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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하) 능력주의, "능력은 공정하지 않다" 연대와 인간의 존엄성이 우선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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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윤리학회(회장:오성현 박사/서울신대 교수)가 지난 4월 30일(토) 오전 10시 서울신대(온라인 병행)에서 '기독교윤리학자들이 바라본 메리토크라시(능력주의)'라는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회장 오성현 박사는 "이번 학술대회는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이 성취한 성과를 향유할 권리를 정당화하고 강화하는 능력주의가 한국의 경제, 사회, 교육에 만연한 상황에 대해 기독교윤리적 성찰로 응답하고자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능력주의에 대한 기독교윤리학자들의 목소리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게임은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불러 일으켰다.

 

 

오징어 게임은 무엇을 말하는가?
능력 아닌 연대의 공정 필요하다

 

 

'능력정의에서 연대정의로: 오징어 게임을 기독교윤리적으로 바라보기'에 대해 발표한 최경석 박사(남서울대)는 지난 2021년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능력에 따른 공정이 아닌 연대를 위한 공정의 규범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박사는 "오징어 게임의 승자 기훈은 철저히 개인의 능력으로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와 연대함으로써 승자가 된 것이다"라며 "기훈의 승리는 환호가 아닌 씁쓸함이다. 오히려 능력보다는 같이 살아야 하지 않았나라는 역설적 승리로 보인다. 의무론적 윤리나 목적론적 윤리나 능력보다는 연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학적 정의와 성서에서 말하는 노동은 연대에 힘을 실어준다"라고 주장했다.

 

 

 

 

 

 

능력은 윤리적 판단 조건이 아니다

 


최 박사는 "
구약성서의 창조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능력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다. 능력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 감사할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능력은 윤리적 판단조건이 아니다. 능력이 많은 사람이 존엄하거나, 하나님의 축복을 가득 받은 존재로 인식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서가 말하는 노동에 대해 설명한 최 박사는 "성서에서 말하는 노동은 연대성을 촉구한다. 성서적 관점에서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라며 "무엇보다 신약성서의 달란트 비유에서 알 수 있듯이 재능은 전적으로 주인이 준 것이다. 잠시 주인이 맡긴 재능은 다시금 주인을 위해서 활용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칭의론에 의거할 때, 인간의 의로움은 그가 가진 능력에 의해 받은 것이 아니다. 의로움은 죄인인 인간이 오직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에 의해 받는 것이며, 믿음으로 받는 것이다"라며 "신학적 입장에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능력이 공동체에 이바지할 수 있는 능력일 때,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의 삶에 활력을 줄 때, 윤리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따라서 회는 능력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경시당하거나 경제적, 사회적 또는 정치적으로 소외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타자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

 

최 박사는 "능력에 따른 사회가 지속되고 마치 그것이 진리인양 포장될 때, 오징어 게임에서 일남이 외쳤던 '이러다 우리 다 죽어'라는 유명한 대사처럼 우리 모두 다 죽을 수 있다"라며 "오히려 서로가 서로에게 '깐부'가 될 때, 같이 살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능력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약자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시키는지 특권층만을 선호하는지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라는 능력에 대한 볼프강 후버(Huber Wolfgang)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포도원 일꾼 비유로 본 능력주의 사회의 함정'에 대해 발표한 이지성 박사(루터대)는 "능력주의는 원래 능력에 따른 지배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능력과 노력에 따른 보상체계라는 의미로 사용된다"라며 "능력이 열등한 사람이 능력이 우월한 사람과 같은 몫을 갖게 된다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비효율적이며 부정의한 사태로 비판받는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서 '개인의 능력 차이는 명백하기 때문에 불평등은 자연스럽다는 논리가 성립되지만 이 논리 속에서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당연시하게 되고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결국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은 불공정적이라는 논리의 뒤편으로 밀려나버린다"라고 주장했다.

 

 

 

 

 

 능력주의 = 학벌주의

 

이 박사는 능력주의의 시작과 끝에는 학벌주의가 있다고 진단했다. 학벌주의가 능력주의로 포장됐다는 것. 그는 "높은 학력을 가지고 높은 성적은 받은 학생은 사회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바로 능력주의다. 결국 교육은 능력 있는 사람을 추려낼 수 있는 시험장이 되고, 학력과 성정이 능력의 지표로 활용되면서 엘리트와 대중, 대졸자와 비대졸자, 명문대 출신과 지방대 출신, 정규직과 비정규직,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 짓게 됐다"라고 진단했다.

 

결국 이와 같은 능력주의적 차별화 때문에 교육의 병리적 요소들이 등장했고, 학벌위조, 성적지상주의, 대학 서열화, 사교육 광풍, 대학기능의 쇠퇴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것.

 

능력주의에서 '공정'을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이 박사는 "능력주의는 능력과 노력에 따른 분배만이 공정하다고 주장하지만 그 공정은 절차적 공정, 즉 형식적 공정이며 승자독식의 상황을 용인하게 한다"라며 "능력주의 사회에서 성공은 자기 노력의 결과가 아닌 경우도 많다. 따라서 능력주의의 주요 요소인 '노력'은 가장 공정해 보이지만 객관적 측정이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능력주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능력주의에 대처한 포도원 주인

 

 

이 박사는 이와 같은 '능력주의'의 문제점을 포도원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포도원 주인은 능력주의를 잘 대처했다는 것.

 

그는 "포도원 주인은 '존엄'의 회복을 말하고 있다. 차별 지향적인 세계관을 고발하고, 절대적 가치가 아닌 상대적 차별 우위로 만족하는 우리의 문제를 지적해주고 있다"라며 "포도원 주인은 시간이 아닌 필요를 고려했다. 능력과 업적이 기득권이 되어 인간 존재를 가치평가하는 사회 속에서 기본적 노동의 조건마저 박탈당한 사람들을 살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포도원 주인은 일찍 온 일꾼, 늦게 온 일꾼 모두에게 '한 데나리온'을 건넸다. 이는 포도원 주인에게 중요한 것은 '한 데나리온'이나 '노동시간'이 아닌 인간 그 자체였다"라며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포도원 주인의 분배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 즉, 인간을 향한 존엄이다. 따라서 기독교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기회와 성공, 공정과 정의라는 이념 아래 버려진 인간의 존엄 회복과 서로를 헤아리는 존엄의 방식이다"라고 강조했다.

 

 

 

 

 

 

능력주의, 독점적-배타적 권리일 뿐
능력주의에 은폐된 것은?

 

 

'한국 사회의 능력주의와 기독교 윤리적 위상학에서 본 분배적 정의론'에 대해 발표한 이봉석 박사(감신대)는 "세속을 위한 정치적 정의(justitia politica) 또는 시민적 정의(justitia civili)는 각 개인에게 그 자신의 몫을 따라 이익과 불이익을 분배한다"라며 "하지만 하나님의 의에 근거한 근원적 정의(justitia prima)가 정치적 정의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상으로부터 온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으로 얼룩져 의롭지 못함에 대한 애통함이 각 개인 안에서 일어날 때, 하나님의 의에 근거한 근원적 정의가 이루어진다는 것. 용서와 위로의 사랑의 정의가 시민적 정의로부터 배제되지 않을 때 진정한 정의가 확립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 박사는 "신학적 정의 개념에서 능력주의를 보면, 그것은 회개할 것 없는 자기 의고,, 용서와 위로보다 자기 몫의 확보라는 독점적이며 배타적 권리의 주장이라 할 수 있다"라며 "공동체의 보전이라는 시민적 정의 차원에서 능력주의에 불평등 구조가 숨겨져 있으며, 능력주의는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개인화한다"라고 비판했다.

 

이 박사는 "한국 사회에서 능력이 우월하면 더 많은 몫을 가져야 하고 능력이 열등하면 더 적은 몫을 가지는 것이 오래전부터 당연시되었다. 따라서 천부적 재능과 노력에 정당한 보상체계에 근거한 능력주의가 정의롭다는 보편적 인식이 자본주의 이전부터 구축되었다"라며 "한국 사회에서 각 개인의 재능과 노력으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는 부모의 직업과 학력이라는 개인의 노력 외적인 조건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한 잘못된 이데올로기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능력주의가 도덕적이며 윤리적 가치로 개인을 압박한다. 따라서 능력주의의 핵심은 성공이 아닌 실패의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한다"라며 "정치적 정의로 풀어야 할 사회구조적 모순은 보지 않은 채 게으름과 무능으로 사회적 신분 상승의 결과를 따지다 보니 각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이르지 못해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하나님은 성공과 실패로 평가하지 않는다

 

 

이날 이 박사는 능력주의를 지탱해주고 있는 자본주의 정신과 기독교 복음주의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즉, 베버, 스펜서, 애덤 스미스 등이 속했던 복음주의 계열의 기독교는 자본주의 요구에 합치될 수 있는 이론과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었다는 것.

 

이런 관점에서 이 박사는 기독교는 자본주의 시대 기독교 전통과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는 경제적 목적을 위한 일보다 하나님에 대한 헌신을 더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 따라서 하나님께 헌신하는 자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모든 개인의 영혼에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 분명한 것은 보편적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의도가 확장되기를 원한다면, 현재 세상의 경제 구조는 변화되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성공 혹은 구원의 증표일 수 없다"라며 "따라서 기독교인은 자신의 죄로 인한 무능력과 실패로 인한 순간들을 두려워하거나 자책할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이고, 하나님이 보실 때 나의 가치이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평가된 나의 상대적 가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변화되어 그리스도와 연합되고 사람과 연합하는 공동체는 경제 공동체와 같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삶의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성공과 실패의 결과로 서로를 평가하지 않으며, 그것들을 따라서 서로를 조정하지 않는다"라며 "각 개인이 자신의 노력과 재능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옳은 것으로 여기는 능력주의와 같은 정의가 아닌 공정 담론을 통하여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의, 곧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사랑의 윤리, 곧 '선한 제도'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능력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사회적 주체로서 '여성'을 중심으로'에 대해 발표한 신혜진 박사(이화여대)는 한국사회 안에서 여성이라는 집단이 경험하고 이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문제를 중심으로 능력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했다. 

 

여성과 능력주의와 관련된 담론을 분석한 신 박사는 "여성은 대부분 신자유주의와 능력 위계주의 사회의 수혜자로 등장한다"리며 "그러나 실제로 현대 한국사회의 여성은 '신자유주의와 능력 위계주의 사회'에서 계급의 분화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양극화되어 나타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자유주의 가속화가 진행되면서 생겨난 사회 문제들, 중산층 와해 현상, 계급의 양극화 상황에 대해서 기존 자본주의와 비교되는 신자유주의의 속성과 대안적 사고 가능성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라며 "사회집단이 가지는 체계와 방향성은 그 구성원에게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정체성과 인간의 실제적 실현성을 마련하는 만큼사회의 인문학과 신학은 민주주의 이념과 경제 체제의 사고가 상충될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무엇을 우선시할 것인지에 대해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책무로 여겨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능력주의의 문제와 법의 역할:볼프강 후버의 법윤리의 적용'에 대해 김성수 박사(명지전문대학)는 "능력에 따른 분배를 강조하는 능력주의는 정의 이념에 부합한다고 이해하면서 능력 형성에 미치는 배경적 요인의 영향을 간과하는 근본 문제를 가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 박사는 "이로 인해 사회적 배경의 결핍이 가져온 능력 부족으로 경쟁에서 이탈되는 상황이 방치되며, 사회적 불평등이 공고화된다"라며 "그 극복을 위해 공정한 경쟁이 성사될 수 있는 법을 기반으로 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특히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대안을 제시했던 후버의 관점을 중심으로 "기독교는 인권을 비롯해 법의 교정이 필요한 경우에 비판을 통해 법의 개선까지 요구해야 한다"라며 "불평등에 의한 사회적 불평등을 공고화하여 상호 인정의 실현을 위협하는 능력주의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의 법윤리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교육은 사회적 배경의 결핍으로 경쟁에서 이탈하게 되는 상황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교육의 보장을 통해 능력 형성이 증진되고,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라며 "교회는 능력주의의 문제 극복을 위한 이론적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공론장 참여와 의견 개진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교회의 법윤리적 관심과 노력은 능력주의의 문제를 극복하고, 현존 사회를 개선하는 데 공헌하게 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상)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과연 정당한 권리인가?

 

(상)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과연 정당한 권리인가?

한국기독교윤리학회(회장:오성현 박사/서울신대 교수)가 지난 4월 30일(토) 오전 10시 서울신대(온라인 병행)에서 '기독교윤리학자들이 바라본 메리토크라시(능력주의)'라는 주제로 정기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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