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단! 한국교회

이중직 목회자가 겪는 세 가지 심리적 갈등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7. 20.
728x90

 

"정체성의 혼란, 낮은 자존감, 죄책감 등 이중직 목회자들은 세 가지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다."

 

교인 수 감소와 교회 재정의 어려움으로 이중직 목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목회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소명에 따라 스스로 이중직을 선택하고,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자의가 됐든, 타의가 됐든 이중직 목회자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중직 목회자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을 분석한 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소중한 연구 결과물의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유명복 박사의 <이중직 목회자가 겪는 심리적 갈등>,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기독교교육정보', 제67집(2020.12).

 

 

이중직 목회,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유명복 박사(백석대)는 "성경에서 말하는 목회자 이중직의 타당성 여부를 논의할 때, 어떤 사람들은 목회자 이중직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구약의 제사장이나 선지자에서 찾는다"라며 "그러나 구약의 왕, 제사장, 예언자를 목회자의 전신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이중직 목회의 기원을 신약시대의 바울에서 찾는다"라고 주장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경우 이중직 목회를 했다고 볼 수 없지만 사도 바울은 이중직 목회자였다(고전 4:12). 

 

유 박사는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이 교회로부터 지원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바울은 텐트를 만드는 업을 가졌었다(행 18:1–3)"라며 "바울은 자신을 위해서 재정적 도움을 요구하지 않았고, 그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지역교회의 재정을 관리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 그는 "바울은 자신이 세운 교회들에게 재정적으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고(살전 2:7–9; 살후 3:6–8), 재정적인 도움을 받지 않음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값없이 전하기를 원했고, 자기가 사역하는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등의 일관된 원칙을 갖고 있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 박사는 "바울은 교회가 사도들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다. 고린도전서 9:1-15에서 바울은 사도가 재정적으로 지원을 받을 권리를 언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바울의 경우 이중직 목회와 관련해서 자신의 목회 방법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며 바울 스스로 선택한 '자비량 목회'였다고 설명한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이중직 목회는 새로운 현상이나 새로운 개념이 아니고 초대교회부터 이어져 내려온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는 것이 유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자비량 목회는 로마제국 전체에 교회가 형성되는 초기 3세기 동안은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라며 "대부분의 목회 자들은 스스로 양을 치거나 농사를 짓거나 직물을 짜는 일을 통해 생계를 꾸리며 목회를 했다. 2세기의 문서인 '디다케'에 기록된 글을 보면 그 시대의 사고를 반영하고 있는데, '만일 사도들이 돈을 요구하면 그는 거짓 선지자다'라는 기록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유 박사는 "종교개혁 이후, 영국의 식민지 개척지에서는 목회자들에게 땅을 배분해서 목회자는 주어진 땅을 경작하면서 목회를 했고, 미국이 확장되는 시기에는 재정이 빈약했기 때문에 사례비를 받는 목회자가 극소수였다. 침례교 같은 교단은 농업에 종사하거나 사업을 하여 돈을 벌면서 평신도로 혹은 이중직 목회자로 복음을 서부에 전파했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복음이 처음 전파되는 지역에서는 이중직을 통해 선교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교세가 확장되고 교회가 재정적으로 여력이 있을 때 전담 목회자가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라며 "오늘날 교회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일반 목회자들에 비해 이중직 목회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중직 목회자들은 어떤 문제를 겪고 있을까? 유 박사는 정체성, 죄책감, 낮은 자존감 등의 세 가지 심리적 문제에 대해 설명한다.

 

728x90

 

정체성의 갈등
"이중직 목회 타당한가?"

 

이중직 목회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첫 번째 심리적 갈등은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유 박사는 "이중직 목회자의 경우 '이중직 목회로의 부르심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이중직 목회가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이중직 목회자 자신은 이중직 목회에 부르심을 받았는지 등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중직 목회자들이 정체성에 불안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이중직 목회가 충분히 타당하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해서 부르심(소명)에 대한 의문으로 정체성 갈등을 겪거나 전통이나 자신이 속한 공동체 혹은 교단이 이중직 목회를 인정하지 않아 정체성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중직 목회자가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기 때문에 맡은 역할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도 있다. 역할 갈등은 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맡은 다른 역할들 사이에 모순이 있을 때 일어난다"라며 "여러 역할을 관리하는 것은 역할 충돌과 시간 압박으로 이어져 일상의 스트레스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한 역할에 소비되는 시간은 종종 다른 역할에 소비되는 시간을 희생시키기도 한다"라고 강조한다.

 

유 박사는 "물론, 한 사람의 직업이나 정체성이 같은 사람 안에서 다른 직업이나 다른 정체성에 도움을 주고 봉사할 수 있다. 두 역할 사이에서 이동할 때 정체성을 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정체성을 통합하고 정비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 쉬운 작업은 아니다. 자기가 맡은 역할을 다 귀히 여기고 우선순위와 경계를 정하며 적절히 통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한다.

 

낮은 자존감
"무시, 교회규모에 따른 절망"

 

이중직 목회자들이 겪는 두 번째 심리적 갈등은 '낮은 자존감'이다. 유 박사는 "교회에서 전적으로 지원받는 전임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이 이중직 목회자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2004년도 이중직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중직 목회자가 신대원에서 똑같이 시간과 돈을 들여 공부했는데 이중직 목회자 자신은 가족을 부양할 충분한 사례금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분개하고 그리고 교단의 일반 목사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에 큰 좌절을 느꼈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중직 목회자들의 낮은 자존감은 그들이 섬기고 있는 교회의 크기로부터 온다고 설명한다. 이중직 목회자들은 대부분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기 때문이다. 

 

유 박사는 "보다 큰 교회는 사역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여겨진다. 작은 교회를 맡고 있는 이중직 목회자의 학교 동기가 수천 명의 교인들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면 이중직 목회자는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지 않나 의아해할 것이다. 그런 비교가 자신의 자아를 힘들게 하고 열등감을 갖게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중직 목회는 현실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실제적인 사역이 될 수 있다. 이중직 목회자가 성도의 세계에 들어가서 성도의 기쁨과 고통을 경험하고 성도의 삶에 차이를 만들 수 있다"라고 당부한다.

 

 

죄책감
"나는 믿음이 부족한가?"

 

이중직 목회자들이 겪는 세 번째 심리적 갈등은 '죄책감'이다. 

 

유 박사는 "기독교인들은 일반적으로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한 사람이라면 전적으로 목회에만 전념하기를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우리가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가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신다고 여긴다"라며 "목회자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다른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은 믿음이 없는 것으로, 그리고 헌신이 부족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결국 이중직 목회를 하는 목회자는 자신이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헌신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물질적으로도 축복하시지 않고 교회를 성장시켜 주시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죄책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목회자는 자신이 소속된 교단에서 규정해 놓은 이중직 금지 조항을 어기고 있다는 현실에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을 갖는 경우도 있다"라며 "이중직 목회자는 두 가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 부족으로 인한 죄책감도 갖는다"라고 주장한다.

 

즉, 매일 충분히 성경을 읽지도 못하고 기도도 하지 못하는 등 하나님과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지 못함으로 영적으로 메마르고 다른 사람에게 영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는 죄책감, 설교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죄책감, 교회 행정과 상담 및 심방 등 교회 사역에 충분한 시간을 쏟지 못하는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것.

 

유 박사는 "죄책감을 들게 하는 큰 요인이 시간 부족이다. 시간 관리를 효과적으로 잘하는 기술을 익히면 가족이나 영적 생활 등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을 혼자 다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방법을 배우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한다.

 

이중직 목회,
변화하고 발전하려면?

 

유 박사는 "이중직 목회가 이상적인 목회의 형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목회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므로 신학대학과 신대원 그리고 교단 차원에서 이중직 목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커리큘럼이나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즉, 이중직 목회의 성경적, 신학적 배경, 이중직 목회자의 시간관리, 모임관리, 행정력, 다른 사람에게 일을 나누어 주는 법, 이중직 목회자가 겪는 정서적, 심리적 어려움 등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교과나 세미나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인턴십 등을 통해 이중직 목회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중직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과 일하게 하거나 이 분야에 특별히 경험이 있는 목회자를 멘토로 연결시켜 그들의 지도하에 인턴십을 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신학대학과 신대원의 복수전공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신학 외 다른 전공을 이수하게 해야 한다는 것.

 

유 박사는 "미국의 몇몇 신대원에서는 경영학, 법, 상담학, 교육학, 사회복지, 공공정책, 생명윤리 등을 복수 전공하게 하고 있다. 특히 교육학이나 상담학, 기독교학교, 대안학교 등의 전공을 이수하게 하면 이중직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이중직 목회에 대해 교단별로 성경, 신학적인 해석과 교단의 입장이 분명하게 정립되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교단 차원에서는 목회자 이중직에 관한 겸직 목회를 필요한 경우에 허용하는 법규 제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유 박사는 "겸직을 허용한다면 목회자에게 적합한 일자리 창출에 교단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교단 차원에서 최저생계비를 보장해 주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그밖에 이중직 목회자들이 겪는 여러 정서적, 심리적 갈등과 문제를 돌봐주고 상담해주는 기구 설치도 필요하다"라고 당부한다.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