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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역사와 신학

고대교회의 세례식, 한국교회 무엇을 배워야 할까?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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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교회의 세례식 과정은 하나님의 말씀이 계속적으로 심어지는 과정이었다. 입교자들은 총 12 과정의 세례식 순서를 밟을 때마다 이 순서에 따른 성경말씀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세례 후 교육에서는 이를 다시 한번 상기하는 것 자체가 설교가 될 정도로 세례식은 성경적 신학적으로 풍부했다. 오늘날 세례식은 성도들이 각자의 교회에서 받은 세례를 다시 한번 회고할 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할만한 풍성한 말씀과 신학을 담아내고 있는가?"

 

 

 

 

 

 

서울신대 기독교신학연구소(소장:최형근 교수)가 최근 개최한 '제13회 콜로키움'에서 예전신학에 기초한 고대교회의 세례식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한국교회 세례식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황훈식 박사(서울신대 외래교수)는 '고대교회 세례식 순서와 예전신학:4세기 암브로시우스의 밀라노 교회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황 박사는 이날 암브로시우스의 저서 <신비론>과 <예식론>을 중심으로 로마교회 외에 고대 서방교회를 대표하는 밀라노 교회의 세례식의 내용과 과정을 분석하며 한국교회가 적용할 수 있는 세례식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12가지 순서의 고대교회 세례식

 

황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암브로시우스의 두 저서에는 세례 후 일주일 동안 새 입교자들에게 교육한 설교들이 담겨 있고, 이 설 교들은 '세례 후 교육'으로 4세기에 있었던 특별한 교리문답이다. 

 

특히 4세기 밀라노 교회 세례식의 경우 세례준비의 2단계(세례준비인 단계와 세례자격인 단계)를 비롯해 총 12 순서로 세례식이 진행됐으며, 암브로시우스는 그 순서마다 나타나는 성경적 근거와 해석, 신학적 입장을 두 저서에 기록했다.

 

밀라노 교회의 세례식은 1) 열림의 비밀(에바다 예식), 2) 세례수 축성, 3) 세례전 도유, 4) 포기선서, 5) 세례와 침수, 6) 세례반 통과, 7) 세례 후 도유, 8) 요한복음 13장 낭독, 9) 세족, 10) 흰 옷 착복, 11)성령의 날인(인침), 12) 세례성찬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밀라노 교회의 세례준비 과정

 

밀라노 교회에서 세례를 받기 원하는 사람은 두 단계의 준비기간을 가졌다. 첫 번째 단계는 ‘세례준비인’으로서의 기간이고, 두 번째 기간은 ‘세례자격인’으로서의 기간이다.

 

황 박사는 "‘세례준비인은 말씀예전과 성찬예전으로 구성된 예배에서 말씀예전에만 참석하여 기독교 신앙의 진리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라며 "이들은 말씀예전 후에 곧바로 열리는 성찬 예전에는 참여할 수 없었지만, 교회의 비공식적인 구성원으로 이미 수용되는 단계에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단계는 ‘세례자격인’의 신분으로 본격적으로 세례를 준비하는 기간이었다"라며 "이 기간은 6주간의 사순절 기간에 맞추어 진행됐는데,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신청을 해야만 했다. 신청자는 40일간 본격적으로 세례를 받을 자격을 갖추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황 박사는 "세례자격인들은 감독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기도와 구제, 무엇보다도 금식과 함께 회개를 수행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등  ‘세례 전 교리문답’을 통해 기독교 신앙과 기독교 윤리에 대한 것을 배웠으며, 사순절 마지막 주간인 고난주간 동안 매일 열리는 예배에 참석해서 설교를 듣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밀라노 교회 세례식의 순서

 

황 박사는 밀라노 교회의 세례식 순서와 예전신학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1) 열림의 비밀(에바다 예식)

 

암브로시우스는 마가복음 7장 32-35절에 나오는 예수님의 행동처럼, 이들의 귀와 코에 손을 대면서 세례식을 시작했다. 

 

황 박사는 "귀 만짐은 세례식 가운데 들려지는 진리의 말씀에 귀가 활짝 열리고, 코 만짐은 ‘영원한 사랑의 향기’로 표현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도록 준비된다는 것이다"라며 "영적인 것에 막혀 있었던 부분이 열리도록, 그래서 보이지 않지만 세례 가운데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라고 설명했다.

 

2) 세례수 축성

 

감독과 세례식을 돕는 자들(장로, 집사)은 이들을 다시 태어남의 성스러운 곳인 세례실로 인도했다. 그리고 감독은 그곳에서 세례수 축성기도를 올렸다.

 

황 박사는 "세례수를 거룩하게 구별하는 이 기도는 축마기도(exorcismus)와 축성기도 (consecratio)로 구성되었다"라며 " 축마기도는 물에 부정한 것이 물러가도록 하는 목적이 있고, 축성기도는 거룩한 세례식에 사용되는 물을 거룩하게 구별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암브로시우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과 죄 씻음과 중생을 상징하는 물과 성령의 임재이라는 복음적 메시지를 세례수 매개체를 통하여 강조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3) 세례전(前) 도유

 

세례수 축성기도 후에 세례를 받을 사람들은 옷을 벗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기름을 발랐다. 기름을 바르는 도유식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닌, 장로와 집사를 통해 진행되었다.

 

황 박사는 "당시 경기(특히 레슬링)를 하는 선수들은 경기에 투입되기에 앞서 몸의 마디마디를 유연하고 강하게 하기 위해 기름을 발랐는데, 암브로시우스는 이러한 선수들을 연상시키며 기름을 바르는 행위를 사단과 세상과의 전투준비로 해석했다. 그리고 이 전투는 반드시 상급을 받게 되어 있다는 점을 확신했다"라고 설명했다.

 

4) 포기선서

 

세례 전 도유식 후에는 사단과 세상을 끊어버리는 포기선서를 가졌다. 집사가 두 번 질문하고, 세례 받는 자는 두 번 대답을 했다. (질문1). “사단과 그의 사역들을 거부합니까?”  (대답1). “나는 거부합니다.” (질문2). “세상과 그 향락을 거부합니까?”  (대답2). “나는 거부합니다.”

 

황 박사는 "이 같은 사단과 세상에 대한 포기선언은 하늘에서 돌려받는 약속 있는 어음과 같고, 하늘의 책에 기재되는 영원성을 말하는 것이었다"라며 "선언 후, 대답을 한 사람은 어두운 서쪽을 뒤로하고, 그리스도를 맞이할 동쪽으로 몸을 향했다"라고 설명했다.

 

5) 세례와 침수

 

감독은 장로와 여러 집사들(최소 2명)과 함께 세례반으로 들어갔다. 물 안에 들어간 감독과 세례를 받는 사람은 세 번의 질문과 세 번의 대답이 오가고, 세례를 받는 자는 감독의 매 질문마다 대답을 한 후, 매번 침수되었다. 

 

황 박사는 "세 번의 고백과 세 번의 침수, 그리고 세 번의 고백은 과거 삶의 수많은 과오로부터 해방한다는 해석이다. ‘3’이라는 숫자는 그리스-로마의 고대세계에서 ‘다수’라는 의미와 동일시했다"라며 "수많은 죄가 삼위일체 하나님을 통해 용서받게 됨을 의미했다. 또한 두 번째 질문에서는 십자가를 추가하며 그리스도의 희생을 상기시켰다"라고 설명했다.

 

6) 세례반 통과

 

세 번의 침수를 마친 사람은 이제 세례반을 가로질러 통과했다. 암브로스우스는 세례반을 통과하는 세례행렬을 보며, 과거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 모습과 이를 기념하는 유월절 모습을 소환했다.

 

황 박사는 "암브로시우스는 '넘어감'을 ‘지상에서 하늘로 넘어감’, ‘죄에서 생명으로 넘어감’, ‘빚에서 은혜로 넘어감’, ‘더러움에서 거룩함으로 넘어감’, ‘죽음에서 부활로 넘어감’이라고 설명했다"라며 "이런 알레고리적 해석은 보이지 않은 하나님의 은혜가 세례받은 자들을 약속하신 구원으로 인도하고, 이들의 영적 변화의 모습을 강조했고 입교자들로 하여금 구원의 실재에 다가감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7) 세례 후(後) 도유

 

세례반에서 나온 세례 받은 사람은 머리에 기름을 붓는 순서를 가졌다. 암브로시우스는 머리에 기름 붓는 모습이 등장하는 시편 133편 2절과 아가서 1장 3절을 근거로 세례후 도유식 순서를 정당화했다.

 

황 박사는 "세례 후의 도유는 세 가지 신학적 의미를 가졌다"라며 "기름은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고, 머리에 기름을 붓는 것은 지혜에 하나님의 은혜를 더하는 것이며, 기름을 향유와 연관시켜 그리스도의 부활의 향기를 받아들이는 것을 상징했다. 암브로시우스는 하나님께 제사 올리는 제사장과 같이 모든 기름부음을 받은 자들은 기도, 특히 중보기도를 올리고, 회개, 순교, 순결의 제사를 올려야 함을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8) 요한복음 13장 낭독

 

황 박사는 "세족식은 요한복음 13장 말씀 낭독부터 시작되었다"라며 "세례식 가운데 있는 세족식은 로마교회와는 달리 암브로시우스의 밀라노 교회에서만 행해졌던 예식으로 암브로시우스는 성경적 근거(요한복음 13장 4-14절)로 그 정당성을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9) 세족

 

황 박사는 "세족은 겸손과 거룩성을 드러내는 것으로써 암브로시우스는 겸손과 거룩성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나오는데, 이것은 신비로 연결되어 ‘겸손의 신비’, ‘거룩성의 신비’로 표현했다"라며 "세족식은 예수의 명령에 순종함으로 겸손을 스스로에게 행하는 것이고, 상호 세족을 통해서 그 겸손을 이웃에게 실천하게 한다고 보았다"라고 설명했다.

 

10) 흰 옷 착복


황 박사는 "세족을 마친 사람들은 흰 옷을 입었다. 흰색의 의미는 죄 사함을 받은 내적인 순결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죄의 은폐를 버리고 순결한 옷을 입는다는 표시였다"라고 설명했다.

 

11) 성령의 날인(인침)

 

황 박사는 "암브로시우스는 세례행위를 통해서 체험된 육체적인 날인과 세례 후 성령을 통한 마음의 날인, 영적인 날인을 받아야 세례의 완성을 이룬다고 강조했다"라며 "이 순서에서 감독은 성령의 임재를 위한 기도를 하면서 새 입교자들에게 영적인 도장을 새겨달라고 기도했다. 기도의 내용은 이사야 11장 2절과 관련된 성령의 일곱 가지 은사(지혜와 총명의 영, 모략과 강함의 영, 지식과 경건의 영, 거룩한 열매의 영)를 구하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12) 세례성찬식

 

밀라노 교회의 세례식은 성찬식으로 마무리되었다. 성령의 날인(인침)을 받은 새 입교자들은 곧바로 세례실에서 나와 교회 예배당 제단 앞으로 가서 생애 첫 번째 성찬식에 참여하게 했다.

 

 

 

 

 

 

 

고대교회 세례식의 7가지 교훈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고대 밀라노 교회의 세례식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황 박사는 7가지를 배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첫째, 세례자를 온전히 준비시켜야 한다.

 

황 박사는 "4세기 후반 당시 교회로 몰려오는 많은 사람들을 교회 신자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무작정 교회의 일원으로 허락하지 않았다. 꾸준히 그들 삶의 형태와 신앙을 보았고, 세례자격인 40일 기간(사순절 기간) 동안 특별 관리했다"라며 "한국교회는 '다다익선'이라는 잘못된 인식 가운데 마치 고객을 만드는 것처럼 되어버린 무분별한 세례남발을 멈춰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둘째, '세례 후 교육'을 해야 한다. 

 

황 박사는 "4세기에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와서 세례를 받은 후에, 일 주간 다시 한번 세례와 성만찬, 주기도문과 기도에 대한 교육은 새로운 입교자의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라며 "한국교회는 현재 다양한 형태로 새신자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 세례와 성만찬, 예배순서에 대해 그 성경적인 근거와 신학적 해석이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셋째, 교회와 연결된 세례실을 갖춰야 한다.

 

황 박사는 "밀라노 교회는 시대 조류와 문화에 순응하면서 팔각형 세례실과 팔각형 세례반의 단독건축물을 교회와 연결했다. 4세기 당시로는 세례를 거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자, 교회의 거룩한 장소였다"라며 "이 장소에서 1년 한 번 세례식을 거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례식을 위한 단독 건물이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4세기 교회는 세례식에 대한 중요성을 높이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라며 "한국교회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강단 세례식, 소위 약식 세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시대마다 변화하는 문화적, 기술적 찬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듯하다. 현대적 다양한 기술과 문화를 활용하여 세례 가운데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영적 체험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넷째, 세족식을 함께 거행해야 한다.

 

황 박사는 "밀라노 교회는 세례식 안에 세족식을 거행하여 새 입교자들에게 거룩성과 겸손의 신비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했다"라며 "세례식과 세족식은 물로 하는 예식이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한 매우 효과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다섯째,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

 

황 박사는 "밀라노 교회의 세례식은 부활절 전날 저녁부터 부활절 당일로 이어지는 이틀에 걸친 예식이었다. 특정한 날을 구별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생애 첫 번째이자 마지막인 세례를 위해 일 년에 한 번 거행되었다"라며 " 오늘날 현대인의 다양한 삶의 패턴 속에서 세례를 받는 시간이 제한적일지라도, 일생에 한번뿐인 이 거룩한 예식을 단순한 통과의례의 시간으로만 여겨지게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여섯째, 세례식 재정을 늘려라.

 

황 박사는 "밀라노 교회는 세례식에 쓰여질 재정을 아끼지 않았다. 건축물, 세례 전후의 도유에 쓰일 기름과 향유, 흰 옷, 성찬식을 위한 빵과 포도주 등 많은 재정을 사용했다"라며 "한국교회는 세례식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재정을 지혜롭게 확보하고 사용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일곱째, 세례순서에 성경적 의미를 부여하라.

 

황 박사는 "밀라노 교회의 세례식 과정은 하나님의 말씀이 계속적으로 심어지는 과정이었다. 입교자들은 총 12 과정의 세례식 순서를 밟을 때마다 이 순서에 따른 성경말씀을 듣게 되었다"라며 "그리고 세례 후 교육에서는 이를 다시 한번 상기하는 것 자체가 설교가 될 정도로 세례식은 성경적 신학적으로 풍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교회 세례식은 성도들이 각자의 교회에서 받은 세례를 다시한번 회고할 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할만한 풍성한 말씀과 신학을 담아내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라며 "밀라노 교회 세례식과 같이 세례식 순서까지도 하나님 말씀으로 뒷받침되어 각자가 경험한 그 순서를 생각할 때마다 말씀의 은혜를 다시 떠올리게 해야 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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