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경제학 강의 / 벤 위더링턴 3세 / 넥서스CROSS / 12,500원
부와 명예는 하나님이 주신 복의 결과물이고, 가난은 게으름과 어리석음이 낳은 심판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신약성경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수 그리스도는 돈과 관련해서 유의미한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 특히 부에 대해 '청빈'이나 '나눔'을 강조하며 부와 명예는 하나님의 뜻과는 거리가 좀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훨씬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언제나 청빈만을 말씀하셨다고 볼 수도 없는 문제다. 풍요롭게 사는 것을 꼭 죄로 여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부를 축적하는 것이 언제나 옳다고 볼 수도 없는 문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돈, 부, 명예, 권력 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저축도 하고, 부동산에도 투자한다. 보험도 든다. 심지어 복권도 산다. 그런데 부를 축적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이런 방법에 대해 성경이 직접적으로 옳고 그름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부에 대해, 돈에 대해, 소유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연, 예수님은 돈과 부, 소유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셨을까? 저축, 부동산 투자, 보험, 복권 등을 성경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넥서스CROSS에서 최근 '예수님의 경제학 강의'(벤 위더링턴 3세 저, 김미연 역)라는 책을 내놨다. '경제 위기 시대의 그리스도인을 위한 성경적 재정 지침서'임을 강조한다. 책은 돈에 대한 세상의 가치를 넘어 성경적 가치를 추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책의 저자인 벤 위더링턴 3세는 에즈베리신학교 신약학 교수, 성앤드류스대학의 교수다. 그는 그리스도인에게 돈의 개념을 새롭게 정리시켜 줄 목적으로 책을 썼다며, '예수님의 경제학 강의'는 돈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설명한다.
우선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은 돈, 부, 소유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책의 서론에서 저자는 '번영신학'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번영신학 설교자들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문화에 깃든 물질주의적 정신이 사탄의 유혹임이 자명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거룩하고 선하다 하며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부르는 것에 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이런 메시지만 강조하면 물질에 대한 신약성경의 계속되는 경고들은 무시하게 된다"며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진정 영혼이 살고 죽는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돈 문제는 영혼의 죽고 사는 문제
저자는 미국 교회의 경우 영혼의 병, 영혼의 심장병, 다양한 형태의 우상 숭배, 거짓 신을 향한 욕망으로 고통당하고 있다며 진리라 믿고 싶은 것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부분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 책은 돈, 그리고 돈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성경의 참된 가르침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저자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돈에 대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해야 하는가를 보다 직접적으로 가르쳐주는 신약의 말씀들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번영신학을 정당화하기 위해 구약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모세의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새로운 언약 아래서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살도록 부르심 받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든다면 그리스도인들이 돈과 부에 대해 접근할 때, 역대상 4장 10절(“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에 기록된 야베스의 기도가 아닌 주기도문을 근거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야베스의 기도, 왜곡해선 안돼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부의 축적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야베스의 기도와 관련해서 저자는 "야베스의 기도는 가난하거나 궁핍한 자의 기도다. 생존을 위한 땅도 충분치 않은, 위험에 처한 자의 기도다. 그러나 기억하라. 하나님이 이 기도에 응답하셔서 야베스가 부요해졌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한다.
즉, 야베스는 부를 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 그는 그저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들을 돌보는데 필요한 땅과 안전을 구했을 뿐이라는 것.
"이 짧은 두 절이 분명하게 가르쳐주는 사실은 하나님은 기도를 들으시되 특히 안전이나 생계를 위한 능력과 같이 기본적인 필요를 구하는 신실한 백성들의 기도를 들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물질의 축복을 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믿고 구한다 하여 풍요로운 자가 더 풍요롭게 된다는 메시지는 어디에도 없다."(p, 37)
저자는 재물과 부에 대한 구약성경의 가르침은 전체를 사용해야지 마음에 끌리는 대로 필요한 구절들을 뽑아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잠언과 전도서의 말씀들도 재물과 부를 절대적인 존재로 보지 않을 뿐 아니라, 늘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의미한다고 가르치지도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예수님 시대의 돈에 대해서도 기술하면서 예수님은 자신의 소유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주실 뿐, 물질을 모으는 것과 관련해서는 말씀하시지 않았음을 말한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들과 굶주린 자들, 헐벗은 자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셨고, 삭개오와 같은 세리들에게 갈취한 돈을 돌려주라고 말씀하셨다.
돈에 대한 예수님의 주요 가르침은 소유보다는 나눔에 있었다는 것. 저자는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희생의 삶을 살며, 헌신적으로 베푸는 자로 부르심 받았다. 따라서 우리의 모든 자원이 관용과 베푸는 삶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나님 앞에서 물질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은 후히 베푸는 자를 사랑하신다"고 말한다.
저자는 돈에 대한 바울의 입장도 분명하게 기술하고 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어떤 욕망에도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끝없는 탐욕의 굶주림과 갈망을 채우기 위해 교묘하게 신앙을 이용하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바울은 돈에 대한 병적인 사랑이 믿음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고 덧붙인다. 그것은 불 위에서 자기를 찔러 스스로에게 끝없는 고통을 주는 행위와 같다. 그리고 한 번 더 배교라는 주제가 지옥과 영원한 멸망에 대한 암시 속에서 표면화된다. 바울은 <디모데전서>의 다른 본문들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여기서도 지적인 잘못과 도덕적 타락의 관계를 강조한다. 그는 탐욕스런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온전치 못하다고 본다."(p, 193)
저자는 바울서신의 다양한 말씀들을 설명해나가면서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분별한 소비나 허영을 채우기 위한 옷, 호화로운 생활방식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가르쳤으며, 오히려 자족할 줄 아는 경건한 삶을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부자들의 생활 방식은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과 옷을 빼앗는 것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도덕적 순결을 지키는 데 방해가 된다. 탐욕, 돈을 사랑하는 것은 모든 종류의 악의 뿌리가 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그것들을 피해야 한다."(p, 199)
그렇다면 이 책. '예수님의 경제학 강의'에서 독자는 무엇을 건질 수 있을까?
경제위기 시대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성경적 재정관을 가져야 할지는 책을 읽어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달음’에 이를 것이다.
한편, '예수님의 경제학 강의'는 총 10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 우리의 위치는 어디인가? # 왕의 몸값 # 예수님 시대의 돈 # 예수님과 보물찾기 # 야고보의 풍성한 지혜 #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말하는 부와 가난 # 바울이 말하는 노동, 보수 그리고 탐욕 # 밧모섬의 요한, 상인들과 미스터 666을 위한 뉴스 속보 # 신약성경이 말하는 돈, 청지기적 삶, 구제 # 과시적 소비와 자기만족 버리기 등이다.
특히 부록으로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10가지 근거 없는 믿음과 '돈의 사용'에 대한 존 웨슬리의 설교문도 실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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