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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개정 사학법, 기독교 사학의 건학이념과 자율성 훼손시킨다"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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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시행령까지 만들어져 지난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사학법에 대한 교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개정된 교원임용 관련 '사립학교법' 제53조의 2 내용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 교원임용 시 '필기시험'을 포함하도록 규정하는 부분과 이 과정을 시·도 교육감에게 위탁하여 실시하도록 하는 부분인데,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사립학교의 존재 목적인 건학이념의 구현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래목회포럼(대표:이상대 목사, 서광교회)이 지난 5월 12일 오전 11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에 대한 대처 방법과 기독교학교의 미래'를 주제로 제18-4차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개정 사학법, 위헌적 월권행위다

 

이날 '교원임용 관련 개정 사학법의 문제점과 한국교회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상임이사 박상진 박사(장신대 교수)는 "이번에 개정된 사학법은 교원임용 과정에 대한 감독과 감사 가능을 강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사립학교 존립의 본질적 요체인 교원임용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로써 시·도 교육감이 사학 운영에 개입해 통제력을 행사하는 위헌적 월권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박사는 "종교계 사립학교가 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교육과정 편성권, 학생 선발권, 교원임용권, 등록금 책정권, 사학법인 구성권 등의 자율성이다"라며 "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건학이념에 동의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교원임용인데, 이번 사학법 개정으로 기독교 사립학교는 존립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됐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기독교 고등학교,
종교계 사학 중 79.3%

 

사실 타 종교계 사립학교보다 기독교 사학이 이번 개정 사학법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국내 사립학교 가운데 기독교 사학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종교계 학교현황'에 따르면 국내 초등학교의 경우 종교사학은 38개 학교인데, 이 중 기독교사학은 29개다(종교계 76.3%). 중학교의 경우 종교사학은 267개 학교인데, 이중 기독사학은 134개다(종교계 50.2%). 고등학교의 경우 종교사학은 270개 학교인데, 이 중 기독사학은 198개다(79.3%). 전문대학의 경우 종교사학은 26개 학교인데, 기독사학은 23개다(종교계 88.5%), 대학교의 경우 종교사학은 1197개 학교인데, 이 중 기독사학은 84개다(종교계 71.8%).

 

 

 

왜, 사립학교 존립기반 흔드나?

 

박 박사는 "현재까지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는 종교계 사립학교의 존립기반을 약화시키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평준화제도를 비롯해 자사고 폐지정책, 고교학점제, 사학공영화 정책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개정된 사학법은 사학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원임용의 자율권을 박탈한 것이다"라며 교원임용 관련 사학법 개정의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박 박사는 "국가의 일방적인 평준화 정책으로 사립학교의 등록금 책정권이 상실돼 국가가 담당하는 재정을 근거로 사립학교를 공립학교처럼 교원임용을 통제하는 것은 사립학교의 정체성의 근간과 종교교육의 자유를 무너뜨리는 헌법 제20조에도 위배되는 위헌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라며 "교원임용 관련 개정 법률은 사립학교의 자주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종교의 자유마저도 제헌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중적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립학교법 개정은 위헌적 요소뿐만 아니라 초법적 요소까지 지니고 있다"라며 "사립학교도 공적 교육의 기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공공성을 함양해야 하지만 이는 사립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원임용 법 개정은 사립학교의 특수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오히려 가로막는 초법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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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렇다면 한국교회와 기독교 사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박 박사는 지난 2005년 개방형 이사제 등의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서 재개정을 위한 교계의 대응 사례를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박사는 "2005년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서 한국교회의 초교파적인 활동과 기독교학교들의 연합기구를 통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2007년 사학법 재개정을 성취한 사례가 있다"라며 "이번에 교원임용과 관련된 사학법 개정에 대해서도 한국교회 및 기독교 사학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현재 사단법인미션네트워크의 경우 2022년 3월 21일 개정 사학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범교단적으로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 100만명 서명운동을 비롯해 각 교단들이 '개정 사학법 재개정 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범교단적인 기구도 만들어 적극 대처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박사는 "지난 2월에 출범한 '기독교사학자정위원회'도 기독교사학의 행동강령 제정, 각종 비리에 대한 예방적 조치, 사학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기독교학교가 깨끗하고 건강한 학교임을 증명해가야 한다"라며 "17개 지역에서 교육감의 교육공약을 검증해 교육에 대한 건강한 관점과 기독교사학의 자율성을 확립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제시하는 '교육감 선거 매니페스트 운동' 등의 기독교학부모(유권자) 운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헌법학자, 교육법학자를 비롯해 법조계 인사들과 교육정책과 제도 관련 전문가들, 교육부와 교육청 관계자들과 공동의 연구를 통해 기독교사학이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교육제도 및 정책, 법안을 제안해야 한다"라며 "기독교사학의 위기 극복은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만큼 교육적, 법적, 제도적, 정책적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현해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육의 공공성 VS 사학의 자율성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인 함승수 박사(숭실대 숭실평화통일연구원/영남신대 특임교수)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신학적 고찰:사회적 삼위일체론에 근거한 교육 공공성과 사립학교 자율성의 재개념화'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함 박사는 "교육의 공공성은 국민 모두가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로부터 도출돼 국공립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공적인 교육의 책무 개념(교육의 목표, 대상, 내용, 제공, 비용 등 모든 국민의 주권재민 실현)인 반면, 사립학교의 자율성은 국공립학교와는 대비되고, 자율성 또한 특수성과 자주성으로 구성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사립학교의 특수성은 건학이념에 따른 교육목적을 구현할 수 있는 교육적 권리이며, 자주성은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리다.

 

따라서 현재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사학법 개정을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데, 기독교사학의 입장에서는 자율성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함 박사는 교육의 공공성과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상호 대립적 개념이 아닌 상호 보완적으로 개념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공성과 자율성을 신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면서 사회적 삼위일체론을 통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재개념화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회적 삼위일체론에 기초한
공공성과 자율성의 재개념화

 

함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성부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는 삼위일체 신학의 근본 명제이자 구조적 원리다. 이와 같은 원리는 교육의 공공성과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상호보완적으로 재개념화할 수 있는 내적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이날 함 박사는 다양성 안의 일치 원리로서의 삼위일체론과 수평적 공동체 원리로써의 삼위일체론에 대해 설명했다.

 

함 박사는 "성부와 성자 성령이라는 삼위 하나님의 위격들이 하나를 이루며 서로를 위해 존재하듯이 교육의 공공성과 사립학교의 특수성과 자주성 개념 또한 서로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께서 상호 침투해서 포용하듯이 교육의 공공성과 사립학교의 특수성과 자주성은 함께 의미를 갖고 공적인 교육의 책무를 이루어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위일체론은 파편화된 교육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온전한 회복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라며 "삼위일체의 관계성은 단일 직선적 전제주의는 물론이고, 상대론적 전체주의를 모두 초월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상호보완적 관계 형성의 기반을 제공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위일체적 사유는 일체, 하나, 보편성, 통일성과 같이 국가 중심의 공공성 개념들이 전체화되어 사립학교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는 것을 경고하는 동시에 삼위, 하나됨, 특수성과 같이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개념들이 개인주의적으로 발현되는 것을 경계한다"라며 "삼위일체론은 사랑과 사귐의 교제를 통해 통일성을 이루지만 각각의 위격들을 훼손하지 않는 재구조화의 지평을 열어주는 만큼 교육 영역에서 '교육의 보편적 책무'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는 귀한 원리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참여한 대광고등학교 우수호 목사는 "교원임용에 대한 개정 사학법을 바로잡는 것은 기독교학교의 마지막 호흡과 심정지를 막고 생명을 연장하는 일이다"라며 "다양한 노력을 통해 기독교사학들이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상화 단계까지 이르게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전 서울시 의원(교육위원회)이었던 박호근 교수(한국체대)는 "아무리 공공성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주인은 그 기업을 세운 창립자이고 대표이사인 것처럼 사학의 주인은 본질적으로 사학을 세운 창립자이고 그의 후손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사학을 세우고 운영할 때, 설립자의 정신은 반드시 유지되고 발현되어야 한다. 정부는 '교육 평준화'라는 것으로 사학의 건학이념을 훼손하거나 사학의 발전을 가로 막아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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