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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목사란 누구인가? - 뉴노멀 시대의 '목자상'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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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이후정 박사)가 지난 9월 6일 오후 2시 웨슬리채플 및 온라인(유튜브)으로 '제1회 아펜젤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감신대의 이번 학술대회는 1887년 한국기독교 최초로 신학교육을 시작하면서 개교 134주년을 맞아 '한국 최초 목사안수 120주년 기념과 미래 목자상'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1부 주제강연(한국 최초 목사안수 120주년 기념) 이후에 진행된 2부 강연(미래 목자상)에서 발표한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의 주장을 일부 정리했다. <편집자 주>

 

 

 

"목사는 예수 잘 믿는 성도다"

 

'목사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유기성 목사는 "목사는 신자들로부터 제사장적 역할을 빼앗기 위해서 안수 받은(ordained)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제사장적 역할을 북돋워주고 유지시켜 주기 위해 세움 받은 것이"라며 "하나님의 활동영역을 교회에만 가두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목사는 예수님을 잘 믿는 성도여야 한다"라며 " 목회보다 예수님을  사랑해야 한다. 목사보다 성도가 더 귀한 이름, 복된 이름임을 알아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사진:발표화면 갈무리)

 

유 목사는 한 교회 담임목사 취임식에 초청됐을 때, 이렇게 10가지 당부의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1. 보이지 않으시는 예수님이 보이는 분처럼 바라보아지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2. 혼자 있을 때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으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3. 교인들을 볼 때 예수님이 함께 보이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4. 돈 보다 예수님이 더 좋으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5. 예수님의 칭찬을 듣기에 사람들의 칭찬이나 명예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6.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염려하고 근심하지 않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7. 가난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부유함이 두려워졌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8. 괴롭히는 사람, 가시같은 사람들도 오직 사랑만 하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9. 목회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하게 되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10. 은퇴할 때, 아무 미련이 없이 교회를 떠날 수 있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목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유 목사는 "목회를 큰 교회 목사에게서 배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한국 교회가 성경과 너무나 다른 교회가  것이다"라며 "목사는 자신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역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통하여 일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설교하지 말고 말씀을 살아내라

 

유 목사는 "목사는 말로만 설교하지 말고 말씀을 살아내야 한다"라며 "목사의 부름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길로의 부름이다. 또한 목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요 주님과 동행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사진: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목사 직무의 근거는?

 

'뉴노멀 시대의 목사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는 "목사의 직무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과 위임에 근거를 두고 있다"라며 "신앙고백이라는 반석 위에 주님의 교회를 세우신다는 마태복음 16장 13~19절을 근거로 하여 요한복음 21장 15~17절, 마태복음 28:18~20절이 목사직의 중심 본문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요한복음 1장 14절(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은 기독교 신앙의 대전제요 토대가 된다"라며 "말씀 사역, 곧 말씀이 삶이 되게 하는 일이 목사 직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말씀이 삶이 되는 거룩한 운동을 위해 하나님께서 목사의 직무를 제정하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지평'을 찾아라

 

지 목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동떨어진 섬처럼 고립돼 있는 현실이 드러났다"라며 "한국교회는 선교 또는 전도란 개념을 아직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제도적 교회의 구성원을 만든다는 좁은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지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사명을 수행하는 영역은 근본적으로 온 세상이다"라며 "한국교회는 언제부터인가 이 지평을 잃어버렸다. 목사의 직무에서 늘 온 세상을 바라보면 사회 역사적 지평을 잃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 때, 민족의 희망이었지만

 

지 목사는 "서구 열강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탐욕으로 나라가 기울어가던 불쌍한 민족이었던 구한 말. 기독교 신앙은 나라와 민족의 희망이었다"라며 "초기의 한국교회는 이 땅 전체와 여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회, 역사적인 흐름에서 분리돼 있지 않았다. 한가운데서 더불어 살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양적인 면에서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자기 집단 안에 들어온 사람들만을 위한 닫힌 제도가 되었다. 개 교회와 교단들과 단체들이 주로 자기 집단의 세력 확산에 집중했다"라며 "지평의 상실은 한국교회의 큰 병이다"라고 지적했다.

 

지 목사는 "교회나 교단이라는 특정 집단의 물리적인 세력이 확장된다는 번영신학과 성장주의에 매몰되어가면서 한국 교회는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버렸다. 돈은 많고 동원할 사람은 많아도 한국 사회의 가치와 정신문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잃어버렸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사도행전의 교회들은

 

지 목사는 "한국교회가 참 좋아하는 책 중 하나가 사도행전인데, 성령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라서 좋아하기도 하지만 양적인 성장이 기록돼 있어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의 기록 그 어디에도 어느 한 지역교회가 계속해서 양적으로 커진다는 유형은 없다. 땅 끝까지 가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라는 사명의 확산이 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도행전의 교회들은 자신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타자를 위한 존재였다"라며 "한국교회의 목사직이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깨달아 헌신하지 않고는 뉴노멀 시대에 우리 사회와 오늘날의 세계에서 지도력을 갖기 힘들 것이다. 뉴노멀 시대의 목사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 사회를 비롯해서 우리 사회 전체와 오늘날 세계의 역사 흐름에서 목사의 직무를 담당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잃어버린 근원은 무엇인가?

 

지 목사는 "잃어버린 지평은 목사의 직무와 연관된 사회 역사적인 측면과 연관돼 있다면 잃어버린 근원은 성경과 연관돼 있다"라며 "보수와 진보의 갈등만 보더라도 한국교회가 성경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즉, 한국교회는 세계의 냉전체제,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해방 이후의 이승만 정권의 친일 성향, 박정희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의 반공이념과 미국 중심의 외교 상황 등에서 보수 우익 성향이 형성됐지만 진보적 흐름도 다수는 아니었지만 계속 이어져오면서 보수와 진부의 갈등 속에 놓이게 됐고, 성경의 가치관을 잃어버렸다는 것.

 

지 목사는 "한국교회는 정치 사회적인 영역에서 교회 자체의 영역을 확보하지 못하고 늘 보수나 진보에 종속돼 있었다. 가치관과 세계관에서 성서에 확고하게 발을 딛고 서서 교회 자체의 영역을 확보해야 마땅한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보수 정권에는 한국교회의 보수적 흐름이 정치적으로 화답했고, 진보 정권에는 한국교회의 진보적 흐름이 또 정치적으로 화답했다"라고 주장했다.

 

 

잃어버린 땅을 찾아라

 

지 목사는 "한국교회는 이래저래 정치 사회적으로 보수나 진보에 끌려가는 종속 변수였다. 선교 초기에서 일제 강점기 이후에는 자신의 땅을 갖고 있지 못했다"라며 "한국교회는 잃어버린 자신의 땅을 확보해야 한다. 그 땅을 되찾아 확보하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로 돌아가야 가능하다. 성경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확고히 서서 보수와 진보를 교회의 품에 끌어안아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성경과 씨름하라

 

지 목사는 "성경의 내용에는 보수적인 세계관도 있고, 진보적인 세계관도 있다. 어떤 사안에서 무슨 판단을 하거나 무슨 행동을 하든지 성경의 큰 흐름에 서서 그 가치관으로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긴요하다. 보수든 진보든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사용하는 집단을 거부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보수든 진보든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과 권력을 움켜쥐려는 것은 기독교의 가치관에 어긋난다"라며 "오늘날의 세계에서 본다면 인도적 인륜도덕, 생태적 환경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 이 네 가지는 기독교가 발을 딛고 있는 성서의 가치관에 근거하여 한국 교회가 확신을 가져야 할 사회 윤리의 기본 덕목이다"라고 설명했다.

 

지 목사는 "한국교회는 한 십여 년 66권 성경을 붙잡고 처절하게 씨름해야 한다. 이 작업에서 목사직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목사의 직무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 토대는 성서의 말씀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일이다"라며 "목사이기 이전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여 깨닫고 그 말씀에 삶으로 순명(殉命)해야 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다움의 기본이고 이 기본이 바로 서야 비로소 목사다움이 가능하다. 잃어버린 자신의 땅을 되찾기 위해서 한국교회는 잃어버린 근원인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교회가, 특히 교회를 이끌어가는 지도력의 중심에 서 있는 목사직이 현재의 당혹스러운 상황을 헤쳐 나가면서 미래를 열어가는 길은 잃어버린 지평과 잃어버린 근원을 되찾는 것이다"라며 "신앙의 선배들이 늘 중심에 품고 살았던 명제, '항상 개혁되는 교회'(ecclesia semper reformanda)를 중심에 품고 목사의 직무에 헌신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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