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교연구(22) *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조지 휫필드 목사의 생애와 설교사역’ 기념세미나 개최
2015년 8월 19일 기사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서창원 목사)이 지난 8월 17일부터 18일까지 세곡교회에서 ‘조지 휫필드 목사의 생애와 설교 사역’을 주제로 설립 23주년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서문강 목사와 서창원 목사의 발표 내용을 통해 휫필드 목사로부터 배워야 할 설교자의 자세에 대해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 목양설교보다 복음전도적인 설교를 하라
‘조지 휫필드의 설교에 나타난 신학 사상’에 대해 발표한 서문강 목사(중심교회)는 휫필드 설교들은 거의 한 회중을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하는 ‘목양적인 설교형식’이 아닌 ‘복음전도적인 전도설교 형식’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서문 목사는 “휫필드의 설교는 하나의 회중을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목양적 설교를 하는 현대 목회자들의 입장과 거리가 있다는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지만 우리 설교자들이 지극히 유념해야 할 사항은 어떤 설교 형태를 띠더라도 모든 설교는 ‘복음전도적인 설교’의 정신을 근본에 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한 회중을 상대적으로 장기적으로 설교하는 것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하는 ‘목양적 의도’(골 1:28)가 지배적이다. 반면, ‘복음전도적인 설교’는 설교를 듣는 회중으로 하여금 복음적 각성과 회심의 절대적 필연성과 긴급성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함으로써 그리스도를 믿고, 그 안에 서는 열매를 목적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나는 사도 베드로의 설교(행 2:14~40)는 ‘복음전도적인 설교’의 모델이다. 하지만 그 설교로 3천여 명이 넘는 영혼들이 회심했고, 그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베드로와 같은 사도들은 목양적 설교도 했을 것이다.
서문 목사는 “목양적 설교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설교의 근본에 복음전도적인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항상 모든 설교는 복음전도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양설교만을 고집하는 설교자들이 실수하는 것 중의 하나는 설교를 듣는 청중들이 이미 십자가 복음의 의미를 마스터했으니 그것을 다시 짚어주는 것은 ‘그리스도의 도’에 이르는 초보 수준에 머무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문 목사는 “그러나 교회사에 빛나는 위대한 설교자들의 한결같은 특성은 ‘목양적 설교’에서도 여전히 ‘복음전도적인’ 메시지가 강하게 들어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 복음적 각성의 절대적 필요성과 긴급성이 빠진 목양설교는 설교로서의 능력과 그 진수를 빼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모든 설교는 그 속에 복음적인 각성과 회심, 믿음의 정당성과 필연성에 대한 강조가 항상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목회자들이 전도설교를 반드시 놓치지 않아야 하며 이미 복음을 진실로 믿고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 전도설교는 지루하게 들리지 않고, 도리어 자기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더 충만하게 하고 확신에 거하게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즉,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하는 목적을 갖추어야 할 목양적 설교에 복음이 중심에 있지 않으면 그 설교는 마치 표적을 상실한 궁사의 화살과 같을 뿐이라는 것이다.
서문 목사는 “복음은 우리의 회심과 칭의에서 뿐 아니라 성화와 성도의 견인과 영화 등 전 구원의 서정 전체를 관장하는 성령의 거룩한 능력”이라며 “회중들 속에 교회생활을 하면서도 비복음적인 행태에 빠져 있는 이들이 있음을 감안하고, 그들을 새롭게 각성시켜 그리스도 안에서 바르게 서게 하려는 목적을 항상 놓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복음전도적인 설교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휫필드의 설교는 우리 목회자들의 입장과 먼 거리에 있지 않고, 도리어 목회자이며 설교자인 우리의 의식을 더욱 고양하고, 소명에 불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복음전도적인 설교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른바 ‘전도설교’라 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에 이를 절대적 필연성의 논리의 증거와 반론을 이야기하고 변증하고, 적용하고 호소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설교를 하는 설교자들에 대해 회중들은 성경에 무식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휫필드 목사의 설교들은 성경이 말하는 복음에 대한 선명한 믿음과 이해가 깔려 있었다. 그래서 그의 설교들은 그가 성경이 말하는 대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사람을 아는 지식’의 충만한 분량에 이르렀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만큼 얕은 복음이 아닌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복음의 진수를 회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성경연구에 철저해야 한다.
서문 목사는 “휫필드의 설교는 성경이 말하는 대로 하나님 앞에 있는 죄 가운데 있는 인생의 처지, 그를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의 영원한 진노의 실상,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긍휼에 풍성해 창세전부터 예비하신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속의 은혜의 완전함과 풍성함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증거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휫필드의 ‘전도설교’는 단순히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어 지옥이 아닌 천국에 가라는 식의 간단한 요점을 말하지 않았다”며 “복음 안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중생해 하나님의 목적하신 구원의 목표에 이르게 되는지, 곧 구원 서정의 전 과정이 설교들을 통해 줄기차게 소개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서문 목사는 “휫필드의 설교에 나타난 신학은 칼빈 이후 청교도의 전통을 이어받은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이라며 “그의 설교는 신학화(교리화) 한 성경을 아는 지식의 발로이다. 신학은 단순하게 ‘성경을 아는 파편적 지식’의 나열이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의 진리에 대한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지식 체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교회사 중에서 영적 각성과 부흥이 일었던 시대에 반드시 성령께서 당신의 말씀하시는 통로로 사용했던 위대한 설교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의 복음전도적인 설교를 돋는 회중의 규모가 어떠하든 우리의 설교를 듣는 이들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철저한 말씀연구와 기도생활에 충실하라
‘조지 휫필드의 경건생활과 사역’에 대해 발표한 서창원 목사(총신대 신대원 교수)는 “경건훈련의 핵심은 날마다 성경을 읽고 기도생활을 실천하는 것이다. 휫필드 역시 그 어떤 책들보다 성경을 부지런히 읽으며 기도생활에 충실했다”고 설명했다.
휫필드는 회심한 후부터 엄격한 자기훈련을 실천했다는 것.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헬라어성경과 매튜헨리 주석을 곁에 두고, 그 단어 하나하나, 말씀 한 줄 한 줄 갖고 기도하며 강도 높게 성경을 연구했다는 것이다.
서 목사는 “휫필드의 입에서 생명의 말씀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던 비결은 회심한 이후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은 규칙적인 말씀 묵상과 기도생활에 있다”며 “오늘날 설교자들의 설교에 능력이 별로 없고, 메시지 자체가 깊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철저한 말씀연구와 기도생활을 등한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설사 말씀을 연구하고 준비하는 것도 그것이 심령의 변화를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말씀연구와 설교사역이 교회성장의 도구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며 “설교는 교회성장의 도구가 아닌 영혼구원의 도구다. 심령을 새롭게 해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게 하는 도구다. 하지만 현대 설교 대부분 사람들의 감동을 주어서 어찌하든지 교회에 사람들을 채우려는 야망의 수단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설교자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전달하는 자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에 깊은 조예를 갖고 탁월한 식견으로 여론을 조성해가는 자도 아니다”라며 “설교자는 오로지 기록된 말씀을 잘 풀어 증거하는 자여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풍성하게 공급해주는 자”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설교자는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에 능통한 자여야 한다. 취미생활이나 체력단련에 능통한 식견이 성경지식과 신학적 견해보다 더 월등해서는 안된다. 다른 방면에 남다른 지식을 갖고 있어도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에 무지하면 목사를 그만두어야 한다. 반대로 다른 분야에 부족한 면이 있어도 하나님의 말씀에 능하면 그런 지도자를 귀히 여기고 순종해야 한다.
하지만 서 목사는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정 반대다. 말씀에 부족함이 명백한데도 기타의 것들로 강단을 채우고, 사람들을 친절하게 잘 이끌면 교회에서 밀려나는 법이 없다”며 “휫필드의 말처럼 그리스도의 심판 날에 우리들의 이러한 모든 사역의 옳고 그름이 판단될 것이다. 누가 진짜 그리스도인인지, 가짜 그리스도인인지 명확하게 선이 그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휫필드는 개인경건만이 아니라 소명에 대한 자기점검 역시 철저했다고 설명한 서 목사는 “우리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늘 가까이 하면서 그 신조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목회하고 있고, 신앙생활 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형식과 틀이 무시되고 개성이 강조되는 시대적 풍조에 따라 사람들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 우리들의 신앙고백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목사는 “한국 교회 대다수의 문제는 신앙고백과 일치하려는 모습이 거의 사라진 것”이라며 “단지 정치적인 구호용으로만 활용될 뿐, 개교회 목회현장에서, 그리고 성도 개개인의 삶의 현장에서 신앙고백서의 적용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신앙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목사는 ‘One point ministry’ 원장인 스티븐 로우슨 박사가 ‘왜 조지 휫필드인가?’라는 강의에서 발표한 8가지 이유를 인용하면서 “휫필드는 오직 그리스도를 향한 헌신자였다. 많은 목사들이 강단을 말씀을 채우려는 것 대신에 예배당을 사람들로 채우려고 애쓰고 있지만 휫필드는 그리스도로 충만한 강단을 만들었다. 그것은 그가 매일 아침마다 말씀과 기도로 씨름한 것에서부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휫필드는 순수한 복음, 타협점이 없는 복음만을 전했다. 깊은 신학적 이해를 갖고 열정적으로 설교했으며, 겸손한 자세로 자신보다는 오직 그리스도만을 높여드리기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휫필드는 끊임없이 기도했고, 쉴 새 없이 말씀을 전했다. ‘주님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슬픈 일’이라고 고백할 정도로 그는 주님을 위해서 뼈까지도 다 녹아내리기를 원했다”며 “오늘 우리 목회자들도 스스로를 무익한 종으로 여기고,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오직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돌리면서 담대하고 권세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기념세미나에서는 박응규 교수(아신대)와 박태현 교수(총신대 신대원)도 △조지 휫필드의 부흥설교와 복음주의 △조지 휫필드의 설교에서 성령의 역사에 대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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