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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구약시대, 솔로몬 성전 안에 여호와 신상(형상물)이 있었을까?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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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종교적 신심은 어떠한 형태로든 신의 현존을 확보하여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 시각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채 신을 떠올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강승일 박사)

 

그렇다면, 구약시대의 솔로몬 성전 안에 과연 여호와의 신상(형상물)이 존재했을까?

 

한국구약학회(회장:김회권 박사/숭실대)가 지난 10월 1일 오후 2시 온라인 ZOOM으로 '남북왕조시대의 언어와 종교'를 주제로 '제117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야훼 신상, 
"있었을 것 VS 위험한 주장"

 

이날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라(출 20:4):야훼 신앙의 반형상주의'라는 제목으로 주제논문을 발표한 강승일 박사(연세대)는 고대 근동 메소포타미아 등의 고고학적 증거들을 배경 삼아 솔로몬 성전에 인간 형상의 야훼 신상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하지만 강 박사의 발표 내용에 대해 논찬한 김구원 박사(단국대)는 "야훼 신상이 예루살렘에 있었다는 주장은 경험적 증거에 의해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지 고대 근동 문화의 통일성에 근거해서 이스라엘도 그랬을 것이라 주장하는 것은 오류에 가깝다"라며 "더구나 이런 일반화의 오류가 다양한 정황적 증거들을 해석하는 기제로 작용하면 더욱 위험하다"라고 평가했다.

 

김구원 박사는 "강승일 박사가 이스라엘 종교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를 다양한 고고학적 증거와 성서 본문을 논의하면서 일관되게 서술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라며 "왕정 시대의 야훼 신상에 대한 고고학적 증거와 성경적 증거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야훼 신상의 사용 유무에 대해 어느 쪽에 결정적으로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후대의 유대교와 기독교의 토대가 된 '신학'은 분명히 신상과 야훼 종교를 대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래에서 솔로몬 성전 안에 야훼 신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 강승일 박사의 발표 일부를 정리했다.

 

 

고대 근동의 신상의 종교

 

강 박사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모두에서 신들의 일상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제의들이 날마다 거행되었고, 이를 빠짐없이 수행하는 것이 제사장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라며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보이지 않는 신을 먹이고 입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신상으로 만들어 구체화시켰다"라고 주장했다.

 

고대 근동의 거대 문명이라 할 수 있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의 신상 종교의식에 대해 설명한 강 박사는 "구약성서 곳곳에는 고대 근동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던 입을 여는 의식의 흔적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만한 구절들이 나타난다(시편 51편; 이사야 6장; 예레미야 10장 등)"라고 설명했다.

 

 

솔로몬 성전에 있었다?

 

강 박사는 "고대근동의 종교가 기본적으로 신상 중심의 종교였다면, 고대 이스라엘은 어떠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솔로몬 성전의 지성소를 묘사하는 기록에는 야훼의 신상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솔로몬 성전에 야훼의 신상이 없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솔로몬 성전에 야훼 신상이 있었다고 추정할 만한 근거들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강 박사는 야훼 신상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는데, 그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1. 솔로몬 신전의 별칭은 '여호와의 집'이었다(시 23:6, 27:4, 92:13, 135:2 등). 만약 솔로몬 신전에 하나님의 신상이 없었다면 어떻게 신전을 '여호와의 집'이라고 부를 수 있었겠는가?

2. 사무엘하 6장, 시편 24, 68편 등은 성전으로 향하는 야훼의 행진을 노래하고 있으며, 시편 47, 93, 95-99편 등은 야훼의 즉위식을 노래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 주변 세계에서 신상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던 의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솔로몬 성전에 야훼 신상이 없었다면 이러한 의식의 잔재가 성경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3. 솔로몬 성전 안에는 아세라 신상이 세워져 있었다(왕하 21:7). 쿤틸렛 아즈루드에서 발견된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야훼는 그림으로 나타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아세라와 한 쌍으로 여겨졌다. 성전 안에 아세라 신상이 허용될 수 있었던 것은, 야훼 신상도 있었기 때문이다. 야훼의 집인 성전 안에, 야훼 신상은 없고, 야훼의 짝인 아세라의 신상만 존재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솔로몬 성전에 없었다?

 

반면, 강 박사는 "예루살렘 신전에 야훼 하나님의 신상이 없었다고 볼만한 근거들도 있다"라며 "느부갓네살이 신전의 모든 보화를 가져갔지만 그것들 중에 야훼의 신상에 대한 언급은 구약성경에 나타나지 않는다(왕하 25:13-17). 그리고 바빌로니아의 기록에도 신상을 가져갔다는 내용은 없다"라며 반론도 제기했다.

 

특히 "신전에 야훼의 신상이 있었다면 신상을 만들고 먹이고 입히는 의식과 관련된 제의 문서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또한 하나님의 신상이 실제 존재한다면 어떻게 성경이 말하듯 ‘사람이 하나님을 보면 죽는다’는 믿음이 생겨날 수 있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야훼 신상, 발견된 적 없다

 

문헌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솔로몬 성전에 야훼 하나님의 신상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강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학자들은 아직까지 고고학적으로 철기시대 이스라엘의 지층에서 발견된, 분명히 남신을 나타내는 어떠한 형상도 발견된 적이 없으며, 그러므로 야훼 종교는 처음부터 무형상주의적, 또는 반형상주의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무형상주의

 

강 박사는 "신상을 거부하거나 적어도 기피하는 현상은 이스라엘 야훼 신앙의 가장 독특한 특징으로 여겨져 왔다"라며 " 메팅거는 반형상주의(programmatic aniconism)와 무형상주의(de facto aniconism)를 구분하는데, 반형상주의는 신의 형상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파괴하려는 것이고, 무형상주의는 단순히 신의 형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형상에 무관심한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을 일종의 상징물로 대신하여 나타낸 것도 무형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라며 "동물의 형상을 무형상주의적 상징물이 아닌, 신인동형적 신상처럼 성상(icon)으로 보는 이유는 고대 근동에서 신이 보편적으로 동물의 형태로 묘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시리아의 다라 신전 등을 비롯해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돌기둥(마쩨봇)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반형상주의

 

또한 강 박사는 "반형상주의는 신상을 적극적으로 거부, 금지하거나 또는 더 나아가 파괴하려는 것을 가리킨다. 구약성경에는 반형상주의적 명령이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라며 십계명의 제2계명을 비롯해 성경구절(신 4:15~19; 출 20:23, 34:17; 레 19:4, 26:1)을 예로 들었다.

 

특히 "고대 근동 세계에서 반형상주의, 즉 형상을 금지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문서화된 사례는 구약성서 이외에서는 찾을 수 없다"라며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반형상주의는 신명기 신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솔로몬 성전 안에
"야훼 신상 있었을 것이다"

 

강 박사는 "신상 금지를 말하는 구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들은 야훼의 신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신을 우상으로 만들어 섬기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들이다"라며 "십계명 제2계명과 신명기 4장은 하나님이 아닌 다른 생명체나 각종 사물의 형상화를 금지하는 내용이며, 반형상주의를 말하는 구절로 제시되곤 하는 출애굽기 20장 23절, 34장 17절, 레위기 19장 4절, 26장 1절도 역시 다른 이방 신들의 우상을 만드는 것을 반대하는 규정들일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상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는 성경 구절에서조차 야훼 신상에 대하여 명확히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중앙 성소인 솔로몬 성전 안에 야훼의 신상이 존재했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강 박사는 "인간의 종교적 신심은 어떠한 형태로든 신의 현존을 확보하여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라며 "시각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채 신을 떠올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천주교는 십자가 위에 예수님의 형상을 그대로 두고 있고, 개신교도 여전히 십자가라는 상징물을 통하여 예수님을 기억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유윤종 박사(평택대)가 '북이스라엘 히브리어 연구의 논쟁점들'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논문을 발표했으며 △구약성서의 인명변화에 대한 연구(강후구 박사/서울장신대) △역대하 34-35장(요시야본문)에 나타난 개혁과 포용적 언어(김윤식 박사/한신대) △아담의 이름짓기(창 2:19)는 과연 문화활동인가?-문화명령과 관련된 두 개의 텍스트_창 1:26-28, 2:19(이신웅 박사/KC대) △오경 문서비평의 새로운 방향 찾기:출애굽기 13장 17절-14장 31절을 중심으로(이은우 박사/장신대) △"그 땅에서 쫓겨난 자"에 대한 사회학적 의미_욥 30:1-8을 중심으로(조한근 박사/구세군대) 등의 연구논문도 함께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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