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교회는 범죄자의 은신처가 된 아데미 제의, 점증하던 로마황제의 박해, 감성이 메마른 채 차가운 교리적 정통성에 대한 집착, 그리고 초기 영지주의의 도전이 초래한 첫사랑의 상실을 회복해야 했다. 그들은 회개하며, 다시 임마누엘을 확신하면서 수직적으로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는 것과 수평적으로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것을 회복해야 했다."
송영목 박사(고신대 교수)는 에베소서에 나타난 '사랑' 관련 구절, 디모데전후서의 '사랑' 관련 구절, 요한계시록 2:1-7을 종합적으로 살피면서 에베소교회가 처음 사랑을 읽어버린 이유를 분석하면서 한국 교회가 잃어버린 하나님을 향한 처음 사랑을 회복할 것을 당부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을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송영목 박사의 <에베소교회가 처음 사랑을 버린 이유: 에베소서, 디모데전후서, 그리고 요한계시록 2:1~7을 중심으로>, 한국성경신학회, '교회와 문화', 제47권(2022.03).
에베소서에 나타난 사랑
에베소서에 등장하는 사랑 관련 구절은 다음과 같다.
1) 성도는 사랑으로써 성화와 성장을 이루고 진리를 고백함(1:4; 3:17; 4:2, 15, 16)
2)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2:4-5; 5:1; 6:23)
3) 죄인을 사랑하시는 성자 3:19; 5:2, 25; 6:23)
4) 형제자매를 사랑함(1:15; 5:2; 6:21)
5) 부부의 사랑(5:25, 28, 33)
6) 성도가 예수님을 사랑함(6:24)
7) 성부의 사랑을 받는 성자(1:6)
사랑과 관련된 각각의 구절을 분석, 설명하는 송 박사는 "에베소교회는 예수님의 대속의 사역 덕분에 옛 사람을 벗고(엡 4:22), 새 사람이 되었는데(엡 2:15; 4:22) 그들은 대적의 도전과 위협 속에서 하나가 되어야 했다"라며 "옛 사람이 새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은 성령께서 말씀을 사람의 심비에 새기시고 사죄의 은혜를 베푸신다는 구약에 나타난 새 언약 예언의 성취로써 에베소교회는 다름 아닌 새 언약 공동체였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바울은 죄에서 구원 받은 성도가 하나님을 사랑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수평적인 형제자매와 부부에 대한 사랑도 매우 강조한다. 이 두 사랑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는 동료도 사랑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에베소교회는 이와 같은 사랑을 버렸다고 분석한다.
디모데전후서에 나타난 사랑
디모데전후서에 등장하는 사랑 관련 구절은 다음과 같다.
1) 디모데의 사랑 훈련(딤전 4:12; 6:11; 딤후 1:13; 2:22; 3:10)
2) 잘못된 사랑이라는 말세의 특징(딤전 6:10; 딤후 3:2, 4; 4:10)
3) 바울의 회심의 근거인 사랑(딤전 1:14)
4) 사랑을 촉진하는 교훈의 목적(딤전 1:5)
5) 여자가 구원을 받는 근거인 사랑(딤전 2:15)
6) 감독의 자격으로 돈을 사랑치 않음(딤전 3:3)
7) 사랑을 받는 믿는 성전(딤전 6:2)
8)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딤후 1:7)
각각의 구절을 분석, 설명하는 송 박사는 "바울은 디모데전후서에서 믿음과 사랑을 긴밀히 연결하는데, 대체로 믿음은 하나님을 대상으로 삼고, 사랑은 형제자매와 연관된다. 목회자 디모데는 물론, 모든 성도에게 구원 얻는 믿음은 사랑의 실천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바울이 강조하는 사랑의 실천은 에베소교회를 미혹하고 위협하던 거짓 선생들의 해악을 염두에 둔다"라고 설명한다.
에베소교회, 왜 '처음 사랑' 버렸나?
요한계시록 2:1~7의 구조를 설명하는 송 박사는 "대다수 주석가들은 에베소교회가 형제자매를 향한 사랑을 상실한 것으로 보지만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상실한 것, 하나님과 형제 사랑 모두를 상실한 것 등 다양한 해석 의견도 있다"라며 "하지만 그리스도께서 교회라는 몸 안에서 형제자매를 향한 사랑을 상실한 것을 책망하신다고 보는 게 가장 적절하다. 왜냐하면 에베소교회가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인내한 사실(계 2:2-3)은 그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실패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송 박사는 본문에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상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다. 에베소교회가 첫 사랑을 회복하는 방법에서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첫 사랑을 상실한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베소교회는 왜 처음 사랑을 버렸을까?
송 박사는 "예수님은 알파와 오메가로서 성도를 붙잡아주시고 임마누엘하시고 끝까지 사랑하신다"라며 "하지만 에베소교회는 끝까지 사랑하지 못했다. 자기희생적인 그리스도와 형제를 향한 두 가지 사랑을 모두 잃어버렸다"라고 설명한다.
먼저 에베소교회는 당시 에베소의 여신 '아데미'를 숭배하는 이들의 종교적 제의에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아데미를 숭배하는 이들은 나무를 신과 인간를 중재하는 것으로 신성하게 여겼는데, 이와 같은 미신을 따르는 문화적인 영향으로 에베소교회가 혼합주의에 빠져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잃어버렸다는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에베소서가 바울의 제1차 로마 투옥 때 기록되었다면 계시록이 기록되기 까지 간헐적(間歇的) 박해에서 전면적 박해로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따라서 황제숭배가 만연한 소아시아의 대도시에 위치한 에베소교회는 박해를 모면하기 위해서 혼합주의에 빠졌을 것이다. 이런 혼합주의는 첫 사랑의 상실을 초래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에베소교회는 거짓 사도와 거짓 선생들과의 비판적 논쟁에 집중하다가 형제사랑을 상실했을 수 있다"라고 분석한다. 즉, 악한 자들, 자칭 사도라고 하는 자들, 니골라 당 등 이단에 대항하여 신앙고백을 지키려는 싸움은 형제자매를 사랑함으로써 감당해야 했지만 에베소교회는 그러질 못해다는 것이다.
송 박사는 "심해지던 황제의 박해로 인해, 자신의 생존과 안위에만 집중하다가 형제사랑을 상실했을 수 있다"라며 에베소교회의 첫 사랑의 상실 이유를 요한서신을 중심으로 추론하면서 "에베소교회가 영적으로 교만한 채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계명을 무시했던 초기 영지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도 처음 사랑 상실의 이유에서 완전히 분리시킬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한국교회, 처음 사랑 회복하자
송 박사는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현재 한국교회는 로마황제의 박해와 같은 물리적 고난은 없지만 아데미 신전이 제공한 값싼 사죄의 은혜와 영지주의와 같은 이단의 유혹과 도전에 직면에 있다"라며 "이단에 대처하더라도 차가운 정통성에 빠지지 않고 진리 안에서 사랑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이어 "외부의 압력이 닥치면 공동체는 더 결속하기 마련이다. 한국교회는 사회에 퍼진 반기독교 정서를 파악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공동체가 사랑으로 결속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문제를 찾아내어 정죄하기보다, 겸손히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라고 덧붙인다.
[연구논문 목차]
들어가면서
1. 에베소서에 나타난 사랑
1) 성도는 사랑으로써 성화와 성장을 이루고 진리를 고백함
2)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3) 죄인을 사랑하시는 성자
4) 형제자매를 사랑함
5) 부부의 사랑
6) 성도가 예수님을 사랑함
7) 성부의 사랑을 받는 성자
8) 요약
2. 디모데전후서에 나타난 사랑(15회)
1) 디모데의 사랑 훈련
2) 잘못된 사랑이라는 말세의 특징
3) 바울의 회심의 근거인 사랑
4) 사랑을 촉진하는 교훈의 목적
5) 여자가 구원을 받는 근거인 사랑
6) 감독의 자격으로 돈을 사랑치 않음
7) 사랑을 받는 믿는 상전
8)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
9) 요약
3. 계시록 2:1-7에 나타난 처음 사랑을 버린 문제
1) 담론분석에서 본 계시록 2:1-7의 구조에 나타난 처음 사랑
2) 에베소교회가 잃어버린 첫 사랑의 내용과 회복 방법
4. 에베소교회가 첫 사랑을 버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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