한다면, 비록 어렵더라도 차이생성의 철학과 신유물론을 비롯한 새로운 자연주의 철학들과 꾸준히 대화해야만 하는 과제를 걸머지고 있는 셈이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ntellectus Amoris : 코로나와 젠더 그리고 보편적 돌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최유진 박사(호남신대)는 코로나19 이후에는 이해를 추구하는 사랑으로서의 신학으로 '돌봄의 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위태로움이 일시적 예외 상태가 아닌 기본 조건이 된 삶에서는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 속에서 생존하고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라며 "보편 돌봄, 돌봄 신학이 요청되는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한국교회 진단과 올바른 교회론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만준 목사(덕수교회)는 "코로나19 전 성도의 신앙 평가가 내면적인 성품은 무시당하고 외적인 교회 출석이나 교회 활동의 열심 있는 참여로 평가되었다면, 이제는 내면적인 성품과 하나님과의 관계성과 각자의 삶의 자리와 삶의 현장에서의 성실한 신앙의 자세가 무엇보다 그 사람의 신앙을 평가하는 바른 기준점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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