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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안락사, 종교적 관점의 생명윤리 차원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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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죽음의 과정’(dying)에 인간의 생명과 가치, 공동체의 의미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는 초월적 세계관에 대한 깊은 영적 유산이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유경동 박사, 감신대)

 

'안락사' 문제에 대해 비교종교학적 관점에서 각 종교들의 안락사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기독교 세계관을 중심으로 '생명윤리'로서의 안락사 문제를 논의한 연구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유경동 박사의 <안락사와 종교적 관점의 생명윤리>, 한국기독교학회, '한국기독교신학논총', 제144집(2019).

 

 

안락사와 관련된
5가지 윤리적 쟁점

 

안락사의 역사와 해외 여러 학자들의 안락사 정의를 설명한 유경동 박사(감신대)는 안락사와 연관된 윤리적 쟁점들을 다룬다.

 

유 박사에 따르면 현재 안락사와 연관된 윤리적 쟁점들은 1) 안락사에 대한 정의의 문제, 2) 고통 완화의 한계, 3) 치료적 허무주의, 4) 환자의 자율성, 5) 죽음에 대한 의미 등이다.

 

각각의 쟁점들을 설명한 유 박사는 "안락사를 둘러싼 인간의 생명과 죽음, 연명의료와 종교 문화적 가치관 그리고 관련법과 사회 공동체와 연관되어 때로는 5가지 쟁점들이 상호 충돌하기도 하고 상호 협조하기도 한다. 매우 다층적이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지만, 종교적인 관점들은 안락사의 문제를 보다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관점들을 제공한다"라고 주장한다.

 

'안락사', 종교들은 어떻게 볼까?

 

특히 유 박사는 안락사에 대한 정의, 죽음에 대한 이해, 연명유지의 사안에 대한 쟁점, 공동체 정신 등을 중심으로 안락사에 대해 종교적 관점에서 살핀다. 안락사에 대한 종교적 관점을 설명한 유 박사의 일부 주장은 아래와 같다.

 

 

 

 

가톨릭과 안락사

 

유 박사는 "가톨릭은 죽음에 대한 자연신학적 관점에서의 도덕법을 강조하며, 고통완화와 안락사를 이중적인 결과에 근거하여 구별하여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라며 "아울러 삶을 유지하는 의미는 하나님의 나라 개념과 연관되며, 부활신앙의 관점에서 안락사를 보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을 중단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반대하는 관점이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개신교와 안락사

 

유 박사는 "개신교는 큰 틀에서 가톨릭과 같은 관점에서 생명의 귀속성은 하나님께 있는 것과, 생명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파악하고 있다"라며 "안락사와 같은 사안은 연명 치료의 관점에서 소극적으로 접근하여, 죽음을 앞둔 환자에 대한 공감은 환자에 대한 가족의 책임과 부담의 문제와 연관하여 균형 잡힌 시각을 요구한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개신교는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지만, 죽음 자체를 악으로 규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적극적 안락사는 반대하지만,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연명의료 중단과 같은 관점은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라고 주장한다.

 

 

유대교와 안락사

 

유 박사는 "유대교는 인간의 고통을 경감하는 연명의료에 대해서는 허용을 하며, 고통을 끝까지 견뎌야 하는 신적 운명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라며 "다만 안락사까지 직면하는 고통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준비하는 영적 과정과 연관하며, 안락사가 생명을 단축하는 것이 아니라면, 고통 완화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여 고통을 제거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불교와 안락사

 

유 박사는 "불교는 자살을 업(karma)과 연결하여 안락사와 같은 고통의 제거에 의지가 개입할 수 있지만, 궁극적인 선은 해탈로 가능하다고 강조한다"라며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이에 고통이 따르지만, 오히려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적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타의적 안락사는 반대하지만, 자발적 안락사는 허용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힌두교와 안락사

 

유 박사는 "힌두교는 고통을 피하기 위한 안락사는 근본적으로 반대하며, 업(karma)과 법(dharma)의 조화로운 해석을 통하여 죽음만이 최후의 수단이 아닐 경우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인간의 운명은 신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죽음에 개입하는 그 어떤 의료적 행위도 반대하지만, 점차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개인과 사회 그리고 종교적 해석의 중층적 해석을 통하여 안락사를 허용하는 관점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슬람교와 안락사

 

유 박사는 "이슬람교는 원칙적으로 안락사를 반대하며, 생명의 회복 과정에 의료행위가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불가피하게 부차적 수단으로 안락사에 이를 수밖에 없을 때는, 이를 허용하게 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유교와 안락사

 

유 박사는 "유교적 관점은 안락사에 대하여 인(仁)과 의(義)라는 도덕적 덕목으로 접근하고 있다"라며 "환자에게 불명예를 초래하게 되는 생물학적 퇴화 현상은 안락사를 허용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안락사와 같은 상황에 이르는 인간적 상황도 인간 존재의 품위와 연관이 된다면 유교는 충분히 안락사를 고려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기독교 세계관과 안락사

 

유경동 박사는 안락사와 관련해서 종교 간의 안락사의 기준, 생명의 존엄성, 공동체성 차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각각의 입장에서 안락사 문제를 설명한다. 

 

특히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면서 "현대 의학에서 안락사의 사안이 생명 연장과 연관된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하여 쟁점으로 다루어지는 경우를 볼 때,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라며 "안락사를 합법적 행위로 유도하는 정책들에 과연 환자의 생명을 가장 귀한 가치로 여기는 여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게 된다"라고 비판한다.

 

이어 "안락사를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게 될 때, 자칫 치료의 무용론이나 인간 생명에 대한 허무주의에 빠지는 상황 등은 기독교의 세계관에서 제시하는 부활과 하나님의 나라와 너무 멀어지게 된다"라며 "환자가 안락사에 직면하다고 할지라도 이는 죽음이 아니라 또 다른 생명의 현상임을 알려야 하는 교회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라고 주장한다.

 

유 박사는 "기독교는 ‘죽음의 과정’(dying)에 인간의 생명과 가치, 공동체의 의미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는 초월적 세계관에 대한 깊은 영적 유산이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며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현대 의료윤리의 철학에 영혼의 깊이를 더하는 생명윤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힌다.

 

[유경동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안락사에 대한 역사 및 정의
III. 안락사와 윤리적 문제
IV. 종교적 관점
1. 가톨릭
2. 개신교
3. 유대교
4. 불교
5. 힌두교
6. 이슬람교
7. 유교
V. 연명의료와 생명윤리
VI.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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