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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구약신학자가 말하는 잠언-상] 잠언의 해석과 설교(유혹), 이렇게 하라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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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과 욥기, 전도서는 구약의 지혜서라 불린다. 그중에서 '지혜로운 삶'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책이 바로 잠언이다. 하지만 잠언 설교는 힘들다.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통일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영적인 내용보다 도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자칫 복음 아닌 '도덕과 윤리'를 설교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잠언은 어떻게 해석하고 설교해야 할까? 구약신학자들이 제시하는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잠언 1장~9장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삶의 원리를 가르치는 교훈과 훈계의 양식으로 되어 있다. 10장 이후부터는 개별적으로 수집된 문서처럼 문학적인 통일성이 결여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김성진 박사(아신대)는 "문학적으로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 잠언을 해석할 때 잠언이 갖는 문학적 특이성을 분석해 잠언 전체 및 개별 잠언의 의미를 파악하는 해석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잠언 분석을 위한 해석학적 제안' 과거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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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박사(백석대)는 "잠언서의 고유한 특징을 살리는 방식으로 주해하고 설교하면 설교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설교자는 잠언서 전체 구조와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자신의 설교 범위(시리즈 여부 결정을 포함)를 정하고, 잠언 혹은 잠언군들 간의 연결 관계를 파악해 구체적 설교 본문의 경계(boundary)를 결정하며, 정한 본문의 장르(형식)는 물론 음운과 시각언어 사용 등 미학적 특성을 파악해 메시지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제안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유선명 박사의 <잠언은 잠언답게:잠언 설교를 위한 제언>,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구약논집', 제11집(2016.06).

 

잠언설교, 왜 어려울까?

 

유선명 박사는 "설교자들이 잠언서를 외면하는 이유는 잠언서가 '영적 이슈'보다는 일상의 문제를 많이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설교본문으로서의 유용함을 의심받을만하다"며 "무엇보다 잠언 설교를 어려워하는 설교자들의 주된 고민은 잠언서의 특정 격언들이 어떤 논리에 의해 지금의 형태로 배치되었는지, 따라서 잠언서 전체를 어떤 구조와 흐름으로 이해해야 하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라고 진단한다.

 

분석과 설교 위한 기본 원칙

 

유 박사는 바쏠로뮤, 앨리스 맥켄지, 김창대, 유윤종 등의 신학자들이 제시한 잠언설교의 기본 원칙들을 설명하면서 설교자들에게  5가지 실용적 지침을 제시한다.

 

1. 잠언서 전체 구조와 내용에 비추어 자신의 설교 범위와 회수를 결정하라.
2. 잠언(군) 연결 관계를 고려해 특정 본문들의 범위를 정하라.
3. 정한 본문의 장르(양斗)에 민감해지라.
4. 본문이 가진 음운과 표상(시각언어)의 미적효과를 반영하라.
5. 본문이 다루는 내용에 집중해 간결하게 전하라.

 

유 박사는 "잠언은 주변의 여러 말씀들과 엮여 있는 '잠언군'으로 바라보며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탐스러운 포도송이처럼 엮인 모습을 상상하며 본문을 주의 깊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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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적 분류에 따른
주해의 실제(잠언 6장)

 

유 박사는 "설교자는 잠언의 장 단위의 개관을 제시하고, 해당 장 내부의 형태적 단위들의 경계선과 각 단위들의 내적 통일성을 설명한 뒤, 그 단위들 중 회중의 필요를 고려해 본문들을 선별, 순차적으로 설교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잠언 6장을 테스트 본문으로 삼아 형태적 분류에 따른 잠언을 주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잠언 6장은 네 편의 짧은 격언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6장 20-35절은 독립된 강의(lecture)로서, 잠언 1-9장에 등장하는 10개의 강의 사이클에서 9번째 강의에 해당한다.

 

격언집 1 : 보증서는 일의 위험 (6:1-5)
격언집 2:게으름의 결과 (6:6-11)
격언집 3:불량배 (6:12-15)
격언집 4:고약한 인간들 (6:16-19)
강   의 9:간음의 치명적 결과 (6:20-35)

 

'보증서는 일의 위험'에 대해 유 박사는 "본문에서 문제 되는 보증은 경제약자를 기꺼이 도와주는 너그러움의 한계를 넘어서는, 자기 능력을 벗어나는 호기로운 무리수의 행태를 가리키는 것이며, 이 잠언들은 이웃을 위한 너그러움이 자신과 가족의 위험을 담보로 한다면 그것은 선행이기보다는 어리석은 행동이 됨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게으름의 결과'에 대해서는 "본문의 가르침은 행동-결과의 직접적 연결을 넘어서 행동-품성-결과의 연결이라는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 게으름이 몸에 배고, 성품이 되면 그 삶을 기다리는 것은 가난과 실패이기 마련이라는 의미에서의 확장된 인과율인 것이다. 잠언은 개별행동들의 누적이 한 사람의 품성(character)을 빚고, 그 품성의 소유자가 결국 도달하는 종착점 사이의 인간 여정을 다룬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간음의 치명적 결과'에 대해서는 "여기 묘사된 것은 물론 현실의 법집행 상황이기보다는 지혜 스승의 이상주의적 도덕관을 진술한 것이다. 율법의 규정에 따르면 간음자는 돌로 쳐 죽이고, 아버지를 저주 혹은 구타한 자도 집단처형에 처해야 했겠지만, 다윗의 예를 보아도 그러한 법집행이 일관성 있게 지켜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한다.

 

즉, 34-35절에 기록된 상황 역시 이스라엘의 일상에서 간음의 피해를 입은 남성들이 자기 부인과 간음을 저지른 남자를 찾아 복수(살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잠언 7장의 설교 실제

 

유 박사는 잠언 7장을 예로 삼아 설교 작성의 실제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잠언 7장은 1-9장을 지배하는 열 개의 강의 중 10번째에 해당하는 마지막 강의다. 또한 7장에서 언급한 성적 유혹의 문제를 다룬다.

 

그는 "7장에서 아버지는 멍청한 젊은이가 경험 많은 음녀(유혹녀)의 꼬임에 넘어가는 현장을 생생한 드라마로 보여주면서 유혹의 기제를 철저히 해부한다"며 "7장 본문의 유혹녀(개정 개정:이방 여인)는 치명적인 유혹자로 등장한다"라고 설명한다. 

 

1-5 서언: 유혹에 관한 경고
6-23 유혹의 해부
24-27 결언: 유혹에 관한 경고

 

 

유혹녀의 헌팅

 

유 박사는 "잠언 5장에서 암시되는 성적 관계는 쌍방적이고 자발적인 음행으로 보이는데 반해, 성적 욕구에서나 삶의 경험에서나 무르익은 처지에서 경험 없는 젊은이를 기다려 유혹하는 잠언 7장의 여인은 먹이를 노리는 치명적 유혹자, 즉 팜므 파탈(femme fatale)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유혹녀의 헌팅에 걸려든 한 젊은이의 안쓰러운 말미를 보여 준 아버지는 1-5절의 강의와 수미쌍관을 이루는 강의로 7장의 가르침을 정리한다"며 "아버지는 유혹녀의 유혹에 넘어가면 죽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한 번의 일탈, 즉 간음이 즉시 생명을 빼앗는다는 뜻은 아니다. 아버지는 잠언의 유구한 원리에 따라 특정한 사건의 묘사를 통해 일반적 진실을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유 박사에 따르면 7장의 유혹은 분명 에로틱한 분위기에서 전개되지만 그 에로티시즘은 유혹당하는 주인공과 독자들의 머리 안에서 일어나고 있을 뿐, 이 장에서 여인의 유혹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은 말을 통한 상상력의 자극이지, 절세의 미모나 육감적인 몸놀림, 19금의 스킨십이 아니다. 따라서 7장은 죽고 사는 것이 혀에 달렸다는 잠언(18:21)의 시각적인 주석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어떻게 유혹을 이길 수 있는가?"

 

'유혹'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잠언 7장은 본문의 전개 방식을 따라 극적인 긴장을 살려가면서 "어떻게 하면 유혹과 싸워 이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청중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던지게 하는 설교를 해야 한다.

 

유 박사는 세 가지 설교 논지를 제시한다. 

 

첫째, 나만은 예외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세간의 풍자가 보여주듯 우리는 남에 관해서는 과도한 보편성을, 자신에 관해서는 지나친 예외성을 부여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남들은 다 그래도 난 달라.", "다 사람 나름이지."라는 생각이다. 이 성향 때문에 우리는 사고를 당하고 사고를 낸다.

 

둘째, 유혹은 초장에 물리쳐야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것이 유혹의 기제이다. 유혹녀의 손을 잡고 걸음을 떼면, 결국 패가망신 저승길이 기다리고 있다(25-27). "딱 한 잔!"은 만취로, 음주운전으로, 과실치사로 이어진다. "한 번만!"이 신성한 결혼과 가정을 파괴한다.

 

셋째, 유혹은 더 좋은 것의 “유혹”으로 극복한다. 쾌락을 물리치는 것보다 정절을 사랑하는 것이 더 낫다. 매달리는 요부를 품에서 밀쳐내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보다는 아내를 늘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는 것이 백배 천배 나은 삶의 방식이다. 

 

 

설교자의 모델은 '지혜부인'

 

잠언서의 고유한 특징을 살리는 방식으로 주해하고 설교하면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 유 박사는 "설교자를 위한 최상의 역할모델 역시 잠언서에서 찾을수 있다. 바로 '지혜부인'이다. 지혜부인은 세간의 지혜자가 맞설 수 없는 궁극의 현자이며 예언자의 권위에 비할 바 아닌 신적 권위를 지녔다"라고 설명한다.

 

그는 "지혜부인은 사람들이 어리석음을 벗고 지혜로워질 수 있도록 스스로 저잣거리로 나서고 손수 집을 지어 어리석은 이들을 초대한다"며 "잠언서가 설교의 내용뿐 아니라 설교의 본질과 방법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준다고 믿는 이에게는, 지혜부인의 자세야말로 자신의 회중들을 향해 외치는 설교자들이 따라야 할 역할모델이다"라고 강조한다.

 

[유선명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1. 들어가는 말: 잠언 설교는 (왜) 어려운가?
II. 잠언 분석과 설교 작성을 위한 기본원칙들
 1. 강화(discourse)
 2. 잠언군(proverbs cluster)
 3. 독립격언 (individual saying)
III. 형태적 분류에 따른 주해
 * 잠언 6장의 형태적 분석과 본문경계 결정
  격언집 1: 보증서는 일의 위험(6:1-5)
  격언집 2: 게으름의 결과(6:6-11)
  격언집 3: 불량배(6:12-15)
  격언집 4: 고약한 인간들(6:16-19)
  강의 9: 간음의 치명적 결과(6:20-35)
IV. 주해와 설교 작성의 예-잠언 7장
V. 나오는 말

 

[구약신학자가 말하는 잠언-하] 잠언의 해석과 설교, 이렇게 하라

 

[구약신학자가 말하는 잠언-하] 잠언의 해석과 설교, 이렇게 하라

잠언과 욥기, 전도서는 구약의 지혜서라 불린다. 그중에서 '지혜로운 삶'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책이 바로 잠언이다. 하지만 잠언 설교는 힘들다.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통일성이 없을 뿐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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