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장신근 교수, ‘교회교육 정책세미나’에서 발표
2015년 10월 7일 기사
다음세대를 향한 한국 교회의 변화적 몸부림은 절실하기만 하다. 이미 침체기에 빠져 있는 교회학교를 비롯해 위기에 처한 교회교육의 회복과 변화를 위해 교회와 교단, 교회교육 기관들은 다양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연구원(원장:장신근 교수)이 지난 6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2016 교회교육 설계를 위한 교회교육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다음세대를 살리는 골든타임! 지금!’을 주제로 진행된 정책세미나에서 ‘다음세대를 살리는 기독교육 생태계를 복원하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진행한 장신근 교수(기독교교육학)의 발표 내용을 정리해봤다.
# 기독교교육 생태계, 파편화 현상 심각
현재 한국 교회가 직면한 교육적 위기에 관한 여러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기독교육 생태계의 파편화 혹은 분절화 현상이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다.
기독교교육 생태계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을 신앙으로 양육하는데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상호 연계된 교육현장들의 유기적인 체계”를 뜻한다. 즉, 가장 기본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시작해 교회, 학교, 지역사회, 시민사회, 글로벌 시민사회, 자연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생태환경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독교교육에 있어서 서로가 연계되고 협력관계에 있어야 할 현장들이 분리돼 파편화 혹은 분절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독교교육에서 교회와 같은 하나의 현장만을 유일한 신앙교육 현장으로 인식하는 잘못된 생각이 팽배하여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부모나 교회공동체가 신앙교육의 핵심장인 가정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교회만을 유일한 신앙교육 현장으로 생각하고 가정의 교육기능을 교회에만 떠넘겨 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가장 중요한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신앙교육이 실종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물론 교회 또한 가정을 대신해 신앙교육을 잘 수행해왔다고 할 수 없다. 그만큼 오늘의 상황은 양자가 서로 연계해 협력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신앙교육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또한 교회 현장은 학교와의 분리로 인해 신앙적인 요소와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학업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함으로써 신앙에 대한 이원론적 구분을 초래하게 됐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시민사회 같은 더 넓은 차원의 현장들과의 분리로 인해 신앙교육의 지평이 교회 안과 개인, 가정으로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신앙교육 생태계의 구성요소인 각 현장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또한 서로가 분리돼 협력이 이루어지지 못해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신앙교육의 상실, 신앙과 실천의 이분화, 개인주의화, 사사화, 게토화 등이 초래되고 있다.
따라서 신앙이 지닌 다양한 측면에 온전하게 교육되기 위해서는 교육생태계가 균형적으로 상호협력의 상생관계에 존재해야 한다. 교육생태계의 복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생태계의 복원이란 “각 현장들의 본래적인 긍정적 신앙교육 기능의 회복과 동시에 각 현장들 사이의 단절됐던 관계의 회복”을 뜻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독교교육 생태계 복원의 목적이 단순히 교회학교의 양적부흥이나 신앙계승의 차원을 넘어서서 보다 통전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양적부흥이나 신앙계승의 차원도 중요하지만 더욱 본질적인 것은 온전한 신앙의 양육이라는 것이다.
신앙교육 생태계의 화복을 통해 신앙의 개인적, 실존적, 사회적, 공적, 생태적 차원을 통합해 나가고, 내적으로는 올바른 확고한 신앙 정체성을 형성하며, 외적으로는 교회 밖의 사회와 공공영역, 창조세계에 기여하는 공적, 생태적, 종말론적 신앙을 양육해야 한다.
# 가정-교회-기독교학교-지역사회의 연계 필요
기독교교육 생태계 복원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가정-교회 연계, 가정-교회-학교 연계, 가정-교회-학교-지역사회-시민사회 연계다.
개별 가족은 신앙교육의 가장 기초와 기본이 되는 현장이며, 잠재적 교육과정이다. 자녀들의 가치관은 사실상 부모의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녀들은 부모의 종교적 가치관을 닮는다. 그만큼 자녀의 신앙교육과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종 또한 신앙공동체인 교회다. 따라서 교회는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을 위한 비전, 자료, 방법 등을 제공해주고 지속적으로 부모들과 소통해야 한다.
가정과 교회의 연계와 더불어 학교는 신앙교육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차원을 지닌다. 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신앙을 학업과 인간관계 등과 연계시켜 나가는 차원에서 또한 신앙이 없는 학생들에 대한 선교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독교학교는 가정의 학부모 및 지역 교회와 함께 협력하는 다양한 형태의 정기적인 모임과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가정과 지역 교회는 지역 학교의 기독동아리, 교사 신우회, 신앙사경회, 교목과 성경교사 파송 등을 위한 인적, 물적, 공간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잠재적 교육과정의 차원에서 기독교적 가치관과 학교에서 가르치는 보편적인 윤리적 차원과의 대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문화교육, 세계시민교육, 생태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 통일교육 등과 같은 공존과 공생을 지향하는 교육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비기독교학교의 경우는 명시적 차원의 기독교교육이 어렵기 때문에 암시적인 차원에 강조점을 두고 교육해야 한다. 잠재적 차원에서 기독교적 사랑, 신앙, 세계관에 기초한 인격적인 교육을 자신의 가르침과 삶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하여 간접적인 선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가정과 교회, 학교 연계에 있어서 기독교학교와 비기독교학교 모두 기독 교사들의 역할이 결정적인 사실이다. 비로 소수라 할지라도 신앙에 기초한 교육개혁의 과정에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 기독 교사들의 헌신이 없이는 가정과 교회, 학교의 연계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의 연계도 필요하다. 신앙의 공적 차원 혹은 공적신앙의 양육과 연관해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경우 해당 지역의 복지기관, 지역주민센터, 문화센터, 교육기관 등과의 연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각 지역 교회에서 지역사회를 섬기는 여러 형태의 디아코니아를 잘 활용해 중요한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함으로써 지역 교회는 공교육의 개혁을 위해 헌신하게 되고, 공적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 나갈 수 있다. 공적신앙의 양육을 위해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의 연계는 필수다.
# 기독교교육 생태계, 지금 복원하라
교회는 기독교교육 생태계의 중요성을 공감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교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가정, 지역 학교, 지역사회 등과 연계되어야 온전한 신앙교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가정과 교회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아이 하나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속담을 공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역 교회가 현실적으로 이를 강조하면서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온전한 신앙의 양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잊지 않아야 한다. 수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 차원의 성숙함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 교회교육이 직면한 위기는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못하고 임시적인 응급처치에 머물게 된다.
또한 개별 교육 현장의 본래적 역할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황과 교육내용에 따른 다양한 연계 형태가 고려되고, 교육현장들 사이의 연계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필요하다.
교육현장들 사이의 연계는 추상적인 혹은 이론적인 차원의 관계를 넘어서서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여러 현장들이 함께 공통 프로그램 혹은 프로젝트를 계발하거나 공식적인 약정 혹은 협정 등을 맺을 수 있다.
위기를 당했을 때,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초반의 가장 중요한 ‘금쪽같은’ 시간을 우리는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한국 교회는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골든타임보다는 약간 다른 골든타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프라임 타임’이다. 프라임은 가장 중요하다는 뜻으로 프라임 타임은 시청률이나 청취율이 가장 높아 광고비도 가장 비싼 방송시간대를 가리킨다.
교회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는 오늘의 상황을 교육생태계의 회복을 통해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간다면 미래세대가 한국 교회의 프라임 타임을 이루어나가는 주역이 되는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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