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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권위주의’, 한국교회 망치는 주된 원인 중의 하나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5. 17:20

한국 교회의 권위주의 문화에 관한 목회상담적 고찰 / 오규훈 박사 / 2015년 1월 6일 기사

 

 

한국교회 문화, 유교적 관점과 윤리가 지배하고 있어

“한국 교회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인식과 비판 및 반성을 함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회의 권위주의적 문화와 가치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규훈 박사(장신대)는 한국 교회가 사람들에게 매력과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근본 원인 중의 하나는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주의적 문화와 가치관이라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주의는 한국 교회가 변화되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의 권위주의 문화에 관한 목회상담적 고찰:자기 변화와 회심의 심리적 역동’이란 연구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한 오 박사는 권위주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목회상담학적 입장에서 제시하고 있다.

오 박사는 교회 내 권위주의 문화를 이념이나 조직체계의 관점이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문화와 정서적 관점에서 다룬다. 특히 한국인의 유교적, 무속적 문화를 통해 교회 내 권위주의를 이해한다. 연구논문에서 밝힌 오 박사의 주된 입장을 정리했다.

# 교회 안의 권위주의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적 문화 형성에 영향을 끼친 주된 문화적 요인은 유교다. 유교문화에 바탕을 둔 권위주의는 일면적으로 조직의 질서유지에 필요하기도 하고 공동체에 유익을 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권위주의의 폐단은 여러 면에서 심각하다.

한국 교회의 성장을 이끌어 낸 성도들의 헌신과 열심의 근원에는 샤머니즘적 종교성이 있고, 그 에너지를 체계적으로 통제한 것은 유교문화에 근거한 계층적 관계성, 즉, ‘권위주의’다.
권위주의는 무엇보다도 목회자를 위시한 교회 지도자들과 관련돼 나타난다. 이는 자신들의 직분이나 역할 혹은 기능을 자신들의 특별한 권한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분이나 그 직분에 주어지는 권한을 자기가 상대방보다 높은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거나 대접받기 위한 미성숙한 동기로 사용한다.

이는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자세나 합리성과 객관성을 무시하는 태도로 나타난다. 또한 성도들이 목사, 장로, 권사, 집사, 평신도 등의 직분 혹은 역할 등을 계층적 서열로 인식하는 경향도 역시 권위주의적 문화 인식에 해당한다.

이런 권위주의적 문화의 문제는 교회 내에서 합리적인 대화나 정당한 표현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권위주의 문화는 누군가가 교회 내의 권위주의적 분위기를 극복하고 공개적으로 해야 할 말을 할 때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

교회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 공개적인 발언에 대해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무시하거나 억압하는 것이다. 특별히 담임목회자는 교회에서 그 모든 발언 내용의 최종 책임자로 주목되기 때문에 비판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책임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위신이나 자존감에 결정적 타격을 입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려움은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방어적 인식으로 이어지고, 결국 공개적 지적이나 비판을 억압하는 권위주의적인 문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권위주의적 문화는 교회 전체의 불안을 억누른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억누르고 있는 문제가 공개적으로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실제로 비판적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거론되면 불안의 역동이 작용하면서 공동체는 합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심각한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바로 이 권위주의가 무의식적으로 타격을 받음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안감의 표식이다.

어떤 목회자는 이런 권위주의를 지탱하기 위해 자신이 설교자 혹은 영적 지도자라는 신분과 기능을 더욱 강조한다. 그것이 설교시 무의식적으로 반영되거나 대화에서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태도로 나타난다. 자신의 권위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영적 지도자의 신비한 힘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종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경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권위를 비합리적으로 혹은 비이성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목회자의 연약함과 불안함을 감추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지도자에게 순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순종하지 않을 경우에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이 따를 수도 있다는 점을 암암리에 강조하는 것은 권위주의의 방어적 표현이다.

순종이 미덕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희생적이고 성숙한 순종인가 아니면 인간을 두려워한다거나 공동체가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것인가 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 권위주의 문화 형성

권위주의에 대한 기념비적 연구는 아도르노 외 3인(1950년)의 연구결과인 ‘권위주의적 성격’에 잘 나타나 있는데, 여기서 권위주의적 성격은 대략 9가지로 나타난다. 인습주의, 권위주의적 맹종, 권위주의적 공격성, 반내면적 관점, 미신과 고정관념, 힘과 완고함, 파괴성과 냉소주의, 투사성, 성이다.
위의 아홉 가지 요소들은 한국 교회의 모습을 잘 말해준다. 한국 교회는 새롭게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과거 교회의 전통과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지키려는 인습주의, 합리적인 판단과 객관적 관점보다는 목회자 혹은 어른이기 때문에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요구와 이에 대한 맹종적 태도, 단순히 교회의 전통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정죄와 비판의 태도를 갖고 있다.

심리학이나 설문조사 등 교회의 속사정이나 사람 마음 속의 생각을 노출하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 기복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띤 축복의식과 목회 형태, 세상과 문화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적응 거부, 비기독교적 관점 혹은 인문주의적 사고에 대한 냉소적 비판, 세상에 대한 투사적 비판과 배타적 태도 등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의식 가운데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권위주의적 문화의 모습이다. 물론 한국 교회 내에는 비권위주의적인 문화의 요소들도 존재한다.

해븐(Heaven, 1985)은 권위주의의 행동과 관련된 용어들을 설명하면서 35개의 항목으로 되어 있는 설문을 개발했다. 그 조사에 따르면 권위주의는 크게 지배와 지도력, 성취에 대한 강한 관심, 대인관계의 갈등, 언어적 적대감 등 네 가지 기본 행동 특질을 나타낸다.

한국 교회는 목회자 개인의 지도력과 교회 성장을 동일시 할 정도로 지도력의 비중이 크다. 요즘 대형 교회 목회자는 기업체의 CEO와 동일시되고 있을 정도다. 성취에 대한 관심은 교회의 성장제일주의로 확연하게 나타나며, 교회의 분쟁과 분란은 한국 교회의 고질적 병폐로 여길 정도로 비일비재하다.

교회에서의 언어적 적대감은 직접 드러나는 경우를 찾기가 어렵지만 암암리에 목회자의 권위적 언어사용, 제사장 역할에 대한 과도한 강조 등이 설교나 개인적 대화 중에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목회자의 권위가 도전받는다고 느낄 때 보이는 방어적 반응이다.

# 권위주의 형성의 사회적, 문화적, 영적 요인

한국 교회의 폭발적 성장 속에서 교회의 권위주의 문화는 형성됐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한국의 개신교 지도자들이 정치 지도자들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가지며 공공연히 군부독재를 인정하고 타협했던 사실은 한국 교회의 권위주의적 문화를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강력한 독재 정치를 비롯해 급진적인 경제 발전, 그리고 폭발적인 교회의 성장이 동시적으로 상호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이런 정황 속에서 교회에는 카리스마적 목회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교회의 급진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며 대형 교회의 토대가 마련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적 문화 형성에 영향을 끼친 주된 문화적 요인은 유교다. 자본주의 체제와 자유민주주의가 근간을 이루는 현대 사회에서 유교적 문화가 갖는 함축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아도르노 이외 3인의 연구자들은 권위주의의 뿌리가 가족 역동의 복잡한 관계성이라고 결론내린다. 아주 억압적인 가정의 분위기가 권위주의적 성격 발달의 토양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심하게 처벌하는 분위기 때문에 아이가 자신의 강렬한 신체적 충동을 억누르게 되고, 궁극적으로 그 충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방어적인 태도로 투사하게 된다.

권위주의 가정에 대한 내용은 한국 가정의 유교적 문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권위주의적 문화는 유교가정 문화 속에서 성장한 한국 사람들의 성격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교회에서도 이런 유교적 문화가 거의 그대로 나타난다. 담임목회자를 보통 영적 아버지라고 여기고 장로나 권사도 교회의 어른으로 인식된다. 유교적 관점과 윤리는 여전히 교회문화를 지배하는 핵심적 문화다. 목회자는 교회에서 가르치는 자라는 인식도 군사부일체라는 유교사상에 의해 자연스럽게 동일한 권위를 부여한다.

교회 안에서 목회자나 어른과의 의견 교환이나 감정 표현은 우선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당연한 미덕이다. 이런 교회의 분위기는 권위를 가진 교회의 목회자에 의해 강화되고, 또 그런 교회 분위기는 목회자로 하여금 권위주의적 태도를 취하도록 만든다.

샤머니즘이라는 것도 권위주의를 형성하는 영적 요인이다. 한국 교회의 성장을 이끌어낸 성도들의 헌신과 열심의 근원에는 샤머니즘적 종교성이 있고, 그 에너지를 체계적으로 통제한 것은 유교문화에 근거한 계층적 관계성, 즉 권위주의라고 할 수 있다.

샤머니즘적 종교성은 하나님 및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기대와 열정으로 나타났고, 권위주의 문화는 교회에서의 인간관계에서 헌신과 순종 등의 덕목을 유지하게 함으로 도덕 및 윤리적 힘을 모으고 발휘할 수 있게 해줬다.

흥미로운 사실은 권위주의와 기복주의가 교묘하게 상호 밀접하게 엮여져 있다는 점이다. 초월적 힘을 가졌다고 여기는 막연한 존재에 의존하고 싶은 습성 혹은 종교적 심성이 권위주의와 연합되는 것이다. 그 의존적 기대가 하나님의 초월적 권위를 대신하거나 하나님의 축복을 중보할 수 있는 목회자에 대해 투사되면서 목회자와 서옫 사이에 권위주의적 관계가 형성된다.

# 권위주의 문화, 어떻게 해결할까?

문화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자기혐오적 광란은 한국인의 일등주의, 곧 최고가 아니면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그래서 사실은 영원히 불만족의 상태에서 살아가는 문화적 성향과 연관이 있다. 그 일등주의가 한편으로는 지난 20세기 한국의 사회와 경제를 발전시켰고, 교회를 부흥시킨 원동력의 일부가 된 것은 사실이나 그 뒤에는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열등감이 숨어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현재 나보다 우월한 사람들이 가진 것들을 무분별하게 추종하는 태도를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자기혐오적 광란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개체성을 건강하게 양육하고 인정하는 목회상담적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적으로는 내가 남과 다른 면을 찾아내어 스스로 인정하고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에 그리고 부부간에 상대방의 개성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문화가 적극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권위주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균의식을 버리고 모든 각 사람이 중요하다는 존중의식이 필요하다. 평균의식은 나보다 나은 존재 혹은 힘을 가진 존재에 대한 무조건적 추종, 그리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극단적 멸시의 태도를 낳는다. 따라서 권위주의 극복은 모두가 존중 받아야 할 귀한 존재라는 복음적 인간이해를 가질 때 가능하다.

권위주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성찰을 통한 자율성의 문화도 필요하다.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에게도 권위가 있음을 확신해야 한다. 자기 확신의 증거는 외형적으로 나타내는 구호와 주장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내적 평안함으로 나타난다.

이점은 이기주의적 성향이 잘못 이해된 개인주의와 동일시되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스스로 통제하고 조절하고 만족할 수 있는 자율적 성향을 토대로 한 만족이다. 서양의 개인주의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이기주의적 성향은 개인의 욕심을 충족하려는 이기주의적 측면이 많다. 이기주의는 자아가 건강하게 기능하지 못하고 외부의 힘을 추구하는 권위주의적 성향을 따른다.

이기주의적 성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윤리를 타율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 성향을 길러줘야 한다. 즉, 공동체에서 자신과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자율적 판단과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신앙의 성숙을 위해서는 마음속으로부터 가치 판단과 선택이 중요하다. 목회상담적으로는 성경적 가치로부터 세속적 혹은 이기적 가치를 분명하게 구별해주는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 안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깊이 묵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우리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올바른 의미를 이미 깨닫고 있다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속에 담긴 의미를 충분히 구별하고, 실천의 단계까지 감정적으로 분명하게 동의하고 따르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과 상대방에게 솔직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일반적으로 자기 성찰과 맥을 같이 하지만 이 자기 성찰에 감정이라는 측면을 의도적이 깊이 강조할 때 좀 더 온전한 변화와 치유가 가능하다.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성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관계성에는 항상 하나님이 현존하신다. 따라서 사람과의 관계성에서도 하나님만이 권위를 갖는다는 영성의 확인과 실천이 필요하다. 그 실천은 항상 깨어있는 신앙 안에서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권위를 전달하고, 그 권위에 순종하는 인간의 관계성 속에서 각각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역할과 지위를 지혜롭게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기능적 차원에서의 존중으로 행해지느냐 아니면 권위주의의 차원이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영성에 달려 있다. 그 영성은 서로를 향한 겸손과 하나님 앞에서의 두려움을 가진 영성일 것이다.

김선주는 “십자가가 자기희생이라는 복음의 본질을 드러내지 못할 때 그것은 나치의 문양과 다를 바 없다”라며 한국 교회의 모습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권위주의가 신앙과 잘못 혼합되면 하나님을 섬기면서도 내 속의 힘을 과시하고 내 유익만 추구하는 권위주의적 신앙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신앙에는 본질적으로 권위라는 요소가 존
재한다. 그 권위는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으며 인간은 순종함으로 그 권위를 인정한다. 한국 교회가 이같이 항상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성찰하며 권위주의 문화를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한편, 위의 내용은 한국기독교학회가 지난 2010년 10월 22~23일까지 온양관광호텔에서 ‘한국 그리스도인의 인간성 성찰’을 주제로 개최한 제39차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오규훈 박사의 ‘한국 교회의 권위주의 문화에 관한 목회상담적 고찰:자기 변화와 회심의 심리적 역동’이라는 연구논문을 일부 정리한 것이다.

1 Comments
  • emotionview 2019.05.17 16:36 신고 참으로 구구절절 좋은 글입니다. 예수님이 원하시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나의 인간된 모습을 날마다 버려지고 하나님을 구하고 그리스도안에서 살려고 기도하고, 생활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인데요.
    성도를 인도하시는 목회자들이 자기자시을 누구보다 더 드러내고, 성도들은 그냥 대충 넘어가는 듯한 모습들이 많아보여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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