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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사회•환경과 신학

에큐메니칼 신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제20대 대선'과 한국교회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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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들과 그 정치세력은 마치 스포츠 경기 치르듯 그 중대사를 희화화하고 있는 듯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주권자의 입장에서 스포츠 경기의 승률을 가늠하는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냉소하는 태도로 관망할 수도 없다.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동시에 책임 있는 주권자로서 마땅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20대 대선을 맞아 교회와 정치에 대하여 묻고 답하다'를 주제로 진행된 에큐메니칼 신학 세미나(온라인 ZOOM)

 

 

 

지난 2월 22일(화) 오후 2시 온라인(ZOOM)으로 WCC 제11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과 주관한 '에큐메니칼 신학세미나'가 열렸고, 이날 발제자로 참여했던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의 발언이다.

 

 

 

 

 

 

 

 

 

 

비호감 대선,
정책 제시는 없고 구설수만...

 

 

이날 '교회와 정치:20대 대선 국면에서 생각하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는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 최고의 ‘비호감’ 대선으로 불릴 만큼 부정적 시선이 따갑다"라며 "유력 후보 본인들의 개인사와 공직에서의 역할을 둘러싼 도덕성 문제, 배우자의 문제가 부각되고, 여기에 대통령 후보자에게서 보기 드문 극언과 실언, 각종 구설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을 향한 높은 도덕성의 요구는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지향하는 정책 제시와 그것을 실현할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기보다는 도덕성 논란과 각종 구설수가 전면에 두드러진 대선국면은 편 갈라치기로 결집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선거 이후에도 각 진영 간 앙급으로 통합보다는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정치와 한국교회의 부적절한 관계 

 

 

최 목사는 특정 후보자 및 한국교회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최 목사는 "특정 후보를 두고 목사들이 안수기도를 하는 일이 벌어지는가 싶었는데, 바로 그 후보가 무속신앙에 기대는 행태가 쟁점이 됐다"라며 "무속신앙에 기대는 것은 신비한 종교적 아우라를 억지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행위이며 바람직한 사회를 향한 정책적 비전을 만들기 위해 종교적 지혜를 구하는 행위 또한 아니다. 따라서 정치인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이며, 특정 정치인에게 다짜고짜 안수를 해댄 행위는 해당 목사들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후보에게 안수하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적절한 조언을 하는 등의 도움을 주는 것과는 다르다. 특정한 종교적 예식으로 행해져야 할 일을 마땅히 그런 자리도 아닌 자리에서 했을 때 그 숨겨진 저의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신의 영광을 임의로 도용해 왔을 때, 숨은 야욕은 거꾸로 장차 그 정치권력에 기대어 자신들이 영광을 누리고자 하는 데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충분히 그렇게 의혹을 살 만한 행위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를 대하는 기독교인의 자세

 

 

최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바른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책임은 근원적으로 신앙의 요청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동시에 오늘날 민주적 헌정질서가 추구하는 정교분리의 취지에 따라 규율 받는다"라며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입장은 신앙이 그 근거가 되지만 그것이 사회구성원들에 소통 가능한 방식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복음이 펼쳐져야 할 장으로서 세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당대 사람들이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공감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라며 "다종교 사회 상황을 유의하면서 자기완결적이기에 독단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종교 간의 상호존중과 협력의 태도는 스스로의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길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신앙에 근거하되 동시에 오늘의 상황 가운데서 바람직한 사회형성을 위한 공공선이 무엇인지 분명히 판단해야 한다"라며 "사회적 불평등,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인권, 복지, 기후위기 등의 중요한 과제 해결을 위해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동시에 책임 있는 주권자로서 기존의 정치세력이 짜 놓은 구도 안에서 세력을 결집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구도 자체를 뒤흔드는 역할을 감당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연구중점 교수 김민아 집행위원장(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은 '대선 정국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누구에 의해 침묵되는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거대 양당체제 속에 갇힌 선택들 속에서 여성의 목소리, 성소수자들의 고통은 침묵된다"라며 "에큐메니칼 운동은 선거 국면에서 더욱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대 신학대학원생 이준봉 편집위원(교회협 신학위원회 사건과 신학) 또한 '이대남 현상과 20대 대선, 그리고 기독교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사회와 기득권층이 이대남을 조명한 만큼 소수자와 약자, 취약 계층의 목소리도 들어주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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