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배연구(16) *
"예배 형식과 관련하여 어떤 공동체에게나 익숙한 그 무엇이 있지만,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으며, 따라서 형편에 따라 온전한 예배가 드려질 수 있는 형식을 찾는 것이 바울을 통해 알 수 있는 성경적인 대처 방법이다." (김주한 박사, 총신대)
바울이 세운 교회, 그리고 바울이 기획한 예배 원래를 통해 코로나19 시대 교회 예배의 방향성을 제시한 연구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김주한 박사의 <바울의 예배 기획 원리를 통해 본 '코로나' 시대의 교회 예배 방향성>,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성경과 신학', 제95권(2020).
비대면예배는 '임시 예배'?
대면예배는 '정식 예배' ?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는 대면예배와 비대면예배 사이에서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 '예배의 본질'과 형식에 대한 고민도 그중의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주한 박사(총신대)는 문제제기를 통해 "비대면 예배는 임시예배요, 대면 예배는 정식 예배라는 도식 속에서 이 주제가 다뤄지거나, 반대로 대면 예배는 전근대적인 것이고 디지털 시대가 이전부터 요구해온 이러한 변화에 교회가 비대면 예배를 차세대 예배의 대안이라고 기호와 습관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주장되는 방식도 적절하지 않다"라고 주장한다.
김 박사는 "전자와 관련해서 비대면 예배는 아니지만 영상 예배 실황을 이미 제공하고 있고 여러 상황 중에 대면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성도들이 이 영상을 가지고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후자와 관련하여서, 현재 상황은 단순한 기술 발전 및 사회 발전에 따른 교회의 적극적 적응의 결과가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자발적 혹은 반강제적 조치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한다.
결국,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대면예배와 비대면 예배의 '호불호'를 가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
바울의 교회는
어떻게 예배드렸나?
따라서 김 박사는 연구논문에서 바울이 개척한 교회의 예배 형식을 분석하면서 코로나19 시대의 한국교회 예배 형식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예배 방향성에 대한 실제적인 제안을 제시한다.
바울 시대 당시의 성전과 회당 중심의 유대교 배경과 바울 교회의 예배를 연관시켜 설명하는 김 박사는 "최초 기독교인들은 대다수가 유대교 출신이었기 때문에 성전과 회당의 두 가지 예배 양식을 경험했을 것이다"라며 "그들은 기독교인들 이 된 이후에도 성전과 회당 모임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바울은 자신이 개척한 교회 예배 형식에 이와 같은 당시 예배 형식을 적용하지 않았을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한다.
유대교 출신 기독교인의 예배,
이방인 출신 기독교인들의 예배
하지만 바울은 이방인의 사도였고, 바울이 개척한 교회에 분명히 성전과 회당예배에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 출신의 기독교인들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방인 출신 기독교인들에게는 분명 유대교 형식의 예배는 낯설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바울 자신이 유대교 출신이기에 권위 있는 목회자로서 자신이 습관적으로 드렸던 예배 형식, 즉 유대교 회당 내에서 진행되던 예배 형식을 제시했고, 이방인 출신 기독교인들조차 그것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라며 "하지만 비록 바울 교회의 예배가 결과적으로 회당 예배 방식을 따랐다 하더라도, 이 중요한 사항을 결정함에 있어 바울이 무비판적으로 혹은 맹목적으로 그러한 일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바울이 교회의 예배 형식을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는 것.
바울이 선택한 '예배' 형식은?
오직 복음을 기준으로 한
말씀, 찬양, 기도 중심의
회당 예배
김 박사는 연구논문에서 바울 교회의 예배 내용과 예배 범위의 독특성을 성경적 근거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그는 "바울은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모든 구약의 약속과 의식이 성취되었기에 성전 제사 방식이 아닌 말씀과 찬양과 기도 중심으로 구성된 회당 예배를 모델로 하여 교회 예배 형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와 같은 예배의 형식을 선택하게 된 것은 유대교의 우월성이나 바울 자신이 지도자로서 익숙한 그 방식을 강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라고 주장한다.
김 박사는 "바울은 오직 복음을 기준으로 삼고 나머지 문제는 상황과 형편에 따른 적용을 예배 형식에 적용한 것이다. 이것이 바울의 예배 형식 선정의 원리였다"라고 피력한다.
특히 김 박사는 바울 교회의 예배는 외형적으로 유대교 회당 예배와 비슷했지만 그것과는 완전히 분리되는 요소를 갖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예배의 대상이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뿐만 아니라 그분의 뜻을 완전히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까지 경배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라고 설명한다.
김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더는 민족적 유대인들에게 제한되지 않고 예수를 믿어 구원을 받은 모든 자에게 적용됨으로 교회 안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다. 바울은 이들을 대함에 있어 오직 진리를 기준으로 평가할 뿐 그들의 관습이나 문화를 가지고 평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유대교 출신이든 이방인 출신이든 모두 하나님의 자녀로서 공동체를 이루는 것으로 보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예배는 어떻게?
김주한 박사는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면서 성경적 기준을 중심으로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예배 방향성을 제시한다.
첫째, 예배 형식과 관련하여 어떤 공동체에게나 익숙한 그 무엇이 있지만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으며, 따라서 형편에 따라 온전한 예배 가 드려질 수 있는 형식을 찾는 것이 바울을 통해 알 수 있는 성경적인 대처 방법이라는 것.
김 박사는 "현재 교회들이 방역 지침에 따라 다양한 예배의 형식을 취하여 성도들로 하여금 다양한 형편 내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듣게 하고 있는 것은 불신의 태도가 아닌 성경적 가르침을 잘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하지만 오직 복음이 온전히 전달되기 위해 형식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원칙에서 벗어난, 시공간과 특정 형식을 절대화하는 것은 바울께서 적극적으로 반대한 태도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둘째, 형식의 유연성이 진리의 타협으로 결론지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김 박사는 "바울이 목회 중에 교회의 형편에 따라 성도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든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진리의 복음이 성도들의 삶에 뿌리박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바울은 오직 복음을 위해 기꺼이 익숙한 형식이나 관습은 바꿀 수는 있지만, 그 반대는 결단코 허용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한다.
김 박사는 자신의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한다.
"예배의 본질은 예배를 받는 그 대상에 초점이 있다. 그리고 예배자는 단순한 예배 의식에 참여자가 아니라 대면 예배 자리든 비대면 예배 자리든 예배받는 분에게 합당한 존재로 마땅히 예배하는 존재여야 한다. 즉, 어떤 예배 형식에서든지 예배에서든 중요한 것은 자기 백성을 위해 일하신 하나님의 역사와 그의 계획을 온전히 성취하신 예수님을 바로 아는 것과 고백하는 것이 그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주한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I. 서론: 문제제기
II. 바울 교회 예배
1. 바울 교회 예배의 적응성
1) 유대교 배경과 바울 교회 예배
2) 이방인의 사도(기독교인) 사역과 바울 교회 예배
2. 바울 교회 예배의 독특성
1) 바울 교회 예배 내용의 독특성
2) 예배 범위의 독특성
3. 요약: 바울 교회의 예배 원리
III. 결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배에 대한 성경적 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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