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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기독교 근본주의,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극우 개신교' 양산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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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락'. 주식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어떤 종목이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급격하게', 혹은 '예상과는 다르게' 종목이 폭락했을 때 '떡락'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한국교회, 떡락?

 

현재 개신교의 위상과 사회적 신뢰를 표현하기 딱 좋은 말이 '떡락' 아닐까? 왠지 기분 나쁘지만 맞는 말인 것 같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과 크리스천아카데미는 이 같은 한국 교회의 '급격한 추락'의 원인을 근본주의 개신교 진영의 '극우 개신교'에서 찾아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단체는 지난 5월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에 위치한 대화의 집에서 '극우 개신교는 어떻게 기독교를 과잉대표하게 되었는가'를 주제로 대화모임을 가졌다. 이번 대화모임은 유튜브로도 실시간 중계됐다.


<기윤실-크리스챤아카데미 대화모임: 극우 개신교는 어떻게 기독교를 과잉대표하게 되었는가?_live - YouTube>

 

이날 박성철 박사(교회와사회연구소 대표)가 '보수 교회의 극우화에 대한 복음주의적 진단과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하상응 박사(서강대, 정치외교학과)는 '미국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는 왜 트럼프를 지지하였나?"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기독교 근본주의가 문제다"

 

이날 박성철 박사는 "극단주의 정치세력과 결탁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극우적인 정치 이데올로기를 찬양하며 교회의 정치화를 촉진했다"며 "광복 이후 한국 사회에서 근본주의자들과 극단주의 정치세력과의 결합은 종종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에 따르면 한국사회 근본주의자들의 정치 세력화는 2016년의 ‘촛불집회’로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면서 본격화되었다. 더 이상 정치적 영역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찾지 못한 근본주의자들은 전광훈을 내세워 직접적으로 공론장을 왜곡하기 시작했고, 태극기집회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과 결탁하여 사회적 헤게모니에 다가가려고 했다는 것.

 

그는 "그 결과 근본주의자들이 주도했던 기독교 정치운동은 팬데믹의 부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에 함몰되어 급속도로 극우화되었고, 2020년 한 해 동안 한국 사회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팬데믹이 인간의 가장 이기적이고 근원적인 욕망을 자극하여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고리를 끊고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현상은 한국교회의 병리학적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근본주의 5가지 특성"

 

이날 박 박사는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교계 내에서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기독교 근본주의' 특징을 다섯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전근대적 종교 전통에 대한 집착 ▲분리주의적 강박관념 ▲반대자 혹은 비판자에 대한 공격성 ▲가부장적 권위주의 ▲신성화된 자본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공격성 표출, 주저함이 없다"

 

그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전근대적 종교적 전통에 기반해 교회나 종교적 영역뿐 아니라 현실사회 혹은 현실정치를 평가하려는 ‘종교적 도덕주의’(religious moralism)의 경향을 보인다"며 "종교적 도덕주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규정하고 공격성을 표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9세기 중반부터 불어 닥친 미국사회의 근대화와 세속화의 바람은 그리스도인들 내에 미래에 대한 비관적 관념을 확산시켰고 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적 신앙을 보수해야 한다는 '전투적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이러한 강박관념이 초기에는 기독교 근본주의 교회의 게토화를 부추겼다는 것. 

 

박 박사는 "하지만 이후 사회 병리적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가 불안해지거나 전반적으로 보수화될 때 근본주의자들은 정치적 영역에서 우파 정치세력과 결탁하여 주류적 세력으로 부상했다"며 "미국의 경우, 기독교 근본주의는 우파 세력의 정치적 기반이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근본주의자들의 종교적 도덕주의가 정치적 도덕주의(political moralism)로 확장될 때, 극우 세력과의 결합이 더욱 강화되고 폭력적인 공격성이 빈번하게 표출될 수 있다는 것.

 

 

한국교회 기독교 근본주의

'극단적 배타주의'
'편집증적 반공주의'
'젠더 차별'

'번영신학

 

박 박사는 기독교 근본주의 특징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배타주의', '편집증적 반공주의', '젠더 차별의 정당화', '번영신학의 범람' 등 한국교회 내 기독교 근본주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기독교 근본주의의 극단적인 배타주의는 전근대적 종교 전통에 대한 집착과 분리주의적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한 박 박사는 "한국교회의 극우화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분단폭력은 바로 ‘편집증적 반공주의’(Paranoid Anti-Communism)다. 편집증적 반공주의란 공산주의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 움으로 인해 현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표현만으로 근거도 없이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공산주의자’ 혹은 ‘공산주의 추종 집단’(소위 ‘종북’)으로 몰아가는 사회 병리적 현상을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교적 정치 이데올로기의 부정적인 영향에서 자유로웠던 한국교회가 한국전쟁 이후 적극적으로 반공주의를 외치는 군사독재세력과 쉽게 결탁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에는 북한의 공산주의체제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기독교 근본주의, 청산 가능할까?"
'NO'
보수교회 극우화는 계속된다

 

 

이날 한국교회 근본주의 문제는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 박 박사는 "한국 보수 교회의 극우화를 걱정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극우적인 정치세력과 결탁하여 정치세력화를 추구하고 있는 근본주의의 기반이 되는 권위주의와 차별 기제를 비판하고 해체하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러한 문제의식 없이 ‘힐링’(healing)과 치유라는 명목으로 성도들의 개인주의적이고 심리적인 욕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진정한 힐링(혹은 총체적 힐링)은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의 문제까지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박사는 한국 보수교회 극우화는 가속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왜냐하면 한국의 시민사회가 편집증적 공산주의를 넘어 진정한 민주주의로, 군사문화를 넘어 민주적 다양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반해, 한국교회, 특히 한국의 보수 교회는 심리적 안정감과 개인 윤리에만 집중하고 있고, 성장에 대한 집착과 왜곡된 가치관으로 젠더 차별, 교회 세습과 사유화의 문제 등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박사는 "이제라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이들이 연대하여 기독교 근본주의와 정치적 극단주의와의 결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지금은 한국교회가 '우는 사자 같이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 대적'(벧전 5:8) 앞에서 근신하고 깨어있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는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가...


'미국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는 왜 트럼프를 지지하였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하상응 박사는 "미국은 18세기 말 건국 이후 백인, 개신교인이 주류를 형성해 왔던 나라이다. 물론 미국연방헌법이 노골적으로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거나 개신교를 국교로 삼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정치문화가 이들의 주도로 만들어지고 유지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자유민주주의의 확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인들은 한때 미국의 주류였던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한 하 박사는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계기로 폭발하게 되었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이 트럼프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에서 무신론자, 불가지론자가 증가하면서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이 '지위'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것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 집권기에 가속화된 사회 문화 차원의 진보적 움직임은 이들에게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보수교회 극우화 지속될 듯"

 

하 박사는 "동성간 결혼의 합헌 판결 등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은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며,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로비로까지 이어지는 등 2020년 현재 행정부와 입법부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정치적 움직임은 한동안 눈에 띄지 않겠지만 2022년 중간 선거를 기점으로 이들이 다시 미국 정치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즉, 2022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하원을 5석을 빼앗아 오거나 연방상원에서 1석을 빼앗아 오면 각각 하원과 상원에서 다수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중간선거 결과의 평균적인 추세를 고려해 보면 2022년 의회 다수당이 공화당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는 것.

 

하 박사는 "그렇게 되면 이미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의 영향력이 강한 연방사법부와 공조하여 임신중절, 동성애, 이민, 공공 교육기관에서의 종교 교육 등과 관련하여 현상타파를 꾀할 것이다. 이 맥락에서 한때 미국의 주류를 대표하던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에게 과거의 영광을 회복시켜 주겠다는 의미의 '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2024년에 다시 등장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발제 후에는 기윤실과 크리스찬아카데미 관계자들이 '대화모임'을 이어가며 개신교 극우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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