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기독교 장례예식의 현장, '교회공동체' 사라졌다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6. 20.
728x90
반응형

 

"현재 기독교 장례예식은 교회장과 같이 교인들 전체인 신앙공동체가 참여하는 가족 같은 분위기보다는 목회자와 소수의 성도들이 조문하거나 교구별이나 구역별로 분업화되어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상조회사의 도움으로 인해 교회공동체가 섬길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지고 있다."

 

 

 

김원태 박사(성결대/예배설교학)의 주장이다. 김 박사는 한국실천신학회가 최근 개최한 '제84회 정기학술대회'에 발제자로 참여해 '목회돌봄으로서 기독교 장례예식 이해:초기 기독교 장례예식의 기능과 신학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장례예식, 목회돌봄 상실했다

 

김원태 박사(성결대/예배설교학)는 "최근의 장례예식들은 초기 기독교로부터 지켜왔던 장례 전통인 상실과 슬픔을 당한 유가족과 신앙공동체의 인간적 필요들에 대하여 반응하고 위로하며 치유하는 목회 돌봄 기능을 상실했다"라며 "현재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목회돌봄 기능보다 죽은 자에 대한 두 가지의 기능들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즉, 유가족을 위로하는 목회돌봄보다 죽은 자를 하나님께 의탁하거나, 죽은 자의 부활 소망을 선포하는 설교자 중심의 말씀선포적 기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죽은 자의 시신 없이 치르는 추모예식의 기 능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라는 것.

 

특히 김 박사는 "오늘날의 장례예식들은 과거 교회가 지켜왔던 기독교적 장례관습을 버리고 시신 없이도 진행되는 전혀 새로운 추모예식의 방식들로 대체되고 있다"라며 "그것은 간소화, 합리화, 경축화라 할 수 있지만 기독교 장례예식은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에 관한 예식이다. 어떤 의미에서 죽은 자도 장례예식에서 예배자들 중의 하나다. 장례예식은 산 자들이 죽은 자를 대신하거나 죽은 자 없이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회중이 죽은 자와 함께 예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죽은 자의 참석 없이는 예배 행위가 시작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기독교 장례예식의 현장
왜, 교회공동체는 없는가?

 

김 박사는 초기 기독교 장례예식에서 나타난 목회돌봄을 설명했다. 그는 "초대교회 목회돌봄의 성격은 매 주일 모이는 서로 다른 유형의 예배, 곧 기도예배, 말씀예배, 성찬예배에서 발견된다"라며 "예수님은 초대교회가 돌봄공동체로 형성되도록 중요한 기초를 놓았다. 예수님이 시작한 돌봄목회는 바로 '보살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즉, 기독교 장례예식의 자리는 교회 전체가 목회돌봄의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자리인데, 오늘날의 기독교 장례예식은 지나치게 소규모로 진행되거나 상조회사에 맡겨 교회공동체가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현재 기독교 장례예식은 교회장과 같이 교인들 전체인 신앙공동체가 참여하는 가족 같은 분위기보다는 목회자와 소수의 성도들이 조문하거나 교구별이나 구역별로 분업화되어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그 외에 상조회사의 도움으로 인해 교회공동체가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장례예식에서 설교자가 죽은 사람의 개인적인 신앙생활만 언급하며 교회공동체와 무관한 내용으로 교회공동체의 본질인 성도의 교제와 연합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목회돌봄이 약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기독교 장례예식의 모든 과정은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시간이다

 

김 박사는 "초대교회가 장례예식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기도와 찬송으로 애도를 표현한 것은 두 가지의 목회돌봄 역할을 했다"라며 "유가족에 대한 공동체적 위로와 사랑을 표현한 것이고, 유가족의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목회돌봄의 역할을 했다. 죽음에 대해 세례의 완성과 부활의 소망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여 유가족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대교회는 고인을 매장하는 단계에서조차 시신 주위에 둘러서서 찬송과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성찬예식를 거행했다"라며 "성찬예식을 매장에 앞서 거행한 것은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 산 자와 죽은 자가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허락된 유일한 기회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매장지에서 마지막으로 고인과의 환송을 위한 공동체 식사로서 성찬을 함께 나눈 후, 부활의 증언자로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장례예식의 매장단계에서의 돌봄 기능은 신앙공동체가 유가족과 함께 고인과의 마지막 환송 식사를 통해 부활에 대한 공동체적 소망을 표현하는 것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장례예식의 모든 과정은 교회공동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슬픔 가운데 놓인 유가족들에게 소망을 주고, 위로하는 등의 목회돌봄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 장례예식
'신학'이 있어야 한다

 

김 박사는 이와 같은 초기 기독교 장례예식의 목회돌봄은 삶과 죽음, 부활에 대한 명확한 신학을 갖고 있었다며 초대교회는 복음의 신학에 기초한 장례예식을 거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세례의 완성을 통해 복음을 선포하고, 기도와 찬송 행렬로 부활의 순례를 선포하고, 성찬을 통한 부활의 승리를 선포하는 등의 기독교 장례예식의 회복을 주장하면서 장례예식의 모범을 제시했다.

 

그는 "죽은 자로 하여금 그가 가야 할 곳에 가게 하고, 산 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있어야 할 곳에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기독교 장례예식이다"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장례예식, 이제는 바꾸자

 

김 박사는 우선 예전적 돌봄으로서의 장례예식 회복을 촉구했다.

 

그는 "예배는 목회돌봄의 낙하점이고 모든 목회돌봄이 올바르게 시작되는 곳이며 예배 없이는 모든 목회돌봄의 형식들이 그 자체의 의미와 힘을 상실하게 된다"라며 "장례예식의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목회돌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상처 입은 가족들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복음 이야기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거룩한 복음 이야기는 기독교 장례예식을 기독교적인 거룩한 예식으로 만드는 핵심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이다"라며 " 기독교 장례예식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 성찬, 죽음과 부활에 관한 복음 이야기는 기독교적 장례예식의 내용과 구조, 그리고 형식을 결정짓는 신학의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 장례예식의 집례자는 죽은 자의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이야기를 선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장례예식은 성도 개인이 아닌 교회공동체의 참여와 회복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며 "교회공동체는 유가족과 함께 모든 장례예식을 계획하고 진행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장례예식에서 목회돌봄은 교회공동체가 유가족과 함께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서 빠져나오도록 하기 위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만큼 고인을 기억하고 경의를 표할 수 있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인이 인격을 반영할 수 있는 내용을 장례순서에 넣을 수 있고, 고인의 삶의 반영하는 성경 구절이나 다른 적절한 글들을 활용해서 교회공동체가 유가족들과 함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장례예식도 분명 예배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오늘의 문화적인 상황과 일치하도록 장례예식을 진행해야 하지만 기독교 장례예식의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목회돌봄의 예배공동체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복음이 선포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